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흥이라는 것이 폭발한다! 삼성디지털시티 한가족 어울림 축제
온라인 커뮤니티 ‘직장인 탐구생활’에는 하루 약 300여 개의 글이 올라온다. 그리 대단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 건 아니다. 사람들은 그곳에서 ‘오늘 점심은 무엇을 먹었는지’, ‘퇴근 후 일정은 무엇인지’ 같은 소소한 에피소드들을 주고받는다. 서로 얼굴은 몰라도, 공감과 소통이 가져다주는 끈끈한 유대감에 매료되는 직장인들은 생각보다 많다. 그렇게 모인 회원이 약 9만여 명. <미생> 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얻고, 그림왕 양치기 작가의 웹툰(혹시 당신도 ‘싫어증’ 환자?! ‘그림왕 양치기’, 양경수 작가를 만나다)이 화제가 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삼성전자의 직원들에게도 매년 이런 ‘공감’의 순간이 찾아온다.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리는 ‘한가족 어울림 축제’가 그것. 일종의 오프라인 판 ‘직장인 탐구생활’이라 할 수 있는 이 축제를 통해 삼성전자 직원들은 건담부터 레고, 드론까지 본인들의 다양한 취미를 공유한다. 회식보다 건강하고, 홀로 즐기는 취미보다 ‘흥’이 넘치는 현장을 뉴스룸이 함께 했다. 직장인들의 흥이 폭발한 그곳의 하루는 과연 어땠을까?
11:00 AM. 절친과 건담 조립하며 몸풀기! Hobby Zone
지난 19일, 삼성디지털시티의 센트럴파크 지하 1층에서 진행된 이 행사는 ‘HOBBY ZONE’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을 맞이했다. △건담 프라모델 만들기 △레고 미니카 경주 △사무실 소품 리폼 △마술 배우기 △드론 레이싱의 5가지 프로그램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특히 2인 1조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동료와 함께 건담 짝짝궁
2인 1조의 팀 미션으로, 주어진 10분 동안 어느 팀이 가장 빠르게 건담 프라모델을 완성하는지 겨루는 건담 짝짝궁. 두 명이 하나의 건담을 만들어야 하는 만큼, 팀워크가 중요한 프로그램이었다. 조립을 시작하기 전, 옆자리 동료와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들이 테스트가 시작되자 일평생 도자기를 빚던 장인처럼 진지한 표정이 되었다.
사회자의 시작 알림과 함께 참가자들은 일제히 포장을 뜯고 건담 조립을 시작했다. 전략적으로 한 명은 설명서를 보며 조립을 진두지휘하고, 나머지 한 사람은 팀의 손과 발이 되어 열심히 건담을 조립하는 한 팀이 눈에 띄었다. 다른 팀들과 확연히 다른 속도로 건담을 조립해나간 두 명의 참가자는 결국 ‘건담 짝짝꿍’의 우승자가 되었다. 안테나 그룹의 김재형 씨와 한상민 씨였다.
우승의 비결을 묻는 기자에게 이들은 ‘남다른 팀워크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사전에 어떤 식으로 조립을 할지 미리 전략을 짜 둔 덕도 있지만, 결국은 저희 두 사람의 팀워크가 가장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우승 자체도 기쁘지만 친한 동료와 이렇게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되어서 더욱 좋았죠. 또한 이번 축제는 다른 축제와 달리 참가자들이 주인공이 되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사무실을 위한 작은 DIY
건담 같은 프라모델에 흥미가 없다면, 좀 더 실생활에 가까운 취미는 어떨까? 행사장의 다른 쪽에서는 직접 아기자기한 소품을 만들 수 있는 ‘코르크 다육이 만들기’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었다. 코르크의 속을 파내 다육 식물이 숨을 쉬기 적당한 구멍을 만든 후, 축축하게 젖은 흙으로 다육 식물을 덮어주면 ‘코르크 다육이’를 만들 수 있다. 완성된 코르크 화분을 예쁜 선반에 진열해주면, 사무실 한편을 장식할 수 있는 미니 화단으로 업그레이드 끝! 매일 일하는 본인의 책상을 자기 손으로 직접 꾸미는 이 시간은 DIY를 처음 해보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취미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고, DIY가 익숙한 이들에게는 자신의 솜씨를 뽐내는 자리가 되어 주었다.
김나래 씨는 “처음 행사장에 왔을 때 인테리어나 음향 시설 등이 잘 꾸며져 있어서 놀랐다.”며, “구성 프로그램들도 여러 사람들이 참여할만한 것들로 알차게 꾸며져 있어 남은 행사들이 무척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이 만든 코르크 다육이가 사무실 분위기 전환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드러내며, 이번 행사에 대한 소감을 마무리했다.
붕붕붕 아주 작은 자동차
레고로 자동차를 만들고, 그 차에 피규어를 태워 레이싱 경주를 벌이는 미니카 경주 프로그램은 총 15명의 참가자가 3조로 나뉘고, 이후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자가 결정되었다.
남자들의 많은 로망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자동차’다. 그래서일까? 이 작은 미니카를 만드는 프로그램에도 유독 남자 참가자들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굵은 팔뚝에 힘줄을 드러내며, 멋지게 후진 주차를 하는 남자라도, ‘레고 미니카’의 조작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미니카가 뒤집어지기도 하였지만, 다들 이 작은 차들이 벌이는 경주의 승패를 통해 누군가는 웃고, 누군가는 아쉬워하는 모습은 마치 놀이터에서 이유도 없이 즐거워하는 아이들처럼 보였다. 마음속에 숨기고 살던 어른 아이들의 ‘동심’이 다시 눈을 뜨는 순간이었다.
평소 장난감 조립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진성호 씨는 시합 전부터 레고 조립에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 자신감을 우승으로 증명했으니, 그저 허세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내년에도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면 팀원들과 함께 꼭 참가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한 진성호 씨. 그가 계속해서 왕관을 지켜낼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지만, 내년 축제에서도 그는 분명 즐겁게 지낼 것이다.
1:00 PM. 식곤증 퇴치! 스트레스 한 방에 날리는 Fun Zone
‘10초를 잡아라’와 같이 독창적인 게임부터 두더지 잡기와 인형 뽑기처럼 익숙한 게임 기구들까지 다양한 놀거리로 가득한 Fun Zone은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한 번, 오후 4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두 번씩만 운영되었다. 시간이 한정된 탓인지, Fun Zone이 열리자 수 많은 임직원들이 생동감 파크로 몰려들었다. 신입사원부터 임원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두더지를 잡고, 인형을 뽑는 모습이 조금은 낯선 풍경이었지만, 사람들은 매일 그래왔던 것처럼 익숙하게 게임을 즐겼다. 오전에도, 오후에도.
“직원들이 적어도 1년에 하루 정도는 정말 즐겁게 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직원들의 진정한 힐링을 위해 운영되는 한가족 어울림 축제지만, 서영화 씨의 마음속에는 행사가 끝나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다. 그녀는 올해도 직원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양한 상품과 즐길 거리를 준비했지만, 외국인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 부족했던 점이 가장 아쉬웠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좀 더 다양한 직원들을 배려하는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는 서영화 씨. 그녀의 목표는 이 축제에서 사람들이 꼭 무언가를 함으로써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니라, 그저 동료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공원을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4:30 PM. 한판 어때? 이 구역의 왕은 나야! Guinness Zone
삼성디지털시티 내 스마트 파크에서 진행된 Guinness Zone은 오전과 오후 두 타임으로 나눠 매 타임 최고의 기록을 달성한 참가자에게 상품을 지급했다. 같이 온 참가자들끼리도 경쟁의식이 생겼는지, 더 좋은 노력을 얻으려 노력하는 모습에서 건담 조립을 할 때의 협동과는 또 다른 경쟁 구도가 엿보여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Guinness Zone에서 만난 SE팀 안은철 씨는 다양한 종목 중 특히 드러머 카운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드러머 카운터는 혈압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재미있었어요.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또 도전을 하고 싶을 정도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여러 가지 게임이나 운동을 즐기는데요. 이곳은 새로운 취미에 자연스럽게 도전해볼 수 있도록 진행을 잘 하는 것 같습니다. 드러머 카운터도 그렇게 도전을 해본 것인데, 이렇게 즐거울지는 예상 못했었죠. 예상외의 즐거움이라 더 좋은 것 같습니다.”
5:00 PM. 감미로운 사운드로 하나 되다! Healing Zone
다채로운 프로그램 뒤에 이어지는 잔잔한 휴식의 시간. 이런저런 프로그램들로 하루를 즐기다 보니, 어느 새 날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그 시각, 블루웨이 파크에서 기타소리와 함께 감미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Healing Zone에서 인디밴드 석식호의 공연이 시작된 것. 어떤 사람들은 자유롭게 근처를 거닐면서, 또 다른 사람들은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 편하게 음악을 즐겼다.
멤버들 각자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서 팀 이름을 정했다는 인디밴드 ‘석식호’는 다양한 버스킹 경험으로 노래가 끝나는 사이사이에 재치있는 입담을 선보였다. 마치 라디오 방송을 듣고 있는 것 같은 그들의 입담과 감미로운 노래 위로 디지털시티의 노을이 아름답게 내리고 있었다.
8:00 PM. 한가족 어울림 축제, 그 막을 내리며
8시까지 이어진 공연을 끝으로, 한가족 어울림 축제가 막을 내렸다. 많은 임직원들이 이번 행사는 단순히 눈으로 즐기는 행사가 아니라, 사람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끌어낸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동료들과 함께 참여하며 재미와 팀워크를 다질 수 있었다는 점도 한가족 어울림 축제의 장점으로 꼽았다.
하루 중 삼분의 일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다. 그리고 직장에는 그 긴 시간 동안 함께 하는 동료가 있다. 동료가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일’ 외에도 함께 공유하는 다양한 경험들이 필요하다. 오늘 하루 동안 지켜본 ‘한가족 어울림 축제’는 그 다양한 경험을 함께하기 위한 계기로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주었다. 동료가 가족이 되는 축제. 내년에 열릴 한가족 어울림 축제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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