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랩 스핀오프 기업 탐방] ② 스마트 인솔로 운동 분석 처방, 솔티드
스타트업은 보통 창업 3~7년 차에 자금난 등의 위기를 겪는다. 이를 데스밸리(Death Valley)라 부른다. 기업 존망을 결정짓는 이 위기를 극복하느냐 마느냐는 스타트업에게 매우 중요한 과제다.
2015년 C랩 스핀오프 2호 기업으로 주목을 받았던 솔티드(SALTED)도 데스밸리란 고비를 피해갈 수 없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일념 하나로 기적 같은 투자를 이끌어 내고, 2021년엔 약 4만 대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디지털 스포츠·헬스케어 시장의 루키로 떠오른 솔티드의 성장 면면을 뉴스룸에서 살펴봤다.
SCENE #1: 건강의 보고 ‘발’에 눈을 뜨다
솔티드는 신발 인솔로 사용자의 움직임을 분석하고 처방을 제공하는 솔루션 기업이다. 핵심 제품은 족저압 기반의 체형 분석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스마트 인솔’이다. 솔티드 조형진 대표<아래 사진>가 신발 인솔에 주목하게 된 계기는 삼성전자 C랩 시절, 팀원과의 가벼운 대화에서 비롯됐다.
조 대표는 “C랩에서 웨어러블 기기 사례를 함께 연구하던 한 팀원이 어머니의 간병 경험을 들려줬는데, 치매 환자분들이 다른 물건은 잘 잊는데, 신발만큼은 잊지 않고 챙긴다더라”라며 “이 대화에 착안해 발에 대한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어보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실제 치매나 파킨슨병 환자의 경우 보폭에서 사전 징후가 나타나기도 하며, 당뇨 환자가 흔히 겪는 합병증 중 하나인 족부 궤양은 발의 움직임을 추적 관리하면 괴사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조 대표는 발에서 각종 질환을 추론할 수 있단 걸 확신했고, 이렇게 ‘발’에 눈을 뜬 결과는 스마트 인솔과 스마트 신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었다.
SCENE #2: 대중성 갖춘 스마트 신발로 글로벌 시장 손짓
솔티드는 2015년 8월 보행 패턴을 바탕으로 맞춤형 운동을 추천하는 콘셉트로 C랩 스핀오프 2호 기업이 됐다. ‘건강한 삶을 연구한다’는 비전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시장 여건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았다.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분야의 규제 장벽이 꽤나 높았기 때문. 조형진 대표는 “회사 1차 고객이 병원이었는데, 규제 때문에 판로를 모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상대적으로 진입하기 쉽고 대중의 관심이 높은 디지털 스포츠 분야로 우회하게 됐다”고 말했다.
심기일전한 솔티드는 2016년 스마트 골프화 ‘아이오핏(IOFIT)’을 선보였다. 사용자 체중과 이동 정보를 분석해 올바른 스윙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웨어러블 신발이다. 방식은 이렇다. 신발 밑창에 내장된 압력 센서로 △단위 시간당 걸음(step) 수 △발이 땅에 닿는 시간과 압력 △무게중심 이동 정도 등을 파악해 사용자에게 적합한 코칭 정보를 제공하는 것.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남정아 이사는 “골프와 야구처럼 발에 체중을 싣는 운동 분야에선 이미 자세와 신체 균형 정보를 측정하는 장비가 사용되고 있다”라며 “하지만 수천만 원대로 고가인 데다 부피도 커, 대중적으로 이용하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이오핏은 가격과 휴대성이 매력적인 데다, 신발 하나로 사용자들이 운동 기록을 계속 확인하고 수집할 수 있다는 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시장의 반응도 뜨거웠다. 2017년 CES에선 웨어러블 기술 부문 혁신상을, 2017년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 전시회인 ISPO에선 황금상을 수상한 것. 기술 총괄역인 강경훈 이사는 “전시회를 다니다 보면 관람객들이 삼성전자 C랩 스핀오프 기업이란 사실에 큰 관심과 흥미를 보이더라”라며 “C랩 스핀오프 기업이란 신뢰도에 솔티드만의 혁신성까지 더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 낸 것 같다”라고 전했다.
SCENE #3: e커머스로 전환하자 글로벌 완판 행렬
상품 개발과 사업화 과정을 거쳐온 스타트업이라도 시장 진입 초기, 대중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솔티드도 예외는 아니었다. 고심 끝에 솔티드는 2019년, 어떤 신발이든 장착할 수 있는 범용성 높은 스마트 인솔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물론 여기에도 고민은 컸다. 조형진 대표는 “재고가 있을 수밖에 없는 하드웨어 제품이라 개발하면서도 걱정이 앞섰다”라며 “소프트웨어 상품은 업데이트란 방법으로 오류도 잡고 기능도 향상시킬 수 있는데, 하드웨어 상품은 조금이라도 하자가 생기면 전량 폐기를 해야 하는 등 회사 존폐를 고민해야 할 정도로 위험이 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솔티드는 스마트 인솔과 모바일 앱인 솔티드 골프 앱을 핵심 제품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솔티드는 제품 출시 즈음에 코로나19란 위기에 부딪힌다. 어쩔 수 없이 판매 전략을 e커머스로 전면 수정하고 시장 반응을 기다리던 찰나, 솔티드에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내로라하는 골프 제품 리뷰 웹사이트에서 솔티드 제품이 소개되면서 당일 한국 시간 새벽 4시를 기점으로 아마존 물량이 전량 판매된 것. 조형진 대표는 “아마존 골프 연습 카테고리에서 스마트 인솔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면서, 이 반응이 도화선이 돼 지난해 북미와 유럽에서만 약 350만 달러 물량의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말했다. 이후 솔티드는 북미·유럽뿐 아니라 중동, 동남아까지 유통 계약을 체결하는 듯 눈에 띄는 행보를 잇는 중이다.
솔티드는 골프 시장뿐만 아니라 인솔을 활용한 다양한 스포츠 분야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엔 Io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웨어러블 건강 디바이스에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이다. 조형진 대표는 “2015년 분사 이후 사업을 접어야 할지 무수히 고민했지만 2021년에 들어서야 비로소 흑자 전환을 바라볼 수 있는 기업이 됐다”라며 “제품에 대한 믿음과 직원들과의 신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그는 이어 “건강한 삶을 연구하는 회사란 비전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만큼 사용자 데이터에 기반한 디지털 스포츠·헬스케어 솔루션을 지속 제공해 건강한 삶을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청사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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