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그대의 연예인! 흑인 음악과 가요가 어우러진 특별한 콘서트

2017/12/11 by 대학생 기자단 6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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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하고 별난 활력 충전 별별동호회 탐방기 / 별별동호회 흑인음악 동호회 '로맨틱 플로우' 편

공연 두 시간 전, 색색의 화음이 쌓이는 소리가 들린다. 누군가는 무대 위에 선 가수들의 리허설을 매의 눈으로 살피고 누군가는 악기 세팅과 음향 조절에 정신 없는 모습이다. 지난달 18일 오후 7시, 경기 수원시의 한 공연장에서 이들을 마주하자마자 떠오른 단어는 ‘프로페셔널(professional)’. 전문 공연 밴드의 백스테이지라 불러도 손색 없을 이곳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흑인 음악 동호회 ‘로맨틱 플로우’가 또 다른 사내 음악 동호회 ‘싱송샘송’과 네 번째 합동 공연을 펼치는 현장이다.

흑인 음악
특히 식민지 시대 미국에서, 서아프리카에서 온 흑인 노예들 사이에서 생겨난 음악. 훗날 재즈로 발전해 세계적 음악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 강성욱 (왼쪽) 씨와 이기원 (오른쪽) 씨가 자이언티의 'No Makeup’을 열창하고 있다

공연 30분 전. 객석의 빈자리가 점점 줄어든다. 사랑하는 연인·친구·아빠·엄마를 보러 온 이들은 회원들이 직접 만든 팸플릿을 들고 하나둘씩 공연장을 채워간다. 무대 뒤편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회원들은 이야기꽃을 피우며 긴장을 푼다. 조명이 켜지고 드디어 무대에 오르는 순간,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인 후 마이크를 쥐었다. 이제 관객을 매료시킬 일만 남았다. 이후 약 두 시간에 걸쳐 흥겨운 하모니를 만들어낸 이들의 무대 속으로 지금, 들어가보자.

#플레이리스트 01_가족을 향한 사랑을 담아, ‘봄’

▲ 직접 작사한 노래 ‘봄’을 부르는 이윤기 (오른쪽) 씨와 이원철 (왼쪽) 씨

▲직접 작사한 노래 ‘봄’을 부르는 이원철(왼쪽)∙이윤기 회원

“잘 지내보자/ 좋은 아빠가 되길 약속했지만 아직 많이 서투른 모습이지/ 너 하나가 왔을 뿐인데 내 마음이 꽉 찬 듯해~♬”

회사 생활과 육아를 동시에 하며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윤기(삼성전자 DS부문 스마트IT팀)<아래 사진> 회원이 갓 태어난 아들을 떠올리며 만든 노랫말 ‘봄’이다. 로맨틱 플로우에서 ‘감성 래퍼’로 통하는 그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정기 공연은 항상 참석할 만큼 음악 활동을 즐기는 ‘슈퍼 대디’다. 공연을 보러 온 가족을 바라보며 랩을 이어나가는 그의 모습은 현장에 있는 모두에게 진심과 감동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래퍼 아빠 이윤기 씨

이윤기 회원은 본인의 삶을 크게 세 종류로 나눈다. 아침엔 두 아이 육아에 여념이 없는 아빠, 낮엔 한 가정의 가장이자 직장인, 밤엔 작사 작업에 열중하는 래퍼. 이처럼 시간을 쪼개며 모든 일에 열정적인 그의 모습처럼 꽉 찬 무대에 관객들은 환호로 답했다.

#플레이리스트 02_이래도 일어나? ‘ 대로 되라고

▲ 화려한 무대매너로 스테이지를 장악해버린 최봉원 씨

▲화려한 매너로 순식간에 무대를 장악한 최봉원 회원의 무대

심장 박동 같은 베이스 소리가 울려 퍼지고 관객들의 박수를 자연스레 유도하며 최봉원(삼성전자 DS부문 퍼실리티팀) 회원이 무대에 올랐다. 강력한 리듬을 자랑하는 개코의 ‘될 대로 되라고 해’를 열창한 그는 로맨틱 플로우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공연장을 순식간에 클럽으로 바꿔놓은 그는 관객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 이날 밤의 ‘연예인’이었다.

▲ 진정 힙합을 사랑하는 그는 포즈에도 ‘스웨그’가 넘친다

▲인터뷰 내내 힙합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낸 최봉원 회원. 사진 포즈에서도 ‘스웨그’가 넘친다

“중학교 때 한창 MP3로 노래를 많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귀에 박힐 정도로 강렬한 박자의 랩을 좋아하기 시작했죠. 회사에서도 저처럼 랩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뭉쳐보면 어떨까 해 로맨틱 플로우를 만들었어요. 처음엔 7명뿐이었던 회원이 어느덧 120명까지 늘어났죠. 동호회가 이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건 팀원들 덕분이에요. 음악을 필두로 다 함께 똘똘 뭉쳤거든요. 저희들의 열정이 관객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으면 좋겠어요.”

#플레이리스트 03_감성의 끝을 보여줄게! ‘When we were young’

▲ ‘로맨틱 플로우’ 내에서도 실력파 보컬리스트로 손꼽히는 이지연 씨

▲로맨틱 플로우 내에서도 실력파 보컬리스트로 꼽히는 이지원 회원

두 시간여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무대가 마무리되고 어느덧 마지막 곡 하나만 남겨놓은 상황. 잔잔한 선율이 돋보이는 아델(Adele)의 명곡 ‘When we were young’이 흘러나왔다. 이 무대의 주인공은 로맨틱 플로우에서도 ‘초청 가수’로 불릴 만큼 화려한 음악 경력을 자랑하는 이지원(삼성전자 DS부문 FAB3그룹) 회원. 매력적인 그의 목소리가 무대를 가득 채우자 관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눈을 감은 채 음악을 온전히 느끼는 모습이었다.

이지원 회원에게 로맨틱 플로우는 단순한 동호회를 넘어 ‘삶의 엔도르핀’과 같은 존재다. “사실 입사 전부터 노래를 하고 싶었어요. 직장 생활이 힘들 때마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활력소를 찾았죠. 취미를 이어갈 수 있는데다 다양한 이들을 만나며 큰 힘을 얻었거든요.”

실력파 보컬 이지연 씨

로맨틱 플로우의 정기 모임은 주 2회. 월요일은 랩 수업으로, 화요일은 보컬 강의로 각각 진행된다. 이지원 회원은 “정기 모임 땐 외부 강사를 초청, 다양한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음악에 열정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을 것”이라며 “신입 회원은 언제든 환영”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남은 이야기_어느 날, 흑인 음악이 내게로 왔다

▲ 이날 공연의 MC를 맡은 심민호 (왼쪽) 씨와 문종훈 (오른쪽) 씨

▲이날 공연의 진행은 심민호(삼성전자 무선사업부 PC사업팀, 사진 왼쪽) 싱송샘송 회원과 문종훈 로맨틱 플로우 회장이 맡았다

빡빡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에게 음악은 일종의 탈출구다. 특히 흑인 음악은 누구나 자신의 얘길 박자 위에서 자유롭게 전달할 수 있어 수많은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로맨틱 플로우가 단기간에 120명이나 되는 회원을 확보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이들은 정기 모임 외에도 정기 공연과 연합 공연, 유튜브 영상 업로드 등 다양하게 활동하며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 공연의 첫타자였던 '로맨틱 플로우'의 최한혁 씨는 정인의 '미워요'를 열창했다

▲공연의 첫 타자였던 최한혁(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제조기술센터) 회원은 정인의 ‘미워요’를 열창했다

동호회 활동을 통해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우고 연습하는 회원들은 스스로 비트(beat)를 만들고 자전적 가사를 써 내려간다. 랩과 리듬앤드블루스(R&B), 소울 등 흑인 음악 전반을 아우르는 회원들의 자작곡도 수두룩하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말하는 로맨틱 플로우의 매력은 ‘나만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이란 것. “마이크를 드는 순간만큼은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Officially Missing You’ 리허설 중인 문종훈 씨, 최한혁 씨, 이채결 씨 (좌측부터)

▲‘Officially Missing You’ 리허설 중인 문종훈∙최한혁∙이새결(왼쪽부터) 회원

로맨틱 플로우에서 래퍼로 활동 중인 이새결(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 회원은 동호회 활동의 묘미를 “재미”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냥 너무 재밌어요. 동호회 활동을 하며 공연을 자주 하게 됐는데 제 얘길 들어주는 관객이 생겼단 게 신기해요. 회원들과 함께 음악을 계속할 수 있는 게 제일 행복합니다!”

이날 공연은 싱송샘송과의 네 번째 연합 공연이었다. 바쁜 회사 생활에 짬을 내어 ‘음악’이란 공통점으로 완성한 화음은 두 동호회 회원들의 협업과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이날 공연의 총책임자인 동시에 로맨틱 플로우를 이끌고 있기도 한 문종훈(삼성전자 DS부문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아래 사진> 회장 역시 성황리에 끝난 공연의 모든 공(功)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로맨틱 플로우의 회장 문종훈 씨

“연합 공연을 네 번이나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던 비결은 음악을 정말 사랑하는 회원들의 열정이에요. 업무량이 많아지고 퇴근 시간이 늦어지면서 잠깐 참여도가 저조했던 순간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회원들이 똘똘 뭉쳐 어떻게든 공연을 끝까지 이어가려 노력했거든요. 자칫 단발성으로 끝날 수도 있었던 연합 공연을 여기까지 이어온 것처럼 앞으로도 연합 공연이 우리 동호회의 전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공연을 마친 ‘로맨틱 플로우’와 ‘싱송샘송’ 회원들이 함께 모여 밝은 미소를 짓고 있다

▲ 공연을 마친 두 동호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의 밝은 표정에서 이날 공연이 얼마나 성공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성격이 서로 다른 두 동호회가 만나 펼친 이날 공연은 음악에 대한 열정과 타인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어우러지며 성공리에 끝났다. 두 시간 내내 박수와 환호성, 앙코르 요청이 이어졌던 이날 무대는 벌써부터 다음 공연을 기다려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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