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진 기술, 갤럭시 S8 카메라로 진화하기까지
전쟁은 생명(의 터전)을 파괴한다. 스스로의 목숨과 집단의 운명을 걸고 하는 일인 만큼 승리하는 데 모든 자원과 노력이 집중된다. 그래서일까, 전쟁을 거치는 동안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달한 예는 역사적으로도 무수히 많다. 아무래도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도구 사용에 능숙할수록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 쉬울 테니까. 이를테면 처음 철을 제련해 무기를 만든 이들은 여전히 돌이나 청동기를 무기로 쓰고 있던 이들을 쉽게 제압했을 것이다.
전쟁과 기술, 그 묘한 함수관계
전쟁이 끝나고 평화와 안정의 시대가 오면 무기로 쓰였던 철은 도끼와 농기구로 변한다. 나무를 잘라내고 땅을 확보한 후 개간해 경작하는 일은 예전보다 훨씬 쉬워지고, 자연히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해서 인간은 철기문명 시대로 들어섰다. 기술은 절박한 필요에 의해 발달됐다 하더라도 시대가 바뀌며 새로운 문화를 창출하게 된다.
실제 전투가 벌어져 사상자가 생기지 않는다 해도, 심지어 전쟁을 방불케 하는 대립 상황에서도 달라질 건 없다. 195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의 소위 ‘냉전(Cold War)시대’를 지나오며 기술은, 표면적으로 잘 드러나지 않았을 뿐 치열한 물밑 경쟁 속에서 놀라운 속도로 발달해왔다. 적의 정보를 탐지하고 처리하며 같은 편끼리 효과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또는 무기를 전략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컴퓨터∙위성통신∙레이저 등 이전까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정도로 다방면에서 기술이 발달해왔다.
오늘날 스마트폰을 통해 ‘셀카’ ‘스티커 사진’ ‘SNS 공유’ 등 다양한 형태로 놀이처럼 향유되는 디지털 사진 역시 그런 기술 중 하나다. 1830년 프랑스인 루이 다게르(Louis Daguerre)가 카메라를 상용화한 이래 장장 130년간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화학물질을 필름에 바르고 △렌즈로 들어온 빛에 노출시키면 △그 빛의 정도에 따라 화학물질이 변화하면서 음영을 만들어내고 △이 과정을 뒤집어 종이 위에 고정시킨 후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사진의 원리는 변하지 않았다. 이런 아날로그 사진술을 근본부터 뒤집은 디지털 카메라의 출현은 냉전시대를 거치며 발달해온 여러 기술이 통합된 것이다.
냉전 시대, 디지털 사진을 낳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말이 있다. ‘디지털 사진 기술’이란 발명을 낳은 어머니는 명백히 냉전시대(의 군사적 목적)였다. 스파이와 정찰기로, 혹은 인공위성으로 적진의 광경을 시시각각 광범위하게 찍은 후 저장∙분석∙관리하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다. 다른 건 차치하더라도 (이미지) 데이터 양이 엄청났기 때문에 아날로그적 사진 기술로선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 문제가 극복되기 시작한 건 사진 기술이 디지털화(digitalize)되면서부터였다. 이미지가 디지털 신호로 바뀌고 그 결과물이 메모리 장치에 쌓이면서 저장∙현상∙관리∙분석∙인쇄 등의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된 것. 이 혁신적 기술의 첫 번째 관문인 ‘이미지의 디지털화’를 가능케 한 건 CCD(Charge-Coupled Device, 전하결합소자)였다.
디지털 카메라에선 필름 대신 CCD를 쓴다. 셔터를 눌러 렌즈로 들어온 빛이 CCD에 닿는 순간, 광전지와 같은 원리로 전자가 방출된다. 이로써 빛 신호가 전기 신호로 바뀌며 AD 컨버터가 이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시킨다. 이 과정을 거친 이미지는 다른 컴퓨터 데이터와 같은 방식으로 다양하게 처리될 수 있다.
디지털화 과정을 거친 이미지는 메모리 칩(chip)에 제한 없이 저장된다. 컴퓨팅 기기 모니터로 얼마든지 열어볼 수도, 수정하거나 합성할 수도 있다. 인터넷을 통해 타인에게 전송하거나 여럿이 공유하는 것, 프린터를 통해 컬러로 출력하는 것 모두 가능하다. 전문 현상 장비가 반드시 필요했던 아날로그 사진과 달리 이 모든 과정은 소규모 사무실에서도, 심지어 가정에서도 얼마든지 처리할 수 있다.
‘폰카’가 만든 ‘사진=놀이’ 등식
냉전 시대가 막을 내리며 디지털 카메라는 현대인의 일상에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다. 사진을 찍고 그중 맘에 드는 걸 골라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깜짝 놀랄 만큼 쉬워지면서 누구든 약간의 관심과 노력만 기울이면 전문가 수준의 사진을 찍는 게 가능해졌다. 디지털 사진은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이에게도 쉽게 보낼 수 있다. 그뿐 아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을 친밀한 사이로 묶어주기도 한다. 실제로 꽤 많은 이가 난생처음 방문한 누군가의 블로그 사진에 맘이 움직여 그와 ‘이웃’을 맺곤 한다.
인터넷이 일상화되며 (영어 소통에 문제가 없다면) 하루 아침에 세계적 스타가 되는 일도 심심찮게 생겨나고 있다. 사진이나 영상은 유일한 장벽처럼 느껴졌던 언어 문제도 가뿐히 뛰어넘는다. 특정 언어를 몰라도 사진 한 장, 동영상 클립 한 편만으로 국경을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유튜브 최고 조회수 기록 동물’로 기네스월드레코즈(GWR)에 기재된 스코티시폴드 품종 고양이 ‘마루’(관련 채널은 여기 참조) 사례가 대표적이다. 마루를 키우는 이는 일본인이지만 마루가 출연한 동영상은 아무런 언어적 매개 없이 3억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에 올랐다.
오늘날 디지털 사진 기술은 세계인이 함께 모여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같은 문화는 △놀이 공간을 한층 가깝게 끌어당겨주고 △보다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동시에 △즐거움의 정도를 더 풍부하게 해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디지털 사진 기술 활용을 손쉽게 해주는 기기’, 곧 스마트폰 보급은 그 과정을 비약적으로 발달시켰다.
사진(혹은 영상) 촬영을 보다 쉽고 완성도 높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경쟁적으로 개발, 스마트폰에 탑재되면서 현대인의 일상은 놀랍도록 변모해갔다. 지난 2010년부터 약 3년간 계속된 일명 ‘아랍의 봄’[1] 사태에서 보듯 스마트폰 사진 앱은 한 사회를 뒤엎을 만한 정치적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이와 관련된 내용은 지난해 11월 23일자 스페셜 리포트를 참조할 것). 뭐니 뭐니 해도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스마트폰 사진 촬영 앱은 ‘빡빡한 일상에서 웃음과 여유를 제공하는 놀이와 휴식의 매개체’로서 가장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갤럭시 S8, 기능∙편의성 다 잡다
지난달 30일(한국 시각), 삼성 갤럭시 S8 모델이 베일을 벗었다. 그간 갤럭시 시리즈는 일취월장을 거듭해온 스마트폰 카메라 진화의 중심에 있어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새롭게 공개된 갤럭시 S8 카메라 역시 최상급 성능을 갖췄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개발 철학은 성능 자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사용자경험(User eXperience, UX)을 중심에 놓고 감성적 요소를 다각도로 고려해 스마트폰 카메라가 만들어낼 ‘새로운 문화’에 보다 주목한다.
오늘날 사용자는 어떤 스마트폰 카메라를 원할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건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모습을 제대로 된 이미지로 구현해주는’ 카메라다. 언뜻 단순해 보이지만 이 명제 하나를 충족시키는 데에도 꽤 복잡한 기술적 배려가 요구된다.
인간의 눈은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그 분위기에 나름대로 적응하며 물체를 뚜렷이 식별해낸다. 봄밤, 레스토랑 야외 테이블 촛불 너머 사랑하는 사람의 모습을 촬영하려는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웬만한 카메라는 어둠 속 희미한 불빛, 그리고 거기에 비쳐 보기 흉하게 변해버린 사람의 형상밖에 잡지 못한다. 반면 갤럭시 S8 카메라는 순간적으로 세 장의 사진을 촬영, 그중 가장 또렷한 결과물을 제공하도록 이미지 신호 처리 알고리즘을 향상시켜 어떤 상황에서든 환하고 선명한 사진을 내놓는다. 풍부해진 이미지 정보를 바탕으로 피사체가 움직였다면 윤곽을 더 분명하게, 빛이 부족했다면 더 환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갤럭시 S8 전면 카메라엔 자동 초점(Auto-Focus, AF) 기능이 탑재됐다. 피사체의 얼굴을 즉각 감지, 카메라와의 거리가 달라져도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아내는 기능이 개선됐다. 셀피(selfie) 촬영 시 스마트폰 쥔 손을 뻗든 일명 ‘셀카봉’을 이용하든 또렷한 사진을 얻을 수 있는 비결이다. 후면 카메라엔 듀얼 픽셀(Dual Pixel) 이미지 센서가 장착됐다.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는 스마트폰 중 최초로 갤럭시 S7에 탑재돼 일찌감치 그 성능을 인정 받은 장치. 두 개의 포토 다이오드가 마치 사람의 양쪽 눈처럼 피사체의 위상 차를 빠르고 정확하게 인식, 초점을 맞춰줘 한층 실감나고 선명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모든 기기가 마찬가지겠지만 스마트폰 카메라에서도 기능 못잖게 (사용) 편의성이 중요하다. 갤럭시 S8의 화면은 상당히 크다(갤럭시 S8은 5.8형, 갤럭시 S8+는 6.2형). 하지만 카메라 기능을 쓸 땐 설정 버튼을 따로 누르거나 버튼을 옮겨갈 필요 없이 화면을 좌우로 밀어주기만 하면 된다. 일명 ‘스와이프(swipe)’ 방식이다. 줌(zoom) UX도 한층 편리해졌다. 특히 셔터 버튼을 줌 기능에 활용, 화면 안에서 터치 동작만으로 줌인이나 줌아웃이 가능하다. 요컨대 한 손으로 줌 조절에서부터 촬영까지 거뜬히 끝낼 수 있는 구조다.
요즘 “단순히 기록용 사진을 남기려고”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하는 사람은 드물다. 오늘날 스마트폰 카메라는 혼자서, 또는 여럿이 함께 시간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놀이 도구’로서의 성격이 더 크다. 갤럭시 S8은 이 같은 사용자 요구를 정확히 읽어냈다. 촬영 효과 선택 기능과 스티커∙스탬프 제공 기능이 더해진 게 그 결과다. 갤럭시 S8 카메라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잘 만들어진 스마트폰 카메라는 행복을 창출하거나 전도하는 존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술, 인류를 행복하게 만들도록
모든 종류의 힘(power)이 그렇듯 기술 역시 양날의 검이다.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사람(의 삶)을 해칠 수도, 풍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의 포화가 한창이던 20세기 후반, 군사적 필요에 의해 탄생한 디지털 사진이 반세기를 거치며 인류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도구로 거듭나기까지 삼성전자는 적극적으로, 또 주도적으로 관련 기술 개발을 선도해왔다. 그 과정에서의 노력은 기술 혁신 같은 거시적 부문과 소비자 감성을 읽어내는 미시적 부문을 아우른다. 그러고 보면 갤럭시 S8은 ‘사용자 목소리를 면밀히 수용, 세상을 보다 여유롭고 따뜻하게 바꿔가려는’ 삼성전자 기업 철학의 새 산물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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