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동전 먹는 하마’였던 이 게임들, 기억 나세요? <下>
안녕하세요. ‘추억의 오락실 게임’을 소개했던 지난 번 칼럼에 댓글 많이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 퀴즈는 너무 쉬웠죠? 정답은 ‘카발’과 ‘닌자 베이스볼 배트맨’입니다. 글이 너무 길어져 지면에 다 싣지 못하고 퀴즈로 간략히 소개해드렸습니다.
스타디움 히어로_‘원코인으로 9회말까지’ 가능할까?
오늘도 지난번에 이어 오락실 게임, 그중에서도 ‘스포츠’를 주제로 한 게임을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스포츠 하면 야구를 빼놓을 수 없겠죠. 야구 게임 중 추천해드릴 만한 걸론 ‘스타디움 히어로(Stadium Hero)’가 떠오르네요. 1988년 당시 일본 게임 회사 데이터이스트가 출시했던 이 게임을 저희 동네에선 ‘신야구’로 부르곤 했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팀 선택 화면이 나옵니다. 일본에서 제작된 게임답게 일본 프로야구팀을 모티브로 제작됐는데요. 다만 라이선스 문제였는지 팀명은 약자로 표시됐습니다.
게임 밸런스는 별로 고르지 못했는데요. ‘한신 타이거즈’로 추정되는 T 팀의 경우, 선수 교체로 1번 타자에서부터 9번 타자에 이르기까지 전부 출루가 가능할 정도로 ‘무적 강팀’이었습니다
▲팀 선택 화면(왼쪽 사진). 막강 전력을 보유한 ‘T’ 팀을 주저 없이 고르지만 친구들의 비난은 감수해야 합니다. 팀 선택이 완료되면 구장 선택 화면이 떠오르죠. 당시만 해도 돔(dome) 구장은 ‘꿈의 구장’이었는데 어느덧 우리나라에도 생겼네요
위 사진이 본 게임 화면입니다. T 팀을 선택하면 선수 교체를 거쳐 엄청난 전력으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 타율이 무려 4할5푼(.450)인 타자도 있네요. 이 타자로 교체하면 홈런은 따놓은 당상입니다. 공을 툭 건드리기만 해도 공이 빛의 속도로 날아가 담장을 넘겨버리거든요.
타격할 때의 느낌은 안 해보신 분이라면 모를 겁니다. 스트레스 해소에도 만점이죠.
키 작은 타자는 대부분 발이 빠릅니다. 번트를 대면 이미 1루 근처에 도달할 정도죠. 스타디움 히어로는 3회가 지나거나 시간(화면 왼쪽 윗부분에 표기)이 다 되면 끝나버립니다. 9회까지 ‘원코인(one coin)’으로 절대 즐길 수 없는 구조예요. 그래서 제작사는 게임을 이어 즐기는 사람들에게 ‘스페셜 선수’를 한 명씩 줬습니다. 9회 말까지 가려면 100원짜리 동전을 평균 서너 번은 더 넣어야 했죠.
▲‘스페셜 선수’엔 △공을 마구 던지는 투수 △키는 작아도 홈런 잘 치고 발이 빠른 만능 타자 등이 있었습니다
스트리트 후프_길거리 농구 인기, 게임기 속으로
다음으로 살펴볼 종목은 농구입니다. 길거리 농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던 시절, 전성기를 누렸던 게임 ‘스트리트 후프(Street Hoop)’입니다. 혹자는 ‘덩크 드림’이라고도 불렀죠.
팀은 국가별로 능력이 제각기 다릅니다. 대만은 3점 슛이, 한국은 스피드가, 독일은 수비가, 미국은 덩크슛이 각각 강했죠. 당시 전 주로 대만 팀을 선택했는데 점수가 너무 많이 나서 그랬는지 친구들이 무척 싫어하곤 했습니다.
▲득점에 성공하면 화면 왼쪽 아래부분에 ‘게이지’가 채워지고 네 골을 넣으면 게이지가 가득 찹니다(왼쪽 사진). 이땐 ‘슈퍼슛’ 사용이 가능해지는데요. 2점∙3점 등 각각의 위치에서 슛을 쏘면 특별한 슛을 보여줍니다
골 92_김주성 선수 있는 한국 팀 골라 우승 가자!
다음은 축구 게임입니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오늘은 ‘세이부 축구’란 명칭으로도 잘 알려진 ‘골 92(Goal 92)’를 소개할까 합니다. 4인 대전도 가능한, 당시 최고 인기 게임이었죠.
골 92엔 해외판과 일본판 두 가지 버전이 있었는데요. 당시 제 주변엔 “(김주성 선수가 있는) 한국을 골라 우승해보겠다”며 벼르는 사용자가 참 많았습니다.
▲골 92는 일본판(왼쪽 사진)과 해외판 두 종류로 제공돼 ‘고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골 92의 백미는 좌∙우측에서 센터링, 헤딩으로 마무리하는 ‘공식 골’을 성공시키는 거였습니다. 뻔히 알면서도 당하는 이 기법에 반해 당시 제가 살던 동네에선 실제 축구를 할 때도 이 방식을 재현하려 친구들이 열을 올리곤 했죠.
그 밖에 인기 있었던 스포츠 게임으론 ‘하이퍼 올림픽’ ‘파워 스파이크’ 등이 있습니다. 특이한 게임으로 치면 ‘테크모 월드컵 98’ 같은 것도 빼놓을 수 없으니 한 번 검색해보세요. 여러분이 예전에 이미 해보셨던 게임일 수도 있어 또 다른 추억을 선사할 겁니다.
▲‘하이퍼 올림픽’(왼쪽 사진)과 ‘파워 스파이크’의 게임 장면
오늘 제가 소개한 게임 중 일부는 ‘정품 오락실 기판을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일 정도로 지금까지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옛날 스포츠 게임’으로 한 번 풀어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럼 전 다음 편에서 더 향수 어린 게임 얘기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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