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이 쏙! ‘실용성 만점’ 가죽 클러치 만들기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가죽 마우스패드를 제작했던 지난 회에 이어 오늘은 가죽 클러치 제작에 도전해보려 합니다.
클러치는 ‘쥐다’는 뜻을 지닌 영단어 ‘clutch’에서 유래했습니다. 끈이나 손잡이가 없는, 작은 가방을 통칭하며 손에 쥐거나 겨드랑이 사이에 끼워 들고 다니는 게 일반적입니다. 시상식이나 패션쇼 따위에서 우아한 드레스 차림에 작은 클러치 하나 손에 들고 포토 라인 앞에 선 여자 연예인, 종종 접하셨을 거예요. ‘겨드랑이에 끼는 형태’란 뜻에서 ‘언더암백(under arm bag)’이라고도 하고, 격식 있는 행사에 들기 좋은 패션 소품이란 의미에서 ‘이브닝백(evening bag)’으로도 불립니다.
클러치의 특징은 비교적 가벼운 소재와 부담스럽지 않은 사이즈, 그리고 얇은 폭입니다. 꽤 오랫동안 여성용 가방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남성용 제품도 제법 나와있죠. 자, 그럼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해볼까요?
클러치는 용도에 따라 크기와 내∙외부 포켓 장착 유무, 형태 등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오늘 전 지난 6월 출시된 ‘2016년형 갤럭시 탭A’와 충전기, 케이블을 모두 넣을 수 있는 클러치 제작에 도전하려 합니다. 물론 태블릿을 넣지 않을 땐 스마트폰과 지갑 등이 충분히 들어가도록 해 실용성을 높일 생각입니다.
추상화 도안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 만들어볼까?
2016년형 갤럭시 탭은 가로와 세로, 높이가 각각 255㎜∙165㎜∙8㎜ 정도 됩니다. 디자인 작업을 할 땐 내용물의 면적과 두께, 그리고 바늘땀 여유분을 고려해 남는 부분이 많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어떤 디자인을 적용해볼까?’ 고민하던 중 문득 ‘추상적 느낌을 더하면 고급스럽고 예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바로 실행에 옮겨봤습니다.
위 왼쪽 사진이 전∙후면 디자인 시안입니다. 앞면은 추상화 느낌으로 표현했고 뒷면엔 충전용 케이블을 넣을 수 있도록 간단한 포켓을 더했죠. 디자인이 완성됐으면 이번엔 지난 칼럼에서 소개해드린 것처럼 패턴<위 오른쪽 사진>을 그려야겠죠?
패턴 그리기 작업까지 완료됐다면 두꺼운 종이에 출력한 패턴을 붙여 실제 패턴을 완성합니다.
패턴으로 대략적 크기와 모양이 맞는지 확인하셨다면 다음으로 가죽을 재단해주세요. 위 전면 디자인에 쓰인 색상이 모두 여섯 개여서 가죽도 여섯 종류로 준비했습니다. 어떤 가죽을 사용, 구매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역시 지난 칼럼에서 상세히 설명해드렸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크롬 가죽, ‘에르메스 가죽’ 느낌에 튼튼하기까지!
오늘 사용할 가죽은 크롬(chrome) 가죽입니다. 프랑스 명품 패션 브랜드 에르메스(Hermès)에서 주로 쓰이는 엡송(epsom, 송아지가죽의 일종)과 비슷한 느낌이 나 가죽 공예 작업 시 자주 쓰이죠.
엡송은 송아지가죽에 양각 무늬를 입힌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가죽 표면 무늬는 원래 있던 거라기보다 상단에 특정 유형을 눌러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겁니다. 엡송은 이 표면 무늬 덕분에 이물질이 묻어도 젖은 타월로 닦아주면 가볍게 제거돼 편리합니다. 가볍고 견고한 데다 오염 물질에 강하기까지 하니 에르메스가 꾸준히 사용할 만하죠?
크롬 가죽은 화학 약품의 일종인 크롬 유제로 무두질해 표면을 코팅 처리한 가죽입니다. 코팅 효과로 역시 외부 환경이나 상처에 강하고 색감도 선명하게 구현하죠. 가공 전 가죽에 생길 수 있는 상처나 주름, 잡티가 거의 없어 작업자가 애초 생각한 무늬를 일정하게 만들어내기도 좋습니다.
이번엔 6개 색상 가죽을 패턴에 맞게 자른 후 퍼즐처럼 하나씩 조립해보겠습니다. 과정은 간단합니다. 보강재 레더보드, 즉 L/B(이 부분에 대한 설명도 지난 칼럼을 참조하세요) 위에 재단된 패턴을 제 위치에 맞춰 하나씩 본드로 붙여주시면 되니까요.
어때요, 앞서 제가 디자인한 것과 그 형태가 비슷한가요? 이번엔 클러치 전면 가죽 조각들이 떨어지지 않고 모양도 단단해지도록 바느질을 시작할 차례입니다. 마우스패드 만들 때와 마찬가지로 목타(혹은 그리프)를 이용, 가죽에 구멍을 낸 후 바느질을 시작해볼게요.
바늘 구멍을 모두 냈다면 순서에 상관없이 내키는 부분부터 서서히 바느질해주세요. 말씀 드렸죠? 이때야말로 여러분이 지닌 최대한의 인내와 침착함, 집중력을 발휘할 순간이라고요.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드디어 조각들의 바느질을 모두 끝냈습니다. 테두리 부분 바느질 자국은 왜 아직 안 보이냐고요? 전∙후면을 같이 조립한 후 바느질하기 위해서죠.
포켓 부착 작업, 스냅 단추에 뚜껑까지 달면 ‘완성’
이번엔 클러치 후면 작업을 시작해볼게요. 우선 후면 디자인에 포함됐던 포켓부터 만들어보겠습니다. 가죽과 안감을 본드로 결합시킨 후 패턴에 맞게 잘라주세요. 그런 다음, 목타로 바느질 구멍을 내고 후면에 붙여 바느질해줍니다.
위 사진에서처럼 자릴 잡아준 후 바느질 작업을 해줍니다. 상단 금속 단추는 ‘스프링도트’라고도 불리는 스냅 단추의 일종입니다. 점퍼나 조끼에 흔히 달리는 똑딱이 단추를 떠올리시면 됩니다. 포켓 속 내용물을 보호하려면 ‘뚜껑’이 필요하겠죠? 스냅 단추는 바로 그럴 때 필요합니다.
여기까지 끝났다면 뚜껑을 만들어주세요. 뚜껑은 자주 여닫히는 데다 힘도 많이 받는 부분인 만큼 안감과 겉 가죽 외에 별도 보강재를 사용해주는 게 좋습니다. 뚜껑 앞뒤에도 스냅 단추를 위치에 맞게 달아주세요. 그런 다음, 포켓 윗부분에 바느질해 고정시킵니다.
완성된 포켓 형태는 위 사진과 같습니다. 제법 기성 제품처럼 보이죠? 이제 클러치 몸체 역할을 하는 2개 면의 안쪽 처리 작업을 해줘야 합니다. 안감을 붙여 깔끔하게 만들어야 쉬 더러워지지 않고 오래 쓸 수 있을 테니까요.
내부, 가죽 보호용 안감 덮고 자석 장식으로 마감
위 사진이 클러치 내부가 될 부분입니다. 가죽이 그대로 노출되는 것보다 안감으로 덮어 오래 쓸 수 있도록 하는 게 좋겠죠? 입구 부분은 필요 시 클러치가 닫힐 수 있도록 자석을 달아주려 합니다. 자석 장식은 금속 액세서리 상가 등에서 쉽게 구하실 수 있어요.
자석 장식까지 달아줬다면 두 개의 판을 하나로 접착, 바느질 구멍을 낸 후 바느질해줍니다.
마무리 방식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후면을 하나로 접착한 후 바느질 구멍을 한 번에 내는 방법, 다른 하나는 두 개의 판을 포개어놓고 전체 바늘땀 수에 맞춰 구멍을 따로 뚫는 방법입니다. 초보라면 한 번에 바느질하는 방법을 추천하겠지만 어느 정도 내공이 쌓였다, 싶으시면 바느질 구멍을 따로 뚫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여러 가죽이 겹쳐지는 경우, 구멍을 한 번에 뚫으면 바느질 구멍이 넓어져 완성된 바느질 모양이 덜 예뻐 보이거든요. 저 역시 이번엔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구멍 위치와 개수를 미리 계산해 따로 냈습니다.
낙엽에 올려두니 ‘환상적 케미’… 색상은 변형 가능
마지막 바느질까지 마친 후 (가죽 단면 마감용 물감인) 엣지코트로 마감 작업을 해줬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클러치에 2016년형 갤럭시 탭A를 넣은 후 밖으로 나가봤습니다. 처음 설정했던 것처럼 태블릿과 충전 케이블이 딱 맞게 들어가고 손에 쥐기에도 마침맞은 크기로 완성됐네요. 이미 한겨울이긴 하지만 길가에 떨어진 낙엽과 꽤 어울릴 것 같아 클러치를 놓은 후 사진을 촬영해봤습니다.
어때요, 낙엽색과 클러치가 제법 잘 어울리죠? 만약 제가 알려드린 방법을 활용해 클러치 제작에 도전하실 예정이라면 각자 원하는 색상의 가죽을 구매하셔서 자유롭게 변형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직접 만든, 게다가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클러치여서 더 애정이 갑니다. 제작 과정은 길고 힘들지만 투자한 시간과 노력만큼 오래 사용할수록 가죽 제품 특유의 멋이 더해지는 것이야말로 가죽공예의 매력 아닐까 합니다. 다음 회에선 좀 더 신선하고 멋있는 가죽 제품으로 찾아올게요. 연말연시, 감기 조심하시고 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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