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칼럼] 삼성전자 사례로 본 기업 미디어 20년사(史)<下>
<전편에 이어>
#6. 미드 ‘뉴스룸’ 열풍, 기업 저널리즘 수요 견인
2014년 말 기업 블로그는 또 한 차례 변화에 직면했다. 원인을 제공한 건 뜻밖에도 ‘미드(미국 드라마)’였다. 2012년 하반기부터 상영되기 시작한 ‘뉴스룸(Newsroom)’이 그 주인공. 시즌3(2014)까지 이어진 드라마의 인기를 업고 ‘새로운 저널리즘’과 (그 창구로서의) 뉴스룸에 대한 대중의 인식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기업 마케팅 분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시도한 건 미국 대형 패스트푸드 브랜드 ‘맥도날드’였다. 당시 맥도날드 글로벌 마케팅 총괄 임원(CMO)이었던 래리 라이트(Larry Light)는 ‘브랜드 저널리즘(brand journalism)’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기존 ‘브랜드 스토리’를 개념적으로 확장, 기업 경영에 보다 밀착시켰다.
국내에서도 2014년 9월 ‘뉴스룸’ 명칭을 적용한 보도 프로그램이 모 방송사에 의해 신설되는 등 뉴스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기업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도 ‘폭넓은 주제와 다양한 관점에서 브랜드가 지닌 가치와 철학에 바탕을 둔’ 저널리즘을 구현하려는 수요가 생겨났다. 이에 따라 기존 기업 블로그들도 미디어 본연의 기능에 보다 충실하도록 기업 뉴스룸으로 속속 재편되기 시작했다. 2015년 동종 업계 최초로 기업 뉴스룸 채널을 선보인 삼성전자가 그 선두주자였다(이후 애플 등 글로벌 기업도 앞다퉈 뉴스룸 채널을 신설했다). 이후 삼성전자 뉴스룸은 각계의 관심을 모으며 오늘날까지 그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삼성뉴스룸 관련 기사는 여기 참조).
#7. 진정한 글로벌 기업 뉴스 플랫폼이란 이런 것!
2016년부터 삼성전자 뉴스룸은 그 외연을 글로벌 무대로 넓히기 시작했다. 해외 법인의 현지 사업에 도움을 주고 현지에서의 크고 작은 활동을 좀 더 잘 알리기 위한 ‘스토리’와 ‘플랫폼’ 마련에 나선 것이다. 그 결과, 오늘날 삼성전자 뉴스룸을 거쳐 인용되는 기사는 연간 수천 건에 이른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올해 말까지 총 45개국에 29개 현지 법인이 운영하는 뉴스룸 웹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기업 뉴스룸이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로 강화되며 대중과 미디어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되는 것이다.
#8. 요즘 세대 코드 맞춘 멀티미디어 콘텐츠 활용도
뉴스룸이란 신규 채널(하드웨어) 등장에 따라 거기에 탑재될 콘텐츠(소프트웨어)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기사와 칼럼, 인포그래픽 등 기존 형태가 갖는 한계는 날로 뚜렷해졌다. 더욱이 기성 세대와 전혀 다른 콘텐츠 소비 성향을 보이는 신세대(밀레니얼·Z·알파 등등)의 등장은 새로운 장르의 출현에 불을 댕겼다.
기업 입장에서 조만간 핵심 경제 활동 인구로 편입될 이들 세대와 눈높이를 맞추는 일은 더없이 중요했다. 이에 따라 △2003년부터 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웹툰 △2010년 이후 시청 인구가 본격적으로 늘어난 웹드라마 △유튜브 채널을 플랫폼으로 유통되는 단편영화 같은 신규 장르가 기업 홍보 콘텐츠의 범주에 속속 편입되기 시작했다.
특히 2016년 이후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나 기술·디자인 리더십처럼 특정 제품과 관련돼 있지 않으면서 대중에게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기업 활동이 영상 콘텐츠의 소재로 하나둘 채택되기 시작했다. 2017년 12월 공개돼 총 조회수 5000만 뷰(view)를 기록한 삼성전자 단편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가 대표적 사례다. 릴루미노는 저시력 장애인의 보조 시각을 돕는 애플리케이션. 삼성전자 임직원의 아이디어로 출발해 더욱 화제가 된 소프트웨어다.
▲삼성전자가 만든 단편영화 ‘두 개의 빛: 릴루미노’(공식 포스터 위 사진)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도 얼마든지 감동적 메시지로 대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
삼성전자는 △지속가능경영의 가치(‘함께 그린 green 그림’ 시리즈)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성공의 비밀’)를 소개하면서도 웹툰 형식을 도입,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삼성전자의 멀티미디어 콘텐츠 실험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지난 9월엔 ‘인공지능이 일상화된 미래’를 배경으로 한 4부작 SF 웹드라마 ‘고래먼지’가, 10월 24일엔 삼성의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삼성드림클래스’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 ‘별리섬’이 각각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대중의 호응도 이어졌다. 누적 조회 수 6500만 뷰를 기록한 고래먼지의 뒤를 이어 별리섬은 공개된 지 사흘 만에 1000만 뷰, 아흐레 만에 3500만 뷰를 각각 돌파했다. 주요 SNS 채널에서 시청수 1억 회를 넘기는 데 걸린 시간은 37일. ‘진정성과 설득력을 겸비한 이야기’에 대한 대중과 미디어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였다.
#9. ‘어떤 이야기가 받아들여질까’에 대한 고민 필요
지난 20여 년간 기업 미디어는 대중과 미디어가 필요로 하는 정보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수많은 변화와 시도를 이어왔다. 그 과정에서 때론 시행착오를 저지르고 때론 성공적으로 소통하며 변신을 거듭했다. 하지만 다가올 시대는 이제까지보다 훨씬 예측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세대 간 관심사는 점차 분화되고 메시지가 전달되는 기기도, 매체도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 이럴 때일수록 ‘기업 뉴스룸만의 콘텐츠’가 절실하다.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채널은 대략 4년 주기로 비전과 역할을 쇄신하며 발전을 거듭해왔다. 1기(2010~2013)엔 기업 블로그 체제를 확립했고 2기(2014~2017)엔 뉴스룸을 출범시키며 본격적 기업 저널리즘 플랫폼 시대를 열었다. 3기(2018~2021)의 주력 과제는 뉴스룸 역량 강화가 아닐까? 공감과 진정성에 기반한 콘텐츠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한편, 자체적으로 구축한 네트워크를 통한 메시지 확산으로 뉴스룸을 명실상부한 ‘기업 스토리의 산실’로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결국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품어야 할 질문 중 가장 중요한 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 그리고 ‘어떤 이야기가 받아들여질 것인가’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해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 뉴스룸 전략 컨퍼런스’ 당시 마크 레이건 레이건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의 발언은 새겨 들을 만하다. “Stories rule. Spin the story. Cut through the noise. Don’t pitch the story, Write the story(결국 이야기다. 이야기를 제시하라. 소음을 뚫고 나아가라. 기사를 <기자들에게> 피칭하지 마라. 그저 이야기를 써 내려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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