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 전국 확산 사업 1호 기업’ 원광전자에 가다

2016/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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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공장 협력사 이미지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스마트공장 전국 확산 사업이 드디어 첫 결실을 맺었습니다. 지방 기업의 제조 역량 강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삼성전자가 현지 중견·중소기업에 자사의 제조 노하우를 전수하고 필요한 자금까지 지원하는 게 스마트공장 전국 확산 사업의 골자인데요. 2016년 6월 현재 경북 지역에서만 140여 개 기업이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성 증가와 매출 증대, 불량률 감소 등의 성과를 거뒀죠.

올 들어 삼성전자는 경북 지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스마트공장 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를 위해 창조경제지원센터 내에 150여 명 규모의 스마트공장지원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습니다. 이중 일부는 전국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파견돼 멘토링과 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죠. 그리고 마침내 지난 4월 ‘전국 확산 사업 1호 스마트공장’이 탄생했습니다. 전북 진안군에 위치한 원광전자도 그중 한 곳인데요. 원광전자의 ‘특별한 제조 혁신’ 성공기, 현장을 직접 찾아 취재했습니다.

 

중소기업은 일이 많아도, 없어도 걱정?

원광전자 직원이 자사 LED 램프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원광전자 직원이 자사 LED 램프를 검사하고 있는 모습

원광전자는 LED와 적외선 리모컨 리시버(receiver) 제조업체입니다. 1982년 창립된 이후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삼성전자·휴맥스 등 국내 기업은 물론, 스카이워스·샤오미 같은 해외 업체들에도 납품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는 이 회사엔 좀처럼 풀리지 않는 고민이 있었습니다. ‘한정적 자원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하는 일’이 바로 그거였죠.

황태연 원광전자 대표는 “수주 물량이 매월 동일한 수준이면 좋겠지만 막상 기업을 운영해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많다”며 “그렇다고 설비를 증설할 정도로 수요가 충분한 상황도 아니어서 여러모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황 대표의 말처럼 대부분의 제조업체엔 으레 성수기와 비수기가 존재합니다. 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양을 100이라고 했을 때 수요가 때론 200 이상으로 치솟지만 때론 50 이하까지 떨어지는 식이죠.

“사업장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을 고민하게 됐다”는 황태연 원광전자 대표▲“사업장에 활기를 불어 넣기 위해 스마트공장 도입을 고민하게 됐다”는 황태연 원광전자 대표

사정이 이렇다보니 업무가 몰리는 성수기엔 모든 직원이 작업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는데요. 황 대표는 “과도한 업무로 늦은 시각까지 고생하는 직원들을 보며 늘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생산 물량이 많을 땐 공휴일이나 일요일에도 공장을 가동시켜야 했다”며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사업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스마트공장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제조 과정을 개선해 생산력을 높일 수 있다면 주문량이 갑작스레 쏟아지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으니까요. 직원들에게도 이전보다 많은 휴식 시간을 제공하게 될 테고요.

 

생산성 향상과 불량률 감소, 동시에 잡다

양규석(사진 왼쪽) 멘토가 원광전자 임직원과 함께 현장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양규석(사진 왼쪽) 멘토가 원광전자 임직원과 함께 현장 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황태연 대표가 본격적으로 스마트공장의 지원을 받기 시작한 건 올 1월부텁니다. 삼성전자는 원광전자에 ‘스마트공장 DNA’를 이식하기 위해 전북 창조경제혁신센터에 파견 중이던 양규석·김계환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실행팀 차장(이하 ‘멘토’)을 담당자로 지정했죠. 이후 두 멘토는 철저한 현장 검증과 상담을 통해 원광전자의 제조 혁신 방향을 ‘내 일처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공장 사업은 △공장운영시스템 △제조자동화 △공정시뮬레이션 △초정밀금형 등 네 가지 분야에서 진행됩니다. 지원 업체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맞춤형’으로 돕기 위한 조치죠. 면밀한 사전 조사를 거쳐 원광전자엔 “제조자동화 부문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습니다. 양규석 멘토는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면 자연스레 제조 원가가 절감되기 때문에 그만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며 “원광전자의 경우, 첨단 기기 도입을 통해 짧은 시간 동안 보다 많은 제품을 생산하고 품질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고민했다”고 말했습니다.

스마트공장 시스템 도입 이후 들어선 신규 장비(왼쪽 사진)와 기존 장비. 새 장비를 가동시키면 한 번에 5개의 램프를 만들 수 있어 ‘회당 제조 가능 램프’가 1개였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효율이 다섯 배 높아집니다▲스마트공장 시스템 도입 이후 들어선 신규 장비(왼쪽 사진)와 기존 장비. 새 장비를 가동시키면 한 번에 5개의 램프를 만들 수 있어 ‘회당 제조 가능 램프’가 1개였던 기존 시스템에 비해 효율이 다섯 배 높아집니다

두 멘토가 제안한 내용은 LED 램프용 스마트공장 시스템이었습니다. 한 번에 하나의 LED 램프를 제작하는 기존 장비 대신 5개의 램프를 한 번에 제작할 수 있는 모듈(module)형 장비를 도입, 생산성을 높이는 게 골자였죠. 실제로 신규 장비 도입 이후 원광전자의 시간당 생산량은 5700개에서 1만5000개로 약 2.6배 늘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도입, 이전에 비해 불량률을 86% 개선시키고 문제 발생 시 조치 시간도 90% 이상 줄였죠.

황태연 대표는 “그간 생산량 자체가 부족해 적극적 영업을 하기 어려웠는데 스마트공장 체제 도입으로 신규 수주를 유치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며 “뭐니 뭐니 해도 직원들의 업무 환경이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지원 기업에 자사 전문 인력을 파견, 다양한 형태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사진은 김계환 멘토와 김경수 원광전자 생산부문장, 양규석 멘토(왼쪽부터)가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지원 기업에 자사 전문 인력을 파견, 다양한 형태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사진은 김계환 멘토와 김경수 원광전자 생산부문장, 양규석 멘토(왼쪽부터)가 현장 상황을 점검하는 모습

원광전자가 불과 5개월도 안 돼 이처럼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건 시작 단계부터 전담 멘토가 전반적 진행을 돕는 스마트공장 프로젝트의 차별화된 진행 방식 덕분이었는데요. 실제로 황 대표는 “과제 선정에서부터 도입, 생산성 검토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도움을 무척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소기업 스스로 과제를 선정, 진행하고 보고까지 해야 하는 기존 사업과 달리 스마트공장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전문 멘토들이 참여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당초 목표 시한보다 더 빨리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덧붙였습니다.

 

“더 많은 지역 중소기업에 혜택 돌아가길”

 양규석·김계환 멘토

원광전자는 경북 이외 지역에서 스마트공장을 도입한 첫 사례입니다. 그런 만큼 양규석·김계환 멘토의 감회도 남달랐는데요. 양규석 멘토는 “스마트공장을 추진하는 핵심 목표는 지원 대상 기업이 생산성 향상, 품질 개선 등 실질적 성과를 거둘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원광전자의 경우, 황태연 대표를 비롯한 전 임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스마트공장 전국 확산을 위한 첫 단추를 잘 끼울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두 멘토는 앞으로도 전북 지역 기업들의 제조 혁신을 돕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김계환 멘토는 “올해 중 전북 소재 16개 기업에 스마트공장을 도입하는 게 목표”라며 “사업이 진행되면서 지역 내 스마트공장에 대한 인식이나 호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기업이 혜택을 입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황태연(사진 가운데) 대표와 두 멘토가 완성된 LED 램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황태연(사진 가운데) 대표와 두 멘토가 완성된 LED 램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스마트공장 프로젝트와 함께 어엿한 ‘제조 혁신 기업’으로 거듭난 원광전자 역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황태연 대표는 “회사를 경영하며 전문 연구직이나 관리직 등 우수 인력 수급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스마트공장 체제 도입으로 매출 상승 등 여건이 확보되면 관련 인재 고용도 고려할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임직원과 삼성전자 멘토가 혼연일체가 돼 ‘제조 혁신’의 까다로운 숙제를 풀어낸 원광전자 얘기, 어떻게 보셨나요? 스마트공장 전국 확산 사업은 전북뿐 아니라 전국 18개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실제로 △엠에스씨(표면처리제 제조, 인천) △덕원산업(자동차엔진부품 생산, 울산) △라컴텍(로봇 부품 생산,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스마트공장 체제 도입에 성공한 기업이 하나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국내 중소기업의 제조 역량 강화를 목표로 순항 중인 스마트공장 사업, 앞으로도 열정 넘치는 지역 중소기업이 대거 참여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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