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마지막으로 읽은 게 언제인가요?
우리 한국인들이 한 달에 책 2권도 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요? 아마도 인생을 결정한다는 대학의 관문인 수능을 위해 또는 특정 시험을 위해 목숨 바쳐 10여년간 공부만 해서 그런가봅니다.
부모님 그리고 주위로부터 그 놈의 ‘공부’ 소리를 들으니 책이 좋아질 리가 있을까요? 그런데 시험에 잘 나온다는 책과 이별하고 원하는 장르의 책을 골라 볼 기회가 생겼는데 대체 왜 책을 읽는 것이 이토록 힘들어졌을까요?
우리는 객관식에 너무도 익숙해져 있습니다. 4개 또는 5개 중에 고르면 정해지는 문제를 좋아합니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해서 그 중에서 답을 ‘골라내는’ 것을 선호합니다. X의 1차 방정식 수학 문제에서 소숫점 둘째자리에서 반올림하여 나오는 답보다는 정수로 딱 맞아 떨어지는 답을 기대합니다. 부모님들께서 강조하시는 길만이 내가 가야할 유일한 길인 줄 알았고 그 중에서 골라야 되는 거였습니다.
어느 덧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추억 가득한 학창 시절이 지나고 나름대로 치열한 경쟁을 뚫고 삼성인이 되었습니다. 좋은 고등학교-명문 대학을 나와야 대기업을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적어도 저는요. 그런데 주위에는 참 다양한 배경에서 자라서 현재 같은 비슷한 자리에 온 분들이 많았습니다.
살아온 길이 화려했든 험난했든, 그 스토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놀랄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현 시점에서 같은 자리에 있는 줄 알았으면 조금 다르게 살아보면 어떠했을까 싶습니다.
거쳐온 길이 헤아릴 수 없이를 넘어,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많듯이 우리들의 이야기들도 그러합니다. 그 많은 생각들을 많이 겪어 보고 자문해보는 것은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처럼 기이한 상상의 이야기, ‘혁신’으로 대표되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 한 평생을 민주화에 헌신한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일생 이야기, 한국인의 이상적인 직업 의사를 버리고 백신 개발에 몰두했던 안철수 교수의 이야기 등 참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우리의 가정에서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3D TV니, 스마트폰이니 화려한 영상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기기들이 즐비하니 대화를 하기가 힘들어지는 건 당연하지요. 제 생각에 대화가 줄어드는 결정적인 생각은 우리들은 어느 덧 ‘바보’가 되어가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야기가 없는 바보 말이죠.
어릴 적 제 부친께서 TV를 ‘바보 상자’라고 부르셨던 기억이 납니다. TV을 볼 때면 바보처럼 마냥 화면만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고 하셨는데요. 실제로 눈을 통해 빠르게 흘러가는 영상을 따라가자면 생각이 스며들기가 힘듭니다. TV는 일방적인 매체입니다. 실력 좋은 선배가 모든 일을 혼자해내면 후배는 마냥 고마울 테지만, 그 후배는 언젠가는 TV만 보는 아무개처럼 바보가 될 것입니다.
인생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가요. 오늘 하루, 이번 주가 한편의 책이라고 가정해 보세요. 그 책들에 감동적이고 벅찬 이야기가 가득차길 원하고 더럽고 추잡한 이야기가 채워지길 원친 않을 겁니다. 힘들어 보이는 일이지만 평생 시간의 2/3 이상을 함께 합니다. 미운 정으로 키울 그 ‘일’이란 녀석에게 이야기를 창조해 주면 어떨까요.
책장에서 손으로 책을 제대로 집어 빼기가 힘들 정도로, 빼곡한 인생을 좋아하는 저는 올 한해 책 100권 이상 읽기를 익명의 분들과 함께 도전하고 있습니다. 괜찮다 싶은 책은 블로그를 통해 꼭 리뷰를 올리고 그 이상의 감동을 받은 책은 꼭 이야기를 해줍니다. 처음에는 그 시도가 참 어려웠지만 어느덧 지나보니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게 즐거움이 되었습니다.
먼저 많이 읽고 생각하여 좋은 책이 있으면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속에서 좋은 이야기가 있으면 함께 나누고 꼭 책에서 읽은 것이 아니라도 다양한 생각을 말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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