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불편함이 탄생시킨 빛나는 아이디어, 블루필&디파인드&소프트런치
듣자마자 무릎을 탁! 치게 되는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즐비한 세상. 창의력으로 똘똘 뭉친 기술의 출발점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물을 다르게 보는 눈? 다방면의 해박한 지식? 물론 이것들도 중요하지만, 생활과 밀접한 아이디어 대부분은 일상 속의 ‘불편’을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뉴스룸이 만난 ‘삼성전자’ C랩 하반기 스핀오프 팀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아무도 해내지 못했던 것들을 만들어 낸 ‘블루필’, ‘디파인드’, ‘소프트런치’. 그들의 비밀을 엿보기 위해 C랩을 찾아갔다.
미세먼지와 만났노라, 싸웠노라, 이겼노라! ‘블루필’
“미세먼지를 막기 위한 방법은 마스크뿐일까? 너무 답답하고 멋 없잖아!” 그래서 ‘블루필’은 입을 막지 않는 마스크를 만들었다. 간편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휴대용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밖에서도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게 한 것. 일상 속의 불편함과 역발상이 만나서 만들어낸 창의적인 결과였다.
물론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지금의 완성품을 구현하기까지 수많은 실패를 겪었다. ‘블루필’을 만든 김강남 대표는 그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팀원들 간의 단단한 결속력, 그리고 삼성전자 C랩의 전폭적인 지원을 꼽았다.
“지금도 C랩을 통해 현실적인 도움을 많이 받고 있어요. 금전적인 부분부터 향후 스텝을 위한 발판마련까지, 도전자의 입장에서 고민을 많이 해보고 지원해주는 느낌이 들어요. 저희와 같은 스핀오프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홍보해 주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써줘서 팀원들과 함께 뭉쳐 제품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죠.”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탄생한 ‘블루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손바닥 안에 쏙 들어오는 미니 사이즈다. 거치대를 통해 유모차나 자동차에 부착할 수도 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기 위함이다.
사이즈와 반대로 성능은 강력하다. 짧은 시간에 많은 공기를 정화시켜 바로 호흡기로 보내기 때문. 김강남 대표는 “블루필은 작지만 강력한 풍량을 가지고 있어요. 또한 자체적인 기술로 오랜 사용에도 열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미세먼지를 여과시키는 필터를 내장하고 있는 것도 차별점이죠”라며 블루필만의 강점을 언급했다.
미세먼지의 농도는 시시각각 변한다. 날씨 예보만을 믿고 외출을 결정했다가 예상보다 탁한 공기에 되돌아 오기 일쑤인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위해 블루필은 전용 앱을 함께 개발했다. 미세먼지의 현재 농도는 물론, 각종 통계자료 등을 함께 제공해 안심하고 외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앱을 통해 기기를 원격 조종할 수 있어요. 전원을 켜고 끌 수 있어 유모차나 자동차 등에 부착했을 때도 간편하게 이용 가능하죠. 또한 내가 마신 미세먼지, 블루필이 정화해준 미세먼지의 양 등 다양한 통계자료도 제공해 드립니다. 미세먼지가 강한 지역에서는 블루필을 사용하라는 알람도 울려주고 있어요.”
‘야외 미세먼지 예방=마스크’의 공식을 과감히 깨부순 블루필. 미세먼지 걱정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는 현시대의 새로운 솔루션이 되고 싶다는 그들은 현재의 기술을 진화시켜 더욱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원대한 꿈도 품고 있다.
“누구나 소형 IoT기기를 들고 다닐 수 있는 시대잖아요. 블루필의 원리처럼 센서를 내장시킨 기기를 통해 빅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활용하면 다양한 것들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세먼지 지도를 구축할 수도 있고요. 어떻게든 보다 신선한 기술을 통해 실외에서 실내 공기 모두를 해결할 수 있는, 에어케어 대표 회사가 되겠습니다.”
‘블루필’, 제가 직접 써봤습니다!
여성이 한 손에 들어도 편한 컴팩트한 사이즈. 충전 포트를 통해 안드로이드 휴대폰 충전기로도 충전이 가능하다. 삼각형 버튼을 3초간 누르면 전원 on/off를 조절할 수 있고, 기기를 켠 상태에서 버튼을 짧게 누르면 풍량 조절도 가능하다. 그립감이 좋아 야외 외출 시 걸어가면서 기기 조절도 가능할 듯!
실내에서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공기가 맑아지는 느낌이다. 호흡기 바로 앞까지 기기를 가져갔을 때도 마찬가지. 바로 풍부한 풍량이 느껴졌다. 입을 막지 않고 편히 숨쉬면서 미세먼지는 막을 수 있다니. 이 정도 간편함이면 매일 매일 소지하고 다닐 수 있을 듯!
안 맞는 신발, 반품은 이제 그만! ‘디파인드’
‘신발’은 그 날의 컨디션을 좌우한다. 단 몇 mm 차이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수많은 경험들이 이를 증명한다. 내 몸처럼 편한 신발을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시도가 쌓여야만이 얻을 수 있는 결과이기 때문. ‘디파인드’는 그 여정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신발 매칭 서비스 ‘슈픽’을 개발했다. 사용자의 발을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3D 데이터를 추출하고, 이를 통해 발에 꼭 맞는 신발을 찾아준다.
“제 아내와 딸이 온라인 주문을 할 때마다 번번히 실패하고 불만을 토로했어요. 이때 발과 신발을 겹쳐서 볼 수 있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어요. 개인적인 생활의 불편함에서 시작해, 이게 많은 사람들에게도 문제점이라는 것을 알게 된거죠. 그 후로 지금의 팀원들과 의기투합해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어요.”
‘슈픽’을 처음 기획한 김주형 대표는 ‘디파인드’ 인력 구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팀 내 분위기가 중요한 스타트업의 경우 창업의 ‘피’가 흐르는 인재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모인 네 사람은 서로의 아이디어에서 인사이트를 얻으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제품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당장 앞에 어려움이 놓여 있더라도 모험을 즐기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요. 다행히 우리 넷은 그런 부분에 공통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성향이죠. 남들의 시선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일에 더 만족하고 그것을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하며 과감하게 달려들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매사에 정열적으로 대화하고, 토론하죠, 남들이 보면 싸우는 것으로 오해 할 수도 있을 정도로요.”
현재 ‘슈픽’은 신발 내 측정기기를 통해 신발 내부를 3차원으로 재구성한다. ‘크다/작다’ 등 쇼핑몰의 ‘정성’적인 데이터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발과 신발 모두를 정확히 계측화한 후, 정성적인 정보를 배제하고 매칭하는 솔루션이 ‘슈픽’이 내놓는 차별점이다.
해당 서비스는 지금도 기술을 가다듬으며 진화 중이다. 지난 7월 뉴스룸에 소개된 이후(참고기사) 많은 이용자들이 전해온 ‘슈픽’ 후기 역시 소중한 거름이자 자극제가 되었다고. 김주형 대표는 “사용자들이 발을 A4 용지에 올려서 측정한다는 행위 자체를 익숙해 하지 않더라고요. 이게 측정오류로 이어지고, 앱이 잘 구동하지 않는다는 피드백으로 돌아오기도 했어요. 영상 튜토리얼을 제공하지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욱 더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가다듬어 나가야죠”라며 현재의 진행상황을 전했다.
해외 직구도 블루 오션이다. ‘디파인드’가 의미 있게 보는 타겟은 ‘고가’의 물품을 구매하는 사람들. 이들의 경우 교환/반품의 부담이 훨씬 더 크기에, 보다 정확한 데이터 측정이 필요하고 그 간격을 ‘슈픽’이 메울 수 있다.
‘슈픽’팀은 “해외 신발사이즈의 경우 규격이 각 국 마다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데이터를 구축해서 접근할 계획도 있습니다. 고객들은 ‘슈픽’으로 인해 불필요한 경험을 하지 않게 될 것이고, 현존하는 신발브랜드와 유통업체들은 교환/반품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게 되겠죠. 이러한 선순환이 저희가 꿈꾸는 미래입니다.”라며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밝혔다.
사람들은 온라인으로 신발을 구매하는 데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디파인드’는 이 두려움을 없애고 온라인 슈즈 마켓을 활성화 시켜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한 국내 브랜드들과의 공생을 꿈꾼다. 디자인(Design)과 디벨롭먼트(Develovement)를 통해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디파인드(Defind)’. 그들이 가까운 목표로 내건 100만 다운로드도, 지금의 노력과 자신감이라면 빠른 시일 내에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현재 저희가 정의한 문제는 ‘신발 사이즈’예요. 우리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정도에 이르면, 신발을 넘어 다른 카테고리로 확장을 할 생각이에요. 옷, 팔찌, 반지, 안경, 가발 등등 분야는 굉장히 방대하죠. ‘슈픽’이라는 솔루션을 이용하면 높은 진입장벽도 넘을 수 있지 않을까요?”
‘슈픽’, 제가 직접 써봤습니다!
준비할 것은 ‘슈픽’과 A4 용지, 그리고 사이즈를 측정할 발. 앱을 실행한 후 종이 위에 발을 올리고, 위, 옆 다각도로 발을 촬영한다.
사진 촬영 후 측정 과정이 지나면, 나의 발 모형이 3D 그래픽으로 완성된다. 기자단의 정확한 발 사이즈는 266.20mm. 평소 270 사이즈를 신으면 조금 넉넉히 맞았던 기억을 떠올려 보니 매우 정확도가 높은 결과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측정 결과를 토대로 추출된 나의 ‘발 사이즈 보고서’를 통해 내 발이 어떤 모양인지, 어떤 사이즈를 신어야 발이 편안한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완성된 프로필은 최대 5개까지 저장이 가능하다. 가족, 지인에게 신발을 선물할 때 매우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 해당 기능은 공유도 가능하기 때문에 나의 발 사이즈 정보를 SNS 등을 통해 타인에게 전달하면, 보다 마음에 꼭 드는 신발 선물을 받을 수도 있다!
지인 추천 생생 후기로 이번 쇼핑도 대성공! ‘소프트런치’
온라인 쇼핑에 있어서 지인 추천만큼 ‘믿고 사는’ 패턴은 없다. ‘소프트런치’의 ‘빌지’ 서비스는 내 지인, 혹은 연예인의 구매 정보를 활용해 상품을 추천한다. 지난 7월 ‘페이스토리’라는 이름으로 뉴스룸에 소개됐지만(참고기사) ‘빌지’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빌지’는 인터넷상의 거짓정보를 정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한 내역을 기반으로 진실된 후기를 남기면, 이것이 매출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다. 품질보다 마케팅으로 승부하는 현재 온라인 시장의 패턴을 개선해 실속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한다.
‘빌지’를 만든 ‘소프트런치’팀은 일반적인 C랩의 참가 팀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구성되었다. 팀을 이끄는 배진흥 대표는 삼성전자가 아닌 삼성증권 출신. 배 대표가 전상우 이사를 스카우트하고, 이현우 이사가 하태웅 이사를 스카우트했다. 서로 다른 조직의 구성원이 마음을 모아 친구이자 동료로 지내며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
사용자들의 실제 후기가 앱의 밑거름이 되는 만큼, ‘빌지’는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를 통해 개선할 점과 추가해야 할 시스템을 정비하고 일부는 실제 반영하기도 했다.
배진흥 대표는 “현재 C랩 내 여러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계신 분들이 저희 앱을 적극적으로 써주셨어요. 실질적인 데이터를 모으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죠. 다양한 개선점이나 아이디어도 제공해 주셔서 실제 개발해 나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처럼 ‘빌지’는 구매하는 모든 것을 평가할 수 있는 서비스다. 수많은 결제 내역이 후기로 전환되고 의견이 더해져 공유된다. 상품 리뷰와 소셜의 기능이 조합된 하나의 SNS인 셈. 그들이 꿈꾸는 최종 목표는 무엇일까.
“보통의 일반적인 리뷰와, 일상을 공유하는 SNS의 중간에 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두 극단의 장점만을 살린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해 나가야죠. 현재 파워블로거가 있는 것처럼 ‘빌지’내에서도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가 나올 수도 있는 거고요. 단순한 상품뿐만 아니라 여행 후기 등 다방면으로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겠습니다.”
‘빌지’, 제가 직접 써봤습니다!
자신의 결제내역을 불러와, 평가하고 싶은 항목을 골라 별점을 매긴다. 이후 해당 장소에서 촬영한 사진과 위치를 불러온 후 가감 없는 후기를 남긴다. 형식은 없다. 냉철한 한 줄 평가만을 남길 수도 있고, 의견과 경험을 덧붙여도 된다.
마지막으로 태그를 입력하고, 공유 버튼을 누르면 끝! 주변 지인들의 평가도 확인할 수 있어 다양한 의견을 모아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쇼핑, 맛집, 여행 등 자신의 관심사별로 거짓 없는 정보를 취합할 수 있어 매우 ‘그뤠잇’한 소비가 가능할 듯!
미세먼지로 외출을 꺼리는 가족을 위해, 딸의 신발을 반품해야만 하는 아내를 위해, 잘못된 후기에 피해를 보는 주변 지인들을 위해. 이들이 만들어낸 첨단 기술의 존재 이유는 결국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그들이 바꾸고자 한 삶의 패턴이 확장되어 보다 나은 일상을 살 수 있도록, 삼성전자 C랩 역시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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