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삼성명장을 만나다] “반도체 위한 20여 년의 여정, 최고의 원동력은 동료”

우리 회사는 어제(1월 2일) 사내 최고의 기술 전문가를 의미하는 ‘2024 삼성명장’ 10명을 발표했다. 2019년 제도가 시행된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하면서 장인 수준의 숙련도와 노하우, 탁월한 실력을 갖추고 리더십을 겸비한 최고의 전문가임을 인증하는 삼성명장.

설비, 인프라, 품질 부문에서 선정된 5명의 DS부문 명장들을 만나보자. (1편 DX 부문 삼성명장 소개 기사 바로가기)

“적시적소에 만난 좋은 선후배가 내 최고의 원동력” 설비 부문 명영광 명장

반도체 Clean 기술엔지니어로 초임계 설비 개발과 국산화를 주도하며 제조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온 메모리Clean기술팀의 명영광 명장. 명 명장은 “삼성명장은 평사원으로 입사해 조직 관리자와 전문가를 거치면서 변함없이 견디고, 해결하고, 솔루션을 제안해 온 지난 23년의 여정에 대한 ‘훈장’과 같다”고 담담히 명장 소감을 밝혔다. 또, 자신을 지금까지 이끈 최고의 원동력은 동료라고 주저없이 말했다.

“적시적소에 좋은 선배, 후배들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힘이었죠. 바르게 가르쳐 준 선배님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같이 개선을 하며 도움을 준 후배에게 감사드립니다”

명 명장은 잊지 못할 순간으로 일본의 수출 규제로 불산 사용량을 절감해야만 했던 상황을 꼽았다. 명 명장은 팀원들과 학습 조직을 만들어 관련 기술과 공정에 대해 학습하고 부대 장치(Recycle Tank)를 활용한 검증을 통해 기존 통념과 달리 불산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규명해 내면서 이슈를 돌파해 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묵묵히 개선 활동을 같이 해 준 후배들이 특별히 고맙다는 명 명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술을 흡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회사 동료들의 커리어를 지도해 주고, 엔지니어와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강건한 전력 계통은 반도체 생산의 심장, 전 그 심장을 지키죠” 인프라 부문 박기동 명장

“사람의 심장이 멈추면 안 되는 것처럼 1년 365일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무정전 전원 공급은 필수 요소입니다. 강건한 전력 계통은 반도체 생산의 ‘심장’이나 다름없죠”

전기설비의 보전과 운영, 전력계통 설계와 시공, 해외 신규건설 프로젝트까지 두루 경험하며 전력 계통 전문가로 활약 중인 박기동 명장은 지난 34년간 ‘반도체의 심장’을 담당한다는 강한 사명감으로 업무에 임해 왔다. 국내외 사업장의 대규모 전기 계통을 최적 설계하고, 자동화를 통해 무중단 전기 공급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안정적인 공장 운영에 기여해 온 공을 인정받아 삼성명장으로 선정되었다.

박 명장은 가장 기억나는 순간으로 중국 SCS법인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꼽았다. “MOU 체결부터 신규 라인 건설의 기획, 설계, 시공 업무를 6년간 수행하면서 시안의 밀밭으로 가득했던 허허벌판을 우리 기술력으로 세계 최고의 반도체 공장으로 바꿔 놓았죠. 10년도 넘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고, 제 자부심으로 남아 있습니다”

명장으로서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박기동 명장은 “앞으로도 내/외부 인프라 강화를 통한 전기공급 신뢰도 향상과 안전을 확보하고,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전력계통 자동화 운영을 구현하는 데 힘쓸 예정입니다. 또 삼성명장의 이름에 걸맞게 그동안 쌓아온 인프라 전기 분야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수해 주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업무 중 고난과 도전은 성장을 위한 엄청난 행운이죠” 인프라 부문 양우진 명장

데이터센터팀의 양우진 명장은 고성능 연산과 시뮬레이션을 위한 슈퍼컴/데이터 센터의 최적화 설계 기술력을 갖춰 반도체 선진 연구개발의 환경 구축에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너무 기뻤죠. 당시 참석했던 회의의 상당 부분이 기억나지 않는 정도예요”라며 양 명장은 삼성명장이 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흥분되었던 순간을 말했다.

이번 기회로 IT 인프라 조직의 의미와 중요성을 대내외적으로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양 명장은 평소 새로운 이슈와 기술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기 위해 의식적으로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IT 관련 분야를 폭 넓게 이해하고 있으면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다양한 IT 분야가 총 망라되어 있는 혁신센터에서 근무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자세라고 덧붙였다.

입사 후 처음 참여한 Alpha CPU 기반의 슈퍼컴 개발 프로젝트가 이후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양 명장. 당시 벤처붐으로 같이 일하던 이들이 모두 퇴사해 당시 파트장과 단둘이 과제를 진행해야 했다고. “엉겁결에 실무 책임자가 되어 바닥에 직접 랜선을 설치하는 일부터 슈퍼컴 설계와 구축, 리눅스 커널 최적화, 그리고 각 대학을 돌아다니며 기술세미나와 홍보까지 다양한 업무를 했더랬죠. 매 순간이 고난과 도전의 연속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엄청난 행운이었어요. 막중한 도전과 난관에 힘겨워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도 들지만, 한편으로는 크게 성장할 그분의 모습에 기대가 되죠”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양 명장은 “현재도 수만 대 서버로 구성되어 있고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엄청난 규모의 IT 하드웨어를 유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을 몇 년 전부터 고민 중입니다. 투자 비용, 에너지 소모, 운영 효율화 또는 응용 최적화 등이 그 솔루션이 될 수 있는데, 이제부터 하나둘씩 동료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좋은 선후배와 함께 하는데 일이 어떻게 재미없나요?” 품질 부문 윤종우 명장

CS팀의 윤종우 명장은 고객 품질기술 전문가이다. SSD/NAND 제품에 대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업계 최초 고객 협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선행 품질관리 방법론을 제안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한 공을 인정받아 반도체 CS분야에서 첫 번째 삼성명장으로 선정되었다.

선정의 기쁨보다 ‘명장’ 타이틀에 대한 큰 책임감을 크게 느꼈다는 윤 명장은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일의 재미와 열정을 꼽았다. “명장이 되는 게 목표는 아니었어요. 그냥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재미있고, 식지 않는 열정이 명장까지 이끈 것 같습니다. 사랑스러운 후배들과 존경하는 선배들과 함께 일하는데 재미가 없으면 이상하지 않나요”

현재 윤 명장은 동료들과 팔란티어(Palantir) 솔루션을 활용한 고객 데이터 분석용 통합 DB를 개발하고 있다. 단순 대시보드 형식의 DB가 아니라 필수 고객 데이터를 위한 파이프라인을 연결하고, 간단한 데이터 전처리를 통해 데이터 간 통합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제품 품질 경쟁력을 달성할 계획이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명장은 영광스러운 기회, 후배들을 위한 업무 환경 만들고 싶어” 품질 부문 최규식 명장

“평소 테스트 분야에서 명장이 탄생해 함께 일하는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됐으면 했는데, 그 영광스러운 기회가 제게 주어져 매우 기쁩니다. 명장 타이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지속 노력하겠습니다”

Foundry PostFAB팀의 최규식 명장은 지난 29년 동안 반도체 공정과 불량 개선에 헌신해 온 품질 분야의 베테랑이다. 차세대 3D 패키징(PKG) 제품군을 위한 프로브 카드(Probe Card) 구조 개선을 주도하며 호환성을 확보하였고, 이를 CIS 테스트 장비에 내재화하여 품질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입사 초기 공정 불량 개선과 수율 개선 업무를 담당했다는 최규식 명장은 불량 분석에 대한 기술 지식뿐 아니라 ‘일하는 방법과 자세’를 체득할 수 있었다고. 부서 또는 업무 등 환경이 변할 때마다 새로운 상황에 대한 현 수준 분석을 통해 목표를 설정하고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서 정체기 없이 현재에 이를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최 명장은 “후배들이 일의 성취와 재미를 느끼며, 스스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업무 환경을 만들고 싶어요.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도록 주변 기술 동향에 대해 배우고, 유관부서와의 협업과 교류를 통해 더욱 기술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업무 시스템 구축을 위해 적극 나서겠습니다”라며 명장으로서의 목표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