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새롭게 정의하다 PartⅡ] 공간을 새롭게 정의하는 타임리스 갤러리 디자인
“완전히 새로운 TV다.”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3에 앞서 ‘CES 2013 혁신상’을 선정하는 자리에서 심사위원들은 삼성전자가 선보인 UHD TV인 85S9에 시선을 고정했다. 패널과 넥, 스탠드로 이루어진, 모두가 알고 있는 TV는 그곳에 없었다.
절제되고 고급스러운 블랙의 프레임, 그 안의 얇고도 단단한 패널, 그리고 이 둘의 품격 있는 조화가 이것이 TV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CES 2013 혁신상’을 받은 삼성전자 제품은 TV 부문 6개를 포함해 총 27개 제품. 그 가운데 85S9은 CES에 출품된 제품들 중에서도 제품 종류에 상관없이 디자인, 기술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s)’으로 우뚝 섰다.
TV에 대한 기존의 원칙을 바꾼 디자인, 그 디자인에 걸맞은 완벽한 기술에 CES는 CES 최고의 상으로 화답한 것이다.
왜 삼성전자는 ‘격이 다른, 최상위 종(種)의 TV’를 탄생시킨 걸까?
그들이 원하는 TV를 상상하라
“TV가 이렇게 생긴다면 어떤가요?”
경영진의 상상력이 흰 종이 위에 선을 그었다. 매스TV 시장, 프리미엄TV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왔다.
삼성전자의 디자인과 기술력이 시장과 고객에 필요한 가치혁신에 성공하며 트렌드를 이끌어 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삼성전자가 세계 TV시장 7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저력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위 단계인
어퍼 프리미엄(Upper Premium) TV 시장을 공략하는 경영진의 해법은 달랐다.
혁신적 제품을 만드는 기존의 룰을 벗어난다는 것이 경영진이 요구한 선결조건이었습니다. 즉, 개선되거나
진화된 디자인이 아닌, 완벽하게 다른 정체성이 필요했어요. 또 그 독특한 정체성은 오래 보존되어야 합니다. 프리미엄TV로 인정받는 초고가 제품들을 보면 쉽게 바뀌지 않는 그들만의 정체성이 있죠.
우리는 그 시장뿐만 아니라 아직 규정조차 할 수 없는 하이엔드 시장까지 목표하는 만큼 격이 다른,
최상위 종(種)의 TV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강윤제 전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어퍼 프리미엄 TV를 선택할 고객층의 라이프 스타일도 중요한 요인이었다.
‘고객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전제 아래, 85S9은 그 자체가 공간이며 인테리어가 되어야 했다.
고급 갤러리의 느낌을 살리며 집안의 인테리어와 어울리는 TV,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TV를 고객은 선호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탠드와 넥, 패널로 구성된 기존 TV 디자인으로는 초대형TV의 존재감을 드러내기가 쉽지 않았다.
낮은 장에 TV를 올려 부드럽고 간결한 공간을 연출하는 젠(ZEN) 스타일(장식을 최대한 배제한 극도의 간결함으로 동양적 느낌을 담는 스타일) 역시 고급 갤러리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만의 정체성으로 ‘타임리스(Timeless)’의 가치를 지닌 TV를 개발한다는 목표는 한층 더 확고해졌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NEW FORM’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었다. 바로 패널의 진화. 매년 다양한 기능을 추가하면서도 더 얇고 절제된 모습으로, 장기적으로는 새로운 소재로 업그레이드되는 패널은 TV 디자인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축이었다.
즉 TV 본체 중심의 디자인으로는 변하지 않는 가치를 나타내기 힘들다고 판단한 구성원들은 수천, 수만 번의 선으로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본 끝에 ‘프레임’이라는 컨셉을 도출했다.
프레임 안에 무엇을 담든, 어떤 발전된 기술이 적용되든 그만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이는 85S9을 다양한 인치 제품에 적용되도록 디자인한다는 방침에도 부합되었다.
감각적인 프레임과 패널은 공간의 주인 역할을 해야 했다. 가전제품이 아닌 고급가구, 집의 가치를 높여주는
인테리어로 자리해야 했다.
이를 위해 구성원들은 절제된 디자인을 강조하며 기계적인 부분은 최대한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어떤 디자인 요소를 추가해도, 발전된 기술이 모두 집약된다 해도 드러나지 않게, 오로지 85S9만의 위엄과 가치가 돋보이게 한 것이다.
특히 S9은 TV 패널은 얇고 선명해지고 스피커는 두꺼워지는 기술적 흐름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는 디자인이었다.
발전된 패널은 프레임에 둘러싸여 존재감을 한층 더 드러냈고, 6개 스피커 중 4개는 무게감 있는 프레임 안에 장착되어 사운드를 강화했다.
미래 기술을 담는 디자인, 지속가능한 가치를 강조하는 디자인, 세상 어디에도 없는 디자인. 삼성전자 85S9의 완벽한 ‘New Form’은 이제 프리미엄 TV의 강력한 기준으로 탄생할 채비를 갖췄다.
패널과 프레임의 분리는 UHD(Ultra High Definiton) TV 출시에서도 중요한 선택이었습니다. UHD TV는 풀HD TV보다 해상도가 무려 4배인, 꿈의 화질입니다. 더 선명하고 색감이 풍부한 UHD 화면, 그에 걸맞은 소리에 집중하기에 프레임은 매우 매력적인 그릇이지요.
– 양준호 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품격과 절제는 양보할 수 없는 키워드
공은 혁신적 상상력을 실제 구현하는 기구개발로 넘어왔다. 담당자들이 먼저 고민한 것은 제품의 크기.
개발 모델은 85인치이지만, 프레임 치수만 보면 95인치를 능가하는 85S9였다. 들어가는 부품 수를 감안하면 TV와 오디오가 결합된 새로운 기기라고 보는 것이 옳았다.
수백 개의 아트피스(목업을 만들기 전 단계의 샘플 조각)로 색과 질감을 확인한 끝에 며칠 밤을 새워 목업(실물 크기의 모형)을 완성했건만, 1층으로 들고 내려올 방법이 없어 분해한 후 마당에서 다시 조립한 사건도 있었다. 비까지 내린 새벽녘이었지만 “삼성전자의 정신이 담겨 있는 중요한 제품이다. 목업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리더의 주문에 부품 하나도 시야에서 놓치지 않았다고 그들은 회고한다.
설비투자도 필요했다. 프레임을 기울여 두세 차례 도금해야 하는 기존 도금조로는 최고의 품질을 기대할 수 없었다. 그들은 프레임을 한 번에 담글 수 있는 도금조 투자를 결정했다.
프레임 소재로, KTX 본체에 사용되는 최고 사양의 알루미늄을 확보하였고, 85S9의 미려한 외관을 뽑아내기 위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가공법을 선택하기도 했다.
프레임 중 다리 부분을 CNC기계가 가공하는 시간은 하나당 무려 3시간. 1분에 60개 가공되는 일반 TV의 스탠드와 비교하면, 85S9에 쏟아 부어야 할 정성과 시간, 비용을 가늠할 만하다.
단, 그 정성을 우리는 내세우지 않기로 했어요. 지금껏 기능상 당연히 겉으로 드러났던 부품들도 모두 안으로 배치했습니다. 고객은 프레임과 패널, 온전히 85S9의 가치에만 집중할 수 있게요.
품격과 절제는 85S9가 양보할 수 없는 키워드였어요. 평소 디자인과 기구개발은 개발 과정에서 다소 현실적 타협을 하지만, 이번 S9의 원형 디자인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이를 이루어낸 동료들의 의지와 우리의 기술에 고마울 뿐이죠.– 김의석 수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극도로 절제된 선과 섬세한 디테일로 85S9 자체를 빛나게 한다.’는 디자인 방침은 기구개발에서도 한 치의
물러섬이 없었다는 뜻이다.
가장 고민한 부분은 사운드. 85S9 스피커 용량은 120와트로 일반 TV 스피커 용량(20와트)의 6배에 달한다.
문제는 이 웅장한 울림에 따른 TV의 바이브레이션(웅웅거리는 현상)을 잡으려면 매우 많은 나사를 필요로 한다는 점.
그러나 그들은 ‘가장 이상적인 디자인의 UHD TV를 구현한다.’는 목표로, 나사 개수를 최소화하여 TV 안쪽에
배치하면서도 바이브레이션을 해소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프레임과 스피커를 감싸며 소리를 투과하는 최고의 천을 백방으로 찾아 나선 끝에 유럽에서 퀵서비스로 공수해온 것 역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프리미엄 TV를 향한 구성원들의 집념을 설명한다.
이후 85S9은 세계 최고급 홈시어터 회사 제품과의 비교 품평회에서 그에 버금가는 음량 품질을 인정받았다.
작업성, 조립성 때문에 늘 복잡했던 TV 뒤쪽에서도 그들은 ‘클린 백’, 깨끗하고 말끔한 뒷면을 추구했다.
지금껏 에어벨트, 우퍼, 회로보드, 파워보드 등이 얽힐 수밖에 없었던 그곳은 삼성전자의 기술로 정리되었고, 묶음 다발로 늘어진 연결선들 역시 단자 하나로 해결되었다.
누군가에게는 그냥 제품의 뒷면일지 몰라도 우리에게는 앞•뒤•옆면 모두가 프레임TV였습니다. 그러니 어느 선에서의 타협도 불가능했습니다. 지금까지 경험과 원칙을 내려놓고 완벽한 제품만 생각하자고 마음먹었어요. 극비 프로젝트였기에 참여한 사람도 매우 적어 힘들었지만,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작업이었습니다.
– 박재후 책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실
S9와 관련된 모든 프로세스를 바꿔
그리고 이제 그들은 성공적 혁신이란 그 대상과 관련된 모든 부분을 이해하고 바꿀 때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다.
현재 삼성전자는 85S9을 탄생시킨 디자인, 기구개발과 함께 마케팅, 물류, CS 등을 아우르는 TFT 활동에 돌입했다.
‘격이 다른 최상위 종의 TV’는 제품의 판매, 설치, 고객 대응과 이해, 제품을 파는 회사의 자세 등에서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TFT활동의 첫걸음은 프리미엄 TV를 구매할 고객과 고객의 환경에 대한 이해. TFT는 국내외에서 75인치 TV를 구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주거지, 생활패턴, 가옥 구조, 유통 환경, 심지어 엘리베이터 사이즈와 계단의 넓이까지도 꼼꼼히 조사했다.
확인 결과, 국내 주상복합건물의 엘리베이터는 용량 상 85S9을 실을 수 없었다. 화물 엘리베이터나 사다리차를 이용한다 해도 베란다를 통과해 제품을 회전시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어떤 동선으로 제품을 설치해야 최상위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지도 명확하지 않았다.
더불어 고객이 85S9을 만나는 마케팅 공간, 그들이 TV를 통해 누리고 싶어 하는 가치도 TFT가 철저히 탐구해야 할 부분이었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85S9을 시장에 내놓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일. 그래서 TFT 구성원들은 이 모든 물음에 ‘최적의 매뉴얼’을 정립하는 중이다.
프레임과 패널을 분리해 엘리베이터에 싣는 배송 방식을 결정한 것, 미국•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주요 프리미엄 매장을 중심으로 선별 유통시킨다는 방침에 따라 해당 매장들의 전시, 배송, 유통 상황을 일일이 점검한 것 등도 그 일환이다.
과거에는 제품을 열심히 만들고 나면, 대부분 기존 시장의 판매•유통 시스템에 녹아들어가게 도와주는 것이 우리의 남은 역할이었죠. 그러나 관련된 프로세스를 모두 바꾸어야 하는 85S9은 우리를 한층 더 성장시켰습니다. 제품에 무한한 책임을 갖게 만들었죠. 무엇보다 85S9을 위해 생산부터 판매, 유통, A/S까지 모든 과정을 섬세하게 파악하고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 이 많은 변화를 85S9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것이야말로 삼성전자의 진짜 역량이라고 생각합니다.
– 양준호 상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고객의 생각과 환경을 읽어내는 사이, 85S9 곳곳의 작은 요소들도 끊임없이 진화했다. 패널이 움직일 수 있는 각도, TV의 높이가 미세하게 조정되었고, 협력사의 품질 전수검사 기준도 한층 강화되었다.
TV를 배송 ‧ 설치하는 인원도 각자 역할을 따져 6명으로 결정되었고, 심지어 고객의 거실에서 제품 포장을 뜯는 순서도 정확해졌다.
85S9은 분리된 프레임과 패널을 하나로 조립하는 이음새에서도 간결과 절제를 강조했다. ‘최상위 고객들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방해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들에게 거실 벽의 구멍을 뚫고 TV를 설치하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좋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음새 조립 기술을 발전시킬 정도로, TFT 구성원들은 섬세하게 분석하고 치밀하게 대처했다.
고객에 대한 이해와 분석은 계속되어야 할 숙제입니다. 우리는 기존 프리미엄TV를 구입했던 고객뿐만 아니라 그 위 단계의 고객들도 85S9의 구매층이 될 것이라고 예측합니다. 그래서 85S9의 케이블 하나, 작은 서비스 하나에도 완벽을 기하려는 노력은 의미가 있어요. 고객을 타깃하기에 앞서, 고객이 누리게 될 가치에 타깃하는 것이 진정한 승부니까요. 85S9은 그 가치를 대변해 줄 것입니다.
– 이상훈 과장,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품기획팀
삼성전자의 승부는 다르다
그들은 이야기한다. 세계 시장에서 7년 연속 1위를 기록하는 삼성전자, 보르도 TV(2006년)와 터치 오브 컬러(Toc, 2008년) 등에서 시대의 감성을 기술로 승화시키며 TV 디자인의 새 역사를 써 내려간 삼성전자의 저력은 분명 S9을 탄생시킨 원천이다.
그러나 어퍼 프리미엄 TV 시장의 승부는 규모와 기술에서 앞서가는 TV를 만들어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다. 시대의 트렌드를 선도한다 하여 고객을 사로잡는 것도 아니다.
이를 인식한 삼성전자는 삼성전자만의 독특한 정체성으로 프리미엄 TV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냈다.
최상위 고객이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 남다른 품격을 지닌 대상. 어떤 기술적 혁신도 품을 수 있는 지속가능한 가치를 지닌 대상. 그 탁월한 상품으로 삼성전자는 새로운 승부를 시작했다.
새로운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전자의 인식이 다르다는 것! 거기에서 우리는 무한한 힘을 얻습니다.
그 역량으로 미지의 고객층을 연구하고 배려하여 그들이 누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합니다. 최고의 디자인, 완벽한 기술을 향한 도전과 혁신은 계속될 것입니다. 새로움을 창조하는 것은 끊임없이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그 역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맡아야 할 책임이겠지요. 우리는 전 세계 모든 고객을 위해 최고가 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강윤제 전무,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CES2013에서 지금까지 없었던 품격과 가치를 처음으로 선보인 85S9은 2013년, 전 세계 최상위 고객들을 대상으로 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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