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서울대공원 디자인하러 갑니다!
멀리 가긴 힘들다. 시간도 없다. 하지만 바쁜 일상과 무덥고 탁한 도시 공기 덕에, 자연스레 쉬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계절이다. 그런 마음을 채워줄 최적의 휴식처가 있다. 가성비 높은 힐링 플레이스, 서울대공원이다.
지금, 서울대공원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자연은 생활의 일부였다. 가꾸는 대상이라기보다 늘 함께 있는 익숙한 것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해 생활 공간은 도시로 바뀌고, 자연의 정서는 결핍되었다. 자연스럽게 자연환경에 대한 사람들이 관심은 커졌지만, 도심 주변에서 지친 심신을 힐링해줄 곳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지난 6월 28일, 40여 명의 삼성전자 우면 R&D센터 임직원들이 환경 개선 봉사를 위해 서울대공원 테마가든 내 장미원 잔디광장에 모였다. 삼삼오오 모인 이들은 색색의 꽃을 심고, 지친 다리를 잠시 쉬게 하는 벤치를 설치했는데, 삼성전자 뉴스룸이 그 현장에 다녀왔다.
모든 작업은 사전 준비에서 시작된다
다섯 개의 화분과 일곱 종류의 꽃(베르가못, 안젤로니아, 옐로우 레몬, 사계국화, 가자니아, 난타나, 펜타스). 꽃과 화분이 준비되면, 필요한 도구는 간단하다. 삽과 호미, 장갑 그리고 꽃을 심는 마음가짐 정도. 꽃도 감정이 있다는데, 정성껏 심어주면 조금 더 화사하게 피어나지 않을까?
이케아에서 막 주문한 듯 깔끔하게 준비된 반제품 벤치 6세트. 이를 조립하기 위한 전동 드라이버와 나무망치, 그리고 나사와 나무못. 완성품을 사는 비용이 아까워 ‘반제품’을 준비한 게 아니다. 봉사의 참 뜻을 되새기기 위해, 직접 사람의 손길이 닿는 DIY 제품을 이용하는 거다.
PM 2:00 순간의 선택이 남은 2시간을 좌우한다
임직원들은 보다 효율적인 작업을 위해, ‘꽃 심기’팀과 ‘벤치 제작’팀으로 나눠졌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합리적으로 팀을 나눈 후, 작업 내용에 대한 브리핑이 이어졌다. 초보자도 금세 이해할 정도로 친절한 설명이었다.
PM 2:20 작업 현장에 첫발을 내딛다
꽃 심기 팀은 화분에서 꽃이 잘 자랄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작업을 시작했다. 더운 날씨에 무거운 비료 포대를 짊어진 탓에, 작업을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온몸이 땀에 젖어 들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얼굴을 찌푸리는 이가 없다. 꽃 보다 사람이 아름다워 보이는 순간.
함께 좋은 일을 해서일까? 동료의 조끼를 여며주는 모습이 꽤 애틋해(?) 보였다. 작업복을 갖춰 입은 벤치 팀은 조립설명서 공부에 한창이었다. 땀이 비 오듯 흐르게 하는 비료 포대는 없었지만, 반제품 조립을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조립설명서 공부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PM 3:16 지금은 작업 중!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미리 씨를 뿌려 완성된 꽃모종을 화분에 옮겨 심고, 흙으로 잘 덮어준다. 그리고 뿌리가 자리를 잘 잡도록 손으로 꾹꾹 눌러준다. 꽃이 화분에 자리를 잡으면, 촉촉하게 물도 준다. 칙칙했던 화분이 예쁜 꽃으로 꾸며지는 모습을 보니, 절로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조립설명서를 완벽하게 숙지한 벤치 팀은 본격적으로 벤치 조립에 착수했다. 앉는 부위를 중심으로 등받이와 벤치 다리를 연결하고, 망치질로 고정한다. 그리고 각 나사 구멍에 맞춰 나사를 끼우기만 하면 그럴듯한 벤치가 완성된다. 어때요? 참 쉽죠?
PM 4:00 뚝딱뚝딱하다 보니 어느새 작업 끝!
작업 시작 후, 허리 펼 틈도 없이 꽃을 심은 사람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꽃 심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궁금해서 신청했다.”는 한정호 씨(소프트웨어 센터 SQE 랩)는 이번 봉사를 계기로 집에서 꽃을 한 번 심어보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꽃을 심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 일인지 몰랐다.”는 권다영 씨(소프트웨어 센터 SQE 랩)는 동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낸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직접 심은 꽃은 다른 꽃들보다 더 예뻐 보인다.”는 이상훈 씨(소프트웨어 센터 SQE 랩)의 말처럼, 작업을 마친 사람들의 얼굴에선 하나같이 본인들이 심은 꽃에 대한 애정과 뿌듯함이 엿보였다.
“팀 사람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봉사가 무엇일지 찾아보다가 이번 일에 참여하게 되었어요. 실제로 사람들이 쉴 수 있는 벤치를 만들어 보니, 결과물이 한 눈에 보여서 더 보람찬 것 같습니다.”
벤치 팀을 대표해서 소감을 밝힌 장기훈 씨(소프트웨어 센터 SQE 랩)의 말에 다른 동료들도 공감했다. 서울대공원의 테마가든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을 내 손으로 만들었다는 성취감은 노동의 피로도 잊게 해줄 만큼 큰 기쁨이 되어 돌아왔다.
쉼(休)의 의미를 되새겨주는 곳, 휴(休)가든
이날 봉사를 한 삼성전자의 직원들은 꽃 심기 봉사에 처음 참여한 사람들이 맞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니다. 삼성전자는 벽화나 화분 등을 설치해 노후 도심 환경을 개선하는 ‘지역사회 아름Town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 일환으로 서울대공원 내부에 사람들이 편하게 꽃을 감상하며, 심신의 평화를 찾을 수 있는 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한 것. 단순히 일회성으로 서울대공원에 꽃을 심어서 환경 개선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잠시나마 ‘진짜’ 휴식을 찾을 수 있는 장소를 선물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6개월간 총 10회에 걸쳐 600여 명의 임직원이 약 2,400평(8,000㎡)의 공간에 벤치를 설치하고, 각 계절에 맞게 피는 꽃을 심기로 했다.
이번 소프트웨어 센터의 SQE 랩 팀(29명)과 디자인 경영센터 인사그룹(14명)의 봉사는 여섯 번째로 진행된 활동이었는데, 봉사 장소 곳곳에서 먼저 다녀간 직원들의 손길이 닿은 벤치와 화분들이 있었다. 매 회차 마다 봉사를 하는 사람들은 바뀌겠지만, 그들의 노력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노력은 10회차 봉사로 결실을 볼 것이다.
그날 본 꽃의 이름을 우리는 아직 모른다
누구도 꽃을 보고 ‘꽃의 이름’을 먼저 궁금해하지는 않는다. 꽃은 그저 존재만으로, 보는 이들의 기분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어지러운 세상에서 잠시 벗어나 자연을 느끼고 싶다면, 서울대공원으로 가 보자.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것은 직접 꽃을 심는 것 아닐까? 꽃을 심을 마땅한 장소가 없다고? 매일 지나다니는 길을 둘러보자. 생각보다 꽃을 심을 장소는 많다. 나눔이란 꼭 대단한 사람들이 힘들고 대단한 일을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작은 시간을 투자해서 세상을 조금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면 족하다.
누군가의 ‘나눔’으로 만들어진 꽃을 보며 행복한 미소가 지어졌다면, 이젠 스스로 그 작은 ‘나눔’에 동참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서울대공원 꽃 심기, 벤치 설치 현장의 살아 있는 모습이 궁금하다면, 아래 영상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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