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제자였던 친구들, 이젠 어엿한 동료죠”… 권은철 삼성전자 사원이 말하는 ‘주소아와의 특별한 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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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18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소프트웨어 교육이 의무화된다. 지난 2013년부터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이하 ‘주소아’)를 통해 소프트웨어 기반 창의∙융합 교육을 제공해온 삼성전자로선 꽤 뜻깊은 소식이다.

주소아에서 교사 못지않게 중요한 하나의 축이 자원봉사자다. 권은철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원은 대학 시절 주소아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삼성전자와 인연을 맺었다. “자원봉사 활동 당시 만났던 제자들과 지금은 어엿한 회사 동료 사이”라고 말하는 그를 지난 26일 만났다.

 

대학생 때 주소아 1기 보조강사로 지원, 봉사 활동

주소아 보조강사 출신 권은철 삼성전자 직원 ▲권은철 사원은 “적성에 맞고 열정을 다해 참여할 수 있는 봉사활동을 찾던 중 우연히 주소아 대학생 보조강사 모집 공고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권은철 사원이 주소아를 처음 접한 건 대학생이었던 2013년 여름이었다. IT 특성화 학교인 선린인터넷고등학교 재학 중 얻은 프로그래밍 지식을 나누기 위한 활동을 찾다가 우연히 ‘주소아 1기 대학생 보조강사 모집’ 공고를 발견한 것.

주소아 보조강사 출신 권은철 삼성전자 직원

“첫 수업을 배정 받은 곳이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향동)였어요. 여고생들과 즐겁게 수업 할 생각에 잔뜩 기대에 부풀어있었죠(웃음). 그런데 막상 학생들 앞에 서니 사교성 하나는 자신 있다 자부하던 저도 선뜻 다가서기 힘들더라고요.”

고심 끝에 그는 학생들과 좀 더 친해지기 위해 학교 방문 횟수를 주 2회로 늘렸다. 진심이 통했던 걸까? 방문 횟수를 늘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학생들은 마음의 문을 열었고 수업 집중도도 눈에 띄게 높아졌다. 권 사원은 “주소아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삼성전자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고 그때 만난 제자들과의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며 “주소아와의 인연 덕분에 내 인생이 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창의력 발휘에 최적화된 환경 제공이 주소아의 강점”

3-4▲권은철 사원은 대학 시절 주소아 보조강사로 활동하며 학생들과 친해지기 위해 학교 방문 횟수를 자발적으로 늘리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주소아 보조강사는 담당 교사와 함께 수업 전반에 대한 밑그림을 그립니다. 가르칠 내용을 선정하고 수업 기자재도 점검, 준비하죠.” 권은철 사원은 “삼성전자의 역할이 교재와 교구 제공, 교사 연수 등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지원이라면 이를 실제로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담당 교사와 보조강사의 몫”이라고 말했다.

수업에 대한 아이들의 반응은?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권은철 보조강사 ▲주소아 보조강사로 활동하던 2013년 당시 인터뷰 영상

권 사원에 따르면 주소아가 여느 소프트웨어 교육과 구별되는 경쟁력은 “학생들이 부담 없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시험이나 과제에 대한 압박이 없어 학생들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데다 창의력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은 학생들 스스로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해보고 싶은 걸 자유롭게 기획, 제작하도록 했어요. 캐릭터를 활용한 짧은 영상, 게임, 음악 연주 프로그램 등 학생들의 창의력이 담긴 작품이 다양한 형태로 완성됐죠. 학생들이 직접 발표하는 프로그램 기획 과정과 목적을 들으며 ‘진정한 소프트웨어 교육이란 이런 거구나!’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매향여자정보고는 주소아 1기 참여 학교 40여 개 중 우수 사례로 꼽혀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주소아 참여 경험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 철학 갖게 돼”

권은철 사원은 ”지금은 동료가 된 두 제자가 ‘주소아에서 배운 지식이 현업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더라’고 말할 때 무척 뿌듯하더라”고 말했다▲권은철 사원은 ”지금은 동료가 된 두 제자가 ‘주소아에서 배운 지식이 현업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더라’고 말할 때 무척 뿌듯하더라”고 말했다

권은철 사원과 주소아의 인연은 ‘현재진행형’이다. 그가 가르쳤던 학생 중 두 명이 지난해 삼성전자에 입사한 것. 김지나(네트워크사업부)∙박민경(생활가전사업부) 사원이 그 주인공이다. “삼성전자 입사가 확정된 상태에서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 중 두 명의 삼성전자 지원 소식을 들었어요. 기특하기도 하고 ‘함께 인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기소개서 작성과 면접 준비에 도움을 줬죠. 요즘요? 저보다 회사 생활을 더 잘하는 것 같던데요. 이런 걸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하나요?”(웃음) 그는 “S직군(소프트웨어개발인력)으로 입사한 두 친구가 ‘주소아에서 배운 지식이 회사 와서도 유용하다’고 말할 때 무척 뿌듯하다”고 말했다.

권은철 사원은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생각’하고 ‘협동’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권은철 사원은 “소프트웨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생각’하고 ‘협동’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교육은 다양한 항목을 통합해 가르칠 수 있는 유일한 과목”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이 왜 중요하느냐’고 물어보면 전 항상 이렇게 대답해요.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 증진에 좋고 대인관계 능력에서도 긍정적이어서 삶의 전반적 부분에서 도움이 된다고요.”

“입사 전엔 소프트웨어 과목 교사를 꿈꾸기도 했다”는 권은철 사원은 “주소아 참여 경험을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바라보는 철학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가 강조하는 덕목은 두 가지, ‘생각’하고 ‘협동’하는 방법’이다.

“미국에선 저학년 때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이 활발하게 이뤄집니다. 아이들이 코드를 짜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외우는 덴 분명 한계가 있을 텐데 왜 조기 교육을 하는지 궁금했죠. 나중에야 코딩 자체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가르친단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의 설명처럼 지금도 많은 학생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난해한 공식을 암기하고 있다. 만약 그들이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았다면 문제 접근 방식과 해결책을 좀 더 다양하게 고민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바로 그 때문에 ‘팀 활동이 많아 자연스레 협업, 소통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주소아는 나무랄 데 없는 프로그램”이란 게 권 사원의 설명이다.

 

“주소아, 사람과 사람 잇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길”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 팻말을 들고 있는 권은철 사원 ▲권은철 사원은 “주소아 보조강사를 통해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에 눈뜨고 취업에까지 성공한 나처럼 보다 많은 이들이 주소아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은철 사원은 ‘주소아 보조강사 1기’ 출신답게 주소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다. 그가 주소아에 바라는 점은 뭘까? “흔히 ‘소프트웨어 교육=컴퓨터 교육’이라고들 생각합니다. 주소아가 이런 고정관념을 깨트려줬으면 해요. 또 하나, 제가 주소아를 통해 좋은 인연을 만난 것처럼 앞으로의 주소아도 단순 소프트웨어 교육을 넘어 사람과 사람을 잇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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