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시공, 정기 기부, 재능 나눔… ‘나다운’ 봉사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2017/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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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뉴스룸 삼성전자뉴스룸이직접제작한기사와사진은누구나자유롭게사용하실수있습니다.스페셜 리포트. 삼성전자 봉사왕을 만나다 ② 지역기부도 이젠 '나만의 방식'으로. 스페셜 리포트는 풍부한 취재 노하우와 기사 작성 능력을 겹비한 뉴스룸 전문 작가 필진이 새롭게 선보이는 기획 콘텐츠입니다. 최신 업계 동향과 IT트렌드 분석, 각계 전문가 인터뷰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로 주 1회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연재를 시작하며

“네가 얻는 걸로 네 생계가 꾸려진다. 그리고 네가 누군가에게 주는 걸로 네 삶이 이뤄진다.” 노벨문학상(1953) 수상자이기도 한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 전 영국 총리가 남긴 명언이다. 그의 말처럼 가치 있는 삶은 타인과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 있는 헌신’이 함께할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사회가 건강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는 공존의 철학을 바탕으로 소외된 이웃과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매해 국내 임직원의 90% 이상이 연평균 10시간 남짓을 투자해 크고 작은 사회공헌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지난 1994년 출범한 삼성전자 사회공헌사무국(옛 사회봉사단사무국)은 180여 개 해외 법인, 8개 사회공헌센터와 손잡고 24년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하며 나눔과 공생의 기업가치를 실천해오고 있다.

사실 사회공헌 활동의 면면이 가장 잘 드러나는 건 숫자도, 그래픽도 아니다. 그걸 몸소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봉사를 실천하는 임직원’을 만나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삼성전자 봉사왕을 만나다’는 이 같은 취지 아래 출발한 3부작 연재. 총 인터뷰이만 일곱 명에 이르는 이 대형 기획의 두 번째 주제는 ‘지역기부’다. 공교롭게도 오늘 소개할 세 명의 임직원은 모두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삼성스마트시티 근무자다.

 

김현필 무선사업부 개발실 취약 계층거주지서 전등 갈고 도배하고 몸 쓰는 일 전문 "40명 넘던 회원 이젠 10명도 안 남았지만 맘은 오히려 편해"

“사회공헌 활동을 왜 하느냐고요? 살면서 굳이 봉사하지 않을 이유도 없으니까요.”(웃음)

삼성스마트시티(경북 구미시 3공단3로)엔 ‘스위트홈’이란 명칭의 동호회가 있다. 주된 활동은 취약 계층 주거 환경 개선 봉사. 회원들은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이웃의 보금자리를 주기적으로 방문, 자연 재해나 노후화로 망가진 주거 환경을 (동호회명처럼) ‘스위트(sweet)’하게 바꿔놓는다.

벽지를 바르고 있는 남자 둘▲김현필(사진 왼쪽)씨는 “회사에서 머리 쓰는 일을 주로 해 그런지 봉사 활동을 할 때엔 몸 쓰는 일이 더 좋더라”며 “열심히 몰두할 수 있는데다 끝내고 나면 머리가 개운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7일, 구미 시내 모처에서 스위트홈 봉사 활동이 있었다. 현장에선 고장 난 전등을 새 제품으로 교체하고, 누렇게 색이 바랜 벽지를 걷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날 봉사에 합류한 스위트홈 회원은 모두 여섯 명. 그중엔 ‘리더’ 역할을 맡고 있는 김현필(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씨도 포함돼 있었다.

올해로 스위트홈 활동 4년차인 현필씨는 익숙한 듯 붓으로 벽지를 쓱쓱 바르고 있었다. “(곁에 있던 한 남자를 가리키며) 여기 이 사장님께 기술을 배워가면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도배∙장판 일이 보기보다 간단찮아 아마추어가 곧바로 소화하긴 쉽지 않거든요.” 그가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이는 벽지·장판 시공 전문가. 삼성스마트시티는 스위트홈 회원들에게 봉사 관련 기술을 전수하는 조건으로 이들 몇몇과 계약을 맺었다.

아닌 게 아니라 낡은 벽지나 장판을 교체하는 일은 생각보다 꽤 전문적 영역이다. 아무리 ‘베테랑 봉사자’라 해도 아마추어인 현필씨가 감당하긴 쉽지 않다. 특히 취약 계층 주거지는 일반 주택에 비해 유독 돌발 변수가 많다. 작업의 난이도도 그만큼 높아진다. 현필씨는 “처음엔 인테리어 일을 배워 독립적으로 봉사해보려 했지만 생각보다 훨씬 어렵더라”며 씩 웃었다.

스위트홈은 일명 ‘자율봉사’ 방식으로 운영된다. 봉사를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 의사를 밝힌 후 동참할 수 있다. (봉사 활동에 드는 비용은 삼성스마트시티 내 사회공헌센터에서 지원해준다.) 작업은 물론 쉽지 않다. 일단 물리적 힘이 많이 들고 공구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시간 투자도 필요하다. 한 번 봉사에 나설 때마다 최소 다섯 시간은 소요되기 때문. 사정이 이렇다 보니 월 1회 봉사를 지속하는 데에도 단순한 결심을 넘어 투철한 책임감이 필요하다. 실제로 동호회 결성 초반, 40명도 더 됐던 회원 수는 몇 년 새 10명 안쪽으로 줄었다.

대학 시절부터 사회공헌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삼성전자 입사(2007) 후 줄곧 회사 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봉사 기회를 찾아왔다. 스위트홈 활동을 시작하기 전 천생산·팔공산 등지에서 환경 정화 활동을 펼치고 공중화장실 청소 봉사에 참여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하루는 회사 계정으로 사회공헌센터 홍보 메일이 왔어요. 그걸 여는 순간, 확신했죠. ‘그래, 굳이 어렵게 봉사 기회 찾을 것 뭐 있어. 머리 비우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남자 넷과 여자 둘▲봉사 도중 잠시 짬을 내어 스위트홈 회원들과 포즈를 취한 김현필(사진 왼쪽에서 네 번째)씨. 스위트홈은 지난해 금오종합사회복지관(경북 구미시 문장로)에서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현필씨는 예나 지금이나 ‘몸 쓰는 봉사’를 선호한다. 남들이 기피하는 ‘3D 봉사’만 골라가며 해오고 있는 것. 이에 대한 그의 철학은 확고하다. “몸이 힘든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맘은 오히려 편합니다. 제 업무가 주로 사무실에 앉아 머리를 쓰는 거거든요. 봉사 활동까지 그러고 싶진 않았어요. 몸을 쓰면서 머릿속은 말끔하게 비우고 싶었죠. 물론 제가 기본적으로 활동적인 걸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요. 실제로 해보면 스트레스 해소 효과도 탁월합니다. 정말이에요!”(웃음)

김성훈 무선사업부 개발1실 사원증 1회 태그하면 1000원 기부···884회 태깅 '최다 참여' "최고의 봉사? 내가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선 다하는 것"

삼성스마트시티 출입구엔 지난 2015년 여름부터 전에 없던 키오스크(KIOSK) 한 대가 가동 중이다. 일명 ‘사랑의 나눔 로드’로 불리는 이 기기 전면 스크린에선 지역 내 취약 계층 어린이들의 사연이 영상으로 반복 재생된다. 사용자가 이 영상을 시청한 후 기기 하단에 사원증을 갖다 대면 회당 1000원씩의 기부금이 해당 대상 앞으로 적립된다.

김성훈(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개발1실)씨는 2017년 5월 현재 ‘사랑의 나눔 로드 설치 이래 최다 태그(tag) 임직원’이다. 2015년 8월 19일 시작된 기부는 지난 15일 884회를 기록, 총 기부 금액 88만4000원을 기록했다.

사랑의 나눔 로드 키오스크 앞에 선 김성훈씨▲어느덧 ‘일상’이 된 사랑의 나눔 로드 키오스크 앞에 선 김성훈씨. 그는 “이젠 여길 지날 때마다 습관처럼 사원증을 갖다 댄다”며 웃었다

“글쎄요. 처음엔 그냥 ‘이렇게라도 보탬이 돼보자’ 하는 맘이었던 같아요. 지금은 일상이 됐고요.” 3년째 기부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을 때 성훈씨는 무심한 듯 대답했다, “특별한 계기나 거대한 동기 따윈 없었다”고.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론 봉사 활동을 통 못했어요. ‘회사 일이 바빠서’란 핑계를 댔지만 실은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봉사를 지속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게 사실이에요.”

성훈씨는 고교 시절 공부방 어린이들을 가르치는 봉사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때 확실히 깨달은 게 하나 있었다. ‘봉사는 무조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사실이 그것. 특히 어린이를 돌보는 봉사에서 ‘띄엄띄엄 참여’는 아이들 맘에 오히려 상처만 남긴다.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에 새내기 직장인인 그는 다시 봉사를 시작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정기적으로 어딘가를 찾아가 꾸준히 활동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핸드폰을 든 손▲사내 기부 문화 확산을 목표로 삼성스마트시티 입구에 설치된 사랑의 나눔 로드 키오스크. 임직원이 기기 전면 인식 장치에 자신의 사원증을 한 번 갖다 댈 때마다 1000원씩이 자동으로 기부, 지역 내 취약 계층 어린이 지원에 쓰인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어온 호스피스 봉사도 “(봉사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책임감과 (봉사에 일정 시간을 할애하려는) 용기를 갖추게 될 때까지” 살짝 미뤘다. 그리고 다짐했다. ‘욕심만 앞서 덥석 시작하는 봉사 대신 ‘지금 여기’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부터 차근차근 시작해보자!’

그런 성훈씨에게 사랑의 나눔 로드는 더없는 기회였다. 키오스크로 접하는 아이들의 사연이 딱하기도 했지만 출퇴근 시 시∙공간적 부담 없이 기부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만큼이나 필요한 게 재정적 지원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엔 무심코 사원증을 태그했는데 이젠 습관적으로 출근할 때 한 번, 퇴근할 때 한 번 꼭 찍습니다.”

성훈씨의 ‘기부 바이러스’는 점차 동료들에게로 빠르게 전염되고 있다. 실제로 그와 함께 키오스크를 지나는 동료 중 상당수가 성훈씨를 따라 자신의 사원증을 태그한다. 성훈씨의 말마따나 “보람찬 순간”이다.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해서 꼭 거창한 건 아니에요. 자신의 수준과 상황에 맞춰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기부와 후원이라면 어떤 형태든 의미 있는 것 아닐까요?”

조정희 무선사업부 금형기술팀 요양원 등에 패브릭 소품 제작 기부··· 이주 여성 대상 교육도 "봉사, 할수록 건강해지는 기분···단순한 보람 그 이상이에요"

“한나(가명)씨, 이 부분이 어렵죠? 자, 제가 하는 것 잘 보세요.” 삼성스마트시티 내 한마음프라자 교육실. 한국말이 다소 서툰 열한 명의 여성이 재봉틀 앞에서 쩔쩔매고 있었다. 그들의 손엔 쿠션 커버와 앞치마, 도시락 가방 등 각자 만든 ‘작품’이 미완성 상태로 들려있었다. 여기저기서 “샘(선생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들의 시선이 향한 곳엔 어김없이 조정희(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금형기술팀)씨가 있었다.

이날 정희씨가 진행한 수업의 명칭은 ‘홈패션 2급 자격증 취득 과정’. 수강생은 모두 일본∙필리핀∙베트남 등지에서 온 다문화 이주 여성이다. 수업은 정희씨가 속해있는 삼성스마트시티 홈패션 동호회 ‘노리터’ 회원들이 지난 2014년 초부터 운영 중인 재능기부 프로그램 ‘핸즈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지난해까지 인근 요양원과 지역아동센터 등에 베개∙타월∙속싸개 등 손수 만든 패브릭 소품을 기부했던 회원들이 올해 새롭게 기획한 과정이기도 하다.

쿠션을 들고 있는 여자와 이를 주목하는 여자 넷▲홈패션 동호회 ‘노리터’ 회원으로 활동 중인 조정희(서 있는 사람)씨의 수업 장면. 그는 매주 목요일 지역 이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홈패션 자격증 취득 과정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정희씨가 노리터에 가입한 건 2011년. 동호회 활동 도중 홈패션 1급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홈패션 지도자 과정을 밟는 틈틈이 올 3월부터 8개월 과정의 이 강의를 맡아 진행해오고 있다. 그의 핸즈온 봉사는 노리터 활동을 도와주는 한 외부 강사의 권유에서 출발했다. “강사님이 ‘함께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고 제안해주셔서 기쁜 맘으로 참여했어요. 취미에서 봉사로 관심사가 자연스레 확대된 셈이죠.”

핸즈온이 정희씨의 첫 봉사 경험인 건 아니다. “돌이켜보면 꽤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어요. 공부방 교사로 봉사할 땐 수업 후 집에 돌아오는 길, 그저 기분이 좋았어요. 엄마가 된 후엔 지역 어린이 돕기 봉사에 참여했는데 그 느낌이 또 남다르더라고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찾아가 돌봐주는 경험 자체가 뜻 깊었어요. 단순히 ‘보람 있다’고 말하기엔 뭔가 부족한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쿠션을 든 여자▲조정희씨는 홈패션 1급 자격증을 취득하며 닦은 기량을 봉사 활동에 십분 반영하고 있다. 그는 “취미를 즐기며 재능 기부와 봉사까지 겸할 수 있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며 활짝 웃었다

핸즈온 봉사는 가장 최근에 시작했지만 정희씨에 따르면 “내게 가장 이상적인 사회공헌 활동”이다. “이제껏 해왔던 여느 봉사와 달리 핸즈온 활동엔 시간이 꽤 많이 들어요. 생각하기에 따라 자칫 부담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죠. 하지만 전 평소에도 재봉틀로 이것저것 만들며 스트레스를 날리곤 하거든요. 그런 취미를 활용, 봉사까지 할 수 있으니 절로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 제가 도움 받는 측면도 많고요. 제겐 단순한 봉사, 그 이상의 활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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