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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노화의 시대] ② ‘단 5초 만에 나의 건강 상태 파악’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항산화 지수’ 개발 비하인드 스토리

2025/10/24

과일과 채소를 매일 챙겨 먹는 것이 몸에 좋다는 건 알지만, 그 효과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우리가 먹는 음식이 실제로 몸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 직접 확인할 수 있다면 어떨까?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스마트워치 최초로 신체의 항산화 수준을 측정하는 ‘항산화 지수’ 기능을 탑재해, 식이 습관과 생활 패턴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게 해 준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항산화 지수 기능에 대한 인터뷰로 지난 서울대학교 정효지 교수에 이어 2편에서는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센서 기술 개발에 참여한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HW개발그룹 박진영 프로를 만나 자세한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성전자 MX사업부 헬스HW개발그룹 박진영 프로
▲ 삼성전자 MX사업부 헬스HW개발그룹 박진영 프로

5초 만에 체크하는 식습관과 영양관리

기존에는 식사가 얼마나 건강한지나 영양 섭취 상태를 확인하려면 식단을 꼼꼼히 기록하거나 채혈과 같은 검사를 거쳐야 했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본체 후면에 엄지손가락을 꾸욱 누르는 것만으로 약 5초 만에 피부 속 축적된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녹황색 과채류에 풍부하게 포함된 항산화 물질)’ 농도를 측정하고, 이를 항산화 지수로 수치화해 보여준다.

간단해 보이는 이 과정의 중심에는 향상된 바이오액티브 센서 기술이 있다. 박진영 프로는 “갤럭시 워치8 시리즈 센서는 여러 파장의 빛을 피부에 비추고, 흡수되거나 반사된 빛의 양과 패턴을 분석하는 ‘다파장 흡수 분광법’을 적용했다”며 “웨어러블 최초로 피부 흡수 스펙트럼을 기반으로 체내 유기 화합물을 측정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카로티노이드는 탄소 40개로 이루어진 전자가 풍부한 물질 그룹으로 파란색 대역의 빛을 강하게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은 바로 이 원리를 활용한다. 센서가 노란색, 파란색, 보라색, 녹색 LED로 다양한 파장의 빛을 쏘면, 카로티노이드가 특정 대역의 빛을 흡수하고 나머지는 반사한다. 이 반사된 빛을 분석하면 카로티노이드 농축량을 알 수 있다. 박 프로는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할수록 카로티노이드 물질이 피부에 농축되어 수치가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피부 스펙트럼에는 카로티노이드 뿐만 아니라 피부내 멜라닌, 혈액 속 헤모글로빈 등 다른 성분의 정보도 함께 존재한다. 박 프로는 다른 성분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측정 시 멜라닌의 간섭을 줄이기 위해 손가락을 측정 부위로 정했고, 또 가압 방식을 적용해 순간적으로 혈류를 줄여 헤모글로빈의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엄지손가락을 센서에 올려 꾹 누르는 간단한 사용자 시나리오에도 세심한 설계와 수많은 고민이 담겨 있었다.

항산화 측정, 실험실을 벗어나 손목 위로 오기까지

삼성전자는 항산화 지수 측정 센서 연구를 2018년부터 진행해왔다. 워치에 들어갈 만큼 작은 센서로 실험실에서 쓰는 대형 장비에 버금가는 정확한 측정값을 구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과제였다.

박 프로는 “센서를 구성하는 LED와 광다이오드(Photo Diode, PD)의 배열이 아주 미세하게만 바뀌어도 측정 결과가 달라진다”며 “최적의 배열과 구조를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진행했다”고 회상했다.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 탑재되기 전 개발된 센서 프로토타입
▲ 갤럭시 워치8 시리즈에 탑재되기 전 개발된 센서 프로토타입

정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검증 절차도 거쳤다. 먼저 표준 측정 방식인 ‘라만 분광법(Raman spectroscopy)’과 비교했다. 라만 분광법은 레이저를 시료에 쏘아 분자의 진동 특성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체내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미량 물질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어 연구와 임상에서 널리 쓰인다. 박진영 프로는 “라만 분광법은 장비가 크고 복잡해 일상적으로 활용하기는 어렵다“며 “갤럭시 워치8 시리즈는 레이저 대신 LED를 적용해 소형화했고, 라만 방식으로 얻은 결과와 비교하며 설계된 센서의 정확도를 평가하여 최적화하였다”고 설명했다.

혈액 검사와의 대조 연구와 임상 시험도 병행했다. 박 프로는 “혈액 내 카로티노이드 양과 센서 측정값을 비교하여 비침습 측정에 대한 신뢰도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참가자들에게 일주일간 섭취한 모든 음식을 사진으로 남기고 상세하게 기록하도록 하여 이로부터 도출된 채소와 과일 섭취량과 센서 측정값을 비교 분석했다”며, “수백명 이상의 통계학적 의미를 가진 규모의 임상으로 센서 성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박진영 프로는 이 모든 과정이 협력의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효지 교수님과의 오랜 협업은 물론, 삼성서울병원과 함께 임상 연구를 진행했고, 다양한 인종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코네티컷 대학교와도 협력하고 있다”며 “영양학, 의학, 소비자 분석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긴밀하게 연결된 클러스터 방식의 협력을 통해 상용화 단계까지 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갤럭시 워치8의 항산화 지수 200% 활용 팁

항산화 지수는 얼마의 주기로 측정하는 게 좋을까? 박진영 프로는 “음식 속 카로티노이드가 피부에 축적돼 신호로 측정되기까지는 통상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2주 이상 꾸준히 식습관을 유지하면서, 매일 동일한 시간대에 1~2회 측정하는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삼성 헬스 앱에서는 항산화 지수에 따른 식습관 개선 팁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치 변화를 직관적인 리포트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일간·주간·월간·연간 단위로 데이터를 비교할 수 있어, 사용자가 자신의 건강 상태와 생활 습관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도록 돕는다.

▲ 삼성 헬스 앱에서 항산화 지수 추이를 확인하는 모습

항산화 지수는 식습관뿐 아니라 운동 강도나 생활 환경의 변화를 점검하는 지표로도 활용될 수 있다. 박 프로는 “카로티노이드는 체내 활성산소가 과도하게 발생하면 수치가 떨어지는 특성이 있다”며 “예를 들어, 평소보다 격렬한 운동할 때 항산화 지수가 일시적으로 낮아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워치 최초로 탑재된 ‘제미나이(Gemini)’는 항산화 지수 기능에 색다른 재미를 더해 준다. 박 프로는 “제미나이에게 항산화에 좋은 주변 음식점을 추천해달라고 한 적이 있는데, 잘 정리된 정보를 제공해줘 도움이 됐다”면서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과 AI 기반 개인화 기능이 결합된다면 사용자 맞춤형 건강 관리의 영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나의 상태 알려주는 건강 통역사’ 역할 기대

박진영 프로는 갤럭시 워치8 시리즈의 항산화 지수 기능을 “손목 위 작은 빛을 통해 일상의 식탁과 삶의 리듬을 번역하는 통역사”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평소 스스로 어떻게 먹고,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잘 모를 때가 많다”며 “항산화 지수가 나의 상태를 알려주는 건강 통역사처럼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질병의 예방은 건강한 식사와 생활 습관에서 시작될 수 있다”며 “특히 젊은 세대의 성인병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항산화 지수 기능이 건강한 습관 형성을 위해 유용하게 쓰이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갤럭시 워치와 삼성 헬스에는 항산화 지수 외에도 ‘수면 기능’, ‘에너지 점수’ 등 유용한 기능이 많다”며 “이들을 연계해 더욱 폭넓은 인사이트를 제공하고, 다양한 건강 정보를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00세 시대,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넘어 건강하게 나이 드는 법을 고민하는 지금. 갤럭시 워치 시리즈가 보여줄 건강 관리의 다음 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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