프로듀서 S, 중국 오지 마을서 ‘꿈을 이룬 청년’과 마주하다

2017/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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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NEWSROOM 삼성전자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수 있습니다 스페셜 리포트 프로듀서 S, 중국 오지 마을서 '꿈을 이룬 청년'과 마주하다 삼성전자 기업 영상 '내 이름은 첸입니다(My name is Chen)'제작 후기  스페셜 리포트는 풍부한 취재 노하우와 기사 작성 능력을 겸비한 뉴스룸 전문 작가 필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최신 업계 동향과 IT 트렌드 분석, 각계 전문가 인터뷰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로 주 1회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 이 글은 실제 영상 제작에 참여했던 스태프와의 인터뷰 내용을 1인칭 시점에서 재구성한 결과물입니다
∙ 본문에 삽입된 사진은 전부 갤럭시 S7로 촬영됐습니다

하란산맥 기슭 사막에서 촬영용 드론을 띄우고 있다

“낙타다! 프로님, 저거 낙타 맞죠?”

여긴 중국 닝샤후이족(회족) 자치구 성도(省都) 인촨(银川∙Yinchuan)시. 하란산맥 기슭에 자리한 서하왕능(西夏王陵) 뒤쪽으로 황량하게 이어진 사막 입구다. 드론 촬영 준비에 한창이던 스태프 중 한 명의 목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어디, 어디?” 소리 친 스태프의 손끝을 눈으로 좇아가니 저 멀리 잿빛 모래 사이로 까만 점 하나가 보였다. 강낭콩만 한 점은 느릿느릿, 하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었다. 낙타 떼였다. 실크로드 길목에서 드디어 낙타와 마주하게 된 것이다.

 

겨울 사막 한복판, 기적처럼 나타난 낙타 떼

인촨시에서 나고 자란 한 청년의 얘길 담기 위해 시작된 중국 출장. 주된 목적은 주인공과 그의 가족을 만나는 거였지만 영상 제작자 입장에서 ‘사막 위 낙타 떼’는 결코 놓칠 수 없는 이미지 중 하나였다. 하지만 한겨울 사막 위에서 낙타를, 그것도 떼로 만나는 일이 어디 그리 쉬운가. 낙타는커녕 사막에 들어가기조차 어려운 형편이었다(중국 사막은 상당수가 이미 관광 상품화돼 관리인이 상주하기 힘든 겨울철엔 외지인 입장이 제한된다).

출국 전 나름 치밀한 사전 조사를 거쳤지만 이런 현지 사정은 그 어느 곳에도 나와있지 않았다. 이번 출장의 목적지 중 하나인 인촨시 닝샤(寧夏) 관련 정보는 더더욱 구하기 어려웠다. 여행 책이나 관광 지도에 나와있지 않은 건 물론이고 중국 현지 코디, 심지어 본토박이 중국인조차 고개를 갸웃거릴 정도였다.

하란산맥 기슭 사막에서 드론이 날고있다하란산맥 기슭 사막에서 촬영용 드론을 띄우는 준비를 하고 있다 하란산맥 기슭 사막에서 촬영용 드론이 높이 날고 있다 ▲이번 작품에 쓰일 영상을 찍기 위해 하란산맥 기슭 사막에서 촬영용 드론을 띄웠다. 황량한 겨울 사막인 이곳은 골치 아픈 황사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다행히 우리 일행이 찾은 날엔 모래바람이 거의 일지 않아 촬영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럭키(lucky)!

겨울 사막 한복판에서 낙타와 마주하는 드론 ▲‘겨울 사막 한복판에서 낙타와 마주하는’ 행운이 우리 일행에게 올 줄이야! 뭔가 예감이 좋다

‘어쩌지? 사막을 촬영해야 좋은 영상을 건질 텐데….’ 망연자실한 채 사막 입구를 서성거리던 찰나, 한 남자가 돌연 눈앞에 나타났다. “사막을 촬영하고 싶어요? 제가 안내해드릴게요.” 자신을 ‘지역 주민’으로 소개한 그는 내게 절체절명의 순간, 기적적으로 나타난 동아줄 같은 존재였다.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진입조차 힘들어 보였던 사막 촬영, ‘그림’을 생각하면 포기하기 아쉬웠지만 언제 나타날지 몰라 거지반 생각을 접고 있었던 낙타 촬영. 모든 게 마치 약속이라도 돼 있었던 것처럼 척척 해결됐다. 그리고 이날의 행운은 출장 내내 우리 일행을 따라다녔다.

 

‘깡촌’ 옌츠 출신 스물넷 청년, 금의환향하다

이번 영상의 주인공은 상하이 소재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서 전자제품 수리 기사로 근무 중인 천츠화(陈志华, 24)<아래 사진>씨다. 그의 고향은 닝샤 동쪽에 위치한 옌츠(鹽池). 인촨에서도 150㎞ 떨어져 있는 곳이다.

천츠화씨의 중국 인터뷰 사진

천씨의 부모는 옌츠에서 양(羊)을 키운다. 학창 시절부터 모범생이었던 그는 집 안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며 고향에서 꽤 떨어진 산시성 시안(西安) 소재 한 전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대학에서 기계수리를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삼성전자가 시안에 세운 1년제 직업학교 ‘삼성테크인스티튜트(Samsung Tech Institute)’에 진학했다. 우수한 성적으로 삼성테크인스티튜트를 졸업한 직후엔 교내 채용 절차를 거쳐 지금의 직장을 구했다.

천츠화씨가 걸어온 길은 지금 이 시각에도 수많은 중국 시골 소년들이 꿈꾸는 진로다. 중국은 땅이 넓고 인구도 많지만 돈벌이가 될 만한 직업은 아직 제한적인 편. 그렇다 보니 시골 청년이 도시로 진출, 현지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회란 그리 흔치 않다. 낙후 지역일수록 교육 기회는 줄어들기 때문에 새로운 기술을 습득, 도시로 취업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여전히 시골 출신 청년들은 도시 취업의 꿈을 접고 고향에서 부모의 업(業)을 이어받는다.

삼성테크인스티튜트를 거쳐 삼성전자에 취업한 천즈화(사진 파란색 유니폼 차림 오른쪽)씨가 뭔가를 설명하고 있다 삼성테크인스티튜트에서 수업을 받는 학생들의 모습 삼성테크인스티튜트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모습 ▲중국 청년 중 상당수는 글로벌 기업 입사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깡촌’ 출신으로 삼성테크인스티튜트를 거쳐 삼성전자에 취업한 천즈화(맨 위 사진 파란색 유니폼 차림 오른쪽)씨는 또래 사이에서 선망의 대상이다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에 취업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수준으로 어려운 일인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테크인스티튜트 졸업과 동시에 상하이 삼성전자 서비스센터에 취업한 천씨는 고향에선 말할 것도 없고 그가 공부했던 삼성테크인스티튜트에서도 화제가 됐다.

 

촬영 팀, 옌츠 마을 잔치서 사진 ‘찍힌’ 사연

이번 영상의 주요 촬영지 중 한 곳이었던 옌츠 마을에서도 잊히지 않는 에피소드가 풍성했다. 천씨는 부모의 자랑인 동시에 고교생인 남동생에겐 둘도 없는 우상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천씨의 동생에게 입버릇처럼 “형처럼 공부 잘해야 한다”고 말하곤 했다. ‘도시 취업’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한 그는 고향 마을 청년들 사이에서도 ‘본보기’ 대상으로 종종 거론됐다.

천츠화씨의 부모님 들이 키우는 고향 옌츠 마을의 양 마을 한편, 말린 옥수수 더미 옆에서 만난 한 꼬마가 촬영용 카메라를 신기한 듯 장난감 총을 들고 응시하는 모습
▲천츠화씨의 고향 옌츠 마을 사람들은 상당수가 양을 친다. 그의 부모도 양을 키우고 있다<위 사진>. 마을 한편, 말린 옥수수 더미 옆에서 만난 한 꼬마가 촬영용 카메라를 신기한 듯 응시하는 모습. 옌츠는 도심과 한참 떨어져 있어 외지인, 특히 외국인의 방문이 극히 드물다. 덕분에 촬영 내내 우리 스태프는 마을 주민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을 견뎌내야 했다

촬영을 위해 옌츠 마을에 들어섰을 때 주민들에게서 상상치 못했던 환대를 받은 건 그 때문이었다. 워낙 외딴 지역이어서 외지인 방문이 극히 드물었던 이곳에서 우린 ‘낯설고도 반가운’ 외국인 손님이었다. 게다가 ‘마을 영웅’ 천츠화를 취재하러 온 팀이니 더 말해 뭐하랴! 실제로 촬영 스태프가 도착하자마자 마을은 온통 잔치 분위기였다. 외부에서 손님이 오면 계속해서 담배를 한 개비씩 권하는 현지 풍습에 따라 마을 어르신들은 돌아가며 쉼 없이 우리 일행에게 담배를 건넸다. 날 포함해 모든 스태프의 손엔 어느새 담배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시간이 좀 흐르자, 이번엔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풍기며 한 무리의 사람들이 천씨의 집 안으로 들어섰다. 정장과 뾰족구두로 한껏 멋을 낸 아주머니 여섯 명이 물에 익혀 털을 제거한 양 한 마리를 통째로 든 채 부엌으로 향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양은 그 자리에서 칼로 쓱쓱 잘려 토막이 났다. 순식간에 잘 익은 양 수육이 눈앞에 먹음직스럽게 차려졌다.

옌츠 마을에서 촬영팀을 위해 잔치를 벌였다 동네 아주머니들의 칼질 몇 번에 양고기가 금세 먹기 좋은 상태로 토막이 나 있다 ▲옌츠 마을에선 촬영 팀을 환영하기 위한 잔치판이 벌어졌다. 동네 아주머니들의 칼질 몇 번에 양고기가 금세 먹기 좋은 상태로 토막 났다

옌츠마을 사람들과 촬영팀이 양고기를 먹고 있다 옌츠마을 사람들과 촬영팀 기념촬영 사진

“일단 요기 좀 하고 촬영하라”는 주민들의 성화에 결국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자리에 앉아 양 수육을 한 점 집어 드는 순간,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아무래도 외국인의 방문이 신기했던 마을 주민들이 촬영 팀을 찍어보겠다며 각자의 휴대전화를 들고 나선 것. 주춤거리며 ‘브이(V)’ 자를 그린 채 어색한 미소를 띄우며 생각했다. ‘쩝, 촬영은 우리가 해야 하는데….’

'내 이름은 첸입니다(My name is Chen)'는 삼성전자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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