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서 맘껏 놀다 올게요, C랩답게!”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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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에 석 장의 초대장이 도착했다. 발신자는 ‘날고 기는 크리에이터들의 집합소’로 불리는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페스티벌(South by Southwest, 이하 ‘SXSW’). 지난달 21일, △오로라(AURORA) △툰스퀘어(Toonsquare) △가젯(GADGET) 등 SXSW 무대에 오를 세 팀을 만났다. “자부심은 갖되 부담은 저 멀리 내려놓고 ‘맘껏 놀’ 준비를 마쳤다”는 열네 명. 평범한 단어론 도무지 형용할 길 없는 이들의 개성을 10개 키워드에 담았다.

SXSW에 출전하는 세 팀이 자유분방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XSW
IT∙영화∙음악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 창조산업 축제. 매년 3월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열리며 30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린다. 1987년 소규모 지역 음악 축제로 출발했지만 영화와 스타트업 등으로 점차 그 분야가 확장됐다. 트위터∙포스퀘어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트업 중 상당수가 데뷔한 행사로도 알려져있다.

 


#1
선수_입장

 


#2
사용설명서

만화처럼 재기발랄한 툰스퀘어

▲만화로 소통하는 인공지능 플랫폼 ‘툰스퀘어’는 C랩 팀 ‘툰스토리’의 작품이다

만화(toon)로 소통하는 SNS 광장을 만들고 싶어 과제명을 툰스퀘어로 정했다. 주된 기능은 일명 ‘TTT(Text To Toon)’. 문장을 입력하면 인공지능이 감정과 동작을 분석한 후 만화로 만들어준다. 사진을 찍으면 사용자와 닮은 캐릭터를 만들어주는 ‘STC(Shot To Character)’ 기능도 활용할 수 있다. 최대 30컷까지 제작할 수 있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가능하며 ‘구독’ ‘좋아요’ 기능을 갖춰 독자 반응을 살피기에도 좋다. 최종적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발전시킬 예정.

오로라 캐릭터와 함께 포즈를 취한 오로라 팀

▲비주얼 음성인식 기기 ‘오로라’를 만든 팀 ‘오로라’. 과제명과 팀명이 동일하다

눈에 보이지 않던 기존 음성인식 기기 시장을 환히 비추는, 오로라 같은 존재가 되고자 비주얼 음성인식 기기를 만들었다.  스마트폰을 오로라에 거치하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자동으로 실행돼 3D 캐릭터가 유사 홀로그램 방식으로 등장한다. 사용자는 “하이 오로라, 날씨 알려줘” 등의 명령으로 음성 비서 기능을 활용할 수 있으며, 손짓으로 음악 목록을 스크롤(scroll)하거나 확대해 자세히 보는 것도 가능하다.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로 사용자 감정을 분석, 지속적 교감을 이어가는 게 특징이다.

게임하는 것처럼 즐겁게 업무중인 가젯 팀

▲’겜돌’ 팀은 게임 속 광고 삽입 플랫폼 ‘가젯’으로 SXSW 2018의 문을 두드린다

게임 속에 광고를 손쉽게 삽입할 수 있는 플랫폼. ‘게임에 광고를 더하다(Game AD Get)’와 ‘가제트의 만능 팔’ 등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광고주는 가젯 서버 내 실시간 입찰 방식으로 게임 속 광고 영역을 구매, 모듈화된 광고를 가상 세계에 자연스레 적용시킬 수 있다. 삽입된 광고는 노출 회수가 실시간으로 측정되는 등 자동 최적화 과정을 거치며, 사용자는 중간∙팝업 광고에 방해 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3
아이디어_비기닝

사용자와 감정 교류가 가능한 오로라

“음성인식 기기 사용자 중 약 20%가 기기와 감정적으로 교감한다”는 통계가 있다. 여기에 눈에 보이는 캐릭터까지 등장해 감정을 교류한다면 말 그대로 ‘친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음성인식 기기를 사용해보고 싶긴 하지만 생각보다 높은 가격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은 점에도 착안했다. “누구나 한 대씩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활용, 합리적 가격의 음성비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데 의기투합했다.

▲가젯 적용 게임 ‘핏스톱레이싱(PIT STOP RACING, 가방맨스튜디오)’을 즐기는 모습. 모니터 상단 ‘C랩’ 광고가 선명하다

▲가젯 적용 게임 ‘핏스톱레이싱클럽vs클럽(PIT STOP RACING Club vs Club, 가방맨스튜디오)’을 즐기는 모습. 모니터 상단 ‘C랩’ 광고가 선명하다

프로젝트 기획자(문창수 CL)가 게임회사와 광고회사를 두루 거쳤다. 게임에 광고를 넣는 방식은 제작 단계부터 기획하는 ‘사전 PPL[1]’과 컴퓨터그래픽(CG)으로 삽입하는 ‘사후 PPL’이 있는데 둘 다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 부담도 크다. 게임을 하는 사람도, 만드는 사람도 두루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떠올린 아이디어가 바로 가젯. 말하자면 ‘강남역에 건물을 갖고 있지 않아도 그 건물 외벽에 광고할 수 있는’ 거다! 물론 게임 안에서이긴 하지만.

툰스퀘어 앱은 ‘SXSW 트레이드쇼’ 개막일(3월 11일, 현지 시각)부터 구글플레이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툰스퀘어 앱은 구글플레이에서 누구나 내려 받을 수 있다

취미로 ‘일상툰’을 그렸는데 반응이 꽤 좋았다. ‘직업을 이걸로 바꿔야 하나?’ 하는 생각도 잠시, 회사 생활이 너무 바쁘다 보니 어느새 뒷전으로 밀리더라. ‘웹툰, 좀 편하게 만들 순 없을까?’ 고민하다 툰스퀘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일만큼이나 취미 생활도 소중하니까. 요즘은 팀원 모두 “신나게 논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지금으로선 기술과 예술을 절묘하게 접목하는 게 최대 고민이다.


#4
우리는_개티스트[2]

말 그대로 문과와 이과의 만남이다. 좌뇌 사용에 익숙한 개발자들과 광고회사 출신 문창수 CL이 뭉쳐 좌∙우뇌 모두 ‘열일’ 하다 보니 시야가 넓어지는 기분. 개발자끼리 모인 게 아니라 그런지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온다.

보다 친근한 음성인식 비서를 만들어야 했기에 ‘감성’의 존재가 필수였다. 남성뿐 아니라 아이부터 여성까지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귀여우면서도 사이버 세계에 어울리는 콘셉트를 잡아 캐릭터도 직접 설계했다. 사용자 위치를 추적해 눈을 맞추고, 감정을 분석해 대화를 나누는 ‘교감’이 포인트.

누구나 창작 욕구를 갖고 있지만 실천에 옮기는 사람은 많아야 5% 정도다. 딱히 재능이랄 게 없는 탓이다. 툰스퀘어는 그런 95%의 사람들을 위한 플랫폼이다. 모두가 쉽게 ‘아티스트(혹은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목표다.


#5
덕업일치[3]

팀원 모두가 ‘음성인식 기기 덕후’다. 시중에 나와있는 기기는 거의 전부 사용해봤다. 머신러닝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지만 영화 ‘허(Her)’ 속 ‘사만다’ 같은 서비스 AI도 조만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존 음성인식 기기를 사용하며 느낀 단점의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고 있다.

‘겜돌’이란 팀명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다들 8비트 콘솔 시절부터 게임을 즐기며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게이머로서 국내 게임 시장이 아이템 판매나 무분별한 광고로 망가지는 세태가 안타까웠다. 덕후로서의 사명감이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원동력이랄까?

우리 팀도 ‘덕력’으론 지지 않는다. 만화라면 웹툰은 물론, 한국∙일본 작품을 두루 섭렵했다. 그렇게 축적한 경험이 지금 작업에 큰 힘이 된다. 요즘은 작가들의 소위 ‘병맛 연출력’이나 재치 있는 애드립 등을 눈 여겨본다. 향후 그런 것들을 툰스퀘어에도 녹여내고 싶다.


#6
인공지능_VR_드루와

인공지능 기반 서비스인 만큼 지속적 학습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자체 사이트를 만들었다. 수염과 안경, (머리 모양의) 웨이브 정도 등 유형을 나눠놓고 랜덤 샘플 사진을 불러와 AI가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못 맞추면 다시 학습시켜야 하기 때문에 팀원 모두 퇴근 후 집에 가서도 동일한 작업을 ‘무한 반복’ 중이다. 아내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부탁하고 있다. 더 똑똑한 툰스퀘어를 위해!

게임 속 광고판뿐 아니라 게임 아이템을 실제 제품 모양으로 제작할 수도 있다. 변형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추후 VR이나 애니메이션 콘텐츠에도 적용할 수 있다. 특히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에 개봉하는 작품이 많은데 ‘글로벌 공감’이 어려운 부분은 나라별로 각각 수정을 거친다. 가젯은 이를 작업을 실시간으로 수행, 전송할 수 있어 투입 자원 효율화에 특히 유용하다.

‘(음성인식) 비서’라는 정체성을 살려 쓸수록 사용자와의 관계가 더 끈끈해지도록 설계됐다. 기존 데이터 외에 사용자 감정을 지속적으로 추출, 분석해 상황별로 적절한 몸짓과 명령을 이행한다. 최종 목표는 사용자 손짓 하나에도 기민하게 반응하는 비서다. 아이언맨의 ‘자비스’처럼!


#7
문제_해결사를_찾아서

연구 초창기, 인공지능 담당자가 없어 노심초사하다 직접 공부를 시작했다. 주말도 반납하고 개발에 착수했지만 데이터베이스 수집에 애를 먹었다. 그때 우연히 경기 과천 소재 인공지능 활용 분리수거 서비스를 알게 됐다. 만든 이를 수소문해 데이터 분류∙수집 테크닉을 배웠다. 그때 깨달았다. ‘벽에 부딪혔을 땐 발로 뛰는 게 답이구나!’

툰스퀘어 못지않게 ‘지인(知人) 찬스’를 많이 썼다. 제품을 구동시키려면 음성인식∙비주얼∙감정처리∙영상처리∙딥러닝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야 해 인맥을 최대한 활용했다. 처음부터 배워야 할 것투성이였다. 모든 단계가 미션 그 자체였지만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극복했다.

3D 게임 기반이다 보니 카메라 방향에 따라 광고가 틀어지거나 작게 보일 수 있다. 그 상태에서 노출 회수를 세면 무용지물인 셈이어서 일정 기준이 필요했다. 3D 공간을 상상하며 끊임없이 시뮬레이션을 거듭했지만 수학 공식이 잘 풀리지 않았다. 천만다행으로 현직 고교 수학 교사인 류기찬 팀원 이모의 도움으로 단번에 문제 해결! 다시 생각해도 짜릿한 순간이다.


#8 SXSW_
비장의_무기

 

행사 기간 중 전시할 데모 게임 가운데 좀비(zombie) 게임이 있다. 직접 좀비가 돼 등에 디지털 광고판(태블릿 PC)을 걸고 활보할 예정이다. 누구나 게임 속에 광고판을 걸 수 있다는 걸 이보다 직관적으로 보여 줄 수 있을까? 광고 송출 시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관람객이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게임 속 벽면과 전광판 등에 실시간으로 적용, 보여줄 생각이다. 후회 없이 즐기고 오겠다.

SXSW가 뮤직 페스티벌에서 비롯된 행사인 만큼 ‘오로라 캐릭터 댄스’를 준비했다. 음악을 즐기며 춤추는 오로라라니! 상상만 해도 귀엽다. 추후엔 사용자가 원하는 음악 장르에 맞춰 춤을 추는 시스템으로 확장시키고 싶다.

부스 방문객을 위해 ‘닮은꼴 캐릭터 서비스’를 마련했다. 방문객이 셀프 카메라를 찍으면 닮은꼴 캐릭터가 만들어지는데, 이를 스티커로 인쇄한 후 나눠줄 예정이다. 스티커는 옷에 붙일 수도, 명함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사람들이 캐릭터를 각자 이마에 붙이고 행사장을 오가도 재밌을 것 같다.


#9 SXSW_
검증_포인트

프로젝트 구상 단계부터 주요 타깃 시장을 미국으로 생각했다. 프로그램도 전부 영어로 설정해놨다. 현지인에겐 처음 선보이는 거라 예측한 것과 다른 반응도 있겠지만, 좋은 시험 무대(test bed)가 될 것 같다. 우리 캐릭터를 귀여워해줄지도 유심히 관찰하겠다.

글로벌 캐릭터를 고안하기 위해 피부색부터 스타일, 입술 두께 등 수많은 글로벌 데이터를 입력했다. 원활한 TTT가 가능하도록 속어(slang)와 축약어 등 일상 용어도 다수 수집했다. 이런 노력이 현지에서 어떻게 빛을 발할지 솔직히 좀 떨린다.

SXSW 현장에서 ‘게이밍 엑스포’가 열리는데 수많은 글로벌 게임 기업 관계자를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들이 가젯 플랫폼을 어떻게 생각할지 다양하게 듣고 올 생각이다. PPL 광고에 대한 글로벌 마케터들의 반응도 확인하고 싶다.


#10 WE_ARE_READY

팀원들을 처음 꼬드길(?) 때 했던 말이 “제2의 마블이 되자”였다. 지금은 시나리오를 글로 쓰지만 모든 시나리오를 만화로 만들 날도 곧 오지 않을까? 그걸 3D로 확대하면 장면(scene)과 장면을 이어 개인이 영화를 만들 수도 있을 터.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인공지능을 콘텐츠 생산에 활용하는 세상. 누가 또 알겠는가, 마블보다 멋진 작품이 탄생할지!

전 세계에 15억3000만 명 이상의 게임 인구가 있다. 카테고리별 콘텐츠 이용 시간 통계를 보면 게임은 늘 최상위를 차지한다. 그만큼 매력적인 광고 매체이며 가능성도 무한하다. 농구 경기 사이 흐름을 깨는 TV 광고는 성가셔도 경기장 담벼락(fence)의 자연스러운 광고는 거슬리지 않듯 “가젯 덕에 스팸성 광고가 모두 사라졌다”는 얘길 듣고 싶다.

모든 게 연결되는 세상. 오로라 역시 다양한 홈IoT(가정용 사물인터넷) 기기와의 연동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동작인식(gesture interaction)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오로라가 사용자 행동을 읽고 명령도 직접 내릴 수 있게 된다. 그저 말뿐인 ‘비서’가 아니라 눈에 보이는 ‘인공지능 비서’의 탄생을 위한 노력은 이미 시작됐다.


[1] Product PLacement.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나 명칭 등을 노출시켜 관객에게 홍보하는 광고 마케팅 전략
[2] ‘개발자’와 ‘아티스트’의 합성어
[3] ‘덕후’와 ‘업(業)’의 합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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