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추억을 선물한 사람들 ③삼성 최초 PC부터 급여명세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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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MSUNG NEWSROOM 삼성전자 뉴스룸이 직접 제작한 기사와 사진은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삼성전자에 추억을 선물한 사람들 3. 삼성 최초의 PC부터 급여명세서까지

가전제품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삼성이노베이션뮤지엄(Samsung Innovation Museum, 이하 ‘S/I/M’)엔 진귀한 물건이 많습니다. ‘저런 제품이 있었나’ 싶을 만큼 까마득한 옛 제품에서부터 보자마자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하죠. 이 같은 사료를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건 다름아닌 ‘기증’입니다. 옛날 물건을 기증하는 건 곧 거기 담긴 ‘이야기’를 통째로 전달하는 것과 같은 일일 테니까요. 삼성전자 뉴스룸은 5회에 걸쳐 S/I/M에 소중한 물건을 기증해준 분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세 번째 주인공은 최근 삼성전자 임직원 대상으로 개최한 사료 기증 캠페인에 기꺼이 참가해주신 세 분입니다. ‘삼성 최초 퍼스널 컴퓨터(PC)’ 기증자 박성범 무선사업부 책임과 ‘제2회 삼성퍼스컴 소프트웨어 공모전 소스코드’ 기증자 유창웅 무선사업부 차장, 그간 받은 급여명세서 등 삼성전자의 역사가 담긴 자료를 여럿 기증한 김병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수석인데요. 이들의 이야기,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레바논 시인 칼릴 지브란은 “추억은 일종의 만남”이란 말을, 역사학자 E. H. 카는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란 말을 각각 남겼습니다. 옛 추억과 역사를 돌아보고 세대 간 소통이 이뤄지는 곳 중 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S/I/M 역시 많은 이의 추억과 얘깃거리가 깃든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죠.

이곳에선 개발진의 땀과 노력이 깃든 역사 속 전자제품을 통해 과거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데요. 평소 꾸준한 기증을 통해 확보된 사료도 적지 않지만 관람객에게 보다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9월 한 달간 삼성전자 임직원을 대상으로 사료 기증 캠페인이 진행됐습니다. 이 기간 중 많은 분이 자신의 소중한 추억을 선물해주셨는데요. 그중 특별한 사연을 지닌 분들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삼성 최초 PC ‘SPC-1000’을 소개합니다

▲SPC-1000 사용설명서. 역시 박성범 책임이 PC와 함께 기증한 겁니다 ▲SPC-1000 사용설명서. 역시 박성범 책임이 PC와 함께 기증한 겁니다

‘SPC-1000’이 개발되기까진 참 다양한 이야기와 역사가 있었습니다. 1980년대,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이 교육용 컴퓨터 보급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수많은 업체 중 가장 먼저 자체적으로 컴퓨터 개발에 성공한 건 삼성전자였습니다. 1982년 12월 최초로 8비트 PC인 SPC-1000 개발에 성공한 거죠. SPC-1000은 ‘PC 대중화 시대’의 막을 연 제품이란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 SPC-1000에 대한 관심은 정말 뜨거웠는데요. 개발 직후 국제무역박람회 행사장에 전시돼 있던 기기를 도난 당하는 소동이 벌어졌을 정도라고 하니 열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시죠?.

박성범 책임은 이처럼 국내 컴퓨터 개발의 역사가 담긴 사료를 선뜻 S/I/M에 건넸는데요. SPC-1000 기종 중 하나인 ‘SPC-1000A’를 기증한 그는 “SPC-1000A 외에도 이전에 사용했던 PC들은 거의 그대로 보관하고 있는데 ‘창고 구석에 방치하기보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 전시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에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성범 책임이 직접 사용했던 SPC-1000A 실물. 그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입니다 ▲박성범 책임이 직접 사용했던 SPC-1000A 실물. 그의 소중한 추억이 깃든 물건입니다

박 책임은 고교 시절 전산 동아리 회원으로 활동하며 실제로 이 PC를 썼습니다. 대부분의 친구가 16비트 컴퓨터로 교체하던 때에도 그는 꿋꿋이 SPC-1000A 사용을 고수했죠. SPC-1000A로 전시회에 참가한 적도 있습니다. 당시 재미로 배웠던 프로그래밍 언어 ‘베이식(BASIC)’과 기본 알고리즘은 이후 대학 전공(전산학) 선택과 삼성전자 취업에 이르기까지 큰 밑거름이 됐다고 합니다.

한 전시회에 참가해 자신의 SPC-1000A를 활용, 6대의 컴퓨터와 화면을 작동시킨 박성범 책임 ▲한 전시회에 참가해 자신의 SPC-1000A를 활용, 6대의 컴퓨터와 화면을 작동시킨 박성범 책임

그는 향후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사료를 추가로 기증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는데요. 박 책임은 “갤럭시 S와 갤럭시 노트2, 갤럭시 알파 등 갤럭시 스마트폰 단말기를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며 “10년 후, 20년 후 가치가 오르고 또 한 번의 기회가 된다면 추억을 기리며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기증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개발자에게 직접 얻은, 특별한 소스코드

유창웅 차장

유창웅<위 사진> 차장 역시 박성범 책임과 비슷한 이유로 제품 카탈로그와 소스코드를 S/I/M에 기증했습니다. 그의 기증 품목은 SPC-1000 IOCS 소스코드와 해당 제품 관련 카탈로그. 삼성전자 유관 부서에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귀중한 자료라고 하네요.

유 차장에게 사료 기증 이유를 묻자 “태어나서 처음 본 컴퓨터가 SPC-1000인데 그 제품과 좋은 인연을 맺어 학교에서도 전산학을 전공했고 삼성전자에서도 일할 수 있게 됐다”며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자료라 보관하고 있다가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보내줄 시간이 온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는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다양한 사람과 자신의 추억을 공유하고 싶은 그 마음, 여러분도 느껴지시나요?

유 차장이 이 자료를 손에 쥐게 된 사연도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 역시 SPC-1000을 통해 베이식 언어를 처음 배웠는데요. 이후 ‘똑같은 걸 SPC-1000용 스프레드 시트인 ‘HuCalc’를 보며 기계어로 만들면 수십 배 빠른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관련 지식이 부족했던 그는 공부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SPC-1000 개발실을 무작정 찾아갔는데요. 이 자료는 당시 “개발자에게 여러 차례 간곡하게 부탁한 끝에 어렵게 얻은” 겁니다.

유창웅 차장은 ‘제2회 삼성퍼스컴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유창웅 차장은 ‘제2회 삼성퍼스컴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소스코드는 컴퓨터를 처음 배울 때 자료가 마땅치 않았던 그에겐 “당시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그야말로 최고의 자료”였다고 하는데요. 덕분에 ‘제2회 삼성퍼스컴 소프트웨어 공모전’을 참가해 입상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습니다. 그는 “이전 직장에서 그래픽카드 관련 업무를 할 때, 1995년 삼성전자 입사 후 컴퓨터 관련된 업무를 할 때도 (이 소스코드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SPC-1000 IOCS 소스코드 인쇄 복사본(오른쪽 페이지). 유창웅 차장은 종이 복사본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유사 제품(SPC-1200) 카탈로그에 해당 소스코드를 제본, 보관해왔습니다  ▲SPC-1000 IOCS 소스코드 인쇄 복사본(오른쪽 페이지). 유창웅 차장은 종이 복사본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유사 제품(SPC-1200) 카탈로그에 해당 소스코드를 제본, 보관해왔습니다 

그가 건네준 소스코드는 인쇄 복사본은 훼손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깔끔하게 코팅돼 있었습니다. 최근 인쇄된 것처럼 깨끗한 표지와 복사본을 보니 그가 그동안 이 자료를 얼마나 소중히 간직해왔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SPC-1000 시리즈에 사용된 최초의 외장 FDD(Floppy Disk Drive,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 ‘SD-720’ ‘SD-725’ 카탈로그 ▲SPC-1000 시리즈에 사용된 최초의 외장 FDD(Floppy Disk Drive, 플로피디스크드라이브) ‘SD-720’ SD-725카탈로그

 

급여명세서부터 사진까지… 추억이 고스란히

마지막으로 만나볼 기증자는 삼성전자 입사 후부터 꾸준히 수집한 급여명세서·기념품·사진 등 270개에 이르는 사료를 S/I/M에 기증한 김병진 수석입니다. 김 수석이 내놓은 어마어마한 양의 소장품은 평소 그가 얼마나 물건을 잘 정리하는 사람인지 보여줍니다.

김병진 수석이 기증한 삼성전자 관련 사료들. 급여명세서와 기념품, 사진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김병진 수석이 기증한 삼성전자 관련 사료들. 급여명세서와 기념품, 사진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그는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습관 때문에 하나둘 쌓여 비슷한 것끼리 자연스레 모였고, 어느새 소중한 물건이 됐다”며 “아무리 애써 모은 자료도 집 안에 방치해두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김 수석의 결심 덕분에 그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물건들은 이제 S/I/M에서 어엿한 사료로 제몫을 다하게 됐죠.

이렇듯 그 시절엔 별 것 아닌 듯했던 기록·사진·자료·물건도 지금 보면 부쩍 특별하게 느껴지곤 합니다. 평범한 물건이 김 수석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 건 어쩌면 물건들을 대할 때 그의 태도가 결코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요?

김병진 수석

김병진 수석이 기증한 사료는 △1985년 9월부터 1998년 3월까지의 급여(연월차수·상여금 등 포함)명세서 250여 매 △1980년대 ‘개선 제안’에 대한 보상으로 받은 신용 구입권 △1984년에 받은, 삼성전자 미국공장 준공을 기념하는 머그컵 △‘명품 플러스원’ TV 출시기념으로 받은 주석 잔(명품 플러스원 TV는 김 수석 본인이 개발에 참여해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제품입니다) △기타 다양한 사내외 행사 때 촬영한 사진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김병진 수석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물건들. 각종 회사 기념 행사에 찍은 단체사진(왼쪽 사진)과 각종 기념품 ▲김병진 수석의 추억이 담긴 사진과 물건들. 각종 회사 기념 행사에 찍은 단체사진(왼쪽 사진)과 각종 기념품

세월이 지나면서 환경과 사람은 변하지만 사진첩 속 모습과 당시 흔적은 고스란히 남게 마련이죠. 이런 흔적을 들여다볼 때면 당시 일이 생각나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한편으론 가슴 한편이 아련해오기도 하고요. 김병진 수석 역시 역시 처음 사료 기증 캠페인 공지를 보고 옛 자료를 정리하다 ‘아, 이때 이런 일들이 있었지’ 하며 한동안 감상에 젖었다고 하는데요. 소장품을 사료 담당자에게 건네주면서 “아직도 회사를 오래 다녀야 하는데 그동안 모아온 소장품을 보내니 회사 생활을 정리한 기분”이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습니다.

현재에 최선을 다하는 것도, 미래에 대한 준비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이렇게 지난날을 추억하는 여유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또 하나, 소중한 추억일수록 홀로 간직하는 것보다 타인과 공유하는 게 더 뜻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볼 때처럼 우리나라 전자제품의 생생한 역사를 보고 싶다면 S/I/M을 방문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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