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디어를 현실로” 개발자 꿈나무 3인이 말하는 삼성 주니어 SW 창작대회
세상을 바꾸는 큰 변화도 그 시작점에는 작지만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다. 물론, 좋은 아이디어를 실제 아이템으로 구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삼성 주니어 SW(소프트웨어) 창작대회’(이하 ‘주소창’)를 열어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들이 개발자로서 자신의 아이디어 구현을 위한 첫걸음을 뗄 수 있게 돕고 있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주소창을 빛내고, 현재는 이 경험을 발판으로 개발자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주소창’ 참가자들. 주소창의 경험이 이들에게 어떤 힘이 되었을까? 개발자의 꿈을 이루고 있는 지금, 주소창 참가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일까? 뉴스룸이 3명의 수상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주소창 2회차’ 이준서의 꿈 “일상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소프트웨어”
이준서 씨는 주소창에 한 번도 아닌 두 번의 값진 도전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코딩을 처음 배운 그는 어렸을 때부터 만들고 싶은 소프트웨어가 많았다. 주소창에 지원하게 된 계기 역시, 직접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경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준서 씨는 “처음 주소창에 지원했을 때는 경험도, 프로그래밍 실력도 부족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과 임직원들의 피드백을 통해 아이디어를 평가받고, 생각의 폭을 넓히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준서 씨는 2016년 첫 주소창에 ‘녹녹맨’ 앱을 출품했다. ‘녹녹맨’은 벨을 누르면 방문자의 사진을 휴대폰 앱으로 전송해 확인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다. 부상으로 휠체어를 탔던 운동선수 친형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준서 씨는 “형이 혼자 집에 있을 때 누군가 찾아온다면 확인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시작은 형을 위해서였지만, 앱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가족은 물론, 이웃을 위한 작품이 되었다”고 돌아보았다. ‘녹녹맨’은 2016년 주소창 최우수상으로 선정됐다.
2017년, 이준서 군은 두 번째 주소창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위치를 제공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쌍방향 시스템 ‘거기 누구 없어요?’와 ‘저요!’를 개발했다. ‘거기 누구 없어요?’는 개발 과정이 유독 험난했다. 최종심사를 위한 코드를 제출하기 며칠 전, 소프트웨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오류가 난 것. 원인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지만 이준서 군은 2~3일 밤을 새워가며 오류에 매달렸다. 그는 “코드를 계속 수정하고 오류를 찾아갔다. 어떤 부분을 확인해야 문제점을 짚을 수 있고, 무엇을 수정해야 제대로 작동이 되는지 배웠다. 가장 짜릿하면서도 즐거웠고, 힘들었지만 많이 성장한 때였다”고 말했다.
주소창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이준서 씨는 계속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20대에 미국 대학원에 진학하고, 30대에는 정보보안과 프로그래밍 관련 회사를 설립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와 기술을 제공할 생각이다. 궁극적으로는 재단을 설립해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꿈이다. 이준서 씨는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일상 속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소창에 참여하고 싶은 이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준서 씨는 주소창의 가장 큰 장점으로 ‘부트캠프’를 꼽았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꿈꾸는 참가자들과 아이디어를 나누고, 삼성전자 임직원들에게 피드백을 받을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 이준서 씨는 “프로젝트 구상과 진행에 꼭 필요한 통찰력, 보완점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부트캠프를 활용해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고, 더 완성도 높은 소프트웨어를 완성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더욱 효율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개발까지 아우르는 경영학도 김민서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개발자만의 영역은 아니다. 현재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 김민서 씨는 창업과 비즈니스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김민서 씨에게 소프트웨어는 비즈니스를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꼭 필요한 요소다.
2017년 주소창 참여는 김민서 씨에게 개발까지 가능한 포지션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고등학생 시절 창업동아리 회장이었던 그는 IT 제품을 활용한 비즈니스 기획을 해보고 싶었다. 김민서 씨는 “친구들끼리 모여 진행하는 것보다는, 관련 대회에 참가해 경쟁하며 경험을 쌓자는 쪽이 좋다고 생각했다. 그런 중에 삼성전자가 주관하는 대회가 있어 고민 없이 참가했다”고 돌아봤다.
김민서 씨의 팀은 일상을 기록하는 앱 ‘moMent’를 개발했다. 쉴 틈 없이 살아가는 주변 친구들을 보며, 나를 돌아보고 성찰할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를 떠올렸다. 혼자가 아닌 팀으로 참가했기 때문에 장점도 있었지만, 팀장으로서 팀원들을 하나로 모아 프로젝트를 끌어가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김민서 씨는 “정해 둔 마감을 맞추지 못하거나 팀원이 중도 이탈하는 위기도 있었지만, (한)창훈이와 함께 최선을 다했고 좋은 결과를 얻어 감격스러웠다”고 말했다.
또한 기획자, 디자이너 역할로도 가능성을 엿보았다. 김민서 씨는 주소창 당시 멘토에게 디자인 감각을 칭찬받은 뒤, UX/UI 디자인 분야 공부에 더욱 몰입했다. 이후 BeeX라는 아웃소싱 개발팀을 운영했는데, 기획부터 개발까지 모든 과정을 겪었던 주소창이 큰 도움이 되었다. 김민서 씨는 “주소창에 참여하는 내내 임직원들이 성심성의껏 멘토링을 해주셨다. 머릿속에만 있는 생각을 현실로 구현해내는 귀중한 경험을 할 수 있어 소중한 배움이었다”고 말했다.
김민서 씨는 현재 창녕 소방서에서 의무소방원으로 전환 복무 중이다. 제대 후에는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필수적인 개발 분야와 실용적인 웹 개발에 대해 더욱 깊이 배울 예정이다. 주소창 참여를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일단 도전하라’고 조언했다. 김민서 씨는 “거창한 서비스를 기획하더라도, 처음부터 목표를 너무 크게 잡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대회 기간 내에 소프트웨어를 완성해 시연할 수 있느냐’였다. 그러면서 핵심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특기자’ 한창훈, 주소창으로 얻은 개발자 꿈의 자신감
‘미래를 바꾸는 소프트웨어’. 주소창의 주제는 초등학생 때부터 취미로 게임을 만들던 개발자 꿈나무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한창훈 씨는 2017년 김민서 씨와 팀을 이뤄 주소창에 참여했다. 임직원 멘토링과 부트캠프를 거치며 일상을 기록하는 앱 ‘moMent’를 발전 시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팀장인 김민서 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moMent’는 팀 전체의 노력으로 구체화했다.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하다 보니 역할을 나누고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업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시작부터 이상적인 팀 협업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로 인해 배운 점도 많았다. 한창훈 씨는 “처음에는 계획대로 진행된 부분이 거의 없었다.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이 생겼는데, 이 과정에서 의사소통과 팀워크의 중요성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특히 다른 팀원과의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위기를 맞기도 했다. 앱 개발을 담당하는 팀원이 서버와 웹을 따로 개발하고 연결하기로 계획했는데, 확인해보니 개발 진행이 거의 되어있지 않았던 것. 한창훈 씨는 “며칠 동안 잠도 거의 못 자고 마감에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내가 맡은 부분이 아니어도 틈틈이 소통하고 확인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길을 정한 뒤 만난 주소창으로 꿈을 향한 방향을 더욱 굳혔다. 대학에 진학할 때는 고등학생 시절의 주소창 수상으로 소프트웨어 특기자 전형에 지원해 합격했다. 한창훈 씨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는 꿈에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주소창 덕분이었다. 앞으로 어떤 방향이든 사람들의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한창훈 씨는 소프트웨어 꿈나무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주소창 참여를 적극 권장했다. 그는 “처음 주소창에 참여했을 때 웹 개발 경험이 거의 없어 걱정했다. 하지만 멘토님들이 다방면으로 도와주셨고, 직접 부딪혀가며 단시간에 많은 것을 배웠다”며 “실력 때문에 고민 중이라면, 전문가들을 믿고 참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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