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으로 ‘소통’하는 특별한 시장 ‘빛고을 나눔장터’
최근 <살아남은 것들의 비밀>이라는 책을 본 적이 있다. 이 책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전통시장에 대해 말한다. 직접 잡거나 키운 것만 판매할 수 있는 영국의 버로우 마켓(Borough Market)부터 주말 아침이면 콘서트장으로 변하는 독일 함부르크 어시장(Fischmarkt), 단돈 1유로의 소포장 음식들이 먹음직스럽게 진열되어 구매를 유도하는 마드리드의 산 미구엘 시장(Mercado de San Miguel)까지.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남들과는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보며 세상의 변화를 이겨낸 ‘특별한’ 시장의 이야기들.
새삼스럽게 출판된 지 3년이 넘은 책 이야기를 꺼낸 것은, 광주의 한 장터 때문이다. 지난 14일, 광주시청 앞 광장은 대목을 맞은 장터처럼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빛고을 나눔장터’가 열리는 날이었다. 광주 시민 5만여 명이 함께 만든 감동의 현장에는 세계 각국의 여러 시장을 돌아본 작가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특별함’이 있었다.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을 나누는 것입니다
올해로 14회를 맞이한 빛고을 나눔장터는 자신들이 사용하지 않는 다양한 물품을 이웃과 함께 나누는 자리로, 물품 판매 수익의 50%가 광주 지역 아이들의 희귀·난치병 치료를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역대 최대 인원인 5만 명이 참여할 정도로 큰 관심 속에 진행된 이번 ‘장터’는 대통령 내외가 각각 양복 정장과 코트, 스카프를 기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원활한 현장 진행을 도와준 아름다운가게 소속의 학생 봉사자 하진호 씨(20세)는 “빛고을 나눔장터가 지역 주민들이 다 함께 모이는 기회가 되어준 것 같아요. 이제는 쓰지 않지만, 소중했던 물건을 다른 이와 나눈다면 환경보호에도 좋지 않을까요? 특히 어린 아이들도 장터에 나와 자기가 쓰지 않는 장난감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모습은 너무 보기가 좋았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르는 게 값! 오르는 가격만큼 커지는 ‘나눔’, 삼성전자의 특별한 경매
삼성전자와 빛고을 나눔장터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3년, 삼성그린시티(광주 사업장)에서 생산한 세탁기와 냉장고 등의 가전제품을 나눔장터에 기부하면서 시작되었다. 물론, 물품 판매액은 전액 희귀·난치 환아의 치료비로 사용된다. 좋은 제품을 사람들과 나누면서 주변의 힘든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은, 삼성전자가 나눔장터가 처음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게 만든 힘이 되었다.
오후 1시부터 시작된 경매전. 현장은 이미 사람들로 가득했다.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이 단상 위로 올라오자,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손을 번쩍 드는 이들이 급격히 많아졌다. 100만 원에 냉장고 ‘지펠 F9000’을 낙찰받은 양미선 씨(58세)는 “제가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아이들을 위해 냉장고를 바꿔주고 싶다는 생각에, 큰마음 먹고 경매에 참여했습니다. 우리 유치원 아이들에게도, 난치병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선물을 할 수 있게 되어서 참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55만원에 김치 냉장고 ‘지펠 M3000’을 구입한 박선영 씨(43세)는 “시어머니 드리려고 경매에 참여했는데, 시중가보다 훨씬 저렴하게 김치냉장고를 구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라며 경매 낙찰의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나누는 기쁨, 함께 할 방법을 찾았어요!
장터 한쪽에서 함평 상모마을 주민 박미숙 씨(43세)가 지역 쌀로 만든 한과와 유과를 건네며 말했다.
“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직접 만든 것들입니다. 한번 맛보고 가세요!”
바로 옆 부스에서는 담양 도래수 마을의 주민들이 직접 담근 복분자주와 블루베리를 팔고 있었다. 두 마을은 모두 삼성전자의 자매마을이다.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광주지원팀의 하재욱 씨는 “삼성전자는 자매 마을의 특산품을 구입해 지역 복지기관에 기부하고 있는데요. 임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협력해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때로는 나눔으로써 더 커지는 것도 있는 법. 삼성전자는 지역의 마을과 자매결연을 맺어 ‘나눔장터’를 통해 제품을 판매함으로써 ‘지역사회의 발전’과 ‘이웃에 대한 나눔’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덤으로 지역 특산물을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는 좋은 기회이기도 했다.
대체 불가능한 시장이 되다
‘빛고을 나눔장터’를 총괄하는 아름다운가게 본부장 안상열 씨는 “빛고을 장터의 가장 좋은 점은 모든 것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진다는 것입니다. 즉, 누구나 나눔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라며 나눔장터의 장점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많은 이들의 참여와 관심을 통해 나눔의 문화가 광주를 넘어 전 지역으로 퍼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자발적으로 나눔을 실천하는 다양한 ‘장터’가 전국 곳곳에 있다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 쉽게 ‘나눔의 문화’에 익숙해질 것이다. 하지만 전국 어떤 곳에 나눔장터가 생긴다고 하더라도, 그 지역만의 독특한 색을 띄게 될 터. 지금의 특별한 ‘빛고을 나눔장터’는 대체할 수 없다. 그러니 전통시장의 왁자지껄한 활기, 이웃을 배려하는 따뜻함, 환경보호를 생각하는 건강한 의식을 한 번에 느껴보고 싶다면, 내년 가을에는 소중했지만 이제는 사용하지 않을 물건을 손에 쥐고 광주에 가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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