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 인식 갤럭시 노트7’의 탄생이 의미심장한 이유

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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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윌 웨스트란 범죄자가 미국 일리노이주(州) 리븐워드 형무소에 도착했다. 웨스트의 서류를 훑어보던 교도관 매클로리는 그의 정면과 측면 상반신 촬영 사진을 보고 문득 ‘예전에 본 적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 형무소에 온 건 난생처음”이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매클로리는 서류더미를 샅샅이 뒤져 자신이 전에 봤던 사진을 찾아냈다. 주인공은 윌리엄 웨스트. 2년 전 종신형을 선고 받아 리븐워드 형무소에 수감된, 다른 죄수였다. 2년 간격을 두고 똑같은 형무소를 찾은, 게다가 이름도 비슷한 윌 웨스트와 윌리엄 웨스트는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하지만 누가 봐도 일란성 쌍둥이라고 할 만큼 얼굴도, 체격도 판박이였다. ‘지문 인식’이란 개념이 채 자리 잡기 전이던 시절이 빚어낸, 웃지 못할 일화다.

윌 웨스트가 윌리엄 웨스트 때문에 억울해하던 1900년대 초반, 범죄자 식별과 관리엔 일명 ‘베르티옹 감식법(Bertillon system)’이 활용됐다. 1870년대 프랑스에서 고안된 이 방식은 용의자의 신체 부위를 측정, 그 비율로 진범 여부를 판단하는 형태였다. 베르티옹 감식법에 따르면 윌과 윌리엄은 의심할 여지 없이 동일 인물이었다.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베르티옹 감식법의 한계를 세상에 알리고 ‘개인의 정체성을 보다 정확히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을 요구하게 된 계기로 작용했다.

1905년, 경찰 당국은 윌 웨스트와 윌리엄 웨스트의 지문(指紋)을 채취했다. 모든 게 똑같아 보였던 두 사람의 지문 모양은 확연히 달랐다. 지문이 ‘인간 정체성 확인의 핵심 근거’로 공식 채택된 것도 그 즈음이었다.

지문 이미지

 

수명 다한 ‘아날로그식(式) 바이오메트릭스’

베르티옹 감식법이나 지문 판독 방식은 아날로그 시대의 바이오메트릭스(biometrics)를 대표한다. 그리스어 ‘생명(bio)’과 ‘측정(metrics)’이 합쳐진 바이오메트릭스는 인간 개개인의 정체성 판별에 쓰이는 기술을 일컫는 용어. 이때 판별 기준은 ‘인체적 특성 측정’이다.

누군가를 엄밀히 구별해야 할 필요성이 발생하는 경우는 주로 두 가지다. 범죄자를 색출∙관리할 때가 하나, (모두에게 함부로 공개할 수 없어) 특정 공간의 출입 제한이 필요할 때가 다른 하나다. 그런 측면에서 바이오메트릭스의 초기 형태에 해당하는 지문 감식 체계의 최초 도입 장소가 형무소인 점은 퍽 자연스럽다.

20세기 내내 바이오메트릭스를 대표하며 절대적 권한을 행사해온 지문 감식법은 최근 들어 심심찮게 결함을 드러내고 있다. 라텍스 고무로 만든 손가락 모형에 가짜 지문을 새겨 범죄 현장에 남기는 등의 수사 교란 방식이 등장하면서부터다.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정체성 확인 기술의 목적과 방식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촬영 기술과 빅데이터의 발달로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은 전혀 새로운 차원으로 접어드는 추세다. 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가 늘 몸에 지니고 다니다가 필요 시 책상이나 식탁 위에 툭툭 내려놓고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 그 안엔 중요한 개인 정보가 엄청나게 담겨 있다. 그뿐 아니다. 최근엔 모바일 뱅킹 서비스가 활성화되며 스마트폰이 곧 ‘자산 접근 창구’가 되기도 한다. 현대인에게 ‘스마트폰 분실(이나 도난)’이 치명적 사고인 건 그 때문이다. 자칫 은행 계좌를 탈탈 털릴 수도, 돌이키기 어려운 불명예를 뒤집어쓸 수도 있다. 디지털 시대, ‘쓰기 쉬우면서도 보다 정교한’ 정체성 확인 기술의 등장이 절실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ID∙패스워드 딜레마… 디지털 시대 대안은?

얼굴 인식, 패턴, 지문, 번호로 휴대폰 잠금 설정 해제

데이터 접근 수단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건 뭐니 뭐니 해도 ‘아이디와 패스워드’의 조합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말하자면 양날의 검 같은 것이다. 정작 사용자 본인이 아이디나 패스워드를 잊어버려 곤욕을 치르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 실제로 아이디나 패스워드 같은 마이크로인터랙션(마이크로인터랙션과 관련, 보다 자세한 설명은 지난 5월 18일자 스페셜 리포트 ‘‘거의 모든 것의 인터랙션’ 시대, 최후의 승자는?’을 참조할 것) 디자이너는 늘 딜레마에 빠진다. 새로 만들거나 바꾸는 방법을 아주 어렵게 설계하면 정작 사용자가 분실했을 경우 해당 소프트웨어 이용 자체가 힘들어지고, 반대로 너무 쉽게 설계하면 나쁜 마음먹고 달려드는 사람이 얼마든지 찾아내거나 바꿔 유용(流用)할 공산이 커진다. ‘적정선에서의 타협’이란 개념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인 셈이다.

반면, 정교하게 설계되고 첨단 기술로 뒷받침된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은 그럴 가능성을 ‘제로(0)’에 가깝게 해준다. 이때 활용 가능한 생체 정보는 △지문 △음성(목소리) △얼굴 모양 △DNA △홍채 △망막 △체취 등 다양하다. 물론 지문이나 얼굴 모양 등은 예전부터 사용돼온 정보다. 하지만 여기에 디지털 기술이 더해지며 정확성과 사용성, 편의성 등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화됐다.

유럽에서 근대 국가가 발달하던 시절, ‘안면 인식법’은 범죄자를 더 철저히 관리∙감시할 필요성이 생겼을 때 처음 등장한 기술 중 하나였다. 다만 당시엔 사람 얼굴을 유난히 잘 기억하는 사람을 경찰관으로 선발, 그들에게 ‘안면 인식을 통한 범죄자 판별’ 임무를 맡겼다. 17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이 관행은 비교적 최근까지도 ‘미묘한 사건∙사고’에서의 판단에 활용됐다. 하지만 판별자의 오류로 인해 발생하는 ‘억울한 사례’는 끊이지 않았다. 디지털 시대의 안면 인식 기술은 전혀 다르다. 빅데이터 기술에 기반한 딥러닝(Deep Learning) 기법을 활용, 무수한 데이터 속에서 인공지능이 정확한 판단을 내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오류의 가능성을 제로에 가깝게 줄일 수 있다(인공지능이나 딥러닝과 관련, 보다 자세한 설명은 지난 3월 23일자 스페셜 리포트 ‘“인공지능의 미래가 두렵다”는 당신에게’를 참조할 것).

 

노트7이 채택한 바이오메트릭스, 홍채 인식

디지털 시대의 바이오메트릭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전 시대의 그것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여기, 아주 좋은 예가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노트7 홍채 인식 기능이 바로 그것.

인간 눈의 구조, 눈꺼풀, 눈동자, 홍채, 흰자, 밝은 빛, 흐린 빛

홍채 인식(iris scanning)이란 인간 눈동자를 둘러싸고 있는 구조, 즉 홍채의 모양을 인식해 그 사람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사람마다 지문이 다르듯 홍채 표면에 나타나는 무늬도 전부 제각각이다.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홍채 형태(pattern)는 일생을 두고 변하지 않는다. 식별 기준이 되는 특징 수만 해도 지문은 46개, 홍채는 266개로 차이가 크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처럼 눈동자 자체를 타인의 것으로 대체한다면 모를까, 홍채 형태는 지문과 달리 위조가 전혀 불가능해 그만큼 확실한 식별 기준으로 평가된다.

갤럭시 노트7의 홍채 식별·인증 절차, 사용자 눈 촬영 ID(DB) - 눈 모양 스캐닝 - 눈꺼풀과 홍채 모양 인식 - 홍채 주변 형태 추출 - 눈꺼풀 형태 제거 - 홍채 형태 표준화 - 데이터 형태로 인코딩 - 인증

위 그림에서 보듯 갤럭시 노트7의 홍채 인식 과정은 다음과 같은 절차를 거친다. 내장된 카메라로 사용자의 눈을 촬영한 기기는 눈 모양을 스캐닝, 그중 홍채 형태만 추출한 후 데이터로 인코딩해 저장한다. 이후 사용자가 인증을 위해 특정 부위에 눈을 다시 갖다 대면 기기는 등록 단계에서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둔 사용자의 홍채 형태 코드와 이를 대조한 후 본인 여부를 최종 확인한다.

갤럭시 노트7 홍채 센서, IR LED 홍채 카메라, 적외선 LED, 홍채 카메라가 눈을 인식한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홍채 인식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실행하고 화면의 설명에 따라 기기 전면 상단을 지그시 인식하기만 하면 사용자 본인의 홍채 형태가 ID로 등록된다. 이렇게 등록된 홍채는 크게 △잠금 해제(화면, 보안 폴더) △웹 로그인(삼성 패스 활용, 기본 탑재 브라우저에서만 가능) △앱 로그인과 본인 인증(삼성 패스 활용, 2016년 8월 현재 국내 3개 은행 모바일 뱅킹 앱 다운로드 후 활용 가능) 등의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다. 홍채 인식엔 인체에 무해한 적외선(IR) LED가 쓰이며,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단, 선글라스는 제외).

 

삼성전자, ‘긍정 인증’ 바이오패스 시대 열다

갤럭시 노트7의 바이오메트릭스는 소위 ‘긍정적 인증 방법’을 기반으로 한다. 특정 데이터를 입력해두고 해당 데이터와 합치하는지 여부를 인증하는 방식이다. 문자나 숫자 등 기존에 쓰이던 ID와 성격이 같지만 생체 정보를 판단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바이오패스(BIOPASS, 생물학적 허가증)’라고도 불린다.

이와 대비되는 방식이 ‘부정적 인증’이다. 특정 형태를 입력해놓고 그와 다른 형태를 보여주는 사람은 통과시키고 일치하는 형태를 지닌 사람은 잡아내는 방식이다. 공항 검색대 같은 장소에서 범죄 이력이 있는 여행자를 색출할 때 주로 쓰인다. 이처럼 범죄자 관리에 최적화된 기능은 최신 바이오메트릭스 기술이 아니면 해낼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 범죄자라면 누구나 수색의 눈을 피해 자신을 위장하려 할 게 분명하다. 따라서 이럴 땐 (위장이 불가능한) 생물학적 특성을 동원,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 범죄를 다루는 공공기관이 비싼 비용을 들여가며 바이오메트릭스 기기를 도입, 사용하는 건 그 때문이다.

홍채 이미지

스마트폰 문화의 확산과 함께 일상에 필요한 모든 기술이 손안에 잡힐 듯 간편해지고 있다. 바이오메트릭스 역시 그런 흐름을 타고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는 중이다. 특히 바이오패스 기술은 ‘PC 시대’가 시작될 때부터 사용자를 혼란스럽고 귀찮게 해온, ‘모바일 시대’ 이후엔 작아진 자판으로 사용자의 골치를 아프게 했던 ID와 비밀번호 체계의 훌륭한 대체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인식 오류 확률을 확 줄인 지문 인식 앱이 개발되는가 하면, 고가의 홍채 인식 장비는 스마트폰 앱으로 개발될 정도로 소형화∙간편화됐다. 음성 인식 기술도 날로 정교해지는 추세다.

생체 인식 기술의 쓰임새도 점차 확장되고 있다. 종래의 범죄 관련 영역에서 벗어나 점차 더 긍정적이고 일상적인 측면에서 활용되기 시작한 점이 특히 인상적이다. 발상의 전환은 때로 인간에게 무한한 자유를 선사한다. 평생 바뀌지 않는 ‘나’만의 특징. 한때 범죄자의 발목을 묶는 사슬 정도의 역할에 그쳤던 그 정보가 이젠 ‘(타인에 의해 잘못 유용되는 일 없이) 스마트폰 문화를 아낌없이 누릴 수 있는 자유와 가능성’이란 선물로 돌아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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