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패드, 이렇게 고급스러워도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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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NEWSROOM 삼성전자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마우스 패드, 이렇게 고급스러워도 되는 겅? 임직원 칼럼_가죽에 빠진 남자 러브레더1 개성 넘치는 잊믹원 여섬셩이 매주 색다른 주제로 여러부늘 찾아갑니다. 우리 삶 가까이 있는 IT와 일상의 흥미지진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가죽공예(leather craft)를 주제로 이런저런 얘길 들려드릴 새로운 임직원 칼럼니스트 '가죽에 빠진 남자 러브레더'입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돼 무척 반갑고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가죽의 매력은 상당합니다. 제 경우 만들기 자체를 워낙 좋아해 가죽을 접하기 전까지 캘리그래피도 배워보고 비누·향초 등 여러 가지 공예도 체험해봤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죽공예는 가죽 특유의 촉감과 느낌, 향이 너무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래서 언젠가부터 가죽공예를 제 ‘인생 취미’로 정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처음엔 소품 제작부터 시작했지만 이제 가방은 물론이고 웬만한 건 전부 가죽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가 됐습니다. 가죽공예의 최대 매력은 성취감, 그리고 뿌듯함이에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행해야 하는 재단 작업, 손이 빨개질 정도로 반복해야 하는 손바느질, 모양이 조금만 틀어져도 다시 제작해야 하는 고통…. 그걸 모두 감내한 후에야 비로소 만족할 만한 작품이 완성되거든요. 그 순간 느끼는 성취감은 공예를 한 번이라도 취미로 삼아본 분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가죽공예를 취미로 삼은 이후 그간 에디터의 손을 거쳐 완성된 가방들 ▲가죽공예를 취미로 삼은 이후 그간 제 손을 거쳐 완성된 가방들입니다. 제겐 자식과도 같은 존재죠

가죽 제품, 많이들 이용해보셨죠? 하지만 가죽공예로 직접 뭔가를 제작하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얘깁니다. 환경적 제약은 둘째치고 돈과 시간도 상당히 들어가거든요. 그런 만큼 제 칼럼이 여러분께 ‘가죽공예를 다방면으로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칼∙자∙가위∙송곳… ‘의외로 간단한’ 기본 도구

아래 사진은 가죽공예에 필요한 기본 도구들입니다. 근사한 ‘작품’을 완성하기엔 다소 부족한 면이 있지만 최소한 이 정도는 갖춰야 가죽공예 제품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필요한 도구는 그때그때 설명해드릴게요.

커터칼∙자∙가위∙송곳∙바늘∙본드∙실▲가죽공예에 도전하기 전 반드시 갖춰야 할 도구들입니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커터칼∙자∙가위∙송곳∙바늘∙본드∙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드릴 제품은 ‘마우스 패드’입니다. 가죽공예 제품을 만들 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종류와 형태(pattern)를 정하는 건데요. 전 고양이 발 모양이 찍힌 마우스 패드를 만들어보려 합니다. 일단 대략적 가죽 색상과 형태를 구상, 아래 두 가지 형태를 만들어봤습니다.

고양이 모양 패드 - 도안

아무래도 고양이 얼굴 모양을 갖춘 오른쪽 형태가 나을 것 같습니다. 만들긴 좀 어려워도 제작 과정이 더 재밌을 테니까요. 오른쪽 디자인에 맞춰 패턴을 만들어보겠습니다.

패드 시안

가죽을 자르려면 반드시 패턴이 필요합니다. 가죽 위에 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면 가죽에 펜 자국이 고스란히 남거든요. 그래서 위 그림에서처럼 미리 생각해둔 패턴을 종이에 그린 일명 ‘형지(型紙)’를 가죽 위에 올려놓고 재단하게 됩니다. 이때 형지는 일종의 도면 같은 역할을 하죠.

가죽 색상을 골라서 가져온다.

미리 구입해둔 가죽 중 위 디자인 색상과 가장 비슷한 걸 골라봤습니다. 이 가죽 위에 미리 만들어둔 형지를 대고 정확하게 잘라냅니다. 가죽공예에 처음 도전하시는 분은 되도록 곡선 디자인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가죽은 종이와 달리 두꺼운 데다 섬유보다 질감이 단단하거나 물러 재단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형지를 대고 잘라낸다.

가죽공예 제품의 완성도 높이는 비결, ‘보강’

가죽 재단 작업이 끝났다면 이제 ‘보강’ 작업에 들어갈 차례입니다. 보강이란 가죽이 늘어지는 현상을 방지하고 형태가 유지되도록 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인데요. 이번 작업에선 ‘L/B’로 불리는 보강재 레드보드(Leather Board), 그리고 스펀지를 썼습니다. 스펀지는 마우스 패드에 일정한 부피감을 주기 위해 사용했죠.

가죽전용본드

위 사진은 가죽 전용 본드입니다. 가죽과 보강재를 딱 붙게 하려면 가죽 전체, 그리고 보강재 전체에 이 본드를 골고루 펴서 발라야 합니다. 어느 한 군데에 본드가 뭉치면 접착 이후 뭉친 부분이 두드러질 수 있으므로 주의하세요.

가죽전용 본드를 잘 바른다

가죽과 보강재 전면에 본드를 잘 펴 발랐다면 가죽 뒷면에 보강재가 붙여질 위치를 정확하게 표기합니다. 이땐 펜을 사용해도 무방합니다. 이후 공정에서 보강재, 그리고 (나중에 쓰일) 안감으로 가려지는 부위니까요.

보강재를 붙인 후 잘라낸다

보강재를 붙인 후 깔끔하게 잘라낸 모습이 위 사진입니다. 검정색 고양이 발이 보이시죠? 이제 남은 보강재를 붙이면서 고양이 발 부분에 빨간색 가죽을 붙여 넣겠습니다.

빨간색 가죽을 덧붙인다

자, 이제 어느 정도 형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L/B는 두꺼운 도화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화지가 아랫부분이 그대로 노출되면 보기 싫을 뿐 아니라 물기 등에 노출될 우려가 있겠죠? 그래서 전 안감을 활용, 아랫부분을 덮어주려 합니다.

딱맞도록 칼로 재단한다.

위 사진 속 안감의 바닥 면에도 본드를 잘 펴 발라준 후 고양이 얼굴 모양 가죽에 딱 맞아 떨어질 수 있도록 칼로 재단합니다. 마우스 패드가 위에서부터 ‘가죽→ 보강재→ 안감’ 순서로 구성되는 셈이죠.

 

바느질, 말 안장 만들 때처럼 ‘새들 스티치’로

재단까지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재단까지 깔끔하게 된 모습이 위 사진입니다. 하지만 아직 작업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본드로 붙여둔 옆 테두리가 벌어지거나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게 바느질 작업입니다. 단, 두꺼운 가죽에 곧장 바늘을 끼울 수 없는 만큼 바늘 구멍을 미리 만들어둬야 하는데요. 이때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특별한 도구’가 사용됩니다.

목타를 대고 망치로 때려준다.

가죽공예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목타’ ‘치즐’ ‘그리프’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 이 도구를 가죽에 대고 망치로 내리치면 일정한 간격으로 구멍을 내줍니다.

망치로 친 뒤 바느질을 하면 이러한 모양새가 나온다.

이 기구를 사용해 구멍을 뚫어준 후 바느질 하면 위 사진에서와 같은 형태가 완성됩니다. 바늘 구멍을 낼 때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 그리고 침착함입니다. 사실 가죽공예는 매 단계에서 인내심과 끈기, 그리고 집중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혹자는 인내심과 집중력을 키울 목적으로 가죽공예에 도전하기도 하죠.

가죽공예에서 흔히 쓰이는 바느질 방법은 일명 ‘새들 스티치(saddle stitch)’로 불립니다. 말 안장을 만들 때 쓰이던 기법인데요. 실 양끝에 바늘을 끼우고 바늘을 교차시키는 방식입니다.

바늘구멍의 반대방향으로 끼운다.

먼저 바늘 구멍을 낸 반대 방향에 바늘을 끼웁니다. 바늘을 밖으로 적당히 빼낸 다음, 반대쪽 바늘을 좀 전에 빼낸 실 윗부분으로 밀어 넣습니다. 그리고 양쪽 실을 천천히, 적당한 탄성으로 잡아 당깁니다.

적당한 힘으로 다기면 사선모양으로 꿰어진다.

적당한 힘으로 당기면 사선 모양 스티치가 완성되는데요. 이런 방법으로 바느질을 끝까지 마무리합니다. 바느질 작업을 완성하려면 역시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한데요. 전 이 단계에서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 한 잔 하며 쉬엄쉬엄 작업합니다. 서두를 경우 자칫 실이 꼬이거나 엉킬 수 있으니 최대한 침착하게 진행하세요.

바느질을 끝낸후, 단면처리를해준다.

바느질이 끝났다면 이번엔 단면 처리 작업을 해주세요. 단면 처리는 여러 겹의 가죽과 보강재로 층이 진 옆 단면을 깔끔하게 해주는 작업인데요. 이 단계를 빼먹으면 층 사이로 수분 등이 침투해 가죽이 손상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단면 처리 작업 시 가장 흔히 쓰이는 방법은 ‘엣지코트’로 불리는 가죽 단면 마감용 물감을 칠하는 건데요. 이쑤시개나 젓가락을 사용해 엣지코트를 톡톡 찍은 후 단면에 골고루 발라주면 됩니다.

 

다소 복잡하고 번거로워도 인내심 갖고 ‘도전’

가죽으로 만드는 마우스 패드, 말처럼 쉽진 않죠? 실제로 가죽공예를 처음 접하시는 분이 도전하기에 마우스 패드는 상당히 어려운 과제입니다. 처음엔 기본 도구와 책 등을 장만하신 후 열쇠고리나 카드지갑 같은 것부터 시작하시는 게 좋아요.

임직원이 쓰고있는 마우스패드와 노트북

위 사진은 제가 쓰고 있는 노트북과 무선 마우스입니다. 마우스 패드는 어디서 얻었는지 기억도 안 나는 제품이네요. 사용하는 데 큰 지장은 없지만 칼럼도 쓴 만큼 이번에 만든 제품으로 교체해보겠습니다.

syscon008 임직원이 직접 만든걸로 교체

어때요, 한층 고급스러워졌죠? 하얀 눈 위에 고양이가 밟고 간 듯한 발자국 모양입니다. 전체 형태도 고양이 얼굴처럼 만들어 그런지 귀여운 느낌도 나네요.

요즘 회사 생활에 지친 직장인들의 취미 문화가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죠? 가죽공예뿐 아니라 캘리그래피∙목공∙도예∙등산 등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자기 만족을 얻는 분이 늘고 있다는 소식은 무척 반갑습니다. 긍정적인 방향이기도 하고요. 여러분도 여러분만의 멋진 취미를 하나쯤 가져보시는 것 어떨까요? 전 그럼 다음 칼럼에서 또 재밌는 가죽 얘길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추워지는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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