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사도세자와 정조 이산.
특별한 약속이 없는 주말이 되면, 늘 어딘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한 주 간의 스트레스를 날린다는 목적도 있지만, 그보다는 그저 소중한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기 싫은 마음에서겠죠. 주말이 휴식의 시간이라기 보다는 ‘일주일 중 다른 것들을 해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으로 보는 게 더 좋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곳은 경기도 화성입니다. 저의 보금자리가 화성이 된 이유는 단지 ‘저렴한 주거비용’ 때문이었지만, 살다 보니 은근히 매력이 넘치는 곳이더군요.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은 2년 전, 집 근처 동네 구경을 하다 보니 공원이 있더군요.
‘왠 공원?’ (어.. 가까이 가보니 ‘융릉. 건릉’ 이라고 쓰여 있네요!) ‘뭔 이름이 저래..’ (하고 말았던 나.)
그 후 몇 개월 지나서 알았습니다. 정조대왕 ‘이산’과 그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혀있는 곳 이라는 걸!
아니 이산이 우리동네 있었어? 그 유명한 사도세자도?
마침 모 방송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사극 ‘이산’이 종영한지 얼마 되지 않은 터라, 마치 유명 연예인의 무덤(?)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_-; (그래서 방송과 미디어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로 만들어져도 큰 인기를 끌었을 정도로 역사가 전해주는 ‘영조-사도세자(장조)-정조’의 일대기는 비극적인 동화 같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맏아들 효장세자를 일찍이 여의고 7년 만에 얻은 아들(사도세자)는 마흔둘 나이의 영조에게는 더없이 귀하고 사랑스런 존재였겠죠.
단아한 잔디밭 통로 넘어 아담하고 소박해 보이지만 격식과 기품 있는 연못을 만나게 됩니다. 특이한 점은, 보통 왕릉에서 보기 힘든 원형 연못이 위치하고 있다는 것 입니다. 원형 연못은 통상 용의 여의주를 상징하는 것으로 아버지를 연모했던 정조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홍살문은 이곳이 신성한 지역임을 알리는 문 입니다. 홍문, 홍전문 이라고도 한다 네요. 정자각은 딱 위치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왕의 신주를 모신 곳 입니다. 그리고 정자각 우측에는 통상 수라간(부엌)이 위치하고, 우측에는 비각(비석을 모셔놓은 곳)이 위치한다고 하네요. ~
영조와 사도세자의 이야기는 현 세대 뿐 아니라 우리 후대에까지 동화 같은 이야기로 남게 될 것 입니다.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매 한가지일 텐데, 아무리 노론의 모함과 배척이 있었다 한들 자식을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영조의 마음은 지금도, 나중에도 헤아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다만, 그의 아들 정조 이산의 아버지를 향한 연모와 행적은 비극가운데에도 희망은 있다는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항상 잘되란 법 없고, 항상 나쁘 란 법 없다!?)
영조가 그토록 사랑했을 사도세자, 그리고 사도세자가 너무도 사랑했을 그의 아들, 그리고 그 아비를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정조 이산.
이번 주말, 동화 같은 역사 속으로 놀러 오지 않으시겠어요?
[참고] 융릉/건릉 소개책자 [문화재청 융릉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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