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필 대신 S펜을 쥐다! 창수초 6학년 1반의 스마트한 1교시
“얘들아 태블릿 PC 켜자!”
교단에 오른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건넨 첫 마디다. 교과서도, 공책도 아닌 태블릿 PC를 켜며 시작되는 수업. 조금은 생소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날 만난 창수초등학교 6학년 1반의 하루는 늘 이렇게 시작된다. 창수초등학교는 지난 7월 소외 지역 아이들에게 첨단 교육 환경을 제공해주는 삼성전자 스마트스쿨에 선정돼 최근 공사를 마쳤다.
방과 후 모습도 다르지 않다. 학교 앞 텃밭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시야는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 아이들은 갤럭시 탭으로 달팽이의 육아일기를 쓰고, 디지털 드로잉을 활용해 곤충도감을 제작하고 공유한다. 연필 대신 S펜을 쥐고, 스케치북 대신 태블릿 PC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아이들. 스마트한 변화의 중심에 선 교육현장을 만나기 위해 삼성전자 뉴스룸이 창수초등학교 6학년 1반 교실을 찾았다.
스마트스쿨 완공으로 교육 격차 해소 시동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에 위치한 전교생이 38명인 아담한 학교. 한 학급의 학생 수가 10명을 넘지 않는 만큼 조용하고 소박했던 이곳이 최근 들어 북적이기 시작했다. 태블릿 PC, 노트북, 전자칠판… 수개월 간의 구축 작업 끝에 스마트스쿨 기기들이 자리를 잡고 완벽한 모습을 갖추게 된 것.
창수초등학교가 디지털 날개를 달게 된 것은 6학년 1반을 이끄는 윤형준 선생님(위 사진 왼쪽)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도심에서 교직 생활을 이어오다 올해 초 창수초등학교에 부임한 그는 첨단 IT 교육의 음지에 있는 아이들의 환경을 안타깝게 생각했다고. “충분히 가능성 있는 아이들이 디지털 지성을 통해 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나가길 바랐다”며 스마트스쿨 신청 계기를 밝혔다.
윤형준 선생님이 돛을 올렸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순풍은 지역 주민들이 만들었다. 현재 포천시는 젊은 층 인구 유출이 계속해서 진행 중인 상황. 스마트스쿨 지원 사업은 모두가 함께 소원하고 고민해 온 문제이기도 했다. 이를 위해 시·군내에서는 스마트스쿨 지원 사업 홍보를 위한 활동을 진행했고, 지역 산업체에서는 예산지원과 산업체 연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전폭 지원해 마침내 스마트스쿨이 완공됐다.
QR코드로 읽는 텃밭, 농업과 디지털의 반가운 ‘콜라보레이션’
창수초등학교는 농축업이 주요 산업인 창수면의 자연 친화적인 특색을 그대로 담고 있다. 아이들이 고사리 손으로 직접 일군 텃밭은 학교 뒤뜰을 가득 채우고 있고, 그곳에서 자란 식물은 아이들의 점심상에 그대로 오른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텃밭 사이사이에 자리한 QR코드. 아이들은 스마트폰으로 해당 코드를 찍어 농작물에 대한 정보는 물론, 해당 식물을 심는 영상도 볼 수 있다. 스마트스쿨을 통해 ‘디지털이 접목된 농축산업’을 한 걸음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친환경 농축을 위한 기법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전망이다. 윤형준 선생님은 “텃밭에 습도 센서를 활용한다면, 실시간 모니터링, 물주기 시스템이 가능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교내 생태연못에 자동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디지털 농축산업은 무궁무진합니다”라며 창수초등학교만의 ‘스마트’한 아이디어들을 소개했다.
“제 꿈은요…” 창수초등학교 6학년 1반의 스마트한 1교시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스마트스쿨이 도입된 4학년과 6학년 교실 중 일곱 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6학년 반을 찾았다. 교실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칠판 대신 자리한 커다란 전자칠판. 아이들의 책상엔 노트북과 태블릿 PC가 올려져 있었고, 손에는 직접 만든 로봇이 들려 있었다.
수업 방식도 180도 달라졌다. 학생들은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를 실시간으로 활용, 대형 모니터에 자신의 작업물을 띄운 채 발표를 진행했다. 이날 ‘스마트스쿨을 통해 변화된 일상’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이유정 학생은 “예전에는 발표 자료를 돌려 읽어야 해서 불편했는데, 실시간으로 화면을 띄우고 함께 볼 수 있어 친구들과 더 많은 것을 이야기하고 공유할 수 있게 되었어요”라며 스마트스쿨의 장점을 말했다.
학생들은 스스로 알고리즘을 파악해 로봇, 자동차 등을 만들기도 했다. 이날 센서 감지를 통해 라인을 따라가는 자동차를 제작해 친구들에게 선보인 한동우 학생(위 사진 오른쪽)은 “평소에 건담 조립이나 만들기를 좋아하는데, 스마트스쿨을 통해 다양한 기기를 접할 수 있게 됐어요. 열심히 공부해서 사물인터넷을 인테리어에 적용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라는 당찬 꿈을 전했다.
성격도, 관심사도 다른 아이들은 IT 기기를 활용하는 법도 무궁무진했다. 유튜브로 애니메이션을 찾아보며 성우의 꿈을 키운 우단비 양은 열악한 교통환경에 각종 동호회나 공모전 참여를 매번 포기했지만, 스마트스쿨 도입 후 원격 화상회의를 통해 가능성을 찾게 됐다. 단비 양은 “현재 개인 유튜브 채널 개설을 준비 중이에요. 전문 성우로서 작품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쌓아나가려고요!”라며 밝게 웃었다.
‘스마트스쿨’, 아이들이 미래를 이끌 수 있도록
미래의 자산인 아이들이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 뒤처지지 않고, 그 변화를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받쳐주는 것. 창수초등학교에 디지털 씨앗을 틔운 윤형준 선생님의 모토다. 그간 제약적인 환경에 가로막혔던 그의 바람은 스마트스쿨을 만나 비로소 가능성을 찾게 됐다. 윤형준 선생님은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프로젝트를 단계별로 진행, 6개월에서 1년간의 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 둘 펼쳐나갈 예정이다.
“스마트스쿨을 통해 시공간적 제약을 정보기술로 해결하게 되었어요. 저 또한 조금 더 여유를 갖고 개별화된 지도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앞으로 기본적인 정보 소양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력을 갖출 수 있는 다양한 수업을 하고 싶어요. 그간 우리 지역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서 다소 벗어나 있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느끼고 생각하며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아이들은 예술가”라는 피카소의 말이 있다. 세상이 정의한 틀에 갇히기보단, 자신이 바라본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아이들이 가진 ‘힘’이기 때문이다. 이날 만난 일곱 명의 아이들이 눈을 빛내며 자신의 꿈을 이야기한 것처럼,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교육의 음지에 서지 않도록 ‘스마트스쿨’이 짓는 꿈의 교실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꿈의 교실이 완공되다! NEW 스마트스쿨
2017년 스마트스쿨에 선정된 기관의 완공된 모습을 소개합니다! 9개의 초등학교와 특수학교 2개, 병원학교 1개, 다문화센터 1개, 아동복지시설 2개 등 총 15개 기관인데요. 창수초등학교처럼 다양한 사연을 가진 스마트스쿨들이 궁금하다면, 홈페이지를 통해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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