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없어 더 매력적인 자모음 필체 연습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캘리그래피’를 주제로 여러분과 소통하고 있는 임직원 칼럼니스트 ‘이랑’입니다. 선 긋기를 주제로 했던 지난 칼럼 이후 꽤 오랜만에 인사 드리네요.
첫 번째 칼럼 읽으시며 선 긋기 연습 많이들 해보셨나요? 맘처럼 쉽게 그어지지 않으셨죠? 이해합니다. 처음 연습할 땐 저 또한 그랬으니까요. 오늘은 ‘수준’을 약간 높여 자모음 쓰기 연습 요령을 소개할까 합니다.
굵기만 달리해도 ‘개성 만점’ 글씨 완성!
자모음은 한국어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이죠. 회화로 치면 밑그림에 해당합니다. 간혹 천재적 재능을 발휘해 밑그림 없이 멋진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절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은 천재가 아닌 만큼 캘리그래피에서 자모음 쓰기는 중요하고도 필요한 과정입니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해볼까요?
우선 아무런 기교가 필요 없는 ‘초보 글씨체’부터 한 번 도전해보겠습니다. 지난 시간 살펴본 역입 작업이 더해지지 않아 보기에 따라선 가장 깨끗한 글씨체가 될 수도, 혹은 가장 밋밋한 글씨체가 될 수도 있죠. (의외로 이런 글씨체를 좋아하는 분이 제법 있답니다.) 일단 지난 칼럼에서 알려드린 대로 붓을 잡은 후 가나다순으로 자음을 써볼게요.
굵기 변화가 적은 글씨를 쓸 땐 붓끝을 눌리지 말고 세운 상태로 작업하셔야 합니다. 되도록 붓을 쥘 때 들이는 힘을 빼야 한다는 얘기죠. 다 쓰고 나면 아래와 같은 모양이 되는데요. 어쩐지 초등학생 글씨 같죠? 실제로 초급 글씨체엔 별다른 기교가 없어 단순해 보이지만 글씨 굵기에 약간의 변화만 줘도 사뭇 다른 느낌을 자아낼 수 있답니다.
이번엔 모음을 써볼 차례입니다. 모음 역시 굵기 변화를 달리하면 평범한 글씨에 필자의 개성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습니다. 아래는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대표적 모음 7종(種)을 다양한 방식으로 써본 거예요.
아래는 유명 만화 ‘광수생각’에서 따온 글귀를 캘리그래피로 표현해본 건데요. 굴곡이 없고 멋을 부린 것도 아닌데 굵기 변화만 살짝 바뀌어도 색다른 느낌을 줍니다.
이번엔 수준을 한 단계 올려볼게요. 앞서 연습해본 몇 가지 모음을 비교해가며 살펴보세요.
이 단계의 글씨체는 초급 글씨체와 달리 굵기가 달라지고 곡선도 포함되는 만큼 글자가 시작되는 부분에선 붓끝을 눌려서, 글자가 끝나는 부분에선 (초급 글씨체와 마찬가지로) 붓끝을 세워 쓰게 됩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시듯 같은 모음이라 해도 왼쪽과 오른쪽의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 번 써보며 ‘내게 맞는 필체’ 찾아야
캘리그래피에서 가장 중요한 건 ‘독창성’이에요. 특정한 틀이 존재할 수 없죠. 따라서 최대한 여러 번 써보며 자신에게 잘 맞고 어울리는 글씨를 찾아나가시는 게 중요합니다. 실제로 같은 자음을 쓸 때도 작업자의 개성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필체가 나올 수 있습니다. ‘ㅂ’과 ‘ㅍ’, ‘ㅎ’ 등 세 가지만 예로 들어볼까요?
어떤 단어를 쓰느냐에 따라 해당 단어의 느낌에 맞춰 글씨체를 달리하면 그에 어울리는 캘리그래피 작품이 완성될 수 있습니다. ‘어머니’란 단어를 예로 들어볼까요?
왼쪽 글씨보다 오른쪽 글씨가 좀 더 강렬하게 느껴지시죠? 굵기 변화를 활용하면 이런 효과 연출이 가능해집니다. 글씨를 쓰면서도 그림을 그리듯 소재가 지닌 느낌과 의미를 붓끝에 담을 수 있게 되는 거죠.
용혜원 시인의 작품 ‘당신이 내 아침의 처음이면 좋겠습니다’를 초급 글씨체로 적어봤습니다.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 선물했던 건데요. 초급 정도의 실력만 갖춰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수준인 만큼 여러분도 조금만 연습하시면 누구나 이 정도 작품은 완성하실 수 있을 거예요.
사랑하는 이에게 건넬 선물로도 ‘최고’
지금껏 꽤 여럿에게 제 캘리그래피 작품을 선물했지만 아직 가족에겐 한 번도 건네지 못했습니다. 가족의 취향을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하면서도 제 작품에 대한 가족의 평가를 들으면 ‘내가 생각했던 우리 가족의 취향이 맞나?’ 싶을 때가 있거든요. 역시 가까운 사람에게 주는 선물 고르기가 더 힘든 일인 모양입니다. 실제로 제게서 캘리그래피 교육을 받은 지인 한 분이 “시부모님 생신 선물로 드리겠다”며 직접 쓴 캘리그래피에 사진을 곁들여 작품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진심 어린 박수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가족에게 변변한 캘리그래피 선물 한 번 준비하지 못한 제 자신이 좀 부끄러워지더군요.
여러분도 기왕 시작하신 것, 열심히 단계별로 연습하셔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꼭 멋진 캘리그래피 작품을 선물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최선을 다해 도울게요. 오늘 칼럼은 여기까집니다. 다음 칼럼으로 찾아올 때까지 복습 게을리하지 마세요. ‘나만의 첫 작품’ 구상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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