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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D 디스플레이의 게임체인저…‘스페이셜 사이니지’ 탄생 비화

2026/03/30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 최대 디스플레이 전시회 ‘ISE 2026’.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디스플레이가 있다. 52mm의 슬림한 두께에 화면 속 제품이 360도 회전하며 마치 눈 앞에 실제로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별도의 3D 안경도 필요 없다.

▲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

삼성전자가 선보인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Spatial Signage)’는 IFA 2025와 CES 2026, ISE 2026에서 연이어 주요 어워드를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 이면에는 상상을 현실로 구현하기 위한 여러 부서 간 치열한 고민과 소통의 과정이 담겨 있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선종구, 남유진 프로와 삼성리서치(SR) 이창건 프로, CDO(Corporate Design Office) 정은빛 프로가 함께 만들어낸 혁신의 여정을 들여다봤다.

스페이셜 사이니지, 새로운 시각 경험을 제시하다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는 시장의 요구가 커지면서 새로운 디스플레이 솔루션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선종구 프로는 “최근에는 LED를 활용한 초대형 아나모픽(Anamorphic) 콘텐츠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시각 경험에 대한 니즈가 대두되는 추세”라며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기존 사이니지보다 더 큰 공간이 필요하고, 3D 전용 콘텐츠를 별도로 제작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선보인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별도의 3D 안경이나 두꺼운 홀로그램 박스 없이도 몰입감 있는 3D 입체감을 구현해 다양한 환경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며 “여기에 전용 콘텐츠 제작 비용 부담을 줄이고, 기존 사이니지와의 통합 사용성까지 고려해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몰입감 있는 3D 입체감을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
▲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몰입감 있는 3D 입체감을 통해 고객 경험을 혁신한다.

혁신적인 사용 경험을 위해서는 기술적인 뒷받침이 필수다. 정은빛 프로는 “새로운 사이니지 경험에 대해 고민하던 중 삼성리서치에서 연구중인 기술을 접하고 B2B 환경에 적합한 3D 사이니지를 구현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며 “이후 삼성리서치, VD 사업부와 함께 본격적으로 기술을 고도화하며 사업화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탄생 비하인드를 밝혔다.

안경 없이 즐기는 생생한 입체감…무안경 3D의 한계를 허물다

스페이셜 사이니지의 핵심은 ‘3D 플레이트 기술’이다. 이창건 프로는 “디스플레이와 광학 소자를 결합해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보내고, 뇌에서 이를 3차원으로 인지하도록 만드는 양안 시차의 원리를 적용한 것”이라며 “보는 방향에 따라 그림이 다르게 보이는 스티커가 3D 플레이트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원리를 설명했다.

3D 플레이트는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보내 뇌에서 이를 3차원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양안 시차의 원리를 적용했다.
▲ 3D 플레이트는 왼쪽과 오른쪽 눈에 서로 다른 영상을 보내 뇌에서 이를 3차원으로 인지하도록 하는 양안 시차의 원리를 적용했다.

그는 이어 “기존 무안경 3D의 화질, 시야각 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입체 영상 표현 방식을 제시한 것”이라며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시청 대상을 고화질 2D로 선명하게 표현하고, 그 배경을 3D 플레이트로 입체감 있게 구현해 3D 몰입감과 화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85형이라는 초대형 3D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3D 플레이트는 렌티큘러 렌즈와 3D 영상을 재생할 수 있는 인쇄물이 결합해 만들어지는데, 한 번 제작되면 수정이 불가능하다.

85형 초대형 3D 디스플레이의 탄생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 노하우가 있다.
▲ 85형 초대형 3D 디스플레이의 탄생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혁신적인 기술 노하우가 있다.

이 프로는 “설계치와 실제 제작 형상 사이에 발생하는 오차를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으면 화면 속 배경이 뭉크의 ‘절규’처럼 울렁거리게 표현된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렌즈 제작 시 발생한 오차를 즉각 식별할 수 있는 특수 패턴을 고안해 냈다”고 극복 과정을 설명했다. 특수 패턴 인쇄물을 렌티큘러 렌즈와 결합해 오차 발생 정도를 즉시 확인하고, 이를 인쇄 조건에 반영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얇은 두께로 깊은 공간감을 확보하는 것 역시 핵심 과제였다.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3~4mm 두께의 얇은 3D 플레이트를 적용해, 마치 화면 안에 500mm 수준의 깊이감을 가진 박스가 있는 듯한 공간감을 구현해낸다. 남유진 프로는 “얇은 광학 소재로 깊이감을 구현하다 보니 렌즈의 광학적 설계와 신뢰성 검증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문제 해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난관이 많았지만 수많은 아이디어를 통해 결국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자랑했다.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3~4mm의 얇은 두께로 500mm 수준의 공간감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 수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3~4mm의 얇은 두께로 500mm 수준의 공간감을 구현하는데 성공했다.

물리적 한계와의 싸움도 치열했다. 남유진 프로는 “초대형 3D 플레이트가 중력 때문에 처지면서 얼룩이 발생하거나, 버티컬 렌즈 사용 시 ‘모아레 현상’이라 불리는 물결무늬의 고주파 반복 패턴이 나타나는 등 끊임없는 한계에 부딪혔다”며 “다양한 부서와의 긴밀한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 끝에 탄생한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새로운 사이니지 경험을 선사한다.
▲ 다양한 부서와의 협업 끝에 탄생한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새로운 사이니지 경험을 선사한다.

디자인 노하우의 집약…상상 속의 3D를 현실로

기술은 갖춰졌다. 이제 실제 사용자에게 와닿는 직관적인 몰입감을 부여하는 것은 디자인의 역할이다. 정은빛 프로는 “85형의 대형 스크린에서 입체감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3D 플레이트의 이미지를 디자인하고, 원근감과 그림자 같은 3D 요소를 강화하는 영상 처리 기술을 가이드로 만들었다”며 “그간의 노하우를 쏟아 부은 집념의 결과물”이라고 자랑했다.

그 결과 3D 플레이트에는 정교하게 계산된 선과 면, 그라데이션 배경이 구현됐고, 전면의 2D 콘텐츠에는 배경의 깊이감에 맞는 조명(라이팅)과 그림자, 원근감을 더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는 3D 프로그램 속에 존재하던 가상의 이미지를 실제로 구현해내는 과정과 같았다”며 “치열한 고민 끝에 완성된 시각 요소 하나하나에 애착이 간다”고 미소를 보였다.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3D 플레이트의 이미지 디자인부터 조명과 원근감까지 삼성전자의 디자인 역량을 쏟아 부은 집념의 결과물이다.
▲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3D 플레이트의 이미지 디자인부터 조명과 원근감까지 삼성전자의 디자인 역량을 쏟아 부은 집념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컨셉을 구체화하는 작업은 예상보다 까다로웠다. 정 프로는 “일반적인 디자인은 단일 이미지를 사용하면 되지만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생성된 이미지를 머리카락 굵기보다 얇은 마이크론(µm) 단위로 분할해서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분할된 이미지의 결과까지 고려하며 배경 이미지를 생성해야 하는 것이다. 그는 “광학이나 기술에 대한 디테일한 이해 없이는 제작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직접 광학 원리를 공부하고 습득해 가며 이미지를 생성한 끝에 지금의 공간감을 연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일상으로 확장되는 스페이셜 사이니지의 가능성

세 부서의 긴밀한 협업 끝에 탄생한 스페이셜 사이니지. 이제는 단순 디스플레이를 넘어 우리 일상 곳곳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다양한 리테일 환경에서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 출시된 85형 모델에 이어, 연내 32형, 55형 등 다양한 크기로 라인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삼성 VXT를 사용하면 입체감 있는 스페이셜 사이니지용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
▲삼성 VXT를 사용하면 입체감 있는 스페이셜 사이니지용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다.

남유진 프로는 “스페이셜 사이니지가 설치된 카페 앞을 지날 때면 늘 사람들의 시선이 디스플레이 화면에 잠시 머무르는 것을 느낀다”며 “새로운 시즌 메뉴나 이벤트를 많은 이들에게 보다 유쾌하게 알릴 방법을 고민 중인 카페나 프렌차이즈 매장에게 삼성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상업용 디스플레이 전용 솔루션인 ‘삼성 VXT(Samsung Visual eXperience Transformation)’를 활용하면 일반 사이니지 뿐만 아니라 스페이셜 사이니지에 최적화된 입체감 있는 콘텐츠 제작도 용이하다.

선종구 프로는 “삼성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현재 리테일 시장뿐만 아니라 유럽 교육 시장의 3D 시청각 솔루션, 대형 피트니스 체인의 버추얼 PT 솔루션, 국내 테마파크의 증강현실 대기 공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사용성을 확대하고 있다”며 “혁신 디스플레이 제품과 솔루션을 통해 삼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상업용 디스플레이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나갈 것” 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경험으로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자랑한다.
▲ 스페이셜 사이니지는 혁신적인 디스플레이 경험으로 무궁무진한 활용성을 자랑한다.

무안경 3D 기술로 새로운 시각 경험을 제시한 스페이셜 사이니지. 다양한 공간에서 일상의 디스플레이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갈 삼성전자의 다음 혁신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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