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소아 1년 농사 성과, 이 정도네요!” 심석고서 열린 ‘해커톤 빅캠프’ 가보니
삼성전자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이하 ‘주소아’). 전국 초·중·고교생에게 소프트웨어 교육을 제공하는 삼성전자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이다. 지난 2013년 출범 이후 주소아를 거쳐간 학생은 4만여 명. 지난 17일 경기 남양주 심석고등학교에선 올 한 해 주소아를 마무리하는 행사가 열렸다. 특별히 이번 행사는 지난 1년간 주소아 수업을 들은 학생들이 삼성전자 임직원과 함께 아두이노(오픈소스 방식 회로로 만드는 기기 제어용 기판)로 작품을 만드는 ‘해커톤’ 형태로 진행됐다. 삼성전자 뉴스룸도 그 현장에 초대 받았다.
‘초등 교사’서 ‘소프트웨어 전문 초등 교사’로… 구체화된 꿈
주소아는 학습자가 스스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THE(Team Hackers of Environment)’ 팀장인 김효권<아래 사진>(심석고 2년)군 역시 주소아를 거치며 자신의 진로를 찾았다.
▲더(THE) 팀장 김효권군이 소외계층을 위해 발명한 화재 예방용 ‘더(THE) 똑똑한 가스밸브’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효권군의 장래 희망은 기계공학자. “개발도상국을 찾아가 IT 기술 교육 봉사에도 참여하고 싶어요. 주소아 덕분에 평소 관심 있었던 소프트웨어를 깊이 있게 배우며 꿈을 키웠죠. 주소아가 아니었다면 제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주소아를 통해 소프트웨어 관련 적성을 발견한 학생은 또 있다. ‘웨이크업(Wake Up)’ 팀원 김민종<아래 사진 오른쪽>(심석고 1년)군이다. 고교 입학 직후 주소아에 참여해 1년간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은 민종군은 “교내 로봇 과학 동아리 활동을 하며 자연스레 주소아에 관심을 갖게 됐고, 수업을 들으며 전자회로에 큰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소한 변화로도 무한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자회로의 특성이 인상 깊었다”며 “어릴 적 쓰던 라디오나 스피커 등 간단한 장치를 재조립하는 등 회로 이론 공부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헬퍼’ 팀원 이우진(심석고 1년)군과 ‘아두이노베이션’ 팀원 임지윤(심석고 2년)양 역시 주소아 수업을 들으며 각자의 꿈을 보다 구체화한 경우. 우진군의 장래 희망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공간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구상하는 건축공학자’다.
▲이우진군은 주소아 참여 경험을 토대로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건축공학자’의 꿈을 품게 됐다
우진군이 속한 헬퍼 팀은 시간 여유가 없는 현대인도 식물을 편하게 기를 수 있도록 공간 온도와 습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자동 관리 시스템을 발명했다. 이 시스템엔 온도·습도 자동 측정 장치가 달려 있다. 측정된 수치에 따라 둘러싸인 비닐이 여닫히며 온도를, 펌프가 물을 뿌리며 습도를 각각 조절하는 방식이다. 시스템의 전반적 디자인을 구상한 우진군은 “주소아 발명품의 공간 디자인과 인테리어를 구상하며 ‘소프트웨어에 기반한 건축공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헬퍼 팀이 개발한 자동 관리 시스템. 온도·습도 측정 장치가 탑재돼 있어 편리하다
초등학교 교사가 되고 싶었던 임지윤양은 주소아를 거치며 “소프트웨어 가르치는 초등학교 교사”로 꿈의 궤도를 약간 수정했다. 그는 “요즘 부쩍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내가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게 될 때쯤이면 관련 분야 전문성을 갖추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며 “주소아에서 익힌 경험을 살려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좀 더 깊이 있게 가르치고 싶다”고 말했다.
▲아두이노베이션 팀원 석채린·임지윤·고지형(왼쪽부터)양. 셋 다 심석고 2학년에 재학 중이다
과속 방지 장치, 화상 사고 예방 전기포트… 아이디어, 작품 되다
▲야간 과속 사고 방지 장치 ‘명로’를 개발한 백로 팀원들이 강인정(HP 엔터프라이즈서비스사업부 대리) 멘토(사진 가운데)의 지도에 따라 작품을 시연해보고 있다. 임직원 멘토 이병준 과장의 아내인 강 멘토는 임직원 멘토의 가족에게도 참여 자격을 부여한 자체 규정에 따라 이날 행사장을 찾았다. (왼쪽부터)권민정·장해진·이가연·박채경(이상 심석고 2년)양
본격적 해커톤이 시작되자 각 팀은 능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기 시작했다. ‘백로’ 팀은 밤이면 차로가 어두워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문제에 착안, 야간 운전자나 야맹증 환자를 도울 수 있는 아이디어 구상에 나섰다. 백로 팀이 개발한 ‘명로’는 태양광 발전기와 압전 소자로 에너지원을 제공 받으면 LED 전구에 불(파란색·빨간색)이 들어온다. 차량 앞바퀴가 압전 소자를 밟고 뒷바퀴가 동일 소자를 다시 밟을 때까지의 시간을 계산, 과속 여부를 확인하는 구조다.
▲앞바퀴가 압전 소자를 밟은 지 3초 후 뒷바퀴가 지나가면 파란불, 1초 후 뒷바퀴가 지나가면 빨간불이 각각 켜져 과속 여부를 판정한다
아두이노베이션 팀은 팀원 중 한 명의 사촌동생이 뜨거워진 전기포트를 잘못 만져 손을 데었던 사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디지몬 포트’를 발명했다. 작품명은 ‘디이지 몬하는(데이지 못하는) 포트’란 뜻의 사투리에서 힌트를 얻은 것. 손잡이·자이로 센서가 부착돼 손잡이를 잡으면 전기포트 입구가 열리고, 손잡이를 잡지 않은 채 전기포트가 일정 수준 이하로 기울어지면 입구가 닫힌다.
아두이노베이션은 ‘아두이노를 통해 안전사고 예방 혁명(이노베이션)을 이끌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팀원들은 “주소아를 통해 사회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 갖게 됐고, 특히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지식을 익힐 수 있어 뜻깊었다”고 말했다.
▲아두이노베이션 팀원 고지형(사진 맨 왼쪽)양이 디지몬 포트의 구동 원리를 설명하는 모습
“막다른 곳에서도 포기 않는 모습 대견”… 멘토 격려 이어져
이날 학생들이 스스로 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도전을 거듭하는 모습은 멘토 자격으로 행사를 함께한 삼성전자 임직원들도 고스란히 지켜봤다. 현장에서 ‘협업’의 재미에 푹 빠진 학생들은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와 머리를 맞대고 하나둘 멋진 작품을 완성해갔다.
▲와일 팀 멘토 김민규(사진 왼쪽)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전문개발팀 사원이 팀원 성승민(심석고 2년)군과 머릴 맞대고 뭔가를 골똘히 의논하고 있다
‘와일(While)’ 팀의 김민규(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프트웨어전문개발팀) 멘토와 ‘웨이크업(Wake up)’ 팀의 이병준(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 과장) 멘토는 “자신만의 발명품을 만들어낸 학생들이 대견하다”고 입을 모았다. 와일 팀은 초음파 센서를 활용, 빠르게 다가오는 자동차나 물체를 포착하고 충돌을 예방하는 이어폰을 개발했다. 김민규 멘토는 “주소아 참여 팀 중 유일하게 스마트폰 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 과감히 도전한 와일 팀은 무척 인상적”이라며 “기초적 모듈로 이렇게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해낸 점이 대견하다”고 격려했다.
▲웨이크업 팀은 이병준(사진 가운데) 멘토의 조언을 참조해 스마트 알람 장치 ‘필 라이트(Feel Light)’를 개발했다. (왼쪽부터)박세호·김민종·노유민·장예준군. 넷 다 심석고 1학년생으로 이날 행사의 최연소 팀이었다
웨이크업 팀은 ‘무게 하중 활용 알람’을 구상했다. 하지만 머릿속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며 제품의 편의성과 현실성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끊임없는 논의 끝에 조도 센서를 활용한 스마트 알람 장치 제작에 성공했다. 이병준 멘토는 “웨이크업 팀은 오늘 행사의 최연소 팀인데도 시종일관 무척 성숙한 태도를 보여줬다”며 “막다른 곳에 부딪혀도 끊임없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유재식 교사는 “주소아를 거치며 각자의 진로를 찾아가는 학생들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심석고에서 진로 과목을 담당하고 있는 유재식 교사는 “이제까진 학교 내에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 환경이나 여건이 부족해 아쉬웠는데 주소아 수업을 들은 1년간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관련 지식 함양 시간을 갖고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무척 기뻤다”며 “관심 분야가 다양한 학생끼리 만나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해가는, 주소아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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