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앱 생활,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모바일 검색 시간 단축 앱 블루렌즈∙핑고 만든 ‘블루핵’

201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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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뉴스룸이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스마트한 앱 생활,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모바일 검색 시간 단축 앱 블루렌즈∙핑고 만든 ‘블루핵’

‘블루핵(BlueHack)’ 사무실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다. 반가운 손님이라도 기다리듯 활짝 열려 있는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정면 벽에 걸려 있는 두 개의 시계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오후 3시 40분을, 다른 하나는 오후 11시 40분을 각각 가리키고 있었다. “한국과 미국 실리콘밸리의 현재 시각을 나타낸다”는 누군가의 설명에서 “우리의 경쟁 상대는 한국이 아니라 (실리콘밸리 소재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에 있다”는 패기가 느껴졌다.

 

‘스마트폰 검색 분야의 지식그래프’가 나타났다!

아닌 게 아니라 삼성전자 출신 스핀오프 스타트업 블루핵은 ‘시간’ 개념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주력 아이템인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블루렌즈(BlueLens)’와 ‘핑고(Fingo)’부터가 그렇다. 두 제품 모두 ‘보다 빠르고 편리하게 앱을 쓸 수 있도록 돕는’ 앱이기 때문. 스마트폰을 한시도 놓지 못하는 현대인의 입장에선 시간 절약 측면에서 상당히 효과적일 수 있는 아이템이다.

“네이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검색하는 단어가 뭔지 아세요? 정답은 ‘다음’ ‘구글’ ‘유튜브’ 같은 인터넷 포털명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은 특정 검색어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 할 때 일단 가장 유명한 포털 A에 접속, 일단 ‘사이트 검색’을 실시합니다. A사이트로 가서 B사이트를 검색한 후 그제서야 B사이트로 넘어가는 식이죠. 자신이 정말 궁금해하는 키워드 검색 작업은 B사이트로 이동한 후 이뤄집니다. 잘 살펴보면 사이사이 생략 가능한 단계가 충분히 존재해요. 스마트폰에서 검색 기능을 자주 쓰는 사용자라면 그 시간만 아껴도 훨씬 효율적일 겁니다.”

윤영복 블루핵 대표에 따르면 블루렌즈는 이 같은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된 앱이다. 블루렌즈를 다운로드하면 뭔가를 검색하고자 할 때 앱 첫 화면에 키워드만 넣으면 된다. 블루렌즈 초기화면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10개 사이트가 노출된다. 사용자가 이중 자신이 검색하고 싶은 사이트를 선택한 후 검색어를 입력하면 곧바로 해당 사이트에서 검색 결과가 떠오른다. 네이버를 택하면 네이버에서, 유튜브를 택하면 유튜브에서, 지도를 택하면 지도에서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키워드가 검색돼 나오는 식이다.

블루렌즈가 제공하는 검색 기능은 비단 ‘웹(web)’ 부문에 그치지 않는다. 사용자 스마트폰에 보유된 앱·연락처·바로가기 검색도 가능하다. 사용법도 전혀 복잡하지 않다. 초기화면 내 입력창에 ‘○○은행’이나 ‘△△톡’ 같은 특정 상호(브랜드)명, 사람 이름 등의 키워드만 입력하면 된다. 스마트폰 보급이 대중화되면서 스마트폰 사용자 1인당 보유 앱 개수가 대폭 증가한 걸 염두에 둔 상품인 셈이다.

2016년 4월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단말기에 다운로드한 앱은 대략 70개에서 100개 사이다. 그 수가 너무 많다보니 ‘당장 필요한 앱’을 찾으려면 한참 헤매야 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스마트폰에 기본적으로 탑재된 검색 기능을 사용하면 그나마 쉽지만 이 경우에도 한글∙영문 표기와 띄어쓰기 등을 정확히 반영해야 제대로 검색된다.

스마트폰 화면에 블루렌즈 앱을 실행시킨 모습. 앱 명칭은 ‘세상을 투명하게 내다보는 창’이란 뜻이다. 윤영복 대표는 “내가 삼성 출신이라 그런지 파란색(blue)을 워낙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스마트폰 화면에 블루렌즈 앱을 실행시킨 모습. 앱 명칭은 ‘세상을 투명하게 내다보는 창’이란 뜻이다. 윤영복 대표는 “내가 삼성 출신이라 그런지 파란색(blue)을 워낙 좋아한다”고 귀띔했다

반면, 블루렌즈에선 일반적인 키워드만 넣고 검색해도 미리 설정해둔 데이터베이스 분류에 따라 관련 앱이 줄줄이 검색돼 나온다. ‘인터넷으로 연결돼 외부에서 끌어오는’ 정보와 ‘스마트폰 단말기 내부에 저장된’ 정보를 동시에 검색, 사용자의 눈앞에 펼쳐 보인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스마트폰 내∙외부를 아우르는, 진정한 ‘통합 검색’이 가능한 것이다. 쉽게 말해 ‘정보 검색의 대명사’로 불리는 구글 ‘지식그래프’[1]의 개념을 스마트폰 안으로 옮겨온 셈이다.

(10의 18제곱인) 엑사바이트를 넘어 (10의 21제곱인) 제타바이트 규모로 온라인 정보가 소통되는 시대, 정보가 너무 많아지며 정작 필요한 정보는 찾을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기 십상이다. 지식그래프가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검색자의 경험과 대중이 많이 찾는 정보 관련 자료를 통합, ‘사용자 맞춤형 지식’을 제공하는 알고리즘이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볼 때 블루렌즈는 ‘스마트폰 검색 분야의 지식그래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블루핵의 또 다른 상품인 핑고는 일종의 ‘즐겨찾기’다. 앱을 포함, 사용자가 자주 쓰는 스마트폰 기능을 초기화면 속 팔레트에 숨겨둘 수 있도록 한 게 골자. 평소처럼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필요 시 왼쪽(혹은 오른쪽) 화면 속 반투명한 원을 손가락으로 튕겨내면 화면 위로 사용자가 담아둔 기능이 좍, 펼쳐진다.

핑고 앱을 실행시킨 모습. 핑고는 ‘손가락(finger)으로 화면을 가볍게 튕기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으로 곧장 이동할(go)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핑고 앱을 실행시킨 모습. 핑고는 ‘손가락(finger)으로 화면을 가볍게 튕기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으로 곧장 이동할(go)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스마트폰 쓰며 허비되는 시간, 차곡차곡 모으면?

스페셜리포트블루핵7

이상은 도널드 웨트모어(Donald Wetmore) 미국 생산성연구소(Productivity Institute) 박사의 계산을 정리한 것이다. 블루핵 사무실 한 편을 나란히 장식한 포스트잇 속 글귀 (“작은 행동이 큰 생각을 만든다”)를 보다 문득 웨트모어 박사의 주장이 떠올랐다.

블루렌즈와 핑고는 ‘티끌 모아 태산’이란 옛 속담의 지혜를 21세기 한복판으로 끌어왔다. 두 앱 모두 몇 초에서 몇 분까지의 짧은 시간을 절약해준다. 하지만 스마트폰 들여다보는 게 일상이자 취미인 사람들에게 이 시간의 총합은 결코 만만찮다.

물론 “촌각을 다퉈가며 빡빡하게 살자”는 게 블루핵의 기업 철학은 아니다. 실제로 접한 블루핵 사무실은 윤영복 대표의 넉넉한 미소 덕분인지, 곳곳에 놓인 간식거리 덕분인지 적당히 여유롭게 느껴졌다. 세상 편한 자세로 의자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인터뷰에 응하는 윤 대표의 태도도 그런 첫인상 형성에 단단히 한몫했다.

윤영복 블루핵 대표는 ‘긍정왕’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는 시종일관 싱글벙글 웃으며 “이 사업은 당연히 잘될 거고 성공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윤영복 블루핵 대표는 ‘긍정왕’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는 시종일관 싱글벙글 웃으며 “이 사업은 당연히 잘될 거고 성공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핑고를 처음 만든 건 지난 2013년이었어요. 당시 제 스마트폰은 갤럭시 S3였는데 화면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뿐더러 데이터도 한 손으로 다루기엔 너무 방대해 보이더라고요. 사실 그중 늘 쓰는 건 몇 개 되지도 않는데 말이죠. ‘화면 한쪽에 자주 쓰는 기능을 아주 작은 아이콘 형태로 만들어두고 필요할 때마다 팝업 형태로 튀어 오르게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알고리즘은 2012년 말부터 고민했고 이듬해엔 혼자 포토샵 기능을 익혀가며 아이콘을 조금씩 다듬었죠.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니 이내 흥미를 갖더군요. ‘함께 해보자’는 이도 하나둘 생겨났고요.”

 

앱과 앱 사이 자유롭게 넘나드는 ‘다리’를 놓다

일반적으로 ‘해커톤(hackathon)’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그래픽 디자이너 △인터페이스 디자이너 △프로젝트 디자이너 등 분야별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개발자들이 협력해 기량을 겨루는 행사를 뜻한다. 삼성전자도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연 2회 해커톤을 개최한다. 이름 하여 ‘블루핵 해커톤’이다. 지난 2012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2014년부터 그 규모가 ‘1박 2일 그룹 행사’로 확대됐다.

지난 2014년 7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블루핵 해커톤에 참여한 삼성전자 개발자가 밤새 구현한 프로토타입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지난 2014년 7월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블루핵 해커톤에 참여한 삼성전자 개발자가 밤새 구현한 프로토타입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고 있다

사내 해커톤 명칭과 윤영복 대표가 이끄는 스타트업 이름이 같은 건 우연이 아니다. 윤 대표 자신이 블루핵 해커톤 초기 멤버로 ‘작명 과정’에 관여했기 때문. “무선사업부에 근무하다 2014년 소프트웨어센터로 부서를 옮긴 후 기획 업무를 많이 했어요. ‘언젠가 홀로 서게 될 텐데 기술 측면만 알아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대회 명칭도 초기 멤버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던 중 떠올렸죠. 삼성을 상징하는 색 ‘블루’를 붙이고 ‘블루를 해킹할 수 있는 기술력을 키우자’는 취지에서요.”(웃음)

2012년 제2회 블루핵 해커톤에서 1등을 차지한 윤 대표는 이 즈음부터 창업을 본격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했다. 일단 사내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Lab, 이하 ‘C랩’)에서 출발했고 채 1년도 지나지 않아 스핀오프 대상으로 선정, 독립했다. 당초 ‘메인 아이템’은 핑고였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깔린 무수한 앱 중 자주 쓰는 몇 가지를 해당 앱 실행 없이 사용한다? 지극히 단순하고 사소해 보이는 서비스 같지만 사실 여기엔 모바일 앱 간 ‘딥링크(deep link)’ 기술이 숨어 있다. 딥링크는 특정 웹사이트 내에서 특정 콘텐츠로 곧장 연결해주는 기능을 일컫는 용어. 웹상에선 이미 구현돼 사용 중인 기술이어서 그 자체가 새로운 건 아니다. 핑고의 경쟁력은 이를 스마트폰에 채택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신개념 모바일 소프트웨어 2종(種)을 들고 세상 앞에 선 블루핵 구성원들. (왼쪽부터)이선혜∙김성환∙김희중 팀원, 윤영복 대표, 이건우∙신승영 팀원 ▲신개념 모바일 소프트웨어 2종(種)을 들고 세상 앞에 선 블루핵 구성원들. (왼쪽부터)이선혜∙김성환∙김희중 팀원, 윤영복 대표, 이건우∙신승영 팀원

여기까지만 설명하면 ‘대체 그게 무슨 기능이지?’ 고개를 갸웃거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https://news.samsung.com/kr/’은 삼성전자 뉴스룸 메인 화면의 링크다. 반면, ‘https://news.samsung.com/kr/%ec%8a%a4%ed%8e%98%ec%85%9c-%eb%a6%ac%ed%8f%ac%ed%8a%b8-%ec%86%8c%ed%94%84%ed%8a%b8%ec%9b%a8%ec%96%b4-%ec%84%b8%ec%83%81%ec%9d%84-%eb%b0%94%ea%be%b8%eb%8b%a4_%e2%91%a0-%ea%b2%80%ec%83%89%ec%8b%9c’는 삼성전자 뉴스룸 내 ‘스페셜 리포트’, 그중에서도 지식그래프를 다룬 회차 포스트로 연결해주는 딥링크다. 모바일 앱은 대개 부여된 권한이 명확하고 한정적이어서 다른 앱엔 관여할 수 없는 구조로 설계된다. 초기 모바일 앱에서 딥링크를 구현하기가 쉽지 않았던 건 그 때문이다. 하지만 2013년 구글에서 최초로 ‘모바일 앱 사이에서 다른 앱의 프로토콜을 불러올 수 있는’ 기능이 상용화됐다. 이후 앱 속 데이터에 접근하기 위한 기술은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이 속도로 계속 간다면 머지않아 모바일 환경에서도 앱 단위로 즐기던 콘텐츠 일체를 단말기 안에서 통합적으로 오가며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하나의 통합 검색 창을 통해 기기와 연결된 모든 링크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핑고에 적용된 딥링크 기술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간 형태다. 앱 내 콘텐츠를 단순히 불러오는 데 그치지 않고 앱 내 특정 기능을 꺼내 쓸 수 있도록 만든 것이기 때문. 원격 절차 호출, 즉 RPC(Remote Procedure Call)를 이용해 앱과 앱 사이에 다리를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조만간 앱과 앱 간 경계도 완전히 허물어질 전망이다.

 

“현대인에게 여유와 지혜 선사하는 기업 될 터”

세상 모든 정보를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좌우할 수 있는 세상이다.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기술 혁신’이며 ‘생활 혁명’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종종 블루렌즈나 핑고처럼 작은 서비스에 열광한다. 이유가 뭘까?

너무 바빠 잠깐의 시간이라도 아껴야 하는 사람,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그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린 되도록 불필요한 시간을 쓰지 않으려 한다. 불편한 방식으로 일하는 데 대한 거부감도 있다. 요컨대 조금씩 절약한 시간도 한데 모으면 제법 많은 시간이 되고, 그건 (활용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분명 자기계발에 유용한 토양으로 쓰일 것이다. 실제로 20세기 최고 석학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은 이렇게 말했다. “충분히 생각을 즐길 여유가 있다면 우린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지혜를 갖게 될 것이다.”

블루핵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과제를 접하는 내내 그런 지혜의 아우라 같은 게 느껴졌다. ‘삼성을 해킹한다’는 발칙한 발상 아래 서로 다른 개성을 지닌 채 모인 구성원들, 그리고 이제껏 만나본 그 어떤 스타트업 대표보다 긍정적이고 낙관적이었던 대표…. 블루렌즈와 핑고는 이들이 힘을 합쳐 빚어낸, 작지만 큰 성과였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멋쩍게 웃고 있는 블루핵 멤버들. 윤영복 대표는 “이 친구들 아니었으면 스타트업 만들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한 자연스러운 포즈를 취해 달라”는 요청에 멋쩍게 웃고 있는 블루핵 멤버들. 윤영복 대표는 “이 친구들 아니었으면 스타트업 만들 생각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루렌즈핑고, 여러분도 이용해보실 수 있습니다(단, 핑고는 오픈 베타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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