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소프트웨어 교육에 날개 달다] ②소프트웨어? 관심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어요!
1982년 앨빈 토플러는 저서 ‘제3의 물결’을 통해 “미래엔 컴퓨터에 의해 정보화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견했습니다. 그리고 불과 십수 년. 그의 예언은 정확히 들어맞았는데요.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누구라도 컴퓨터가 일상 생활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오늘날 컴퓨터는 우리의 삶을 바꾸고 지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앞으로 다가올 미래엔 이런 현상이 더 가속화되고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정보화 시대가 도래할 전망입니다.
▲삼성전자가 진행 중인 소프트웨어교육 프로그램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 수업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학생들
이처럼 컴퓨터가 인간의 삶과 밀접해지고 통신 기술이 발달하면서 소프트웨어와 프로그래밍에 대한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이런 지식 갈증을 풀어주고 소프트웨어에 관심 있는 학생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이하 ‘주소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소아 같은 프로그램 덕분에 소프트웨어를 접할 기회는 많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진 많은 학생들이 소프트웨어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소프트웨어 공부를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위해 주소아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이찬복군과 이대열 교사를 만나 얘길 들어봤습니다.
▲이대열 충남 공주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뒷줄 맨 왼쪽)와 이찬복(앞줄 오른쪽)군
“막연한 꿈에서 시작한 소프트웨어, 이젠 즐기고 있어요”
최근 주소아에선 ‘사랑하는 사람에게 소프트웨어를 선물하라’는 주제로 게릴라 미션을 진행했는데요. 이찬복군(충남 공주교대부설초등 6)은 정산 기능을 갖춘 계산기 프로그램을 개발해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찬복군의 아버지 이덕구씨는 오토바이 가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찬복군이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건 순전히 아버지 이덕구씨 때문이었습니다. 평소 가게 일로 바쁜 아버지를 조금이라도 돕고 싶은 마음에 고민하던 중 정산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계산기를 고안하게 된 겁니다.
“주제를 받고 오토바이 전문점을 운영하시는 아버지가 정산 때문에 매일 늦게 퇴근하시는 모습이 떠올랐어요. 아버지를 위해서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가계부와 계산기를 합치면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스크래치라는 프로그램으로 작업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걸 실제로 구현하려다보니 어려운 점이 많았어요. 그래도 결과물은 만족스럽게 나와 다행입니다.”
찬복군에게 작업 과정에 대해 좀 더 물어보니 “계산기의 알고리즘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계산기 버튼을 누르면 숫자가 뒤에 붙어야 하는데, 앞에 붙거나 아니면 숫자가 서로 더해지는 등 처음엔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며 “주소아에서 변수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공부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배웠던 부분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비록 개발 과정이 쉽지 않았지만 이번 작품은 찬복군에겐 여러모로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선 가족 간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는 “직접 고안한 계산기를 아버지께 보여드리니 정말 좋아하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셨다”고 했는데요. 더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새로운 꿈도 생겼습니다. 찬복군은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버지를 돕고 싶다는 작은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 어느새 가족 모두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지금은 분명한 목표를 갖게 됐지만 찬복군이 처음부터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꿈을 품은 건 아니었습니다 그도 처음엔 여느 학생들처럼 단순히 컴퓨터에 조금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TV의 한 프로그램을 통해 ‘화이트해커(white hacker, 정보 보안 전문가)’에 대해 알게 됐고 "한번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그래밍 공부가 계속되다 보니 지금은 정보 영재반과 주소아를 병행할 정도로 열정을 쏟게 됐고요.
“아직 소프트웨어가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닌 것 같아요. 하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고 공부를 지속하겠다는 열정을 겸비한다면 누구든지 해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예전엔 다른 친구들 보다 많이 못했었거든요. 코딩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이상하게 나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헤쳐나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소프트웨어 개발은 결코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아요.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주소아 선생님이 말하는 소프트웨어
이대열 교사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소프트웨어란 컴퓨터와 대화하는 하나의 언어”라고 소개합니다.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하듯이 컴퓨터와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소프트웨어를 접하게 되면 좀 더 다가가기 쉽기 때문인데요. 그는 “프로그래밍을 배울 때도 다른 언어들과 마찬가지로 규칙과 순서에 맞게 공부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가 중시하는 건 의외로 ‘아날로그’입니다. 대부분의 학생이 코딩을 처음 배우게 되면 컴퓨터부터 켜지만 이 교사에 따르면 그보다 우선시되는 건 '기본 사고력 기르기'입니다. 마치 라면을 끓일 때 물을 먼저 데우는 것처럼 컴퓨터를 만지기에 앞서 알고리즘이나 반복되는 순서 등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하는 거죠. 이 교사는 “종이로 만든 보드게임 등을 활용해 일상생활에서 논리적인 사고를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며 “그렇게 사고력을 충분히 단련시킨 후 스크래치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공부를 시작하면 처음 접하는 학생도 부담 없이 배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소아에 참여한 학생들이 자신들이 완성한 과제를 발표하는 모습. 이대열 교사는 "주소아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학생들이 창의력을 맘껏 펼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습니다
주소아의 가장 큰 장점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나오는 ‘유연성’에 있는데요. 그는 “주소아는 구성원 모두가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를테면 학생들은 교사를 '캡틴' 'S/W대항해시대' 등 재미있는 별명으로 부르고 학생들 개개인이 '엉뚱이' '이끔이' '칭찬이' 등 역할을 정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사는 "이런 시도들을 통해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 서로 협력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했는데요.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은 창의성을 더 잘 발휘할 수 있고 팀 구성원으로서 서로를 배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교사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서 소프트웨어를 재미있게 배우니 흥미를 느끼기 쉽고 보다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컴퓨터를 다루는 기술이 아닙니다. 논리적 사고나 수학적 사고, 심지어 외국어 능력과도 연관성이 많습니다. 작문과도 비슷하기 때문에 코딩을 잘 해내는 학생들은 글을 논리적으로 잘 쓰기도 합니다. 이처럼 프로그래밍은 다른 분야와 연계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다양한 방향으로 응용할 수 있으며 다른 전공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정규 교과로 인정되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욱 많을 것”이라고 이대열 교사는 말했습니다.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망설이고 있는 학생들에게 저는 '절대 두려워하지 말고 빠져서 즐겨라!'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어린 학생들이 정식으로 배울 수 있는 기관이나 학원이 별로 없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얼마든지 풍부한 자료가 많습니다. 피하거나 미루지 말고 꼭 한번 시도해보길 추천합니다."
현재 삼성전자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함께 '주니어 소프트웨어 창작대회'를 진행 중입니다. 소프트웨어에 관심있는 분이라면 지금 바로 도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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