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제품 발전 이끈 혁신적 발명품 세 가지 <연재 끝>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 제품들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딱’ 내려온 것은 아닙니다. 지난 수백년 동안 과학자들이 치열하게 고민하고 연구해온 결과가 모여 만들어진 것이죠. 스마트폰에도, 생활필수품 냉장고에도, 여가 시간을 함께하는 TV에도 과거 위대한 발명가들이 이룩한 업적들이 곳곳에 숨어있습니다. ‘S/I/M에서 만난 삼성전자 이야기’ 마지막 편인 오늘은 18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대별로 현대에 큰 영향을 끼친 혁신적인 발명품을 소개해 드리며 연재를 마치겠습니다.
18세기 – 라이덴병, ‘우연’이 가져다준 위대한 발명
전기의 발견은 인류의 생활 모습을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전기를 지금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기까지 과학자들은 전기에 관한 실험을 거듭했는데요.
1746년 네덜란드의 과학자 피터르 판 뮈스헨브루크(Pieter van Musschenbroek)는 어느 날 물이 가득 차 있는 상태의 대전 된 유리병에 우연히 철사를 넣었다가 강한 충격을 받은 일을 계기로 물을 담은 유리병에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려 최초의 축전지인 라이덴병(Leyden jar)을 발명했습니다.
▲여러 개의 라이덴병을 모아 만든 전기 배터리 그림
서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는 두 도체에 양극과 음극을 연결하면 각각의 도체 사이에 전기에너지가 저장됩니다. 그리고 두 도체 사이에 전기가 흐르지 않는 부도체를 끼워 넣으면 더 많은 전기가 저장되는데요. 뮈스헨브루크의 실험에서는 병 안쪽에 담긴 물이 도체, 병 바깥쪽을 만진 손이 또 다른 도체의 역할을 했고, 병의 재료인 유리가 두 도체 사이에서 부도체의 역할을 한 것이죠.
▲S/I/M 1관 전기 코너에 있는 라이덴병 자료
라이덴병의 등장 이후 전기 발생장치로 발생시킨 전기를 병에 저장해 이동하며 손쉽게 여러 가지 실험을 할 수 있게 됐는데요. 다양한 장소와 상황에서 전기 실험이 가능해졌습니다.
19세기 – 볼타전지, 배터리의 ‘조상’이 탄생하다
1800년 이탈리아의 물리학자 알레산드로 볼타(Alessandro Volta)에 의해 개발된 볼타전지(Volta cell)는 화학적 방법을 이용해 안정적으로 전기를 만들 수 있게 한 발명품인데요.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여러 전지의 원형이 된 제품입니다. 전압을 세는 단위인 볼트(volt, V)는 바로 볼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라고 하네요.
▲ 알레산드로 볼타가 발명한 볼타전지
볼타전지는 구리와 아연 두 종류의 금속판을 번갈아 가며 쌓은 뒤 장치의 양 끝에 도선을 연결해 전류가 흐르도록 했는데요. 구리와 아연 원판 사이에 소금물이나 알칼리 용액으로 적신 천을 여러 겹 끼워 넣어 전압을 높였습니다.
▲S/I/M 1관 전기 코너에 전시된 볼타전지 전시물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amsung Innovation Museum, 이하 ‘S/I/M’)에 전시된 볼타전지는 오늘날의 건전지와 전혀 다른 독특한 모습으로 많은 관람객의 이목을 끌고 있는데요. 지난 11월 이곳을 방문했던 고등학교 1학년생 김강민군은 6학년인 사촌동생을 데리고 S/I/M에 다시 방문했습니다. 볼타전지를 유심히 살펴보던 성호 군은 해박한 전지 지식을 자랑하며 호기심을 드러냈는데요. 오늘날 우리 생활에 큰 편리함을 주는 배터리의 조상인 볼타전지를 직접 보고 싶으신 분은 S/I/M에 방문하시면 어떨까요?
20세기 – 삼극진공관, 매스미디어 시대를 열다
과거 인류는 대부분 정보를 구전(口傳)이나 인쇄 매체를 통해 공유했습니다. ‘삼극진공관(Triode)’이 발명되기 전까진 말이죠. 1906년 미국의 발명가인 리 디포리스트(Lee de Forest)가 삼극진공관을 발명했는데요. ‘오디온(Audion)’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 삼극진공관은 라디오(Radio) 신호를 효과적으로 수신할 뿐만 아니라 수신된 신호를 증폭할 수도 있었습니다.
▲미국의 발명가 리 디포리스트가 발명한 삼극진공관
삼극진공관의 수신 기능은 ‘고온의 필라멘트에서 나오는 전자가 양극에 연결되면 전류가 흐른다’는 ‘에디슨 효과(Edison effect)’에서 착안했는데요. 이는 영국의 존 앰브로즈 플레밍(John Ambrose Fleming)이 발명한 이극진공관(Diode)과는 같은 원리입니다. 대신 삼극진공관은 필라멘트 가까이에 전자의 흐름을 방해하는 그리드(음극에서 양극으로 흐르는 전자빔을 제어하는 구실을 하는 장치)를 추가했다는 점이 다릅니다.
삼극진공관의 발명으로 그동안 전화기·전신기·라디오가 겪고 있던 문제는 한 번에 해결됐습니다. 삼극진공관 덕분에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Alexander Graham Bell)은 전화산업을 확장할 수 있었고, 굴리엘모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의 무선전신기도 대중화될 수 있었던 셈이죠. 무엇보다도 라디오의 발전을 촉진해 본격적인 매스미디어 시대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S/I/M 1관 라디오 코너에 전시된 삼극진공관 전시물
오늘을 마지막으로 ‘S/I/M에서 만난 삼성전자 이야기’는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우리 곁에 늘 가까이 있지만 잘 몰랐던 전자제품의 역사적 사실과 숨은 뒷이야기를 여러분께 알려드렸는데요, 유익한 읽을거리가 되었나요? 그동안 애독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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