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눈에 착, 쓸수록 손에 척… ‘디자인(GD)상 최초 수상 모니터 UX’ 탄생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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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소비자는 제품을 고를 때 ‘외형 디자인’부터 염두에 둔다. 시각적으로 가장 먼저 인식되는 게 외관일뿐더러 생김새가 맘에 들어야 애정을 갖고 오래 쓸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 원칙이 늘 통용되는 건 아니다. 겉모양이 맘에 들어 덜컥 구입했다 어쩐지 손이 가지 않아 금세 바꿔버린 물건도, 딱히 이유는 없는데 이상하게 손이 가고 오랫동안 곁에 두고 썼던 물건도 누구나 한두 개는 있게 마련이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해당 제품의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 17일 삼성전자가 출시한 퀀텀닷 커브드 게이밍 모니터(모델명 ‘CFG70’) 시리즈는 지난달 바로 이 UX 디자인으로 ‘굿디자인 어워드(Good Design Award)’를 수상했다. 게임 전용 모니터의 UX는 어떻게 만들어지며 사용자에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이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CFG70 UX 디자인 작업을 담당한 이현지<아래 사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UX상품화그룹 선임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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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인의 좋은 예? 뚜껑이 아래쪽에 달려 있는 케첩 병

“바닥에 넓적한 뚜껑이 달려있는 케첩 병 있죠? 그게 바로 UX에요.” 이현지 선임은 UX를 ‘케첩 병’에 비유했다. 뚜껑이 위에 있으면 사용할 때마다 병을 뒤집어 뿌려야 하는데다 양이 줄어들수록 사용하기 어려워진다. 하지만 뚜껑이 밑에 있다면 집어서 바로 사용할 수 있고 양이 줄어도 사용하기 쉽다. 단순히 필요한 기능을 충족하는 디자인이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라면 실제 사용자가 사용하게 될 환경이나 패턴까지 생각하여 만드는 게 UX, 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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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선임은 “게이밍 모니터의 UX도 실제 사용자가 겪게 될 경험을 면밀히 고려한 결과, 탄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획 단계에서부터 프로게이머와 게임단 감독은 물론, 게임방송 PD와 게임학과 교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용자층을 인터뷰했어요. 그 과정에서 게이밍 모니터에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사용자가 선호하는 요소는 뭔지 철저하게 조사했죠. 게임 전용 설정 화면과 (각종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대시보드가 포함된 지금 디자인은 그 결과물입니다. 아, ‘설정 불러오기’ 버튼을 세 개로 만든 것도요. 게이머들이 게임에 따라 모니터 설정을 바꿔가며 최적의 환경을 만든단 사실을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됐거든요.”

 

‘게임 전용 모니터’ 콘셉트 아래 관련 부서 한데 모여 작업

CFG70의 개발이 시작된 건 지난해 봄. 이현지 선임은 “부서별 담당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개발 작업을 진행했던 이전 제품에서와 달리 CFG70은 디자인과 UX,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 전 부서가 한데 모여 개발 작업을 진행했다”며 “(게이밍 모니터란) 특정 콘셉트를 정하고 그에 맞춰 모든 작업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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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작업 방식 덕분일까, CFG70 곳곳에선 ‘쓸수록 눈에 띄는’ UX 디자인 요소가 꽤 여럿 발견된다. 제품 면면에 일체감 있게 적용된 원형 디자인도 그중 하나다. CFG70은 받침대와 후면 블루링이 원형인 건 물론, UX 디자인에서도 원형이 자주 눈에 띈다. 한 예로 모니터 전면의 ‘설정 불러오기’ 버튼 역시 숫자가 아닌 원 형태다. 컬러도 빼놓을 수 없다. 소리에 반응하는 ‘아레나 라이팅 LED’를 포함, 전체적으로 공상과학(SF) 영화 느낌을 주는 사이언(cyan∙청록) 색상이 적용됐다.

‘게임 특화 모니터’답게 게임 요소를 활용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이현지 선임은 “CFG70에서 응답 속도는 레이싱 게임 계기판 형태로 표시된다”며 “심지어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았을 때 뜨는 ‘신호 없음’ 화면도 단순한 메시지 박스가 아니라 게임 속 조준경(照準鏡) 형태로 디자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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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UX를 적용하려면 하드웨어에 들어가는 칩셋의 사양 역시 이전 제품보다 높아져야 한다. 이는 전체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 때문에 일부에선 신규 UX 적용에 회의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 이현지 선임은 “제품 출시 여부조차 불확실한 상황이었지만 개발진 대부분이 ‘게이밍 모니터’란 애초 콘셉트를 끝까지 밀어붙이고 회사 측을 설득한 끝에 CFG70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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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전용 UX’ 구축에 의의… 이후 모델에도 탑재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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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지 선임을 비롯한 CFG70 개발진에게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수상 부문이 단순한 외형 디자인이 아니라 전반적 사용 경험을 포괄하는 UX 디자인이기 때문. 이 선임은 “UX 디자인으로 디자인 상을 받는 예가 드문 데다 모니터 UX가 수상작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상 소식을 듣고 그간 동고동락해온 동료들 모두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고 말했다.

CFG70은 이후 출시되는 삼성 모니터의 UX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실제로 CFG70 이전 출시 모니터 모델에선 TV용 UX가 변형, 탑재됐지만 CFG70 출시와 함께 독자적 모니터 UX가 구축됐기 때문. 이현지 선임은 “향후 출시되는 다른 제품에도 모니터 전용 UX가 탑재될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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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인은 제품 디자인에 비해 아직은 그 비중도 적고 관심도 덜한 게 사실이다. 이래저래 품이 많이 들지만 그 결과물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품을 직접 써본 사람은 안다, 탁월한 UX 디자인이 얼마나 그 제품을 ‘쓰고 싶게’ 만들어주는지. 고만고만한 UX를 거부하고 ‘전용 UX 개발’이란 도전에 나서 당당히 성공을 거둔 CFG70의 등장이 반가운 건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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