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랩 아웃사이드] 폐 건축자재 ‘직거래 마켓’서 재활용… 스타트업 ‘토보스’의 도전

2022/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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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거나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면 작은 못에서부터 타일과 목재 등 다양한 자재들이 많이 남는다. 모두 사용하지 않은 새것이다. 일반적으로 공사 현장에서 자재를 주문할 때 운반과 보관 그리고 공사 중 파손 등을 고려해 부족한 상황을 대비하고 여유분을 발주하게 된다. 큰 시공 현장일수록 개수를 정확하게 맞추기는 쉽지 않다. 공사가 끝나고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잉여 자재는 대부분 폐기 처리된다.

공사를 마무리하고 모두가 다음 현장으로 발 빠르게 이동해야 할 때, 끝난 현장에서 남겨진 자재들을 한참 동안 들여다보고 있는 기업이 있다. 버려지고 잉여가 된 건축 자재를 자유롭게 사고 팔 수 있는 모바일 앱 ‘잉어마켓’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토보스’의 이야기다.

 

잔뼈 굵은 현장 베테랑의 남다른 시야

소위 말하는 ‘맨손으로 밑바닥부터’ 시작한 토보스의 김소연 대표(50)는 20년 넘게 건축, 설계, 인테리어 현장에서 직접 몸담은 현장 전문가다. 한 길만 걸어온 외길 인생과도 같다.

▲ 토보스의 김소연 대표

건축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학창 시절 설계나 이론 수업보다 현장에서 더 재미를 느꼈다. “현장에서 직접 몸을 부딪히며 시작한 일이 지금의 가장 큰 스펙이 되었다. 안전모를 쓰고 공사장을 누비며 때로는 현장 간부의 호통도, 혹독한 더위와 추위도 모두 견뎠다고 말한다.

그 과정에서 김 대표에게는 건축 자재를 보는 남다른 눈이 생겼다. 실내 건축에 필요한 자재가 무엇인지, 그 자재에 맞는 공법은 무엇인지 실전을 통해 배웠다. 게다가 현장에서만 볼 수 있는 사실도 있었다. 남은 새 건축 자재들이 완공 후 그대로 버려진다는 것.

▲ 토보스의 김소연 대표

김 대표는 “한 평 남짓의 일반 화장실을 시공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적은 양의 타일이면 충분하다. 현장에서 버려지는 타일을 활용한다면 몇 개의 화장실을 새롭게 개선할 수 있다”며, “건축자재가 부피도 크고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늘 별도의 운임 비용이 발생하고, 자재를 보관할 창고도 필요하기 때문에 이 자재들은 모두 버려진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버려지는 자재에 새 쓰임을 찾아 주고 싶었다. 거리가 멀면 운반비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가까운 지역 중심으로 거래가 되어야 해 동네 중심의 중고 직거래 플랫폼을 참고했다. 이 반짝이는 아이디어에 업계 사람들도 관심을 보였다. 그 관심 앞에는 “실현만 된다면”이라는 단서가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시작의 문을 열어 준 ‘C랩 아웃사이드’

사업 진행은 생각보다 더디게 흘러갔다. 가장 큰 어려움은 건축 현장과 전혀 다른 분야인 앱 플랫폼 개발에 대한 경험 부족이었다. IT분야는 사용하는 용어부터 달랐다. 김대표는 이런 간극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공부해야만 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던 김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것은 삼성전자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가 주관하는 ‘C랩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의 모집이었다.

C랩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은 2015년부터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 제도를 기반으로 대구혁신센터의 집약된 노하우와 인프라를 더해 잠재력 높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혁신센터 내의 사무공간을 무상으로 지원받고 삼성의 전문가에게 멘토링을 받아 사업을 연계시킬 수 있는, 그야말로 기가 막힌 기회였다. 김 대표는 망설임 없이 지원서를 작성했다. 그는 “타일 한 장이라도 버리지 않고, 꼭 필요한 곳에 반드시 가져다 쓰겠다”라고 말한 면접 현장을 회상하며 “목소리가 커서 운이 좋게 최종 합격했다”라고 웃었다. C랩에서도 큰 도전이었다. 대부분의 지원 기업들은 어느 정도의 개발이 진척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토보스는 예외였다. ‘아이디어’와 ‘열정’만으로 시작한 초() 새싹 스타트업이었다.

김 대표와 동료들은 삼성전자 멘토들의 조언에 따라 앱 개발부터 착수했다. 관련 지식이 부족한 토보스는 6개월간 삼성전자 멘토들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았다. 머리를 맞대고 밤낮없이 의견을 주고받는 시간이 이어졌다.

▲ 토보스의 김소연 대표와 개발에 한창인 직원들

먼저 앱의 주요 기능과 사용자 환경·경험(UI·UX)에 대한 조언을 받았다. 멘토들의 코칭을 따라가다 보니 차츰 잉어마켓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버튼의 위치, 글자의 크기에 따른 가독성 등 디테일한 피드백도 받았다.

삼성전자에서 안드로이드 어플리케이션의 프레임워크를 개발하고 있는 서영승 멘토는 잉어마켓 앱의 ‘사용 편의성’에 주목했다. ‘잉어마켓’의 주 사용 타깃은 실제 인테리어 현장에서 일하는 작업자다. 그중 자재를 사고 팔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50대 이상일 것이라는 사실을 짚어냈다. 서영승 멘토의 조언에 따라 탄생한 ‘잉어마켓’은 바쁜 인테리어 현장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직관적인 버튼과 화면 구성으로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 덕분에 앱의 핵심 기능인 ‘자재 팔기’는 바쁜 현장 사람들이 쉽고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 잉어마켓 모바일 앱 모습

잉여 건축자재의 무게나 부피가 크다는 특징을 고려해 ‘현재 나와 가까운 곳’의 거래내역을 확인할 수 있도록 지도도 삽입했다. 그 밖에도 배너의 위치, 화면의 레이아웃 등 작은 것 하나까지 꼼꼼하게 짚어가며 개발을 진행해 나갔다.

 

토보스의 성장 동력에 날개를 달다

C랩 아웃사이드에서는 토보스의 ‘수익창출’에 대해서도 아이디어와 피드백을 함께 고민하여,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오픈하여 새로운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왔다. 뿐만 아니라 토보스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투자자와 연결해 주어 지속적인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김 대표는 “C랩 아웃사이드에서 활동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작용해 사업의 기틀이 됐다”라며, “C랩 아웃사이드에서 출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선배 스타트업이 많다. 자연스럽게 우리 기업에도 어느 정도 믿음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C랩 아웃사이드를 발판으로 관련 단체와의 MOU 체결도 성사되었다. 현재 토보스는 국내 유수의 건설회사와 협약을 맺고 일부 현장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타일, 단열재, 마감재 등을 수거해 잉어마켓에서 재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시범 사업을 통해 구체적인 성과를 확인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욱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손잡고 화장실 보수공사, 시설 옥상 방수 공사를 위한 자재 기부 등 취약 계층 환경개선 사업도 함께 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도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금은 ESG 경영 시대! 우리도 동참해야죠

소량의 건설자재가 필요한 공사 현장이나 개인들은 잉어마켓을 통해 저렴하게 자재를 구매할 수 있다. 판매하는 쪽은 폐기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다. 이를 통해 경제적인 이익이 생기고 무엇보다 폐기되는 자재가 줄어 자원이 순환된다. 사용자들은 자연스럽게 환경보호에 동참하게 되는 셈이다.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서울시의 잉여 건자재실태와 건자재은행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서울시 실내건축 현장에서 버려지는 미사용 자재, 즉 잉여 건자재는 무려 47,730톤에 달한다. 이중 재사용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잉여건자재는 16,000,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600톤으로 추정된다. 환경과 미래를 생각하는 ‘ESG 경영의 중요성이 높아진 지금, 토보스의 역할이 점점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토보스의 공동 창업자 박영규 이사는 “이윤을 남기기 위해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사회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해 누군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건강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토보스의 공동 창업자 박영규 이사와 김소연 대표(왼쪽부터)

김 대표는 토보스의 가장 큰 성과를 ‘실제로 앱이 만들어 진 것’이라고 말한다. 잉어마켓 앱이 최종으로 구현되기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간절함이 있었다. 사람들이 말했던 실현만 된다면의 단서를 꼭 찾고 싶었다. 삼성전자 C랩 아웃사이드와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그리고 많은 이들의 격려와 지원으로 마침내 잉어마켓 앱이 탄생했고, 현재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C랩 아웃사이드 지원 사업 중, 가장 만족스러웠던 과정을 묻는 질문에 전부 다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C랩 지원사업은 스타트업을 시작한 모든 이들의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토보스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라고 말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꿀 도전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약의 발판이 되어주는 C랩 아웃사이드는 제2, 3의 토보스를 기대하며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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