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서 ‘히트’ 칠 확률 200%! ‘나만의 EDM’ 만들기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혹시 연인이나 가족에게 직접 만든 요리를 선물해본 적 있으세요? ‘요섹남(요리 잘하는 멋진 남자)’을 꿈꾸지만 실제론 ‘요알못(요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인 제게 요리 선물을 준비하는 일처럼 힘겨운 것도 없습니다. △전자레인지나 오븐 같은 조리도구 사용법을 익히고 △고기나 채소 같은 식자재를 연구하며 △굽고 튀기는 조리 기법을 배우고 △전채에서 메인, 디저트로 이어지는 코스 구조를 파고들어 열심히 준비해보지만 결과는 대부분 ‘대참패’. 결국 (예비로 마련해둔) 전문 셰프의 요리를 내어놓고서야 받는 이의 미소를 얻는, ‘슬픈 결말’을 맞는 경우가 태반이랍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임직원 칼럼니스트 중 한 분인) ‘낭만 식객 서셰프’ 님도 아니면서 뜬금 없이 무슨 소리냐고요? 오늘 여러분과 함께할 칼럼 주제(‘루퍼를 이용해 나만의 EDM(Electronic Dance Music) 만들기’)가 요리를 완성하는 과정과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EDM을 작곡할 때도 가장 먼저 할 일은 음악 만들 도구의 사용법을 익히는 겁니다. 그런 다음, EDM의 구성 요소와 (그 요소를 활용한) 연주법을 익혀야 하죠. 정해진 구조에 맞춰 자신만의 코스를 만들고 미리 준비해 예쁘게 다듬어둔 음악을 청중에게 선물하면 끝! 저와 함께 한 단계씩 차근차근 밟아가다보면 어느새 여러분만의 EDM이 멋지게 완성될 거예요.
벌써 12월 마지막 주, 대부분의 송년 모임이 끝나셨겠지만 아직 남아 있는 모임이 있다면 손수 만든 EDM을 곁들여 신나는 파티를 계획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요?
단계 1_’EDM 요리 도구’ 루퍼 사용법 익히기
먼저 여러분을 멋진 DJ로 바꿔줄 도구 루퍼(looper)부터 한 번 살펴볼까요? 사운드캠프 초기 화면 오른쪽 하단에 보이는, DJ 장비처럼 생긴 악기가 바로 루퍼입니다. 루퍼는 악기를 전혀 다룰 줄 몰라도 미리 녹음된 악기 소리, 즉 샘플(sample)들을 조합하기만 하면 멋진 음악이 되도록 도와준답니다.
‘조합’이 가능하려면 샘플이 여러 개여야 할 텐데요. 그 때문에 사운드캠프 루퍼는 서로 잘 어울리는 샘플을 모아놓은 일명 ‘샘플 팩’이란 걸 제공합니다. 루퍼를 사용하려면 어떤 장르의 곡을 연주할지 고려해 원하는 샘플 팩을 선택해야 합니다. 우선 여기선 기본으로 제공되는 ‘EDM 세션’을 골라보겠습니다.
루퍼에 진입하면 위와 같은 화면이 나옵니다. 화면에 보이는 32개의 동그란 버튼을 ‘셀(cell)’이라고 하는데요. 각 셀엔 다시 (전문가가 미리 만들어 저장해둔) 샘플이 들어있습니다. 셀을 켜서 샘플을 재생하는 것만으로도 멋진 음악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셀을 켜고 끄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전등 스위치를 작동시키듯 셀을 한 번 누르면 불이 켜지면서 연주가 시작되고, 한 번 더 누르면 불이 꺼지면서 연주가 중단되죠.
여기서 한 가지 이상한 점이 느껴지실 겁니다. 셀을 누르자마자 연주가 시작, 중지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좀 지난 후 작동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저 같은 ‘박치’를 위해 루퍼가 자동으로 박자를 맞춰주는 거죠. 루퍼 오른쪽(태블릿 기종은 위쪽)에 위치한 박자 표시기 내 4개 램프가 한 바퀴 돌고 처음으로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 각 셀이 재생(혹은 정지)됩니다. 그래서 루퍼를 이용하면 아무리 박치라도 음악 요소 간 박자가 틀어지는 일 없이 조화로운 연주가 가능해집니다.
위 그림에서 세로로 나란히 늘어선 네 개의 셀을 묶어 ‘셀 그룹(cell group)’이라고 부릅니다. 하나의 셀 그룹 내 셀들은 동시에 두 개 이상 재생되지 못합니다. 셀 그룹은 일반적으로 하나의 악기나 목소리로 연주하는 샘플을 모아둔 형태여서 한 시점엔 그중 하나만 연주되는 게 자연스럽거든요. 하나의 셀이 재생되는 도중 그룹 내 다른 셀이 선택되면 재생 중이던 셀의 불이 꺼지면서 재생을 유지하다가 박자 표시기가 다시 처음으로 돌아올 때 재생을 멈추게 됩니다. 그리고 새롭게 선택된 셀은 일단 불이 들어온 상태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재생 중이던 셀이 멈추면 이어서 자신에게 저장된 샘플의 재생을 시작합니다.
단계 2_’EDM 재료’ 종류별 샘플 특성 살피기
이제 EDM 요리에 필요한 재료를 본격적으로 공부할 차례입니다. 요리에서 식자재에 해당하는 게 바로 루퍼의 샘플인데요. 샘플은 앞서도 설명했듯 전문 음악가가 미리 녹음해둔, 짧은 연주 결과입니다. 완성된 고품질 음악 조각들이죠. 루퍼 사용자는 마치 레고 블록 맞추듯 샘플을 이리저리 조합하기만 해도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맛있는 재료라 해도 그 성질을 잘 이해하고 요리하지 않으면 국적 불명의 음식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예요. 샘플 조합 과정을 거쳐 좋은 곡을 만들려면 각 샘플이 어떤 성질을 갖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패턴 모드에서 제공되는 샘플 팩 내 샘플은 리듬?베이스?멜로디?보컬?특수효과 등에 따라 그 종류가 나뉘는데요, 각각의 종류가 어떤 악기를 표현하고 어떤 특성을 갖는지 알아볼까요?
위 사진은 EDM 샘플 팩 중 일부를 추출한 건데요. 각 셀의 내부엔 공통적으로 아이콘 하나와 두 줄의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부 영어군요. 일단 두려움이 밀려옵니다. ‘외국어 울렁증’이 있는 저도 이 화면을 처음 봤을 땐 우황청심환을 찾고 싶을 정도로 힘겨웠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뭔가 ‘패턴’이 존재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한 번 읽어봤습니다.
두 줄의 문구 중 아랫줄에서 많이 봐온 단어가 적혀있습니다. △드럼(Drum) △베이스(Bass) △신스(Synth) 등 전부 많이 들어본 악기 이름이네요. 종류도 많지 않아 몇 가지만 외우면 영어를 잘 몰라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줄은 샘플 제작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붙인 고유의 이름입니다. ‘어마어마하게 멋진 베이스’처럼 자기가 붙이고 싶은 수식어를 더한 거죠. 물론 이름의 맨 마지막 부분에 좀 더 세부적인 악기명이 포함된 경우도 있는데요. 그 부분 역시 많은 종류의 악기가 사용되고 있진 않아서 샘플 종류별로 설명해놓은 아래 내용만 읽어보시면 큰 어려움 없이 샘플의 특성을 파악하실 수 있을 거예요.
셀의 속성을 나타내는 아이콘은 각 셀에 저장된 샘플이 재생되는 형태를 알려줍니다. 루프의 경우 한 번 터치해두면 사용자가 끄기 전까지 무한 반복되고, ‘원샷’은 샘플이 한 번 재생된 후 멈춥니다(중간에 끄고 싶다면 한 번 더 눌러주세요). ‘게이트’는 누르고 있는 동안에만 재생되는 속성을 갖고 있고요.
EDM은 말 그대로 ‘춤(dance)’을 추기에 적합한 음악입니다. 따라서 아름다운 멜로디 못지않게 강렬한 리듬 비트가 중요하죠. 루퍼에서 이 같은 리듬 파트를 담당하는 게 드럼이나 퍼커션(Percussion) 계열 샘플입니다. 위 사진에서도 보실 수 있듯 주로 샘플 팩 맨 왼쪽에 배치되고, EDM 음악의 시작 부분부터 강하게 울려 나옵니다. EDM은 리듬이 워낙 중요한 장르이다 보니 EDM 세션만 해도 여섯 번째 열에 두 개가량 더 리듬 계열 샘플이 배치된 걸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앞서 “샘플명은 무시해도 된다”고 말씀 드렸었는데요. 단, 드럼이나 퍼커션은 예외입니다. 드럼은 여러 구성 요소로 이뤄져 있고 퍼커션은 다양한 종류의 타악기를 포함하는 개념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이들 악기엔 샘플 이름에 이런 정보가 추가로 포함됩니다.
드럼은 ‘쿵’ 소리를 내는 큰북에 해당하는 킥(kick), ‘짝’ 소리를 내는 작은북에 해당하는 스네어(snare 또는 snr), 금속성 소리를 담당하는 심벌즈(cymbal 또는 cym) 등 여러 요소로 구성됩니다. 위 그림에서도 첫 번째 열의 드럼은 모두 킥으로 구성돼 있고, 두 번째 열은 심벌즈와 스네어가 섞여 있는 걸 보실 수 있을 거예요. 킥이 EDM 비트의 중심을 잡아주는 핵심 요소이다 보니 맨 왼쪽 열에 배치된 거죠. 킥만으로도 충분히 댄스 비트를 느끼실 수 있지만 스네어나 심벌즈, 혹은 다른 퍼커션을 섞어주시면 모임 참가자의 댄스 본능을 한층 자극하실 수 있을 거예요.
EDM 세션 팩의 세 번째 열은 리듬과 멜로디 라인 모두에 쓰일 수 있는 매력적 악기, 베이스 샘플들이 배치돼 있습니다. 특정 베이스 음색에 따라 세부 장르가 결정될 수 있을 정도로 EDM 음악에선 리듬 계열 샘플과 함께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샘플 계열입니다. 리듬 샘플로 깊은 맛을 내고 베이스 샘플로 감칠맛을 더하면 모임 분위기는 점차 절정으로 치닫겠죠?
리듬과 베이스로 시원한 육수를 냈다 해도 푸짐한 건더기는 꼭 필요합니다. 대개의 탕 요리명이 건더기 재료에 따라 달라지듯 곡의 핵심 부분엔 멜로디 라인이 들어가 청중을 휘어잡는 훅(hook) 요소와 아기자기한 재미가 더해져야 좋은 EDM이 완성됩니다
일반적으로 멜로디 라인 샘플은 샘플 팩의 네 번째 열에서 여섯 번째 열까지에 배치됩니다. 곡 장르에 따라 조금씩 양상의 차이는 있습니다만, 대개는 다양한 멜로디 라인 형성을 위해 가장 많은 수가 배치되는 샘플 계열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멜로디 라인 샘플명은 언뜻 들어봐도 꽤 귀에 익숙한데요. 전자음악의 대표적 악기인 신시사이저(synth 혹은 syn), 대표적 건반 악기인 키보드(key)와 피아노(piano), 트럼펫 같은 브라스(brass), 현악기를 통칭하는 스트링(string)이나 기타(guitar 혹은 gtr) 같은 악기들이 멜로디 계열 샘플을 구성합니다. EDM 세션은 리듬과 전자음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신시사이저만 배치됐는데요. 다른 샘플 팩엔 다양한 악기 샘플이 포함돼 있으니 어떤 소리인지 확인해보세요.
요리를 멋지게 장식해 담아내면 더욱 먹음직스러워 보이듯 EDM의 묘미를 더욱 깊게 해주는 샘플은 FX 계열에 포함돼 있습니다. EDM 세션에선 맨 마지막 두 줄에 배치돼 있는데 사이렌 소리를 연상시키는 샘플이나 화려한 드럼 비트로 샘플과 샘플 사이를 연결해주는 효과 등 여러 재밌는 소리로 구성돼 있습니다. FX 샘플 이름은 대부분 큰 의미가 없지만 간혹 롤(roll)이나 필(fill) 등의 샘플은 화려한 드럼 비트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으니 혹시 샘플 이름에서 이 두 단어가 보이면 곡 구성이 바뀌는 부분 등에서 활용해보세요.
아쉽게도 EDM 세션 팩엔 포함돼 있지 않지만 보컬(vocal 혹은 vox) 계열 샘플도 있습니다. 여기엔 일반적(혹은 변조된) 사람 목소리가 포함돼 있죠.
지금까지 다양한 샘플 종류를 알아봤는데요. 요리를 할 때에도 재료의 맛을 미리 확인하고 최적의 조합을 찾아가듯 EDM 연주를 하실 때에도 미리 각 셀에 어떤 샘플이 들어 있고, 들었을 때 어떤 맛이 나는지 확인해두시는 게 좋습니다. ‘아, 이 샘플이 제일 신나니 클라이맥스에서 써야겠어’ ‘이 샘플은 뭔가 소리가 사라지는 느낌이 드니 곡 마지막 부분에 써볼까?’ 등을 미리 생각해놓으면 EDM 연주를 더 짜임새 있게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
단계 3_’조리 시간’ 즉석 카레는 3분, EDM은?
전 개인적으로 약간 덜 익은 라면을 좋아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푹 퍼진 라면을 좋아하는 분도 계시겠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상태의 라면을 끓이기 위한 최적의 조리 시간이 있듯 루퍼의 샘플을 켜거나 다른 샘플로 연결해 연주하는 것에도 최적의 타이밍이 있답니다. 이를 잘 설명해주는 동영상이 있어 우선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삼성인 끼룩끼룩] 사운드 캠프로 EDM 만들기
어떠세요? 샘플 조정 단위에 대해 감이 좀 오시나요? 네, 바로 가수 송대관씨가 애절하게 부르짖는 ‘네 박자’입니다. 기본적으로 샘플은 4의 배수에 해당하는 박자만큼의 길이를 갖고 있어 샘플의 흐름이 끊기지 않는 최소 연주 단위 역시 네 박자랍니다.
루퍼는 DJ가 네 박자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화면 우측에 네 박자마다 한 바퀴씩 도는 박자 표시기를 갖고 있습니다. 또한 각 셀의 테두리를 따라 돌아가는 작은 점선 역시 DJ가 샘플이 연주되고 있는 상태와 샘플을 중지하고 다른 샘플로 바꿀 시점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샘플 팩은 대부분 △네 박자 샘플은 점선 흐름이 12시 방향에 올 때마다 △여덟 박자 이상의 샘플은 3시?6시?9시?12시 방향에 올 때마다 다른 샘플로 연결하면 가장 듣기 좋은 형태로 구성돼 있으니 연주하실 때 점선 흐름도 적극적으로 살펴보세요.
단계 4_’코스 요리’ 심장마비 없는 댄싱 타임!
맛있는 요리는 한꺼번에 먹어도 좋지만 세심하게 구성된 코스로 즐길 때 그 기쁨이 배가됩니다. 여러 샘플을 조합해 즐거운 리듬과 멜로디를 계속 들려주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지만 EDM 역시 적절한 순서와 구성으로 연주한다면 청중들의 ‘댄스 혼’이 더욱 강하게 불타오르게 할 수 있겠죠? 이번엔 ‘젊은이도 아재도’ 무리 없이 즐길 수 있는 EDM 구성법을 알아보겠습니다.
EDM은 (연주자와 곡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대개 ‘인트로(intro)-빌드업(build up)-드롭(drop)-브레이크다운(break down)-빌드업(build up)-드롭(drop)-아웃트로(outro)’ 구조로 이뤄집니다. 각 용어의 의미, 하나씩 살펴볼까요?
인트로는 곡의 진입 구간입니다. DJ는 이전 곡과 새로운 곡의 믹싱 작업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청중에겐 곡의 빠르기에 대한 감을 잡고 비트를 맞춰갈 수 있도록 ‘드럼 중심 리듬 비트’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도 킥 하나, 혹은 킥 하나와 드럼 요소 하나를 선택해 인트로를 만들어볼까요? 위 사진은 킥과 심벌즈를 조합해 만든 인트로 구간입니다. 청중들이 준비운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16박자나 32박자 정도의 샘플을 재생해주세요. 신나는 드럼 비트 덕에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흔들리시지 않나요?
‘점점 커지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빌드업 구간은 말 그대로 악기(샘플)를 조금씩 쌓아가며 분위기를 점차 고조시키는 부분입니다. 인트로가 준비운동이라면 빌드업은 운동 강도를 점차 높여가며 클라이맥스에서 마음껏 끼를 발산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빌드업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오늘은 베이스를 더해 리듬감을 살린 후 신시사이저를 하나씩 쌓아가며 분위기를 올려가겠습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여러 가지 빌드업을 시도해보세요.
자, 드디어 DJ도 청중도 모든 걸 쏟아 부을 시간입니다. 곡의 핵심부이자 DJ가 곡을 통해 표현하려는 테마를 담고 있는 드롭, 혹은 메인(Main) 구간인데요. 빌드업을 통해 쌓아 올린 에너지를 ‘마치 롤러코스터가 떨어지듯 한 번에 다 터트리는’ 구간이란 의미에서 드롭이란 명칭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청중이 흥분의 도가니에서 모든 걸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우리도 갖고 있는 샘플을 총동원, 신나게 연주해볼까요? FX도 적절히 섞어간다면 한층 좋은 반응을 얻으실 수 있을 거예요.
모든 걸 하얗게 불태운 이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다음 드롭을 준비할 수 있도록 잠깐 쉬어가는 구간이 바로 브레이크다운입니다. 이 구간에선 드롭에서 마구 터트리던 샘플을 대부분 꺼버린 후 잔잔한 멜로디나 가벼운 드럼 비트로 곡을 연결해가며 다음 빌드업을 기약하게 되죠. 젊고 에너지 넘치는 청중이라면 좀 짧게, 기력이 달리는 청중이라면 좀 길게 유지하는 센스! DJ라면 꼭 기억하세요.
브레이크다운이 끝나면 다시 한 번 달릴 시간입니다. 대중가요로 치면 2절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을 텐데요. 진정한 클라이맥스 중 클라이맥스가 될 수 있도록 앞선 빌드업과 드롭보다 더 화려하게 구성해주시면 청중에게 더 큰 즐거움을 안길 수 있겠죠?
아웃트로는 곡을 마치고 다음 곡으로 빠져나가는 구간입니다. 두 번째 드롭에서 샘플 요소를 하나씩 빼나가며 다음 곡으로 자연스레 이어질 수 있도록 드럼 비트를 남겨주시면 드디어 하나의 EDM 곡 연주가 완료됩니다. 아웃트로는 다음 곡과의 믹싱 편의를 위해 비트로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DJ의 개성에 따라 멜로디나 FX 효과 등을 부여해 한층 창의적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요령이 좀 생긴다면 여러분 나름의 아웃트로를 한 번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단계 5_‘리허설’ 녹음, 미리 준비할수록 좋다
지금까지 EDM 실전 연주법을 살펴봤는데요. 막상 현장에서 바로 연주하려면 떨리기도 하고 ‘실수하진 않을까?’ 걱정되기도 합니다. 그럴 땐 미리 EDM을 연주해 녹음한 다음, 현장에서 재생해보세요. 몇 차례 실패한 후 겨우 성공한 도시락을 준비해 연인에게 건네듯 미리 준비한다면 실수를 고쳐가며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멋진 EDM을 선사할 수 있겠죠? 이 장에선 미리 녹음해둔 EDM 곡 편집에 유용한 방법을 몇 가지 알려드릴게요.
우선 실패한 부분을 잘라내는 법입니다. 연주를 하다보면 실수로 잘못된 샘플 연주가 포함될 수도, 나중에 들어보니 맘에 들지 않을 수도 있을 겁니다. 이런 부분은 멀티 트랙 레코더를 통해 지워버리는 게 가능합니다.
루퍼에선 다른 사운드 캠프 악기들처럼 위쪽 녹음 버튼을 눌러 오디오 트랙으로 저장하는 게 가능합니다. 위 사진은 이렇게 저장된 오디오 트랙을 멀티 트랙 레코더 상에서 보는 상태입니다. 실패 구간 제거 연습을 위해 우선 위 그림에 표시된 것처럼 5번?6번 마디가 연주 실수 구간이라 가정, 해당 구간을 제거한 후 7번 마디부터의 영역을 5번 마디 자리로 옮겨 연결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편집하려는 트랙을 한 번 터치하면 그림과 같이 아래에 하얀 줄이 생기면서 선택이 완료됩니다. 그런 다음, 상단 눈금 부분 중 잘라 버리고 싶은 5번 마디 시작 부분을 터치하면 현재 편집이 진행되는 곳을 나타내는 세로줄 형태의 시간 막대(Time bar)가 나타납니다. 그러면 오른쪽 아래 메뉴 버튼을 눌러 편집 가능한 메뉴를 열고 분할을 선택하는데요. 시간 막대 위치를 기준으로 트랙이 2개 영역으로 갈라지게 됩니다.
이때 두 개 영역이 모두 선택되는데 다시 두 번째 부분을 나눠주기 위해 선택을 풀어줘야 합니다. 화면의 빈 곳을 터치하면 트랙 선택이 풀리는데요. 다시 두 번째 영역을 한 번 터치해 해당 부분만 선택합니다. 시간 막대를 다시 분할할 위치인 일곱 번째 마디 앞으로 옮기고 메뉴를 열어 분할을 선택하면 총 세 부분으로 이뤄진 트랙이 완성됩니다.
이제 다시 화면 빈 곳을 터치해 선택을 해제한 후 (지워야 할 부분인) 가운데 영역을 터치, 선택해줍니다. 메뉴를 열고 ‘지우기’를 선택하면 해당 영역이 사라집니다.
이제 일곱 번째 마디에서 시작하는 영역을 터치해 선택하고 길게 누른 후 5번 마디 위치까지 끌어당겨주세요. 감쪽같이 보수 공사가 완료됩니다. 이제 자유자재로 실패한 부분을 정리하는 법을 배웠으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연주해보세요.
DJ들은 파티에서 여러 곡의 댄스 음악을 연결해가며 분위기를 만드는데요. 보통 이전 곡은 점점 소리가 작아지는 페이드 아웃(fade out)을, 새로 시작되는 곡은 점점 소리를 키워가는 페이드 인(fade in) 기법을 각각 적용하게 됩니다. 곡을 미리 녹음해 준비하는 경우, 사운드캠프 오디오 트랙에도 이런 페이드 인(아웃)을 적용하는 기법이 있어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먼저 페이드 인(아웃) 적용 영역을 터치해 선택하면 영역의 양쪽 끝에 노란색 삼각형이 생성됩니다. 이 삼각형이 바로 페이드 인(아웃) 구간을 정해주기 위한 핸들 역할을 하는데요. 길게 눌러서 원하는 위치까지 옮긴 후 놓으면 해당 구간에 페이드 인(아웃)이 설정됩니다. 간단한 방법으로 이전 곡과 다음 곡 사이의 부드러운 전환을 가져올 수 있으니 꼭 한 번 사용해보세요.
단계 6_‘응용 코스’ 전문 DJ 연주 빌려 오기
이번 장에선 전문가들이 미리 연주해둔 루퍼 연주곡 감상 요령을 알려드릴게요. “송년회 댄스 음악은 내가 준비하겠다”고 큰소리 쳤는데 시간도 없고 준비도 못하신 분이라면 내로라하는 전자음악 전문가들이 제공하는 루퍼 송 모드 내 ‘미리 보기’ 기능을 이용해보세요.
사운드캠프 루퍼는 앞서 EDM을 만들 때 사용했던 ‘패턴’ 모드와 고급 기능이 포함된 ‘송’ 모드 등 두 종류로 제공됩니다. 송 모드를 선택하시려면 루퍼 진입 후 샘플 선택 창에서 ‘송 모드(고급)’ 탭을 선택하시면 되는데요. 송 모드엔 패턴 모드의 샘플 팩을 제공했던 유명 샘플 제작 업체 루프마스터스(LoopMasters)가 제공하는 샘플 팩을 비롯, 국내 최고 전자음악 전문가들이 작곡? 연주한 샘플 팩<아래 참조>도 함께 제공됩니다. 갤럭시앱스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많이들 내려 받아 즐겨보세요!
송 모드는 최초 전문 뮤지션의 연주 내용을 게임처럼 따라 하며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습니다. 다행히 좋아해주는 사용자 수가 느는 추세인 데다 유튜브에 자신의 연주 영상을 올려주시는 분도 계신데요. 사운드캠프 개발진도 예상치 못한 게 하나 있었습니다. 작곡자들이 미리 연주, 저장해둔 ‘미리 보기’ 모드를 통해 연주 그 자체를 즐기시는 분이 많다는 사실이었는데요. 여전히 루퍼로 음악 만드는 일이 어렵게 느껴지신다면 우선 송 모드 내 ‘미리 보기’ 기능을 활용해 곡 자체를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송 모드 샘플 팩에서 ‘미리 보기’ 아이콘을 선택하셨다면 위 사진처럼 생긴 화면에 진입합니다. 미리 보기 하시려면 ‘재생’ 버튼만 눌러주세요.
사운드캠프의 송 모드는 (패턴 모드에선 제공되지 않던 ‘라이트 패턴’이란 시각 효과도 갖고 있으므로) ‘듣는’ 즐거움뿐 아니라 ‘보는’ 즐거움도 누리실 수 있습니다.
에필로그_연말연시, 너무 ‘드롭’ 하지 마세요!
드디어 이번 칼럼을 마무리 지을 시간이 됐습니다. 이번 기회에 원래 EDM을 좋아하시던 분은 루퍼로 연주를 즐기시고 EDM을 잘 모르셨던 분은 조금이나마 EDM과 친해지시길 바랍니다.
박자 감각이 젬병인 제겐 음알못 외에 ‘춤신춤왕(춤을 지독하게 못 추는 사람)’이란 칭호도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재’로 불리는 게 자연스러운 나이까지 살아오면서도 EDM이나 댄스 장르와는 지독히도 인연 없이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번 칼럼을 준비하며 EDM을 여러 곡 찾아 듣고 댄스 음악 관련 책도 읽으며 조금이나마 그런 음악에 정이 든 것 같습니다. 춤신춤왕인 주제도 잊고 EDM을 들으며 출근 버스를 기다리다 살짝살짝 스텝을 밟아보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죠. 여러분도 제 칼럼과 함께하시는 동안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즐길 수 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남은 일정은 너무 드롭만 하지 마시고 브레이크다운과 빌드업도 적절히 섞어가며 여유롭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럼 전 2017년 정유년 새해에 또 즐거운 음악 얘기로 찾아뵐게요. (새해 소원 비시는 김에 시간이 남으시면 ‘음알못 아재가 삼성전자 뉴스룸 임직원 칼럼니스트로 장수할 수 있게 해주세요’ 같은 소원도 하나 끼워서 빌어주세요. 만사형통하실 겁니다, 하하!)
☞오늘 소개해드린 루퍼 사용법을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아래 뉴스룸 기사, 혹은 사운드캠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와 있는 튜토리얼 영상(한글 자막 제공)을 참조하세요.
사운드캠프 200% 활용 팁_②루퍼만 알면 나도 어엿한 ‘리믹서’ <上>기본 편
사운드캠프 200% 활용 팁_③루퍼만 알면 나도 어엿한 ‘리믹서’ <下>고급 편
유튜브 공식 튜토리얼(Looper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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