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6년, 218번의 도전으로 이룩한 위대한 이름, 삼성 ‘마이크로 LED’
“리스크도 컸지만 삼성이기 때문에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
– 삼성전자 VD사업부 마이크로 LED팀 손태용 상무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디스플레이를 재정의해 온 삼성전자.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향한 뚝심과 17년간 글로벌 TV 시장 1위를 지켜온 경험, 그리고 기술력이 만나 마침내 디스플레이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마이크로 LED’가 바로 그것.
업계에서 관련 기술들이 발표되며 시장이 ‘무르익어’ 나왔던 기존 TV 혁신과 달리 마이크로 LED는 삼성전자가 앞장서 관련 기술들을 자체 개발하며 많은 난관을 헤쳐왔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VD사업부 마이크로 LED팀 손태용 상무를 만나 완전히 새로운 디스플레이 시대를 연 마이크로 LED의 탄생 비화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이크로 LED, 왜 완벽이라 말하는가?
마이크로 LED는 사이즈∙해상도∙비율의 제한, 그리고 모듈 간 베젤이 없는 ‘4-FREE’ 제품으로 현존하는 최고의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로 평가받는다. 쉽게 말해 현재 출시된 제품 중 가장 작은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며 가장 밝고 정확한 색상을 표현하면서도 내구성을 갖춘 제품이다.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LED가 촘촘하게 배치되어 빛의 3원색(적∙녹∙청색)을 스스로 내면서 높은 휘도를 제공하므로 영화, 스포츠,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감상할 때, 실제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손태용 상무는 “OLED, LCD 등 기존의 디스플레이는 모두 발광 소재 위에 필터와 필름이 있는 구조로 컬러 필터나 기능성 필름 등에 의해 화면 밝기가 손실되는 부분이 많았다”며 “마이크로 LED는 소재의 빛이 바로 전달되므로 최고의 밝기와 가장 선명한 색을 구현해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패널 구조상 컬러를 표현하기 위한 액정과 컬러 필터가 별도로 있는 LCD 제품과 달리 마이크로 LED는 광원에서 바로 컬러를 표현하기 때문에 컬러 표현과 휘도 측면에서 모두 유리하다. 게다가 무기물 소재 LED 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화면에 잔상이나 얼룩이 남는 번인(Burn-in) 현상도 걱정 없다.
뚝심과 믿음으로 만든 디스플레이의 새 역사
전례 없는 새로운 디스플레이 개발,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기존의 평면 CRT TV, LCD/OLED TV 등 TV 혁신들은 업계 전반적으로 기술들이 개발되며 자연스럽게 상품화된 반면, 마이크로 LED는 대부분의 기술을 삼성전자에서 앞장서 자체 개발했기 때문이다.
손 상무는 “핵심 기술 확보를 위해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끊임없이 연구에 매진했다”며, “모든 과정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가 필수적이고, 막대한 투자 등 감당해야 할 리스크도 컸지만 삼성이기 때문에 끝까지 완성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마이크로 LED 구현을 위해서는 우선 최적의 LED 칩과 이 칩을 올릴 수 있는 초미세 글라스 기판이 필요하며, LED 칩을 기판에 장착하기 위한 전사 기술, 칩과 기판을 연결해주는 접속 기술 등 복잡한 과정이 이어진다.
이렇게 마이크로 LED 모듈이 만들어지면 이를 이어 붙여 디스플레이 형태를 구현해야 하고, 이후 무수한 신뢰성 검사와 안정화 작업을 거쳐야 궁극의 디스플레이를 실현할 수 있다. 손 상무는 이 과정 중 특히 전사(transfer), 제품 신뢰성, 심리스(seamless) 기술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사 기술의 핵심은 LED 칩을 글라스 기판 위 원하는 위치에 정확하게 올려놓는 것이다. 손 상무는 “LED 칩 하나의 크기는 50㎛(마이크로미터)이하로, 머리카락보다도 얇은 수준”이라며 “이 작은 칩들이 51만 개 정도 되는데, 기판 위에 51만 개의 칩을 올려놓았을 때 원하는 위치에 올라가 있지 않거나, 뒤집어져 있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개발팀은 LED 칩을 유리에 올리는 과정이 실리콘 웨이퍼에 회로를 올리는 반도체 공정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삼성전자의 노하우를 적용시켰고, 시행착오 끝에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수율을 끌어올렸다.
제품의 안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한 ‘에이징’ 작업에도 삼성전자만의 깐깐한 기준이 적용됐다. 에이징이란 모듈을 일정 시간 켜두어 특성을 안정화하는 작업이다. 삼성전자는 에이징 작업을 통해 품질에 심혈을 기울였다. 손 상무는 “10년 이상 품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10만 시간을 보장할 수 있도록 내구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6년간 218번의 시도…지옥과도 같을 만큼 힘들었지만
기술 개발에 대한 확신을 잃어본 적은 없다” – 손태용 상무
마이크로 LED를 완성하는 결정적 ‘한 방’은 각기 특성이 다른 모듈 간 경계를 없애고 하나의 스크린을 구현하는 심리스(seamless) 기술이다. 기술 확보에만 6년이 소요됐다. 업계 1등의 자신감과 마이크로 LED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뚝심의 결과 모듈간 경계 부분의 반사 제거 기술과 딥러닝 기반의 자동 조립 기술이 탄생했다. 덕분에 49장의 모듈이 하나의 스크린으로서 온전히 빛을 밝힌다.
손 상무는 “지난 6년간 218번의 시도 끝에 심리스 기술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실 그 과정이 지옥과도 같을 만큼 힘들었는데 기술 개발에 대한 확신을 잃어본 적은 없다”고 전했다.
실패는 패배가 아닌 성공의 발판… ‘시행착오 자랑대회’로 인식 전환
마이크로 LED 개발 성공의 또 다른 숨은 주역은 ‘실패 용인 문화’다. 삼성전자에서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도약 과정이다. 손태용 상무는 실패를 용납하고 도전을 고취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시행착오 자랑대회’를 열었다.
손 상무는 “개발자라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혁신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시행착오 자랑대회’를 시작했다”며, “여러 시행착오 속에서 얻은 다양한 인사이트를 나누며 기술 발전의 밑거름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 기반에는 업계 1위의 자부심과 마이크로 LED에 대한 확신, 그리고 팀원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손 상무는 “무수한 시도와 끝없는 도전 속에서도 팀원들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덕분에 지금의 마이크로 LED가 탄생할 수 있지 않았나”라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혁신으로 ‘마이크로 LED’ 대중화 선도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마이크로 LED는 2029년에 이르러서야 전체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1%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본격적인 시장 형성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LED에 승부를 건 이유가 궁금했다.
삼성전자는 시장이 형성되기도 전인 2018년, CES에서 마이크로 LED를 적용한 ‘더 월(The Wall)’을 깜짝 선보이며 이미 마이크로 LED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이미 신제품 발표, 호텔 공급, 미술 전시 등 B2B 시장에서는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제는 가정용으로도 마이크로 LED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손 상무는 “새로운 디스플레이에 대한 시장의 요구와 소비자들의 요구는 계속 존재해왔다. 삼성전자는 17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기술력을 활용하여, 마이크로 LED의 특성을 극대화 할 수 있는 소자설계기술, 공정기술, 자체 생산라인을 갖추었다”며, “우리가 개발한 제품으로 관련 산업들이 활성화되고 부품 가격 경쟁력까지 확보되면 시장도 더 빨리 형성될 것”이라고 답했다.
“개발자라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혁신할 수 있다” – 손태용 상무
실제로 110인치 제품의 경우 이미 수백 대가 판매됐으며 최근 출시한 89인치의 경우, 생산 전부터 글로벌 소비자들의 선주문이 들어오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최대 가전 전시회 AWE(Appliance & Electronics World Expo)와 7월 중국 주요 미디어 및 VIP를 대상으로 한 테크세미나에서 마이크로 LED를 첫 선보였을 때도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다.
손태용 상무는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TV 시장을 선도해왔는데, 마이크로 LED 역시 이 혁신의 연속 선상에 있다”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AR, 스마트 워치 등 무궁무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 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도전으로 TV 시장의 모멘텀을 바꿔왔다. 쉼표에 이은 혁신으로 삼성전자가 그려나갈 디스플레이의 미래가 마이크로 LED로 더 선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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