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단 하나뿐인 우리 할머니 이야기

2017/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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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우연히 할머니와 손주가 함께 걸어가는 모습을 볼 때면 언제나 마음 한편이 푸근해집니다. 그 모습은 어떤 가족이나 비슷해서 할머니는 잠시도 쉬지 않고 손주를 바라보며 이야기를 거는데, 아이는 딴청을 부리고 제 하고 싶은 데로 하죠. 마치 영화 <집으로>의 한 장면처럼, 철없는 손주의 말썽에도 묵묵히 이어지는 할머니의 ‘내리사랑’은 언제나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데요. 한편으론 이런 생각이 듭니다. ‘저 아이가 자라면, 그 기억 속에 할머니는 어떤 모습일까요?’ ‘손주 키운 공은 없다’는 옛 속담처럼, 아이가 자라 자신의 삶을 찾아갈수록 할머니에 대한 마음을 잊어가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결코 그 ‘인연’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더는 할머니를 만날 수 없는 순간이 되면 ‘큰 후회’로 다시 찾아오곤 합니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여러분께 들려드릴 삼성전자 임직원 사연 공모<회사와 나의 인연> 2번째 이야기는 바로 그 ‘할머니와의 이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인연의 매개체가 되어준 ‘회사’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인연 이야기 2부. ‘손주를 향한 할머니의 마지막 선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시죠.

가슴 따뜻한 인연이 머무는 곳 회사와 나의 인연

할머니, 나의 할머니

저는 올해 2월에 삼성전자에 입사한 신입사원입니다. 회사 합격 통지를 받고, 신입 연수에 들어가기 전날, 평소 저를 예뻐해 주신 할머니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할머니 댁을 찾았습니다. 말쑥하게 양복을 입고 찾아간 그 자리, 할머니를 뵙자마자 큰절을 올렸습니다. 할머니는 손자가 좋은 회사에 들어갔다며, 너무나 좋아하셨습니다. 저는 이제껏 그보다 밝은 할머니의 미소를 본 적이 없습니다.

한 달간 다른 지역에서 연수를 하게 되었다고 말씀을 드리자, 할머니께서는 손자가 혹시 추울까 하는 마음에 두꺼운 양말을 한 가득, 비닐봉지에 담아 제 손에 쥐여주셨죠. 그리고는 옛날 저희 아버지가 신입사원 연수를 받던 시절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느이 아버지가 처음 회사에 들어간다고 했던 날, 눈이 그렇게나 많이 와서는 발이 푹푹 빠져서 제대로 출근하기도 힘들었지.”

할머니에게 듣는 아버지의 이야기는 조금 떨리고 두렵던 제 마음을 어느 정도 진정시켜주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버지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는 게 저에게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할머니의 응원에 힘입어 저는 몸 건강하게 다녀오라는 할머니의 말씀을 뒤로하고, 씩씩하고 사회로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낯선 곳에서 밤잠을 줄여가며 진행된 신입 연수는 생각보다 더 힘이 들었지만, 할머니께서 주신 두꺼운 양말 덕에 밤이면 항상 따뜻하게 잠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연수원 생활에 적응해가던 2주 차의 어느 날, 밤새 과제를 마치고 방에 들어온 저는 한 통의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집을 나설 때까지만 해도 웃으며 저를 배웅해주셨던 할머니였기에, 저는 더욱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바로, 연수 전날 할머니께 보여드렸던 그 양복을 입고, 연수원을 나섰습니다. 장례식장에 도착해, 친지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할머니께서는 이전에도 가슴에 통증을 느끼고 계셨지만, 제가 찾아뵐 때면 아픈 내색 한 번을 하지 않으시고 항상 밝게 저를 맞으러 나오셨다고 합니다. 전화를 받고부터 너무 큰 충격에 나오지 않던 눈물이, 그제서야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께선 병상에 누워 계실 때조차도 몇 번이고, 남들은 쉽게 들어가지 못하는 큰 회사에 붙은 제가 대견하다고 하시며, 손자가 연수원에서 고생하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하셨다고 합니다. 저는 몰랐던 할머니의 손주 사랑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화장이 끝나고 큰아버지는 제게 할머니가 저에게 남기신 봉투를 건네주셨습니다. 할머니가 서랍장에 고이 간직하던 그 봉투 속에는 제가 사회에 나갈 날을 위해 매일 상추와 깻잎을 팔아 조금씩 모아두신 할머니의 쌈짓돈이 들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돈을 보태 회사 주변에 작은 자취방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할머니께서는 더 이상 저와 함께 하지 않으시지만 따뜻한 양말을 볼 때면, 그리고 할머니의 사랑으로 만들어진 저의 작은 보금자리에서 출근 준비를 할 때마다, 마지막으로 할머니께 대견한 손자가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할머니와의 인연을 행복하게 간직할 수 있게 할머니의 마지막 함박웃음을 선물해준 삼성전자와의 인연 역시 소중하게 지켜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효겸(NRD설비기술그룹)

 

부모님이나 할머님의 ‘내리사랑’은 한없이 커서, 마치 공기처럼 그 소중함을 모른 채 당연하다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결국 잃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될 때도 있죠. ‘첫 직장’이라는 새로운 인연을 만난 순간, 깨달은 할머니와의 소중한 인연 이야기, 카드뉴스로 만나볼까요?

 

*본 기사는 <LiVE 공모전 2탄: 회사와 나의 인연>의 사연 중 일부를 재구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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