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깊이 보기 ③인재(People) 편<연재 끝>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해 인류사회에 공헌한다.” 삼성전자 경영이념을 여는 단어가 ‘인재’란 사실은 의미심장합니다. ‘기업은 사람이 전부’란 삼성전자의 경영 철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 라이프코칭센터(Life Coaching Center)는 삼성전자가 임직원의 ‘몸 건강’뿐 아니라 ‘마음 건강’에까지 관심 갖기 시작했다는 방증입니다. 라이프코칭센터는 말하자면 삼성전자 임직원 전용 상담 공간인데요.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이 같은 시설을 마련, 2016년 7월 현재 국내외 사업장 단위로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깊이 보기’, 그 마지막 편 주제는 ‘인재’인데요. 삼성전자 뉴스룸은 삼성디지털시티(경기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 사례를 통해 삼성전자 라이프코칭센터 운영 현황 전반을 살피며 삼성전자 인재 경영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조명해보려 합니다.
2001년 ‘여성상담소’로 출발… 국내에만 14개 센터서 41명 근무
라이프코칭센터의 전신은 ‘여성상담소’입니다. 2001년 1월 여성 임직원의 가사∙육아 관련 고충을 청취하기 위해 개설됐죠. 이 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남성 임직원 사이에서도 상담 수요가 생겨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여성상담소는 성별에 관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열린상담센터’로 그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라이프코칭센터로 명칭이 바뀐 건 2012년이었고요.
라이프코칭센터에선 △일과 가정 양립 지원(자녀 양육 코칭, 부부 행복 수업 등) △정신건강 강화(수면 개선, 분노 조절 코칭 등) △동료와의 관계 증진(성격 유형 검사, 대화법 코칭 등)처럼 말 그대로 삶(life) 전반에 걸쳐 폭넓은 상담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상담과 치료를 담당하는 인력은 전원 해당 분야 석사 이상 학위와 공인 자격증을 보유한 전문가죠. 모든 진료 내용은 윤리강령과 의료법에 의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집니다.
예약 임직원 대상 1대 1 무료 상담… “대화 도중 눈물 쏟는 경우도 많아”
▲라이프코칭센터 상담진과의 인터뷰는 당일 예정됐던 상담 일정이 모두 종료된 오후 6시 무렵에야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왼쪽부터)김아영·곽소영·황지연·이희영·조혜진 상담사
라이프코칭센터는 삼성전자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횟수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사내 인트라넷 또는 전화로 예약 접수하면 1대 1 상담을 받을 수 있죠. △진로 탐색 △자녀 교육 △부부 관계 등 상담 주제엔 제한이 없습니다. 방문 상담이 어려운 임직원을 위해 전화(‘9191 핫라인’)∙온라인 상담 서비스도 운영 중이고요. 실제로 라이프코칭센터는 이용해본 임직원을 중심으로 “가볼 만한 곳”이란 입소문이 퍼지며 상담 건수나 상담진 규모 모두 매해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1대 1 상담’ ‘컬러 테라피’ ‘통증 완화’ ‘걷기’ ‘명상’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라이프코칭센터 내부 공간
대인관계∙정서불안∙스트레스∙슬럼프…. 라이프코칭센터를 찾는 임직원의 고민은 종류도, 정도도 제각각입니다. 하지만 딱 하나, 공통분모가 있는데요. 상담 도중 종이갑에 든 화장지, 일명 ‘각티슈’가 반드시 필요하단 사실이 그겁니다. 이희영 상담사에 따르면 상담사는 ‘상담 받는 이조차 자각하지 못했던 고민을 읽어주는 사람’입니다. 그러다보니 상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수록 센터 방문 임직원은 자신도 모르게 꾹꾹 억눌러온 감정을 터뜨리며 눈물을 흘리기 일쑤죠.
실제로 라이프코칭센터 상담진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 역시 내담자(來談者)와의 신뢰관계(rapport∙라포르) 형성입니다. 상담진이 상담 도중 내담자의 눈빛 하나, 표정 하나까지 면밀히 관찰하는 건 그 때문입니다. 곽소영 상담사는 “내담자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의 실마리는 무의식적 행동 변화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다”며 “상담자의 사소한 언행도 내담자의 심리 상태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일단 상담이 시작되면 내담자가 ‘이 사람이 내 얘길 진심으로 들어주고 있구나’라고 느낄 수 있도록 매 순간 온전히 집중한다”고 설명했습니다. 60분가량의 상담을 끝낸 상담사들이 십중팔구 녹초가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삼성 특화 상담’이 강점… “엔지니어 많아 데이터 기반 분석 선호”
삼성디지털시티 근무 임직원의 대다수는 엔지니어입니다. 그런 만큼 라이프코칭센터 이용 행태도 다른 사업장과는 사뭇 다릅니다. 가장 큰 특징은 “상담 시 객관적 데이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편”(조혜진 상담사)이란 겁니다. 문제의 원인도, 해결 방식도 구체적 수치에 기반해 단계별로 제시해야 비로소 납득하는 내담자가 상당히 많더란 거죠.
스트레스 상담 시 자주 활용되는 심박변이도(Heart Rate Variability, HRV) 검사가 대표적 예입니다. 김아영 상담사는 “HRV 검사에선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 반응, 이를테면 자율신경계 균형이나 심장 리듬 등의 객관적 수치를 기반으로 검사 받는 이의 스트레스 상태를 분석한 후 맞춤형 처방을 내리게 되는데 이 같은 방식에 대한 내담자의 호응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디지털시티 라이프코칭센터 상담진은 ‘삼성전자 임직원의 마음 건강 지킴이’를 자처합니다. 사진은 이번 인터뷰에 참여한 조혜진·김아영·곽소영·이희영 상담사(왼쪽부터)
상담 주제도 △진로 고민과 이성 교제(20대) △자녀 교육과 부부 관계(30대) △조직 관리와 경력 설계(40대 이상) 등 연령에 따라 조금씩 다릅니다. 황지연 소장은 “라이프코칭센터는 외부 상담 기관과 달리 삼성전자 임직원에 특화된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며 “상담진 모두 삼성전자의 조직적 특성과 직급별 체계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센터 방문 임직원을 둘러싼 안팎의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디지털시티 라이프코칭센터에선 스트레스 문제로 고민하는 내담자를 대상으로 심박변이도(HRV) 검사를 진행, 그 결과를 토대로 효과적인 스트레스 완화 요령에 대해 조언하고 있습니다
상담진을 가장 기쁘게 하는 건 “라이프코칭센터 방문 이후 고민이 해소됐다”는 반응을 접할 때입니다. 실제로 황지연 소장에겐 지금도 잊히지 않는 상담 성공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임원으로 계신 분이었어요. 업무 성과와 역량은 충분히 인정 받는 상황이었지만 조직 관리를 유독 힘들어하셨죠. 회사 상황을 잘 모르는 가족은 물론, 동료에게도 고민을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요. 고민 끝에 센터를 찾아 1주일에 한 번, 총 5회에 걸쳐 코칭 프로그램에 참여하셨어요. 그런데 얼마 후 그 임원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본인이 총괄하는 조직 내 구성원이 직접 평가하는 조직관리 지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을 뿐 아니라 ‘말이 통하는 리더’로 인정 받았다고 하시더라고요.” 황 소장은 “’덕분에 요즘 팀원들과 잘 지낸다’는 그 임원의 인사를 받으며 무척 뿌듯했다”고 당시를 회고했습니다.
“프로그램 구성 시 트렌드 반영… 상담사는 평생 공부하는 직업”
‘걱정 탈출 프로그램’ ‘소심한 사람들의 자기 존중’ ‘모태 솔로를 위한 모임’ ‘이별 마주하기’ ‘불안 다스리기’…. 라이프코칭센터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수십여 개입니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계절적 요인이나 시의성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요. 특히 매월 세 번째 수요일에 진행되는 ‘심리학 카페’ 프로그램은 참가자 모집 공고가 뜨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인기입니다. 교육 전문가를 초청, 진행했던 자녀 교육 특강의 경우 500여 명의 임직원이 몰리며 성황을 이루기도 했죠.
▲황지연 소장은 “삼성전자 임직원의 마음 건강을 돌보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심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임직원의 전(全) 생애에 걸친 심리적·관계적·조직적 고민 해결까지 돕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라이프코칭센터 프로그램 구성엔 이렇다 할 틀이 없습니다. 방문 임직원 수와 고민의 종류, 그때그때 트렌드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죠. 늘 유연하게, 그러면서도 변화를 꾀해야 하는 운영 방식은 자칫 상담진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을 텐데요. 이에 대해 황지연 소장은 “상담사는 평생 공부해야 하는 직업”이라며 “센터를 찾는 임직원에게 보다 완벽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모든 상담사가 개별 교육 참석은 물론, 학회 활동 등을 통해 지식 수준을 업데이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라이프코칭센터 상담진이 지향하는 목표는 딱 한 가지, ‘모든 임직원이 행복하게 일하는 환경 만들기’입니다. 혹자는 이렇게 반문할 겁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행복 운운하는 건 사치 아닐까?’ 이에 대한 상담진의 대답은 분명하고도 단호합니다. 일단 자신이 행복해야 일과 삶 모두에 온전히 몰입할 수 있다, 인생의 만족은 편안한 마음에서 온다…. 이 같은 지론은 “임직원의 일과 삶이 균형을 이뤘을 때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도 가능하다”는 삼성전자의 철학과도 일치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임직원의 마음 건강까지 세심히 돌보는 삼성전자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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