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통신 리더 릴레이 인터뷰] ② 격변의 통신 시장, 삼성전자는 어떻게 글로벌 리더가 되었나
통신과 세대(G), 10년 주기로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
이전과 확실히 다른 새로운 환경을 나눌 때 ‘세대(Generation)’의 영문 머리글자 ‘G’를 주로 사용한다. 일례로 우리는 이동통신 기술 진화에 따른 구분을 이 ‘G’를 붙여 하고 있다. 뉴스 기사나, 스마트폰 광고 문구 속에서도 쉽게 접했을 단어다.
다양한 산업에 스며들어 사용자들의 일상을 윤택하게 해주는 통신 기술은 어떤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하는 것일까? 3G, 4G, 5G에 걸쳐 핵심 기술 선행연구를 이끌어온 삼성전자 이주호 펠로우는 “기술과 서비스에 큰 변화가 나타나는 시점을 기준으로 세대를 구분한다”고 정의했다.
통신 기술의 세대교체는 약 10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개념 정의, 구현 가능성 검증, 표준화 등 거쳐야 할 관문이 많기에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 이주호 펠로우는 “다음 세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서비스와 기술 발전 방향에 대한 사전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면서 “통신은 이를테면 ‘약속’이다. 우리는 사용자들이 쓰는 스마트폰 속 모든 것이 정해진 ‘약속’ 아래 동작할 수 있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 전체가 토론하고 협력하며 표준화와 상용화를 위해 달려가는 통신 업계. 이주호 펠로우는 이를 ‘프로야구’에 비유했다. 그는 “아주 많은 이해관계자가 모이다 보니 오묘한 견제도 있고, 격렬한 토론도 일상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업계 전체의 발전을 위해 함께 큰 그림을 그리는 관계”라면서 “프로야구도 각 구단이 우승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도 리그 성공을 위해 함께 뛰고 있지 않나.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과 개별 회사 간 경쟁 구조가 잘 정착된 통신 업계도 프로야구와 많이 닮아 있다”고 설명했다.
1G→5G 기술 연대기
먼저 개인용 이동통신의 시작으로 볼 수 있는 1세대는 아날로그 방식이 기반이다. 일명 ‘벽돌폰’이라 불리는 커다란 휴대전화가 대표적. 사용자들의 음성을 전기적인 신호로 전달하기에 잡음이 심했다. 이주호 펠로우는 “서로 호환되지 않는 지역별 독자 표준이 사용되기 때문에 국제 로밍과 같은 서비스에는 제약이 있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2세대 통신은 ‘디지털’과 함께 등장하여, 음성통화는 물론 단문 메시지 서비스(SMS), 이메일 등 저속 데이터 통신 기능을 갖췄다. 나라별 이동통신 표준도 다양했다. 이주호 펠로우는 “한국과 미국은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기반의 IS-95(Interim Standard 95)를, 일본은 PDC(Personal Digital Cellular) 방식을 사용하는 등 일부 지역별 표준이 도입됐다”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 GSM(Global System for Mobile Communications) 기술을 표준으로 도입해, 1세대에 비해 국제 로밍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3세대부터는 ‘속도’에 힘이 붙었다. 지금의 ‘스마트폰’ 개념이 처음 생겨난 것도 이때. 이주호 펠로우는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통신이 가능해졌고, 영상통화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유럽의 WCDMA, 미국의 CDMA2000 두 개의 표준이 개발되고, 모바일 앱이나 디지털 음악 등 새로운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이동통신 가입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정리했다.
4세대 시장을 주도한 기술은 바로 ‘LTE(Long Term Evolution)’다. 고속 데이터 통신을 위한 직교주파수분할 다중접속(OFDM) 기술과 다중안테나(MIMO) 기술에 기반해 스마트폰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주호 펠로우는 “최대 1Gbps 전송속도 등을 통해 고화질 동영상이나 네트워크 게임 등 고품질의 온라인 서비스를 이동 중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새로운 차원의 속도라 불리는 5세대 통신은 2019년 4월 한국에서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초고속 데이터 통신(eMBB)뿐만 아니라 대규모 사물인터넷 통신(mMTC), 초고신뢰 저지연 통신(URLLC) 등 다양한 사회 인프라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 이주호 펠로우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발전은 물론 스마트 공장, 커넥티드카,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산업이 5G 이동통신과 융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 표준화 최전선에서 쌓은 기술과 경험으로 차세대 통신 표준화 주도할 것
긴 역사를 자랑하는 ‘통신’의 진화과정 속, 삼성전자는 어떤 길을 걸어왔을까. 이주호 펠로우는 “1세대부터 휴대전화 사업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초기 기존 업체들의 기술로 이루어진 표준을 기반으로 제품을 만들었으나, 3G 때부터 자체 기술의 표준 반영을 위해 많은 투자와 연구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이러한 노력이 열매를 맺은 건 4G 즈음. 이주호 펠로우는 “3G 표준화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신흥 세력이었는데, LTE 표준화와 세계 최초 상용화 과정에서 명실상부한 선도 업체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글로벌 이동통신 표준화 단체인 3GPP의 RAN1 실무반(Working Group) 부의장을 맡았던 이주호 펠로우는 표준화 과정의 모든 기술 세션을 진행하며 전 세계 전문가들의 입장을 조율했다. 그는 “표준화에 참여한 회사 간 자사 기술의 표준 반영을 위한 양보 없는 논쟁이 계속됐다. 많은 협의를 이뤄가는 과정에서 글로벌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 모든 경험은 5G 표준화 단계에서도 훌륭한 자양분이 됐다. 표준화에 포함할 기술 선정, 표준화 일정 결정 등 초기 단계부터 업계를 이끌어가는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이주호 펠로우는 “5G는 삼성전자가 처음부터 주요 아젠다를 제시하고, 선점해서 끌고 나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 결과 28GHz 등 초고주파(mmWave) 대역에서의 이동통신 활용 기술 연구를 업계 최초로 시작, 표준화와 상용화 과정에 공헌할 수 있었다”고 되짚었다.
“통신 기술 외교관의 자세로… 앞으로 펼쳐질 6G 시대에도 새로운 가치 만들어나갈 것”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이후 1년. 삼성전자는 현재 상용화된 5G 기술을 더욱 개선하는 ’5G Evolution’ 연구와 동시에, 2030년 상용화 예정인 6G 선행기술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6G와 관련된 삼성전자만의 비전과 주요 서비스 등을 담은 ‘6G 백서’를 발행하며 사용자에게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을 제공할 날이 결코 멀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6G 기술연구 경쟁이 치열해지는 현 상황 속에서, 이번 백서는 삼성전자가 보유한 6G 기술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줄 전망이다. 이주호 펠로우는 “다양한 기술의 가능성과 유용성을 검토하고 있다. 한 가지 예로서, 지금까지 이동통신 용도로 사용되지 않았던 테라헤르츠(THz) 주파수 대역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통신 업계의 중심에서 오랜 시간 몸담아 온 이주호 펠로우는 앞으로도 ‘가보지 않았던 길’을 향해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그는 “통신 표준은 기술력은 물론 외교력, 설득력 등을 전반적으로 갖춰야 하는 ‘종합 예술’이라고 생각한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 속에서 때로는 얻고, 때로는 잃을 수도 있지만 가치 있는 기술을 만들기 위해 계속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모든 기술적 난제들을 넘어, 그가 꿈꾸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은 “사용자들이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을 하는 시대”다. 이주호 펠로우는 “가벼운 입·출력 기기가 통신을 통해 고성능의 컴퓨터에 연결되어 지금의 노트북 컴퓨터를 대체하고, 홀로그램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멀티미디어 통신도 등장할 것이다. 물리적인 세상을 디지털 세계로 복제해 항공기와 같은 복잡한 시스템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제어하며 사고를 방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즉, 인류에게 한 차원 더 높은 새로운 가치를 주는 세상이 도래한다는 것.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 삶에 스며들어, 또 다른 세계를 열어주는 통신 기술. 이주호 펠로우는 마지막으로 “혁신적인 기술에 몸담은 만큼,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을 추진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미래를 스스로 내다보고 문제를 찾아 나가겠다는 단단한 신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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