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숨기지 마세요
우울증은 매우 다양한 형태로 찾아온다. 가장 흔한 증상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우울한 기분, 혹은 흥미∙즐거움의 상실이다. 하지만 상당수의 환자는 △소화불량 △두통 △과(過)호흡 △흉부 압박감 △피로 등과 같은 신체 증상을 먼저 호소한다. 이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니라 내과나 가정의학과를 먼저 찾아가 검사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우울 증세는 개개인의 사회적∙문화적∙경제적 배경과 환경, 나이∙교육수준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인차가 매우 크다. 단적인 예로 어떤 환자는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쉽게 지치며 의욕이 심각하게 줄어 용모 치장이나 위생 관리에도 신경 쓰지 않은 채 하루 종일 누워서만 지낸다. 반면, 어떤 환자는 늘 초조해 하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 후자의 경우, 우울증 여부를 인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수 있다.
이렇듯 우울증은 천(千)의 얼굴을 갖고 있으므로 증상을 제대로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과 행동의 변화가 우울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를 적절하고 빠르게 발견, 치료하는 것만이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병적 우울, 정상적 우울과는 다르다
우울은 기쁨∙슬픔∙괴로움∙즐거움∙유쾌함∙불쾌함 등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일부다. 살며 단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다면 그것이야말로 질병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흔한 감정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울한 감정과 우울증은 분명 차이가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건 ‘기간’이다. 사업이나 입시 실패,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신체적 질병, 경제적 어려움이나 실직 상태의 지속 등 여러 부정적 사건의 반응으로 나타나는 우울일지라도 그 기간이 2주 이상 계속된다면 정상적 범위의 우울한 감정으로 보기 어렵다. 특정 종류의 스트레스 혹은 자극이라도 너무 오래 지속되면 받는 이에게 상당한 영향을 주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우울증도 마찬가지다. 우울이 거의 매일,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그 원인이 어느 정도 해소돼도 회복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신의학에선 이처럼 정상적 우울과 병적 우울을 구별하는 데 필요한 증상의 최소 지속 기간을 2주로 본다.
두 번째는 ‘심각도’다. 병적 우울은 정상적 우울에 비해 우울의 강도가 훨씬 더 크고 광범위하다. 환자는 단순히 기분이 침체됐다고 느끼는 걸 넘어 일상 생활 전반의 흥미와 활력, 의욕이 현저히 줄어든다. 심한 경우 스스로 무능력하고 살아야 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 자살까지 떠올리기도 한다. 수면∙식욕 장애도 심해 체중 감소나 불면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심각한 우울증은 시간이 지나도 저절로 회복되지 않다. 주변 사람들의 조언이나 관심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 특히 개인 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심각한 수준이다.
환자는 학교∙직장∙가정 등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도 적지 않다. 다시 말해 예전이라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었던 일도 자신감과 의욕을 잃고 주저하게 되며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곤 한다.
그 결과, 학생은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성적이 떨어지며 공부나 진학을 아예 포기하거나 우울한 기분을 비행 행동으로 나타낸다. 직장인은 업무 수행에 어려움을 겪어 실직할 수 있으며, 가정주부는 살림과 육아 등을 할 수 없어 가정 불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런 상황 변화가 거꾸로 스트레스 요인이 돼 우울증이 지속되고 심각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든다.
요컨대 병적 우울은 정상적 우울에 비해 그 증상이 훨씬 더 심각하고 오래 지속돼 일상 생활의 거의 모든 영역에 지장을 준다.
우울증보다 심각한 건 정신과에 대한 편견
우울증의 근본적 치료법은 약물 치료다. 최근 10여 년간 분자생물학과 정신약물학의 놀라운 발전으로 정신과 치료에선 가히 혁명적 발전이 있었다. 그 결과, 최근 출시되는 항우울제는 과거에 비해 부작용은 현저히 적으면서도 증상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다.
우울증은 대체로 치료가 잘 된다. 하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하기 쉬워 전문의와의 상의 아래 충분히 치료해야 한다. 약물치료 외에도 인지행동치료, 지지적 정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있다. 정신과에선 환자 상태에 맞춰 적절한 방법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인간의 감정과 생각은 뇌를 통해 이뤄진다. 우울증은 (감정을 매개하는)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나 노르에피네프린의 불균형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항우울제는 우울증에 관여하는 이 같은 신경전달물질을 정상화시켜 우울증을 치료한다. 여러 종류가 개발돼 있으며 환자의 상태와 특성에 따라 적합한 약을 주의 깊게 선택해야 한다.
정신치료적 방법으론 지지적 정신치료와 인지행동치료가 대표적이다. 지지적 정신치료란 정신과 치료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방법으로 스트레스 혹은 갈등 상황에서 환자가 보다 잘 적응하게 하고 건강한 문제 해결 방식을 택할 수 있도록 상담을 통해 돕는 것이다.
지지적 정신치료와 종종 함께 사용되는 인지행동치료는 ‘사람의 감정과 기분에 영향을 주는 인지(cognition) 오류는 교정, 치료할 수 있다’는 걸 전제로 한다. 애런 벡(Aaron Beck)에 의해 체계화된 인지치료(cognitive therapy)와 학습이론(learning theory)에 근거한 행동치료(Behavioral therapy)를 결합, 수행하는 방법이다.
애런 벡에 따르면 인지왜곡을 일으키는 특정 사고 형태와 우울증은 서로 연관돼 있다. 그는 “우울한 상태에 놓인 사람은 부정적 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중립적 사건도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우울감의 악순환에 빠지게 되므로 인지왜곡을 교정하면 우울증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우울증을 치료할 땐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하되, 지지적 정신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함께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우울증은 치료하면 비교적 잘 낫는 병이다. 하지만 정신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정신과 환자에 대한 낙인으로 인해 여전히 많은 이가 병원을 찾지 않고 병을 키운다. 우리나라 국민의 자살률이 세계 최고 수준이란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항우울제 처방은 28개 OECD 회원국 중 27위에 불과하다. 그만큼 우리나라 전반에 우울증 치료에 대한 편견은 뿌리 깊다. 우울증의 적극적 치료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자살 예방책이란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우울증을 떨쳐내기 위한 S헬스의 조언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 생활이 무척 중요하다고 하는데요. 꾸준히 운동하면서 수면과 휴식을 충분히 취해주면 큰 도움이 됩니다. 운동은 주 5회, 매회 30분 이상 지속하는 게 좋습니다.
자신이 얼마나 규칙적으로 생활했는지, 수면 패턴은 어땠는지 점검하기란 결코 쉽지 않은데요. 그럴 땐 S헬스에게 ‘SOS’를 요청해보세요. 지난달 새롭게 업데이트된 S헬스 4.7 버전은 사용자의 활동 시간과 수면 습관, 카페인 섭취량 등을 분석해 주간 분석 리포트를 보내준답니다. S헬스 주간 분석 리포트를 통해 지난 한 주 생활을 돌아보고 보다 건강한 한 주를 준비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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