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배(杯) 해커톤 서바이벌 ‘쇼미더아이디어 2018’

20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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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전 7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주간의 피로를 풀기 위해 달콤한 게으름에 빠져 있을 시간, 삼성전자 서울대학교 공동연구소에선 휴일 늦잠을 잊은 이들의 불꽃 튀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었다. 블록체인∙빅데이터∙사물인터넷…. 2018년 4월 현재 IT 시장에서 가장 ‘핫(hot)’한 아이디어를 무기로 서바이벌에 뛰어든 이들. 대체 무슨 사연이길래?

제품 개발에 한창인 해커톤 참여자들의 모습


2018 삼성전자 해커톤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가 2013년부터 연 2회(상·하반기) 개최해오고 있는 행사. 삼성 계열사 내 다양한 분야 종사자가 팀을 이뤄 참여하는 ‘아이디어 서바이벌’이다. △블록체인 △빅데이터 △자유주제 등 세 가지 주제로 문을 연 올해 행사엔 서울대학교 재학생 50여 명이 합류해 활력을 더했다. 아이디어 구현부터 투표, 수상자 발표까지 행사 당일 모두 진행됐다


미션1_32일 안에 한 팀이 되시오

해커톤(hackathon)은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좀 더 쉽게 풀어 설명하면 ‘(마라톤처럼) 특정 장소에서 일정 시간 내에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해내는 대회’를 일컫는다. 올해 해커톤 행사의 본격적 시작은 지난달 7일 ‘팀빌딩(team building)’ 행사였다. 이 자리에서 참가자 250여 명은 50여 개의 팀을 구성, 32일에 걸친 대장정의 닻을 올렸다.

C랩 스퀘어가 참여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팀워크를 다져야 하는 이들 앞에 놓인 최대 숙제는 다름아닌 ‘물리적 거리’. 해커톤은 서울∙수원∙구미∙목포 등 전국 각지에서 근무 중인 삼성 관계사 임직원과 서울대학교 재학생이 함께 만들어가는 행사다. 마음은 하나지만 팀원 모두가 수시로 모여 아이디어 회의를 하긴 쉽지 않은 상황. 장용석(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 ‘얼라이브북’ 팀원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사무실이 있는 수원과 서울을 수시로 오갔다”며 “팀 내에 학생도 끼어 있어 시간 조율에 애를 먹었지만 서로의 꿈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다 보니 어느 순간, 나이도 거리도 잊게 되더라”고 말했다.

▲본 행사에 앞서 지난달 30일 개최된 사전 세미나에서 ’블록체인으로 구축하는 예측 시장 서비스’를 주제로 강연 중인 스테판 조지(Stefan George, 왼쪽 사진)씨. 이곳에서 만난 곽노산씨는 “블록체인 관련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세미나를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본 행사에 앞서 지난달 30일 개최된 사전 세미나에서 ‘블록체인으로 구축하는 예측 시장 서비스’를 주제로 강연 중인 스테판 조지(Stefan George, 왼쪽 사진)씨. 이곳에서 만난 곽노산씨는 “블록체인 관련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세미나를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올해 참가자 중 가장 많은 팀이 도전장을 내민 주제는 ‘블록체인’이다. 실제로 본 행사를 1주일여 앞둔 지난달 30일엔 사전 세미나 격 행사인 ‘해커톤 2018XBASE 블록체인 밋업 초대석’이 마련돼 해당 분야에 대한 열기를 실감케 했다. 세미나 현장에서 만난 곽노산(삼성전자 삼성리서치 창의개발센터)씨는 “업무에 쫓겨 최신 기술 동향을 따라 잡는 일엔 잠시 손을 놓고 있었는데 오늘 행사를 통해 많은 자극을 받았다”며 “해커톤 당일에 적용할 기술적 아이디어로 얻었으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미션2_뭐든 만드시오, 8시간 안에!

다양한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구현중인 모습

지난 7일. 드디어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팀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단 여덟 시간. 지난 한 달간 구체화한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 프로그램으로 구현하고 홍보 부스까지 꾸며야 한다. 이른 아침부터 모인 참가자들은 각자 자리를 잡곤 곧장 업무 분담에 돌입했다. 바닥에 펼쳐진 대형 종이, 벽면 화이트보드, 노트북과 태블릿 PC…. ‘이 도구들로 과연 어떤 작품이 나올까?’ 문득 궁금해졌다.

▲’밀키웨이’ 팀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올해 해커톤의 문을 두드렸다. (왼쪽부터) △이비오 팀장 △황정열(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씨 △박미정∙김재덕(이상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AI센터)씨

▲‘밀키웨이’ 팀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 유튜브 같은 동영상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올해 해커톤의 문을 두드렸다. (왼쪽부터) △이비오 팀장 △황정열(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부문 메모리사업부)씨 △박미정∙김재덕(이상 삼성전자 삼성리서치 AI센터)씨

이비오(삼성전자 삼성리서치 플랫폼팀) ‘밀키웨이’ 팀장은 경력 4년차 ‘베테랑 해커토너’다. 1박 2일로 진행되던 과거<2017년 해커톤 기사 보러 가기>와 달리 올해는 구현 시간이 짧아 훨씬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고. 그는 “평소 밤에 작업하는 ‘올빼미 스타일’이라 대낮 코딩이 어색하고 힘들지만 새로운 인연들과 함께 집중하며 즐거운 맘으로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입사 동기와 함께 추억을 쌓으려 참석했다”는 조건희(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리얼컬링’ 팀원은 “팀빌딩 행사에서 선배 임직원들과 한 팀이 됐는데 친절하게 잘해줘 고마웠다”며 “늘 어렵게만 느껴졌던 다른 사업부 소속 선배들과 친한 형처럼 가까워질 수 있어 내겐 무척 뜻깊은 기회”라고 말했다.

파이널 매치_매력 발산 시간 ‘90분’

주어진 시간이 모두 끝나고 약 90분간 부스 투어와 투표가 시작됐다. 이 시간 중 부스에 남아 작업물을 홍보할 수 있는 인원은 팀당 두 명. 나머지 팀원들은 다른 팀 부스를 자유롭게 살펴본 후 투표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도 부스를 꼼꼼히 살펴보며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과 가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건물 곳곳에서 진행된 부스 투어

블록체인∙빅데이터∙사물인터넷∙인공지능 등 방대한 분야를 아우르는 프로젝트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곳곳에서 날카로운 질문과 준비된 답변이 오갔다. 홍보 열기도 뜨거웠다. 손수 제작한 제품을 착용하고 시연에 나선 팀원에서부터 관람객 참여를 유도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해 시선을 붙드는 팀원에 이르기까지…. 행사장은 순식간에 ‘눈과 귀를 사로잡는 아이디어 경연장’으로 바뀌었다<주요 팀별 상세 아이디어는 아래 슬라이드 참조>.

2018 삼성전자 해커톤 ‘1분 부스 투어’


시상식_상(
)은 거들 뿐… “축제로구나”

수상자 발표 직전, 참가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주최 측이 마련한 레크리에이션 행사가 시작됐다. 열정을 쏟아 부은 참가자들은 모든 걸 내려놓고 한데 어우러져 퀴즈와 게임을 즐겼다. 이윽고 최종 집계 완료. △우수아이디어상(3개 팀) △엉뚱상(3개 팀) △덕후상(3개 팀) △쓸고퀄상(3개 팀) 등 총 4개 부문 12개 팀명이 하나씩 호명될 때마다 장내엔 환호성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행사가 왜 ‘축제’로 불리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얼라이브북이 개발한 제품 시현 형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우수아이디어’ 부문 1위의 영광은 ‘얼라이브북’ 팀에 돌아갔다. 이들이 만든 ‘증강현실 기반 살아 움직이는 스케치북’은 ‘살아있는 스케치북(alive book)’이란 팀명처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입체적 형태로 구현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위 사진 참조>. 스케치북에 자동차를 그린 다음, 그걸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자동차 그림이 “부릉부릉” 소리를 내며 살아 움직이는 식(式)이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사수하기 위해 뭉쳤다”는 얼라이브북 팀원들. 올해 삼성전자 해커톤에서 가장 주목 받은 팀 중 하나였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세원(서울대 물리교육과) △손동식(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김나혜(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 △박은정(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이서영(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장용석씨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사수하기 위해 뭉쳤다”는 얼라이브북 팀원들. 올해 삼성전자 해커톤에서 가장 주목 받은 팀 중 하나였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우세원(서울대 물리교육과) △손동식(삼성전자 DS부문 시스템LSI사업부) △김나혜(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 △박은정(서울대 불어불문학과) △이서영(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장용석씨

이번 수상작은 그림에 흥미를 잃어가는 자녀를 둔 아버지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란 점에서 더욱 뜻깊다. 장용석 팀원은 “그림이야말로 꿈과 상상력을 키우기에 가장 좋은 도구인데 그림 그리는 걸 ‘재미없다’고 느끼는 아이가 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죽어있는 그림에 생명을 불어넣어 아이들의 꿈에 상상력을 더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짧은 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모든 아이들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보완, 발전시켜가겠습니다.”

 
2018 상반기 해커톤 수상팀 목록

△우수아이디어상
1위. 얼라이브북 <증강현실 기반 살아 움직이는 스케치북>
2위. 릿콘 <스마트폰 간 P2P 블록체인 거래 시스템>
3위. 미쉘 <보이스 클로닝 기술 기반 청각장애인 마음 번역기>

△엉뚱상
1위. 드림팀 <꿈을 뇌신호로 디코딩하는 블록체인 거래소>
2위. 둑흔둑흔&밋후밋후 <블록체인 기반 연애 플랫폼>
3위. 리얼컬링 <땅에서 아이스링크처럼 즐길 수 있는 컬링>

△덕후상
1위. 너를 위한 게임 <증강 사운드를 입힌 반응하는 보드게임>
2위. 알플러스 <스마트 마이닝 토큰 시스템>
3위. 스마트카즈아 <블록체인 중고차 P2P 거래인증 서비스>

△쓸고퀄상
1위. 퍼퓸 블렌더 <내가 원하는 향을 마음껏 출력하는 시스템>
2위. 바닐라라테 <인공지능 기반 맞춤 의류 큐레이션 서비스>
3위. 밀키웨이 <블록체인 광고 및 동영상 거래 플랫폼>

 

해커톤 참여자들의 단체사진

마라톤 도전자의 목표가 전부 ‘우승’인 건 아니다. 누군가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또 누군가는 기록 달성 과정 자체를 즐기기 위해 출발 지점에 선다. 이날 마주한 250명의 해커토너 역시 그랬다. 회사∙학교 등 익숙한 환경을 잠시 뒤로한 채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들. 어쩌면 수상 여부와 무관하게 목표 달성에 성공했는지도 모른다. 이날 행사에서 탄생한 50개 아이디어는 이제 막 싹을 틔웠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할 일은 그 싹이 꽃으로, 나무로 성장하는 과정을 기쁜 맘으로 기다리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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