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의 특별 인연’으로 한국 찾은 이탈리아 영화감독 마리아 솔레 토냐지
지난 11일, 서울 모나코스페이스(서초구 서초동)에서 ‘제8회 이탈리아영화제(Italian Film & Art Festival)’ 개막식이 열렸다. ‘이탈리아 예술의 과거와 현재를 폭넓게 즐기자’는 취지로 마련된 올해 행사의 슬로건은 ‘팟지아 앤 핏자’(Pazzia & Pizza).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요리 피자와 언뜻 철자가 비슷해 보이는 팟지아는 ‘열정적으로 좋아한다’는 뜻이다. 1부에선 이런 뜻을 담아 이탈리아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축제의 장(場)이, 2부에선 이탈리아 요리를 주제로 한 영화 상영과 전시가 각각 진행된다.
이번 영화제엔 삼성전자와도 인연이 깊은 작품 하나가 상영작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의 새로운 사회공헌 활동 프로젝트 ‘위민런더쇼(Women Run The Show)’를 알리는 동명의 다큐멘터리가 그것. 다큐멘터리 홍보 광고 영상 ‘워즈(WORDS)’ 연출자 자격으로 개막식장을 찾은 이탈리아 유명 영화감독 마리아 솔레 토냐지(Maria Sole Toganzzi)를 만나 위민런더쇼 프로젝트에 관해 좀 더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광고 감독직 제안, 그 자리서 수락했죠”
▲마리아 솔레 토냐지 감독(사진 왼쪽)과 대화 중인 김도현 삼성전자 글로벌협력그룹 상무. 토냐지 감독은 바쁜 일정 중에도 광고 감독직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이탈리아에선 최근 여성 폭력과 실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통계청(Italian National Institute of Statistics, ISTAT) 발표에 따르면 이탈리아 여성 중 32%는 언어적∙신체적 폭력을 경험했다. 이탈리아 비정부기구(NGO) ‘사랑의전화(Telefono Rosa)’가 피해 여성을 돕고 있긴 하지만 한정적 체류 기간이 늘 문제로 지적돼왔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은 바로 이 점에 주목, 피해 여성의 경제적∙심리적 자립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가정 폭력으로 고통 받은 적이 있는 현지 여성 10인의 얘길 담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로 한 것.
토냐지 감독은 다큐멘터리 홍보 광고 촬영 작업을 처음 제안 받았던 순간에 대해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기존 촬영 일정으로 전 세계를 여행 중이어서 일정이 매우 빠듯했지만 (영상 제작) 의도가 너무 좋아 그 자리에서 즉시 수락했다”며 “나 역시 여성이기 때문에 폭력 피해 여성의 입장을 이해했고 그들의 기분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나도, 출연진 10명도 새로운 경험”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이 이번 다큐멘터리 출연자 10인을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분야별 전문가 섭외’였다. 그들은 각자 관심과 재능을 바탕으로 원하는 분야를 선택,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며 훈련에 임했다. 다큐멘터리는 그 과정에서 서서히 달라지는 열 명의 모습을 오롯이 담고 있다.
워즈 촬영은, 다큐멘터리 촬영 외에 출연진에게 주어진 일종의 ‘특별 과제’였다. 이탈리아 내 또 다른 가정 폭력 피해 여성을 위해 “우리도 해냈으니 너희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보자는 게 기획 의도. 이 작업을 통해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은 이탈리아 사회에 만연한 여성 폭력 관련 현실을 널리 알리는 한편, 현지 기업에 피해 여성 지원 동참을 호소했다. 토냐지 감독은 이와 관련, “광고 제작 작업에서 난 그저 출연 여성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언해주는 역할에 불과했다”며 “열 명 중 한 명이 감독을, 나머지 아홉 명은 연기자가 돼 아이디어 구상에서부터 촬영, 연기에 이르기까지 전부 스스로 해냈다”고 귀띔했다.
▲토냐지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대단히 새로운 경험이었으며 용기 내어 광고 출연을 결심해준 여성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토냐지 감독에 따르면 광고 제작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그는 “촬영 환경이 낯설었을 출연자들이 본인 얼굴이 노출되는 걸 감수하고 용기 있게 촬영을 결심해줬다”며 “일반 상업 광고와 달리 원대한 목적 아래 한데 모였기 때문에 화합이 가장 중요했다”고 말했다.
“기업, 이런 일에 더 많이 동참하길”
토냐지 감독이 꼽은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열 명의 참가자가 각자의 사연으로 소통했던 순간이다. 피해 여성들은 쉽게 꺼내기 힘들었던 얘길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과 공유하며 상처를 극복해간다. 토냐지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를 거치며 깨달은 게 있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에게 막연한 희망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작업이라 더 뜻깊었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또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 말고 다른 기업들도 이런 일에 좀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길 바라요.”
▲개막식에 이어 위민 런 더 쇼 상영 행사가 이어졌다
다큐멘터리 위민런더쇼, 그리고 광고 영상 워즈는 공개되자마자 현지 매체에서 여러 차례 언급되며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개막식장을 찾은 지안프랑코 프레시치(Gianfranco Presicci)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전략실 직원은 “삼성 직원이자 이탈리아인으로서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삼성이 자원과 노력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새롭게 펼쳐질 모험, 응원합니다”
다큐멘터리와 광고 영상 촬영 작업은 모두 끝났지만 출연진에겐 ‘일자리 찾기’란 새 목표가 생겼다. 토냐지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열 명의 여성 모두에게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길 기원한다”는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삼성전자 이탈리아법인, 그리고 사랑의전화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가정 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후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일단 페이스북에 관련 콘텐츠를 게재,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전문 과정을 제공하기로 했다. 게시물에 달리는 ‘좋아요(like)’ 수는 금액으로 환산한 후 해당 비용을 기부금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다.
서울(신촌∙강남)과 인천(주안) 등에서 오는 28일까지 계속되는 올해 이탈리아영화제에선 위민런더쇼 외에도 다양한 이탈리아 영화가 상영된다. 영화제 관련 추가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http://www.italianfilmfestival.kr/)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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