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고화질 카메라의 ‘카툭튀’ 줄이기 위한 삼성전자 개발진 이야기
모바일 기기에 달린 손톱만 한 카메라 렌즈의 혁신이 예사롭지 않다.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2019년에 1억 800만 화소, 2021년 9월에 2억 화소 이미지센서(CIS)를 선보이더니 최근 또 한 번 ‘세상에서 가장 작고, 성능은 업그레이드된 0.56㎛(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픽셀 2억 화소 이미지센서’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독자적인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상에 없던 수준의 고화소 이미지를 만들어 이미지센서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는 삼성전자. 업계 최소 크기인 0.56㎛ 픽셀 2억 개를 탑재한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아이소셀(ISOCELL) HP3’의 양산 예정 소식을 알리며, 2억 화소 모바일 이미지센서의 본격 개막을 예고했다.
전작을 발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또다시 놀라운 기술 혁신을 이룬 개발 배경은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뉴스룸이 신제품 ‘아이소셀 HP3’의 주역인 시스템 LSI사업부와 반도체연구소의 개발진, 기명오 님과 최성수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 작고 더 강력해졌다’ 업계 최초 0.56㎛ 픽셀 상용화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주는 시스템반도체다.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노트북, 자동차 등 카메라가 있는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간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발표한 ‘아이소셀 HP3’는 0.56㎛ 픽셀 2억 개를 1/1.4인치 옵티컬포맷[1] 크기에 구현한 이미지센서다. 다시 말해, 업계에서 가장 작은 크기인 0.56㎛ 픽셀 2억 개가 모여 있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매년 픽셀 크기를 업계 최소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해왔다. 근본적으로 픽셀 크기를 줄이는 기술이 중요한 건 왜일까? 기명오 님은 “단위 픽셀이 작아질수록 센서와 모듈의 크기가 물리적으로 작아져 렌즈 크기와 두께도 최소화된다. 소위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옴’의 줄임말)’와 같은 디자인 방해 요소가 없어지고, 또 전력 소모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아진 픽셀에서도 고품질의 촬영 결과물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것.
첨단 기술이 집약된 ‘아이소셀 HP3’는 전작 ‘아이소셀 HP1’ 대비 픽셀 크기가 12% 작아져 모바일 기기에 탑재할 카메라 모듈 면적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 픽셀 크기는 줄였지만, 전자저장용량(FWC)은 극대화하고, 감도 손실은 최소화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또 전화소 자동 초점 기능과 고속 동영상 동작에 유리한 성능을 탑재하고, 색 표현력도 강화했다.
독자 기술력으로 빛 흡수량↑, 포토다이오드 용량↑
일반적으로 픽셀 크기가 작아지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줄어들고, 인접한 픽셀 간 간섭현상이 증가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세상에서 가장 작은 픽셀 크기를 만들면서 성능은 더 높일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일까? 기명오 님은 “삼성전자가 확보하고 있는 독자적인 기술력 덕분이다. 더욱 작아지는 소자에서 원하는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0.56㎛에서 고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독자 기술인 ‘풀 뎁스 DTI(Full Depth Deep Trench Isolation)’ 공법을 적용해 픽셀 간 물리적 벽을 더 얇고 깊게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이소셀의 핵심 기술인 DTI는 픽셀과 픽셀 사이에 절연부를 형성하는 공법이다. ‘격리 벽’의 역할을 통해 빛의 손실을 막고 광학 성능을 향상시킨다. 최성수 님은 “쉽게 말하자면, 옆방과의 벽간 소음은 벽체가 얇을수록 커지는데, 벽체를 더 얇게 하면서도 소음 방지는 그대로 유지하려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라고 설명했다.
픽셀 사이의 절연부가 커질수록 빛의 손실도 커지므로, 더 얇고 더 깊은 실리콘 벽을 만들어 감도를 높이고 혼색(crosstalk)[2]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라는 것. 삼성전자는 0.56㎛ 픽셀에 이 공법을 적용해 빛의 흡수량은 높이고, 포토다이오드(PD) 용량은 극대화했다. 따라서 기존 대비 작아진 수광부 면적에서도 단위 면적당 광량을 유지하고 처리하면서 광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돼 초고형 픽셀 상용화가 가능해졌다.
2억 개 모든 픽셀에 자동 초점 기능… 속도·정확성 높여
‘HP3’에 처음 적용된 ‘슈퍼 QPD(Quad Phase Detection)’ 기술은 자동 초점 픽셀 밀도를 100%까지 끌어올려 2억 개의 모든 픽셀이 초점을 잡을 수 있도록 했다. ‘슈퍼 QPD’는 4개의 픽셀마다 하나의 렌즈를 적용해 피사체의 좌-우-상-하 위상차를 모두 측정할 수 있게 지원함으로써 이전보다 빠르고 정확한 자동 초점 기능을 제공한다. 어두운 상황에서도 자동으로 초점을 정확하게 맞춰줄 뿐 아니라, 줌인(zoom in)해도 고화질이 유지된다.
픽셀 크기가 작으면,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불리하지 않을까? 최성수 님은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4개 혹은 16개의 인접 픽셀을 조합해 하나의 큰 픽셀처럼 동작시키는 독자 기술인 ‘테트라 스퀘어드 픽셀(Tetra2Pixel)’ 기술을 업그레이드해서 적용했다”고 말했다. 한층 발전된 이 픽셀 조합 기술로 화각 손실 없이 초당 30프레임의 8K 초고해상도 또는 120프레임의 4K 고해상도 촬영을 지원한다. 무엇보다 사진 촬영과 동일한 화각에서 초고해상도 8K 영상 촬영까지도 가능하다.
반대로 햇빛이 너무 쨍한 순간에도 촬영이 쉽지 않은 법. 기명오 님은 “빛이 과하게 많거나 적을 때, 사람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촬영을 하려면 다이내믹 범위(dynamic range)[3]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두 개의 컨버전 게인(conversion gain)을 활용한 ‘스마트 ISO Pro’ 기술과 노출이 다른 프레임 3장(짧은 노출, 중간 노출, 장시간 노출)을 합성하는 ‘스태거드 HDR(Staggered High Dynamic Range)’ 기능을 활용해 조도 차이가 큰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HDR(High Dynamic Range)[4] 촬영을 지원, 최적의 결과물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기술적 한계 극복과 빠른 개발 속도의 배경에는 ‘협업’
‘아이소셀 HP3’ 개발 과정에는 다양한 기술적 난제들이 있었을 터. 최성수 님은 “‘슈퍼 QPD’ 기술을 탑재한 첫 제품이라 기존의 FDTI(Front Deep Trench Isolation)에 없는 새로운 구조를 적용하느라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었고, 단계별로 예기치 못한 이슈들도 발생했었다”고 회상했다. 이러한 까다로운 개발 과정에서도 전작을 선보인 지 1년이 채 되지 않아 신제품이 발표됐다. 빠른 개발 속도의 배경을 묻자, 두 사람 모두 ‘협업’을 꼽았다.
기명오 님은 “기술 이슈들이 생길 때마다 팀 내는 물론, 사업부 간, 해외 연구소까지 긴밀하게 교류하며 대응했고, 센서 담당들뿐 아니라, 반도체연구소의 메모리, 로직 칩 등 다양한 상위 제품의 공정 노하우까지 더해지면서 시너지가 발생했다”며 “이번 신제품은 설계, 픽셀, 솔루션, 제품기술, 공정, 알고리즘 등 Sensor선행개발팀 내 모든 그룹과 반도체연구소, Pixel개발팀, 파운드리, 인도연구소(SSIR)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여러 부서가 One Team으로 밀착 협업한 사례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기술력 차이에 자부심… 이미지센서 시장 선도할 것
이미지센서 시장이 카메라 수요 증가와 관련 제품 다변화에 힘입어 급격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 전망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픽셀 미세화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차세대 모바일 이미지센서 시장의 카메라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업계 최초 ‘0.56㎛’ 미세 픽셀로 2억 화소의 대중화를 이끈 기술의 주역인 두 사람에게 소감을 물어봤다.
최성수 님은 “이미지센서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앞으로도 미세 픽셀 기술을 우리가 이끌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했다. 이어 기명오 님은 “이미지센서의 활용처는 스마트폰 외에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자동차 산업 등 미래 산업에서 더욱 무궁무진하기에 독자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 기술과 시장을 선도해갈 것”이라며 미래에 대한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로 ‘초소형’과 ‘고화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고 평가받는 삼성전자. 사용자에게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아이소셀 이미지센서의 다음 혁신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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