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와 ‘함께’ 넘나드는 1인 가구 ‘연결하고, 공유하며, 편리하게!’
“혼자 나는 새는 가장 강한 날개를 가졌다(Those who fly solo have the strongest wings, 영국 속담)” 1인 가구를 향한 시선이 바뀌고 있다. 과거엔 산업화·도시화로 인한 가족 해체의 부작용처럼 여겨졌다면, 이제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른바 ‘잘 나가는 사람’을 상징하기도 한다. 어느 TV쇼 타이틀처럼 ‘나 혼자 산다’며 당당히 선언하는 1인 가구도 점점 늘고 있다.
사회문제에서 선망 받는 대상으로
이 같은 변화는 상당히 파격적이다. 인간은 유인원 시절부터 줄곧 무리 지어 사는 동물이었기 때문이다. 함께 먹고 자는 가족은 최소 2인 이상을 이뤘다. 1인 가구는 비정상적인 형태였고, 혼자 사는 이들은 종종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농경사회에서 공동체 생활은 기본 중 기본이었고, 산업시대에 들어선 후에도 1인 가구는 사회문제 취급을 받았다.
요즘 매스컴에서 조명 받는 1인 가구는 다르다. 한 중견 배우는 방송을 통해 고급스러운 아파트에 혼자 살면서, 주방엔 고급 일식점처럼 회칼을 갖추어놓고, 취미로 간 낚시에서 가져온 생선을 회로 뜬 후, 친구를 불러 술 한 잔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누가 봐도 성공한 싱글 남성의 삶이다. 과거 1인 가구라 하면 쓸쓸한 시골집에서 혼자 사는 노약자의 모습을 떠올렸지만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TV 화면에 등장하는 1인 가구는 주로 ‘엣지 있는’ 생활을 영위한다. 일각에서는 혼밥이나 혼술이 사회문제인 양 지적하기도 하지만, 정작 1인 가구는 그마저도 즐거움으로 승화하거나 셰프에게 ‘냉장고를 부탁’해 해결책을 얻는 등 폼 나게 해결한다.
시장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조사한 ‘한국 사회 1인 가구 트렌드’의 하이라이트를 통해서도 이 같은 변화를 읽을 수 있다.
– 1인 가구는 2017년 현재 전체 가구의 28%를 차지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연령별 비중은 남성 3-40대가 가장 높으며, 이는 소득과 소비 수준이 가장 높은 층이기도 하다. |
사회의 실질적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3040 세대 중 소득이 높은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독거(獨居)’의 사회적 함의가 완전히 뒤집혔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혼자 사는 이유는 힘 없고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라, 반대로 탄탄한 사회ㆍ경제적 능력을 기반으로 자기만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서다. 안 먹고 안 써가며 저축해 가족이 함께 살 집을 장만하는 대신, 자신의 사회적 지위에 맞는 집을 월세 방식으로 당당하게 선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는 세상의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인간은 누구나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생존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변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한다. 변화의 물결에 따라 기존 비즈니스 전략을 수정해야 시점도 온다.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제대로 세우기 전 변화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야 함은 물론이다.
자신만의 삶을 위한 선택, 1인 가구
1인 가구 증가의 결정적 동인(動因)은 무엇일까? 과거에는 주로 사회적ㆍ경제적 역경이 주원인이었다. 예를 들어 전쟁이 나면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사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에 대공황이 덮친 1930년대, 가족 구성원이 경제적 기회를 찾아 각각 떠나는 바람에 1인 가구가 대거 생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이 완전히 해체되는 건 아니었다. 1930년 대공황 당시 이혼율도 그 이전보다 줄었고 경제적으로 안정된 후 다시 가족이 합치기도 했다. 1인 가구가 생겨나는 한편 경제적인 이유로 한 주거에 두 가족 이상이 함께 살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1인 가구화 되더라도 일시적일 뿐, 가급적 함께 사는 형태를 당연하게 여겼다는 의미다.
반면 현대에 들어서는 연령을 불문하고 결혼과 가족 생활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스스로 1인 가구를 선택한다. 이 같은 사실은 여러 지표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젊은 층의 결혼 기피 풍조, 이혼율 급증과 같은 사회 현상의 연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1인 가구이길 자처하는 이들은 대개 능력도 있고 사회 관계도 원만한 사람으로, 결혼이나 재혼이라는 과제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색깔을 갖고 살아가길 원한다.
인간의 역사를 되짚어 볼 때, 결혼이나 가족 생활을 기피하는 현상이 처음은 아니다. 대체로 사회가 불안정하거나 인구가 과잉되면 결혼을 하지 않고 당대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풍조가 강해지곤 했다. 예를 들어 ‘인구 폭발의 시대’라는 별명이 붙었던 유럽의 중세 전기, 많은 사람(주로 남성)이 결혼하지 않고 수도승이나 십자군으로서의 인생을 선택했다. 욜로(YOLO)족은 21세기 이전에도 존재했던 셈이다.
단, 과거에 결혼을 포기한 사람들이 주로 집단을 이루고 살았다면 요즘은 각자 혼자 산다는 점이 다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건대 어째서 혼자이길 꺼리지 않는 걸까? 궁금증을 풀 열쇠는 IT 기술에 있다. IT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집에 혼자 살아도 외부 세계와 언제든 원하는 방식으로 연결될 수 있으니, 굳이 집단으로 살 필요가 없어진 건 아닐까? (IT 기술을 통해 1인 가구와 사회가 연결되는 현상은 지난해 10월 5일자 스페셜 리포트 “‘혼자서 이미 군중인’ 1인 가구 세대, 스마트홈 시장 판도 바꾸다”에도 소개돼 있다)
‘혼자’ 살지만 원할 땐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1인 가구 거주자들은 기본적으로 혼자만의 삶을 만끽한다. 동시에 쾌적한 환경에서 살기 바라고, 때로는 온라인으로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며, 관계가 더 발전하면 자기 집으로 초대하거나 상대방의 집에 방문하길 원한다.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려면 가전제품에도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연결성(connectivity) △공유가능성(sharability) △생활유지편의성(life maintenance)이 그것이다.
① 연결성
만족스러운 1인 가구의 삶을 영위하려면 혼자 살면서도 자신이 원할 때에는 다른 사람들, 더 넓은 사회와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태생적으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고립감 때문에 무력해질 수 있다. 물론 21세기인 지금 문제될 건 없다. 집에 인터넷 연결이 가능하도록 랜선이 깔려 있거나 와이파이만 연결되면, 집 안에서도 바깥 세상을 얼마든지 누리고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스페셜 리포트 “‘혼자서 이미 군중인’ 1인 가구 세대, 스마트홈 시장 판도 바꾸다”를 비롯해 여러 차례 다루었지만, 요즘 출시되는 가전제품은 대부분 연결성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기기를 통해 집 밖이나 타인과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카카오톡, SNS 등을 통해 문자는 물론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언제든지 자신과 상대방의 상태를 공유할 수 있다. IP TV, 모바일 기기를 통해 원하는 내용의 콘텐츠도 언제든 즐길 수 있다. 온라인 게임기는 연결성을 더욱 치열하게 시험할 기회이기도 하다.
연결성을 기본 속성으로 탑재한 장치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생활의 편의를 가져다 준다. 범위는 주거의 안전, 건강관리, 심지어 의생활이나 식생활까지 아우른다. 혼자 살아도 안전한 환경이 1인 주거 전용 빌딩을 기반으로 조성되고 있다면, 거주자의 라이프스타일은 연결성을 갖춘 장치로 관리하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건강 상태를 관리하는 기기 또는 여기서 측정된 자료를 전문 관리자와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 등 관련 상품은 얼마든지 개발될 수 있다. 아침에 일어나 욕실 거울을 마주하면 몸의 상태가 측정된다면? 이 정보가 헬스케어센터에 전달, 분석돼 필요에 따라 사용자의 전자 기기로 생활 지침을 보내준다면? 1인 가구 거주자들은 생활의 편의는 물론 정서적 안정감까지 얻지 않을까.
② 공유가능성
성별과 연령을 불문하고 혼자 사는 이들에게 타인과의 관계 형성은 중요하다. 마음이 맞는 파트너가 있다면 특히 그렇다. 만남을 위한 오프라인 공간은 필수적이다. 잘 꾸며진, 쾌적한 1인 주거 공간은 서로 간 친밀도를 높여줄 것이다. 상대가 이성이라면 더욱 신경 쓰일 터. 3040 세대라면 싱글 라이프를 살면서도 소울메이트를 만날 가능성 역시 언제나 열려 있다.
게임, 사진, 영상 같은 엔터테인먼트를 재생하는 전자 제품은 타인과 여가를 공유하도록 도와준다. 스마트 기능을 탑재하거나 음성을 인식해 자동 조절되는 조명이 있으면 더욱 좋겠다. 친구들이 놀러 와서 반주와 함께 식사를 마친 후, TV로 게임을 시작하면 저절로 조명이 게임에 적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1인 가구 거주자들이 항상 혼밥, 혼술만 하진 않는다. 때때로 지인을 집에 초대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술을 즐기기도 한다. 이에 적합한 공간을 구성하는 젊은이들도 늘고 있다. 삼성 셰프컬렉션 주방 가전들은 주방 라이프의 공유가능성을 높여준다. 깔끔하고 개방된 조리 공간은 식사 준비를 여럿이 참여하는 놀이처럼 만들 수 있다. 인덕션 핫 플레이트가 빌트인 된 식탁은 언제든 홈 바(home bar)로 변신하며,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와인 저장고 덕분에 디저트 타임은 더욱 풍성해진다. 혼자 식사하거나 술을 마실 때면 TV 화면을 활용해 여러 사람과 함께 있는 듯한 분위기도 연출할 수 있다.
③ 생활유지편의성
혼자 사는데 가사 노동에 익숙하지 않다면 번번이 난관에 부딪힐 터. 전통적으로 가정주부가 전담하던 식사 장만과 식후 처리, 의복 관리, 청소부터 환기에 이르는 집안일이 결코 쉬울 리 없다. 나날이 진화하는 가전 제품이 일손을 덜어주고 있지만,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누군가 알아서 처리해줬으면 하고 바란다.
21세기 IT 기술은 ‘현대판 우렁각시’도 재현한다. 음식의 보관 상태를 알려주는 건 물론, 레시피까지 읽어주는 냉장고가 생활 속에 이미 들어와 있다. 자동으로 작동하는 커피 메이커와 쿠커(cooker)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환기와 온도 조절 역시 마찬가지이다. 로봇 청소기가 집안 곳곳으로 스스로 이동해 먼지를 없애준다. 식기세척기나 건조기는 이제 1인 가구 필수품으로 정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삼성 커넥트와 같은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제어 시스템이 1인 가구에 적합한 규격과 용도로 보다 정밀하게 다듬어지면, 혼자 사는 누구라도 가사 노동으로부터 지금보다 훨씬 자유로워질 것이다.
21세기는 인구과잉의 시대이며, 여러 사회적 변화로 인해 불안정한 시대이다. 요즘 같은 때 “나 혼자 산다!”는 당당한 선언에 마음이 설렌다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고독을 원해서가 아니라 개성 표현과 편의를 중시해 1인 가구이길 택한 3040 세대, 특히 남성들. 이 같은 풍경은 앞으로 더 익숙해질 것 같다. ‘홀로’ 또 ‘함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21세기의 기술도 모습을 바꿔 일상 속 동반자가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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