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공장, 영천 중견기업에 ‘문화’를 이식하다
좋은 기업의 요건엔 어떤 게 있을까요? 뛰어난 기술력, 원활한 수익구조, 탄탄한 복리후생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바로 기업 문화입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고유의 문화가 존재한다면 임직원 만족도와 업무 능률도 그에 비례해 높아질 테니까요.
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서 바람직한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중소·중견기업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죠. 오늘 소개해드릴 경북 영천시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금창 역시 비슷한 고민에 빠져있었는데요. 얼마 전,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프로젝트가 이곳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직원들이 다니기 좋은 회사’를 목표로 금창 기업문화 개선 활동에 나선 건데요. 과연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스마트공장
삼성전자와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방 기업의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해오고 있는 사업입니다. △공장 운영 시스템 △제조 자동화 △공정 시뮬레이션 △초정밀 금형 등 4개 분야 중 지원 대상 업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해 지원이 이뤄집니다
인재경영, 말은 좋은데 어떻게 실현해야 할까?
상당히 많은 국내 기업이 자사 경영 철학으로 ‘인재경영’을 꼽습니다. 수준급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 기업 성과를 극대화하는 게 인재경영의 주된 목적인데요. 더 나아가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갖고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송재열<위 사진> 금창 대표 역시 기업 운영에서 ‘사람’을 가장 중시하는 경영인입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을 단지 ‘돈 주고 일 시키는 대상’이 아니라 10년 후, 20년 후를 내다보고 함께할 수 있는 동반자로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솔직한 바람이죠. 송 대표는 “기업의 미래를 만드는 건 매출도, 수익도 아닌 사람”며 “우리 회사 인재들이 향후 금창의 자랑거리가 되도록 하는 게 내 오랜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창은 자체적 교육과 각종 동아리 운영, 환경 개선 사업 등 바람직한 기업문화 조성을 목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송재열 대표의 소신에 따라 금창은 꽤 오랫동안 독자적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하지만 몇몇의 의지만으로 전 직원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기란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고 직원 수가 늘면서 진도는 더욱 더뎌졌죠.
송 대표가 스마트공장 실행팀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건 바로 그 때문이었습니다. 그는 “제대로 된 기업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늘 있었지만 단편적으로 정립해둔 가치와 생각을 정리하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문득 ‘올바른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삼성전자라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컬처 블렌딩’ 프로젝트… 두 문화 섞어 향 깊게
금창이 스마트공장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건 지난해 일입니다. 기술과제와 현장 혁신활동을 통해 불량률 감소, 핵심성과지표(KPI) 관리법 전수 등의 성과도 거뒀죠. 하지만 금창 측이 진정 원한 지원 분야는 생산 효율이나 기술 전수가 아니라 기업문화 조성이었습니다.
사연을 전해 들은 스마트공장 실행팀은 오랜 고민 끝에 지난 8월 ‘솔루션’을 내놓았습니다. 금창에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내 조직문화 전문가를 파견하기로 한 거죠. 해당 프로젝트엔 ‘컬처 블렌딩(Culture Blending)’이란 명칭이 붙었습니다. 다양한 원두가 섞여 특별한 향과 맛을 내는 ‘블렌딩’ 작업처럼 금창의 기업문화에 삼성전자 기업문화를 접목시켜 전혀 새로운 결과물을 도출해보자는 작업이었죠. 양웅석<위 사진> 삼성전자 창조경제사무국 과장은 “스마트공장 사업을 진행하며 금창을 지켜본 결과, 새로운 기업문화 조성을 열망하는 경영진의 진정성이 고스란히 전해지더라”며 “지속적 컨설팅 요청을 받고 고민 끝에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금창으로 파견된 진광호<위 사진> 삼성전자 구미지원센터 인사그룹 대리는 수시로 사업장을 방문, 본격적 지원 활동에 나섰습니다. 일명 ‘비타민 에이전트(Vitamin Agent)’ 결성도 그중 하나였는데요. 비타민 에이전트란 각 팀에 소속돼 본인의 소속 팀에 기업문화를 전파하고 팀원 간 화합을 도모하는 직원을 일컫습니다. 삼성전자 내에서 비슷한 역할을 수행, 이미 크고 작은 성과를 거둔 직책 ‘체인지 에이전트(Change Agent)’에서 착안한 프로그램이었죠.
▲지원 기간 중 마련된 ‘체인지 에이전트(삼성전자)-비타민 에이전트(금창) 간 간담회’ 현장
비타민 에이전트로 선정된 금창 임직원은 확실한 ‘벤치마킹’을 위해 지난 8월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찾아 당시 체인지 에이전트로 활동 중인 삼성전자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는데요. 이 자리에 함께한 심원환<위 사진 왼쪽에서 여섯 번째> 삼성전자 구미지원센터장(부사장)은 비타민 에이전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기업문화에 관한 실용적 조언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삼성전자 구미사업장을 찾은 금창 비타민 에이전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심원환 삼성전자 부사장
이날 간담회장을 찾은 박수현 금창 자재부 계장은 “삼성전자의 체인지 에이전트들이 조직문화 담당자로서 자긍심과 보람을 갖고 노력하는 모습이 상당히 인상 깊었다”며 “구미 사업장 방문 전까진 다소 막연하게 느껴졌던 비타민 에이전트 역할이 이제야 확실히 이해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비타민 에이전트 제도 도입 3개월여, 금창의 분위기는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직원 간 소통과 대화가 늘면서 활기차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는 건데요. 기업문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송채성 금창 이사는 “처음엔 반신반의했던 일들이 하나둘 성과로 나오고 있어 담당자로서 무척 뿌듯하다”며 “스마트공장 프로젝트는 지역 기업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 ‘맞춤형 지원’을 꾸준히 이어간다는 점에서 일정 금액을 지원하고 영수증 처리해주면 끝인 여느 1회성 지원 프로그램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라고 말했습니다.
임직원의 반응 역시 긍정적입니다. 비타민 에이전트로 활동 중인 신세길<위 사진> 금창 대리는 “같은 공간에서 근무한다 해도 동료나 선후배들과 대화가 많지 않은 편이었는데 비타민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후 소통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비타민 에이전트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금창은 이번 ‘컬처 블렌딩’ 프로그램을 통해 비타민 에이전트 외에도 △경영진과의 1대 1 소통채널 ‘두드림’ 개설 △대표이사 주관 ‘스몰오픈토크’ 운영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에 삼성전자의 조직문화 노하우가 더해지며 뚜렷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점이 돋보입니다..
‘설마 되겠어?’, 3개월 만에 ‘진짜 되네!’로 바뀌다
사실 컬처 블렌딩 프로그램 도입 초기만 해도 금창 경영진 중 상당수는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도입 3개월을 넘긴 지금, 의구심은 점차 확신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몰라보게 달라진 금창 임직원의 모습에 삼성전자 측 멘토로 참여한 진광호 대리가 느끼는 보람은 남다릅니다. 진 대리는 “처음 금창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오랫동안 굳어진 기업문화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을 거란 인식이 강했다”며 “하지만 협업을 계속하며 경영진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그들의 다양한 철학을 기업문화로 만드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송재열 대표는 “이번 기회에 금창이 ‘단순히 높은 수익을 내는 기업’에 그치지 않고 ‘올바른 가치관과 마음가짐을 지닌 임직원이 모여 지역사회를 선도하는 기업’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 회사 직원들이 금창 소속이란 사실만으로도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지역 중소·중견기업 역량 강화를 목표로 스마트공장 사업을 지속할 예정인데요. 삼성전자의 지원으로 확 달라진 기업문화를 갖게 된 금창처럼 앞으로도 보다 다양한 지역 기업에 꼭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도 많이 성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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