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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화 장애인에게 ‘목소리’ 선사합니다” ‘착한 솔루션’ AAC 개발진 3인의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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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newsroom삼성전자 뉴스룸이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사회공헌을 말하다 86

여러분, 혹시 발화(發話) 장애에 대해 들어본 적 있으세요? 일반인과 동일한 사고능력을 갖추고도 신체적 결함 때문에 정상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장애를 일컫는 용어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적지 않은 이가 발화 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데요. 일상의 불편보다 더 참기 힘든 건 사람들의 편견, 그리고 외로움입니다.

 

프롤로그_프로토타입 들고 ‘실제 사용자’ 속으로

삼성전자는 최근 발화 장애인을 위해 ‘AAC(Augmentative & Alternative Communication, 보완 대체 의사소통)’로 불리는 솔루션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발화 장애인이 일반인과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자 본격적으로 두 팔 걷어붙인 거죠. 이를 위해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사무국과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 임직원이 힘을 보탰습니다.

얼마 전, C랩 팀원들은 AAC 프로토타입 제품을 들고 발화 장애인들을 직접 만났습니다. 완성품에 더해질 기능을 보다 정교하게 구성하기 위한 노력이었는데요. 그 과정에선 어떤 얘기들이 오갔을까요? 삼성전자 뉴스룸은 C랩 팀원들이 의견 청취 과정에서 작성한 세 편의 에세이를 입수했습니다. 어쩌면 이 글들이 앞선 질문을 이해하는 ‘힌트’가 돼줄지도 모르겠습니다.

 

#1. “기능들이 맘에 들어요”_김한섭<가명>씨

예전처럼 한섭씨 아버님께서 문 밖까지 나와 맞이했다. 집 안에 들어서자 김한섭씨도 거실에서 우리를 따뜻하게 맞는다. 한섭씨는 인지능력은 정상이지만 뇌병변장애로 인해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더욱이 2차 장애를 수반해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힘겹다. 집에서는 기어서, 외출 시에는 반드시 휠체어를 이용해야 하는 기종씨는 우리가 개발할 대화용 AAC 앱과 태블릿 거치용 마운팅 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한 사람이기도 하다. 상지장애로 인해 직접 키보드 자판을 눌러 입력하는 게 어려워 일반인들이라면 오락실용 게임을 할 때나 쓸 법한 커다란 게임용 조이스틱을 기종씨는 의사소통을 위한 유일한 입력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힘겹게 조이스틱 레버를 조작할 때마다 화상키보드 위의 마우스 커서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원하는 자판 위에 커서가 놓이면 입력한다. 기종씨는 일반인들이 보기엔 답답할 만큼 오랜 시간이 드는 과정을 부단히도 반복해야만 본인의 생각을 짧게나마 누군가에게 전달할 수 있다. 짧은 인사가 끝난 뒤, 먼저 UI(User Interface) 구성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2. “터치스크린은 불편하네요”_박수민<가명>군

오랜만에 수민이를 만났다. 수민이는 특수 고등학교 3학년 재학 중으로 전신마비와 언어 마비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친구다. 수민이 아버님은 재현이의 의사소통에 관심이 높았고 수민이의 의사소통을 개선하기 위해 직접 키보드를 개발할 정도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민이 아버님을 처음 뵌 건 자문 회의 때였다. 처음 수민이에게 키보드를 만들어 줬을 때 수민이가 처음 한 말이 “라면”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때까지

 

#3. “화면이 단순했으면 좋겠어요”_조영수<가명>군

영수를 처음 만난 건 작년 겨울이었다. AAC 사용자 발굴을 위해 연세대학교 재활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돌아보고 있었는데 영수가 태블릿의 앱을 이용, “스케치북 주세요”라고 선생님에게 말하는 걸 보게 됐다. 그간 제대로 앱을 사용하는 사용자를 못 찾고 있던 중에 영수를 만난 건 기적과도 같았다. 선생님께 부탁해 어머니 연락처를 받고 약속을 잡았다.  우리 팀은 수업시간에 태블릿을 잘 쓰던 영수를 기대했지만 막상 우리를 만나자 부끄러워했다. 고개도 못 들고 그렇게 잘 쓰던 태블릿도 쓰질 않았다. 많은 걸 묻고 싶었지만 일단 친해지는 게 먼저였다. 친구 얘기도 묻고 진환이가 좋아하는 음식 얘기도 물어가며 가까워지기 위한 노력을 했다. 한 시간 반이란 시간은 친해지고 질문까지 하기에 충분한 시간이 아니었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그리고 그렇게 겨울이 끝났다.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되고 봄이 됐다. 프로젝트 1차 프로토타입이 만들어지고 다시 영수한테 연락을 했다. 학교에서 만난 영수는 휠체어 위에 앉아있지만 조금 더 큰 느낌이었다.  우리는 그동안 준비했던 앱을 보여주며 우리가 설명하는 걸을 찾을 수 있는지 그리고 선택할 수 있는지 물었다. 평소에 자동차를 좋아하는지 자동차를 찾으라는 질문을 하니 쉽게 자동차를 찾아냈다. 그리고 비가 올 때 신는 신발은 뭔지, 햇빛은 어디 있는지 등등 질문을 하며 앱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살폈다. 많이 접했던 건 쉽게 찾아냈지만 연습이 잘 되지 않은 것들은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또 화면에 선택해야 하는 개수가 많아지니 전혀 찾지 못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AAC 프로젝트의 목표는 아이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1차 프로토타입으로 사용자 검증을 진행하며 우리는 부족한 점을 발견했다. 아이가 먼저 “엄마 저 배고파요 밥주세요”라는 말을 먼저 할 수 있게 하려면 여전히 해야 할 것들은 많지만 내가 하는 일이 한 사람의 목소리가 되는 것을 생각하면 설레는 마음도 든다.

 

에필로그_“올 하반기엔 완성품 정식 보급 예정”

AAC는 음성 이외에 여러 형태의 의사소통 방법을 지칭하는 용어로 의사소통을 돕는 총체적 접근 방식을 일컫습니다. 장애 종류별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어떤 게 효과적이라고 정의할 수 없고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활용돼야 합니다. 예를 들어 AAC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손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은 사용하기 어려울 겁니다.

AAC 개발을 위해 삼성전자가 기획한 솔루션은 크게 세 가집니다. 국내에 출시된 기존 제품의 한계를 보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첫째죠. 이를 위해 기기를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문장 입력 방식에 대한 고민이 둘째입니다. 터치나 음성 등으로 입력이 힘든 사용자라도 한국어 구조에 맞게 자신의 메시지를 던질 수 있어야 하죠. 마지막 고민은 기기 거치대에 관한 겁니다. 스마트 기기의 휠체어 거치 방법은 다양하지 않습니다. 대개는 사용자 스스로 기존 제품을 수정해 쓰는 실정인데요. 발화 장애인이 보다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거치대를 만든다면 그만큼 사람들과 쉽게 소통할 수 있을 겁니다.

이진학 부서 무선, 기구개발 역량 모바일 기구 설계 양동익 부서 무선, SW 서비스개발 역량 S Voice, 삼성 TTS 노진우 부서 VD, UX 디자인 역량 입력기기 UX 및 인터랙션 설계

이상의 세 분야에서 최적화된 기기를 개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삼성전자 C랩 팀원은 이진학∙양동익∙노진우씨 등 세 명입니다. 위 에세이도 이들이 직접 작성했죠. 프로토타입 사용자 점검 작업을 마친 세 사람은 다음 달 중 자문단을 구성, 지금까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과 보조장치를 검증하고 오는 7월 이후 완성품을 정식으로 보급할 예정인데요. 부디 이들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발화 장애인이 이전보다 훨씬 쉽고 간편하게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도 응원해주실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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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안애진 댓글: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분야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죠.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사회공헌활동이 소수인 장애인들을 위해 진행하는 활동이 참 고맙고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2. 이재영 댓글:

    발화장애인외에도 AAC가 활용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폐성 발달장애아의 경우, 상황별 언어 습득에 도움이 되더군요.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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