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패션 100년사(史), ‘갤럭시’로 재조명되다

제아무리 패션에 무덤덤한 사람이라도 패션 전문 잡지 ‘보그(Vogue)’의 존재를 모르는 이는 드물 것이다. 19세기 후반 미국에서 창간된 보그는 2016년 9월 현재 라이선스 매거진 형태로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발행되며 탄탄한 독자층을 확보하고 있다.

요즘,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선 좀 특별한 전시회가 한창 열리고 있다. ‘모드앤드모먼츠(Mode&Moments): 한국 패션 100년’ 전(展)으로 명명된 이 행사는 올해로 창간 20주년을 맞는 보그 코리아가 기획했다. ‘한국 대표 디자이너 60여 명의 의상 300여 점이 공개되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패션 아카이브 전시’란 점 외에도 ‘…한국 패션 100년’ 전엔 눈길을 끄는 대목이 하나 더 있다. 전시장 곳곳에서 삼성전자 제품을 발견할 수 있단 사실이 그것. 보그 코리아와 삼성전자 간 협업의 결과다.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문화역서울 284에서 ‘시간 여행’을 주제로 구성됐다, 는 점에서 뜻깊다. 이를 위해 각 분야 예술가가 힘을 모아 지난 100년을 시대별로 재구성했고, 그 과정에서 최신 삼성전자 제품이 활용되며 ‘한국 패션 100년사(史)’를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하는 데 기여했다. 저마다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옛 의복들이 흡사 그 시절 공기까지 전하는 듯했던 전시장 곳곳을 둘러봤다.

▲1층 중앙홀에 전시된 ‘세기의 선물: 코리안 판타지(Korean Fantasy)’

보그 코리아, 20년 만에 최초로 ‘폰카 화보’ 촬영에 도전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도록(圖錄)부터 한 권 집어 들었다. 전시에 등장하는 의상이 소책자 형태로 편집돼 한눈에 들어왔다. 이 도록에 실린 이미지는 100% 삼성 갤럭시 S7으로 촬영된 것. 제작진은 도록용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 지난달 보그 코리아 지면에도 화보 형태로 수록했다. 이미혜 전시 기획자는 “보그 코리아가 스마트폰 카메라만으로 지면 화보 촬영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갤럭시 S7 카메라는 기본 성능이 탁월하고 구현해내는 색감도 매력적이더라”고 말했다. 화보 촬영을 담당한 이건호 사진작가 역시 “일반 카메라로도 담기 어려운 색이 나온 덕분에 개성 넘치는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전시에 등장하는 주요 의상이 담긴 도록. 모든 사진은 갤럭시 S7로 촬영됐다

도록은 서울역에 열차가 다니기 시작한 1900년대 경성의 ‘모던 보이’와 ‘모던 걸’ 모습에서부터 오늘날의 ‘패션 한류’를 이끌고 있는 최신 의상까지 100여 년의 패션 변천사를 아우른다. 패션을 정식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훑어봐도 손색 없을 정도로 충분한 소장 가치를 지녔다.

‘의상 전시회서 태블릿이 맡을 수 있는 역할’의 좋은 예

전시장 1층을 둘러보다 여느 의상 전시회와 다른 점을 하나 발견했다. 마네킹 사이사이 갤럭시 탭 프로S가 비치돼 있었던 것. 각각의 작품이 품고 있는 ‘이야기(story)’를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재구성, 태블릿에 탑재해 관객이 전시를 좀 더 재밌고 친근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주최 측의 배려였다. 이미혜 기획자는 “2000년대로 접어들며 의상의 기획 의도를 소개,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영상이 매우 중요해졌다”며 “그 때문에 이번 전시에선 그런 점을 보완할 수 있는 모니터가 꼭 필요했는데, 갤럭시 탭 프로S 덕에 의상과 (그에 어울리는) 영상을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전시된 의상 사이사이에 비치된 갤럭시 탭 프로S. 관람객은 태블릿 속 영상을 통해 각 의상의 기획 콘셉트와 제작 과정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박미정(덕성여자대학교 의상디자인학과 2년)<아래 사진>씨는 “단순히 의상만 봤을 땐 ‘예쁘다’ ‘멋지다’ 등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었는데 태블릿 속 영상을 통해 의상 제작 콘셉트와 제작 의도 같은 걸 알고 나니 작품이 훨씬 더 깊이 있게 이해되더라”며 “하나의 의상도 다양한 시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점이 특히 좋았다”고 말했다.

패션 바뀌는 동안 삼성 휴대전화는 어떻게 변해왔을까?

전시장 한쪽에선 지난 1세기 동안의 패션∙미용 산업 변천사를 담은 영상이 반복적으로 재생됐다. 보그 코리아를 비롯한 잡지 속 시대별 패션 화보와 메이크업, 헤어스타일 유행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같은 기간, 삼성 휴대전화 변천사를 둘러볼 수 있는 코너는 ‘뜻밖의 재미(와 향수)’를 선사했다. 관람객의 모습을 갤럭시 노트7으로 촬영, 인화까지 해주는 ‘포토존’ 이벤트 코너에서 ‘사진 선물’을 받아 들고 좋아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패션의 변천사뿐 아니라 삼성 휴대전화의 변천사까지 감상할 수 있는 점은 이번 전시의 ‘또 다른 묘미’다

▲포토존에선 관람객이 ‘보그(VOGUE)’ 제호 로고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면 갤럭시 노트7로 사진을 촬영, 인화해주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무더위 참 지독하다, 싶더니 어느새 가을이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 불기 시작하는 이 즈음, ‘…한국 패션 100년’ 전을 보며 메말랐던 ‘패션 감성’ 한 번 일깨워보는 건 어떨까? ‘패션 까막눈’이어도, 자타공인 ‘워스트 드레서’여도 괜찮다. 어엿한 ‘폰카 도록’ 사진과 친절한 ‘태블릿 영상’, 고마운 ‘사진 선물’까지 곁들여지는 전시는 흔치 않으니까. 혹시 또 아는가, 이번 기회에 수면 아래에 가라앉아 있던 당신의 ‘패션 잠재력’이 별안간 발현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