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서 미래로,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와 함께한 시간여행
정약용의 호는 ‘다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그는 고향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먼 미래를 기다린다’는 뜻의 ‘사암(俟菴)’이란 호를 좋아했다고 한다. 1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한 세기 전에 태어난 정약용은 천리(天理)와 인륜(人倫)을 하나의 체계로 묶은 당시 사회 지배 사상인 성리학에 반대해 천리와 인륜의 분리를 주장했다.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한 것. 그런 의미에서 정약용의 철학은 4차 산업혁명이 지향하는, 사람이 주체가 되는 인본주의적 기술혁신과 맞닿아 있다. 지난 8일, 4차 산업혁명 시대로의 변곡점에서 미래 비전과 라이프스타일, 디자인의 가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열렸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이곳에서 펼쳐지는 과거-현재-미래로 시간여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2005년 창설돼, 올해로 7회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디자인센터가 주관하는 행사로 9월부터 10월까지 2년마다 열리고 있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 국제 학술행사 등을 통해 세계 디자인의 흐름을 주도하는 시대적 담론을 공유하고, 디자인의 가치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이번 제7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미래들(FUTURES)’이라는 주제 아래 4차 산업혁명 속 미래사회의 모습과 디자인의 역할, 삶과 디자인의 가치와 비전 등 다가올 미래에 대한 다양한 담론을 제시한다. 전시는 △오래된 미래(Futures of the Past) △미래를 디자인하자(Design! the Future) △미래를 창업하자(Startup the Future) △아시아 더 퓨처(ASIA the Future) 등 4개의 테마로 구성됐다.
‘오래된 미래’를 통해 다가올 ‘미래를 디자인하자’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과거에 꿈꿨던 미래의 모습을 추억하는 ‘오래된 미래(본전시1)’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1890년대부터 2016년까지 인류가 상상했던 미래는 어떤 모습이었을지, 그 미래가 현실로 이뤄졌는지 확인하고 관람객들이 과거에 꿈꾸었던 미래를 떠올리며, 새로운 미래를 그려볼 수 있도록 했다.
‘미래를 디자인하자(본전시2)’는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공지능ㆍ로봇ㆍ사물인터넷ㆍ빅데이터ㆍ3D 프린팅)을 기반으로 미래의 비전을 담아내고 있다. 이 전시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스마트한 기술들을 기반으로 삶의 의미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미래들을 △똑똑한 제품들 △집과 도시 △사회 △건강관리 △운송수단 △미래 쇼핑 라이프 △신재생에너지 등 7개 테마로 나누어 미래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환경 및 자원과의 공존, 지속 가능한 디자인, 약자를 위한 배려와 나눔의 메시지를 담아낸 디자인도 만날 수 있었다. 미래예측 기계, 에어 엄브렐라(Air Umbrella), 세이프 워터 북(Safe Water Book) 등 저개발국가 어린이를 위한 작품들은 기술과 디자인이 어떻게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삼성전자가 그리는 미래의 스마트 홈
다양한 모습의 미래를 만나고 나면 4차 산업의 최신 기술들을 만날 수 있는 삼성전자 부스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는 삼성전자의 전자제품뿐 아니라 모든 기기간의 연결을 보여주는 Samsung Connect를 경험해볼 수 있는데, 패밀리허브의 스크린을 통해 무풍에어컨, 플렉스워시, 블루스카이, 파워봇 등을 직접 제어해 볼 수 있다. 더프레임으로 구성된 스토리존에서는 삼성전자 디자인이 지향하는 Future Home의 모습을 확인하고 각종 스마트 제품 개발 사례를 접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오늘과 아시아의 미래를 만나다
신재생에너지와 창업·미래 일자리를 주제로 다룬 ‘스타트업 더 퓨처(본전시3)’는 전 세계적 이슈인 에너지, 일자리 등을 다루고 있어 관심을 모은다. 3D 프린팅의 창업사례와 개발제품을 만나보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전도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10개국에서 참여하는 ‘아시아 더 퓨처(본전시4)’의 전시장 한 켠에는 ‘아시안 하모니’라는 주제로 500개의 등불이 아시아의 희망과 조화의 빛을 밝혀 눈길을 끈다. 아시아 전통기술과 자연재료, 현대 디자인이 접목된 자연친화적 디자인 패러다임을 만나볼 수 있다.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디자인이 등장해야 할 시점”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 큐레이터 삼성디자인교육원(SADI) 교수 이성식
이번 전시를 큐레이팅 한 삼성디자인교육원(SADI) 이성식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성식 교수는 삼성전사 무선사업부 UX 디자인 상무로, 갤럭시 S/Tab/Note 시리즈 UX 디자인을 담당한 바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를 ‘미래들(FUTURES)’로 선정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미래란 사람들이 언제나 궁금해하는 대상으로 막연한 설렘과 기대, 두려움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첨단과학 기술의 발전이 우리 삶을 굉장히 빠르고, 광범위하게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는 무성하지만, 어떻게 바뀌고 누가 바꾸는 것인지에 대해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 같은데요. 이러한 시대의 변곡점에서 미래의 모습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조망해보고자 ‘미래들’이라는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삼성전자의 전시를 통해 기대하는 바가 있는지
가전제품이 백화점이나 상품 진열대에 있을 때는 개개의 상품이 나에게 어떤 용도인지 보여준다면, 전시장에서 만날 때는 개개의 제품이 어떻게 서로 시너지를 내서 내 삶을 바꿔주는지를 전달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에 관련된 제품들을 기획, 제작, 판매함으로써 우리 삶에 가장 밀착되어 있는 기업이고, 이번 전시를 통해 제품의 용도보다는 제품이 주는 가치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기업과 관람객 양자가 원하는 바를 서로 소통했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홈이 미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바가 있나요
미래의 가전제품은 사람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많은 것을 대신해줄 것입니다. 분주하게 생각해야만 이뤄졌던 우리의 삶이 이제는 스스로, 간단히 말로 제어하는 편리한 세상이 왔죠. 기기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더 많은 일들을 해주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나를 위해 살지, 우리 이웃을 위해 살지 생각해봐야 할 때입니다. 이웃과 이웃, 커뮤니티와 커뮤니티가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생활가전이 등장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디자인은 이미 결정된 물건을 더 예쁘고 기능적으로 만드는 일이라는, 꽤 오래된 디자인의 정의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디자이너는 우리 삶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문제가 없더라도 어떤 것이 가치 있는 것인지, 지금은 보이지 않지만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지 늘 고민하죠. 우리의 집, 우리의 제품, 우리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제안하고, 실현함으로써 우리 삶이 매 순간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디자인과 디자이너가 하고 있습니다.
예쁘고 기능적인 것만을 만들어내는 게 디자인이 아닌, 우리 삶의 가치를 고민하고 미래를 만드는 것이 디자인이라는 인식의 변화. 2017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디자인과 기술이 우리 삶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과거부터 미래까지 디자인과 기술, 그리고 우리 삶의 변화를 통찰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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