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청년 개발자들의 ‘청출어람’ 연구 열풍!
오늘 기사는 지난달 우즈베키스탄(이하 ‘우즈벡’)에 다녀온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단 ‘우즈정복’ 팀의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IT 교육 봉사 활동을 다녀온 이후 단원들은 ‘우리가 과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됐을까?’ ‘학생들도 우릴 여전히 떠올리고 그리워할까?’ 종종 생각합니다. 다행히 우즈벡에도 각종 소셜 미디어가 활성화돼 있어 학생들과 다시 연락을 취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데요. 과거와 달리 ‘생이별’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현실에 새삼 감사하게 됩니다.
최근엔 단원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단원들이 가르친 학생 중 상당수가 각자 배운 내용을 토대로 더 높은 수준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단 사실을 알게 된 거죠. 학생들은 강의 당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사업화에 도전하는 등 계속 정진하고 있었습니다. 봉사가 끝난 지 한참 지난 후에도 매일 단원들을 미소 짓게 하는 우즈벡 학생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1. ‘준비된 VR 개발자’ 알리씨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
타슈켄트 인하대학교(Inha University in Tashkent)에서 컴퓨터공학과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있는 알리(Mukhammadali Khayotov)씨는 올해 우즈벡 교육 프로그램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반에서 ‘호러 (Horror) 프로젝트’ 조의 일원으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이번 경험을 계기로 향후 6개월여간 새로운 VR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 프로젝트를 여러 건 진행하게 됐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알리씨가 ‘호러 프로젝트’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이미 2년가량 VR 관련 연구 경험이 있던 알리씨에게도 ‘사용자 분석 기법’ 중 하나인 페르소나(Persona)를 접한 건 삼성전자 해외봉사단 교육 프로그램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VR 앱 개발을 시작하려 할 때 삼성전자 해외봉사단 프로그램에서 얻은 지식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관련 지식을 꼼꼼하게 알려준 김종윤 단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응용제품개발팀 사원)에게 각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는데요. 알리씨는 “교육 내내 삼성전자 임직원의 열정적 진심이 느껴져 정말 고마웠다”며 “올해 프로그램도 좋았지만 내년에 또 와준다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호러 프로젝트 팀원들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사진 왼쪽부터) 알리, 맥스(Maxim Pak), 베카(Bekzod Anvarov), 알림(Alimdjan Khakimov)씨
알리씨는 교육 기간 동안 오픈 소스를 활용, 공포 극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가상현실 앱을 만들었는데요. 현재 설계 중인 앱은 캐릭터와 소스를 직접 디자인하고 아이디어도 더욱 발전시켜 한층 독창적인 결과물이 될 거라고 합니다. 향후 상용화할 계획도 있죠. 알리씨에게 앞으로의 꿈에 대해 물으니 “그건 비밀이라 얘기할 수 없다”면서도 “혹시 삼성전자나 한국에 VR 관련 프로그램을 더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알려달라”고 되물었습니다. 그의 학구열, 정말 끝이 없죠?
#2. 꾸준한 연구로 관심 분야 넓혀가는 댄씨와 그 친구들
▲(사진 왼쪽부터) 댄·닉·블라드씨가 연구 도중 함께 포즈를 취했습니다
올해 안드로이드 반에 참가해 ‘미로 탈출(Maze Runner) 스마트카’를 만들었던 댄(Dan Kamilov, 22)씨와 닉(Nik Gorozanin)씨, 그리고 블라드(VLad Vavilov)씨는 요즘 더욱 빠른 방향 전환이 가능하고 집게로 사물을 집어 정리할 수 있는 ‘로봇 클리너(Robot Cleaner)’ 개발에 한창입니다. 세 사람은 이달 중 기기 조립을 끝내고 테스트까지 완료할 계획인데요. 계속해서 난이도를 높여 점차 복잡한 과제에 도전할 거라고 하네요.
▲아직 완성되기 전이지만 댄씨는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들을 위해 사물을 인식, 방향 전환이 가능한 로봇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모스크바국립대학교 타슈켄트캠퍼스에서 응용수학과 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댄씨는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단이 제공한 프로그램은 안드로이드와 아두이노를 더 깊이 이해하고 관련 기술을 빨리 흡수할 수 있도록 짜여 있어 큰 도움이 됐다”며 고마워했습니다. 그의 동료들 역시 “삼성전자 엔지니어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었던 건 무척 귀중한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죠.
“타슈켄트에서 IT에 열정을 지닌 학생들을 만날 수 있어 이번 프로그램이 더욱 뜻 깊었다”는 댄씨는 요즘 10세부터 14세까지의 현지 학생들을 대상으로 레고 마인드스톰(Lego Mindstorms)[1] 활용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그는 “향후 빅 데이터와 뉴럴(neural) 네트워크와 관련된 분야를 연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3. “더 나은 삶 선사하는 개발자 되고 싶다”는 알리세르씨
타슈켄트정보기술대학(Tashkent University of Information Technologies, 이하 ‘TUIT’)에서 통신을 전공하고 있는 알리세르(Alisher Suyunov, 22)씨는 올해 TUIT 라즈베리파이 수업에 참가했는데요. 라즈베리파이 외에도 아두이노, 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을 활용한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이하 ‘IoT’) 프로젝트 여러 건을 동료들과 함께 수행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특정 장소의 날씨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는 장치 △블루투스 등을 활용해 자동 개폐 기능을 갖춘 전자 사물함 △암호를 자동으로 생성하고 입력하는 기기 등이 그 예인데요. 그는 “우즈벡 사람들의 삶을 더 편리하게 하고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IT 프로젝트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알리세르씨가 라즈베리 파이 보드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알리세르씨는 최근 IoT 기술로 정보를 수집, 클라우드 서버에 축적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날씨나 교통처럼 실생활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연구에 특히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업 도중 학우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알리세르씨
“바쁜 와중에도 우즈벡 전통 악기인 루밥(Rubab)과 피아노를 배우고 있다”는 알리세르씨는 삼성전자 임직원 해외봉사단 주최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동기에 대해 “삼성의 뛰어난 기술은 물론, 한국인과 한국 언어가 모두 궁금했고 단원 모두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참, “우즈벡까지 찾아와줘 정말 고마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답니다.
#4. 교육 이수 1년 만에 ‘자력 드론 비행’ 성공시킨 미로길씨
한편, 올해로 3년째 우즈벡 봉사단이 파견된 TUIT에선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같은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미로길(Miroqil Yoriqulov)씨가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당시 드론을 만들고 날리는 과정을 배운 그는 이후 꾸준히 독학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지난해 봉사단원으로 파견됐던 김윤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차세대 응용 소프트웨어 개발그룹 책임에게 원격 멘토링을 받은 결과, 자력으로 드론을 띄우는 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거치며 자력으로 드론 비행을 정교화하고 있는 미로길
“여섯 명 정도의 학생을 모아 아두이노 보드를 계속 공부해왔다”는 미로길씨는 “드론이 균형을 잘 잡아 빠른 속도로 날 수 있는 오토 파일럿(Auto Pilot)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으며, GPS와 영상 처리 장치를 얹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며 “우즈벡에서 여러 분야에 활용할 수 있는 드론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윤래 책임은 드론과 관련, 미로길씨와 나눈 멘토링 내용을 묶어 최근 책으로 펴내기도 했는데요. 이 책은 한국을 자주 드나드는 미로길씨의 삼촌을 통해 곧 우즈벡에 전달될 계획입니다.
에필로그_‘우즈벡 출신 봉사단원’ 아담 선임의 후기
우즈벡 봉사 활동에 관한 글을 마무리하며 우즈정복 팀의 일원인 동시에 우즈벡인이기도 한 아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전문개발팀 선임의 얘길 전하고 싶습니다. 아담 단원은 “수업을 진행하며 지식에 대한 우즈벡 학생들의 열망(hunger)을 느꼈다”며 “학교 다닐 때 선생님께 듣던 ‘우즈벡은 밝은 미래가 있는 나라’란 얘기가 이번 봉사 기간 내내 가슴에 뜨겁게 와 닿더라”고 말했습니다(그 말을 하는 동안, 그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죠).
그는 또 “학생들에게서 진심 어린 감사 인사를 받을 때마다 우즈벡에 삼성전자 해외봉사단의 인상을 좋게 남기고 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한국과 우즈벡 간 관계 향상에도 조금이나마 기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8박 9일간의 일정은 이미 오래전 끝났습니다. 하지만 우즈정복 팀원들은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벅차 오르곤 합니다. “봉사는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더 큰 감사함을 얻고 돌아오는 것”이란 선배 단원들의 말로 우즈정복 팀원들의 소감을 대신할까 합니다.
▲일정 내내 봉사 현장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취재와 사진 촬영, 동영상 제작 등에 힘쓴 우즈정복 ‘미디어’ 팀원들입니다. 이 자리를 빌어 박지민(사진 맨 왼쪽) 단원(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기술팀 사원)과 이승윤 단원(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환경안전팀 대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가장 오른쪽이 저, 윤마리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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