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타공인 카메라광 Y의 갤럭시 S7 ‘감성 리뷰’
내 필름 카메라는 아버지가 물려주신 야시카(YASHICA) 'FX-3'다. 아버지는 결혼 직후 니콘에서 출시한 최고급 카메라를 사기로 마음 먹었지만 어머니가 임신 소식을 알리며 가까스로 말렸다. 어머니는 "아이 사진을 찍어야 하니 새로운 카메라를 장만하는 건 괜찮지만 아이를 키워야 하는 입장이기도 한 만큼 비싸지 않은 걸로 사라"고 권유(?)하셨다. 아버지는 어머니 말씀에 수긍하셨다, 지금도 그러시는 것처럼.
▲아버지가 물려준 야시카 FX-3. 갤럭시 S7 '사용자 설정' 모드로 촬영했다
나와 동갑내기인 FX-3는 칼자이스 렌즈와 결합해 특유의 짙은 색감과 뚜렷한 대비(contrast), 칼날 같은 선예도(線銳度)를 보여준다. 필름 카메라 시대 당시 칼자이스 렌즈는 많은 이의 선망을 한몸에 받았지만 한편으론 호불호(好不好)가 지극히 갈렸다. 발색에 초점을 맞춘 렌즈가 많았던 탓인데 칼자이스 렌즈론 색이 진득하고 화려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바로 그 점 덕분에 난 여전히 아버지가 주신 카메라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대체 불가능한 색감' 덕분이다.
'에스프레소 투샷' 같은 발색… 필름 카메라의 귀환?
▲갤럭시 S7 카메라의 '자동' 모드는 굉장히 또렷한 발색이 특징이다
갤럭시 S7을 받자마자 '자동' 모드로 사진을 찍었다. 빨간색 버스를 찍었는데 빨강이 정말 빨갰다. 말이 좀 웃긴데 노란색 차선은 샛노랬고, 파란색 차는 북마리아나제도 바다처럼 파랬다. 한 일이라곤 적정 노출을 선택한 정도가 고작이었지만 색이 꽤 진했다. 야외에서뿐 아니라 실내와 같이 어두운 상황에서도 ‘에스프레소 투샷(2 shot)’처럼 아주 진한 색을 끝까지 뽑아냈다. 칼자이스 렌즈의 색감을 좋아하는 내겐 더없이 친근한 느낌이었다.
▲갤럭시 S7는 촬영 모드를 '자동'으로 설정하면 실내에서 찍은 사진도 진득한 색감이 느껴지고 아주 밝게 나온다
흔히 "발색이 좋다"는 렌즈들의 특징을 스마트폰이, 그것도 촬영할 때마다 ‘자동’으로 구현해내다니 어쩐지 신이 났다. 언제나 사진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색감이다. 이때 색감이란, 말하자면 향(香)과 같다. 누군가에겐 달콤한 향도 다른 누군가에겐 쌉쌀한 향으로 전달될 수 있듯 각자 색의 진한 정도를 느끼는 차이와 그것이 좋고 싫은지의 여부는 순전히 취향의 문제다. 갤럭시 S7이 ‘자동’으로 설정한 진한 색이 누군가의 취향을 완벽하게 ‘저격’할 수도, 빗나갈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내겐 너무나 반가웠지만.
▲갤럭시 S7 카메라에선 '프로' 모드를 통해 노출과 감도는 물론이고 색 온도와 틴트, 채도 등을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다
그러니까 일명 ‘감성 사진’을 찍고 싶어서 여러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색이 너무 쌔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갤럭시 S7 시리즈 카메라에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프로' 모드는 찍을 때부터 △노출 △감도(ISO) △셔터스피드 △색 온도 △틴트 △채도 △하이라이트 △그림자 할 것 없이 하나하나 설정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저장된 ‘선명한, 포근한, 아련한, 빛바랜’ 같은 색조 설정을 활용해 색과 분위기를 간편하게 바꿀 수도 있다.
▲갤럭시 S7 '프로' 모드로 촬영한 실내. 감도와 밝기를 모두 낮춰 찍었다. 조리개값 F1.7, 셔터스피드 1/120초, 감도(ISO) 64, 밝기 -0.2스톱(stop)
▲갤럭시 S7 '프로' 모드로 촬영한 실내 수족관. 감도를 800으로 높였지만 노이즈가 거의 없고 움직이는 피사체가 또렷하게 찍혔다. 조리개값 F1.7, 셔터스피드 1/180초, 감도(ISO) 800
'후보정'보다 '촬영 자체'에 혼신 다하게 되는 이유
자신만의 색과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면 아주 세밀한 조절도 가능하다. 물론 촬영 후 보정이 훨씬 간편한 방법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 사진 작가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 혹은 각자의 개성에 따라 모든 설정을 완료해놓고 촬영을 마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정한 톤(tone)으로 촬영해야 결과물에서 일관성이 느껴질 수도, 이야기를 담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촬영 전 설정값은 빛과 분위기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요긴하다. 실제로 갤럭시 S7을 들고 경복궁을 찾았던 날, 미세먼지 때문인지 다소 뿌옇고 그래서 더 아름다운 빛이 있었다. 그래서 '사용자 설정' 모드를 활용, 나만의 분위기를 살려 촬영했다.
▲'사용자 설정' 모드에선 총 세 가지 설정을 저장해두고 사용할 수 있다
▲똑같은 피사체라도 '자동' 모드(왼쪽 사진)와 '사용자 설정' 모드는 전혀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촬영 내내 내 행동은 여느 스마트폰으로 촬영할 때와 사뭇 달랐다. ‘툭’ 하고 찍은 후 보정하기보다 촬영 내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싶은 열정이 생겼다. 조정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서였을까? 초점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어 흡사 필름 카메라를 사용할 때처럼 천천히, 그리고 굉장히 진지하게 사진을 찍었다.
▲'사용자 설정' 모드(아래 사진)를 활용, 정반대 색감으로 촬영했다. 덕분에 '따뜻하지만 어딘가 모호한' 오후의 느낌이 잘 살아났다
여행 갈 때 필름 카메라를 들고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초점과 조리개, 셔터스피드까지 맞추는 일은 번거롭지만 '뭐든 통제할 수 있다'는 즐거움은 낯선 풍경을 마주하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느리지만 정확하다고나 할까? 갤럭시 S7은 내게 '가장 작은 필름 카메라’가 됐다. 필름을 넣고 현상하는 수고는 사라졌다. 대신 모든 걸 통제할 수 있는 권한과 자유를 얻었다.
귀차니스트도 반길, '제대로 된 작은 카메라'의 탄생
사진을 즐겨 찍긴 하지만 게으른 내게 ‘작은 필름 카메라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니자’는 결심은 언제나 허망한 다짐에 불과했다. 아침마다 절대 까먹지 않고 나가는 두 가지가 지갑과 스마트폰이라면 이제 갤럭시 S7은 진짜 카메라로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1200만 화소와 조리개 F1.7, 손떨림 보정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값을 설정할 수 있는 '프로' 모드까지… 비로소 '제대로 된 작은 카메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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