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테마파크? 이천설봉공원! (주말여행기)
Prologue
지난 4월 말, 사내게시판에 매달 올라오는 “사내주말여행 신청자 모집” 이라는 정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게시물을 열어보니 이번 달에 기획된 주말 여행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여행은 바로 이거였다.
“소시지 만들기 체험과 이천 도자기 공원 주말여행(당일)”
하지만 신청하기에 앞서 몇 가지 걱정들이 나를 망설이게 했다.
‘일주일 내내 회사 나왔는데 주말 여행까지 회사에서 가야 하나?’
‘여자친구랑 같이 가는데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랑 같은 조에 배정 되 서 눈치 보게 되면 어쩌지?’
하지만 바로 여자친구와 전화해보니, 회사여행인데 주변사람이랑 만나진 않을까 하는 상의를 했지만 별로 신경 안 쓰는 듯한데다 이어지는 상기된 목소리,
“소시지? 소시지하자 소시지 재미있겠다~ 완전 재밌 겠다~”
난 자리로 돌아오자 마자 망설이지 않고 신청했다.
그리고 당일
당일 아침부터 안개가 많이 끼고 하늘이 좀 흐렸지만, 아침에 안개가 끼고 오후엔 날이 쨍쨍 개이 던 전날이나 전전날의 날씨와 비슷한 듯 생각하여 별로 개의치 않고 집에 출발했다. 아침 공기가 약간 습한 듯 하긴 했고, 어깨나 허리도 좀 뻑뻑한 것 같았고 머리카락도 좀 꼬불거리는 것 같긴 했지만(-_-a) 그래도 아랑곳 하지 않고 여자친구를 모시러(_-_) 출발했다.
회사에는 8시 50분까지 집합이었지만 조금 일찍 도착해서 김밥을 사다가 먹었더랬다.
그리곤 버스에 탑승, 이름을 확인하고 탑승해서 자리에 놓여진 브로셔를 보면서 의아한 문구를 보게 되었다.
“돼지 테마파크” …응?
브로셔의 나머지는 이천 설봉공원에 대한 것이었고, 의문은 그렇게 대략 접어둔 채 여자친구와 난 버스에서 모자란 약간의 잠을 청하였다.
그렇게 약 1시간 수원을 빠져 나와 고속도로로 해서 이천 IC로 빠져나가 얼마 가지 않아 내가 본 것은 이거였다.
농협에서 운영하는 돼지 테마파크에 도착하여 자신을 요리할 요리도구를 들고 자신을 요리할 요리모자를 쓰고 우리를 맞아주는 큰 돼지문의 모습에 잠시 할 말을 잃고 찰칵.
크기는 아담했지만 뭔가 재미있어 보이는 외관에 서둘러 들어갔더니 구경할 틈 없이 바로 체험교육장으로 안내되었다.
안은 이런 재미있는 인테리어로 가득했으며, 모든 안내문구나 잡다한 글귀 하나까지 “돼지의 Feel” 이 충만하게 되어있었다.
소시지를 만들기 위한 도구는 너무나도 간단했다. 돼지고기(갈은 것), 비계(갈은 것, 고기와는 약 8:2정도..), 케이싱(먹는 재료로 만든 소시지 껍질), 충진기, 숟가락, 기타 약간의 양념과 가루들..
체험강사 1호라고 주장하는 선생님의 교육에 따라 다같이 주무르고 뒤섞고 하다 보니… 알고 보니 별다른 순서는 없이 전부 넣고 뒤섞으면 되더라는…( -_-a)
같은 조가 되었던 가족에는 거기 온 모든 꼬마들 중에서 가장 귀엽게 생긴 꼬마아이를 데리고 오신 책임님이 함께 있었다. 고기의 양은 어중간 했지만 그래도 혼자서 두 세 번 정도 먹을 수 있는 양의 소시지를 내 손으로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소시지의 역사나 제조법에 관련한 교육도 겸하여 재미난 상식들을 많이 익힐 수 있었다.
이 그림은 아마도 미국산축산물에 대한 풍자인 것 같은데, 자세한 것은 잘 모르겠다. 여튼 이런 재미있는 액자들이 가득~
돼지고기를 사람수에 맞추어 받아가서 미리 세팅 된 테이블에서 자유롭게 점심을 먹을 수 있어 좋았다. 일단 돼지고기가 상당히 맛있고, 삼겹살, 항정살, 갈매기살, 목살 등 다양하게 제공되어 여러 부위를 먹어볼 수 있었다… 하지만 먹는 동안 찍은 사진은 이거 한장… =_=a 아침도 김밥이었던 터라 이 이후로는 다 먹을 때까지 자세한 기억이 없다.
여긴 아래층에 마련된 ‘돼지 테마파크’라고 는 해도 규모나 시설에선 작은 편. 돼지에 대한 간단한 상식이나 사진, 그림 설명들도 있고, 간단한 노래방 시설이나 몇 가지 장식, 로데오 탈 것, 페이스페인팅 등을 해볼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아기들 놀 것은 넉넉하게 있었던 편, 심심하지는 않을 정도였지만 워낙 7세 관람가의 Feel이 충만해서 길게 즐길 것도 없고 해서 일찍 벗어나서 아이스크림(무려 50% 할인)을 먹으며 잠시 한가하게 시간을 보냈다.
뭔가 돼지에 대한 상식과 함께 장식된 돼지를 진료하는 돼지.. 그렇지만 진료하는 돼지는 손을 안 봤다면 사람인 것 같기도 해서 손을 보고 조금 놀랐다.
아이스크림을 모두 먹고 다시 출발하여 버스가 약 30분만에 도착한 곳은 이천 설봉공원. 이천 도자기 축제로도 유명한 이 공원은 바로 얼마전까지 도자기축제가 열리고 있었다고 한다. 사실 처음 이 여행상품은 “소시지체험 + 이천도자기축제관람” 이었지만 축제가 일찍 끝난다는 것을 몰랐었는지, 중간에 상품이 바뀌어 체험 + 공원관람 이었다.
공원에 관람 할게 뭐 있을까 하던 생각과는 달리 축제가 열리던 장소라 그런지 멋진 조성이나 많은 도자기 조형물들에 깜짝 놀랐다.
여러 가지 조형물도 좋았고, 여러 장식물에 중앙에 위치한 가마형태의 전시실에는 이런저런 영상전시물과 VR체험까지 있어, ‘전통과 현대기술의 조화'(내 맘대로 =_=a) 가 느껴지는 전시였다. 그러나 중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우린 어쩔 수 없이 실내 관람을 하기로 했다.
다양한 영상전시도 좋지만 비가 내리기 시작하니 몸도 무거워지고 쳐지는 기분에 약간 쳐져 버린 우린 쉬엄쉬엄 관람하기로..(사실 축제가 끝나서인지 그닥 볼 것이 많은 편은 아니었고, 날씨가 좋으면 사진 찍는 맛에 올만한 곳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비 오기 전에는 이렇게 공원에서 놀기도 하고 그랬는데..
축제가 끝난 지금은 일반 미술전시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듯 보였다. 도자기전시관도 있었지만 촬영금지였던 관계로.. 하지만 듣기로는 굉장히 고가의 도자기들이 많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보기에도 청자/백자 하며 무척 아름다운 도자기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전시관들도, 대부분 CeraMIX라는 축제 모토에 맞게 도기형태의 미술품 위주로 전시되어있었다.
전시된 작품 중에 색감 때문에 찍어두긴 했는데, 어떤 내용의 작품이었는지는 잊었다.
아까 돼지 테마파크에서 페이스페인팅.. 혼자 놀기도 이쯤 되면 조금 무섭다.
급기야 늘어지다 못해 퍼져버린 나.. 비가오면 이젠 예전 같지가 않다 ㅡㅜ 버스에선 또 어찌나 자댔는지 ㅎㅅㅎ; 비가 온 것은 조금 아쉬웠지만 설봉공원도 그렇고 테마파크도 그렇고 당일 가서 가볍게 발걸음 하기에는 아주 괜찮았던 것 같다. 게다가 소시지 체험할 때 아이들과 하나가 되 서 너무 좋아하면서 정신 없이 케이싱에 돼지반죽을 쑤셔 넣던 나를 생각해보면 오늘의 여행은 너무나 즐거웠던 체험인 것 같다.
Epilogue
사실 회사에서 가는 여행이라 여러 가지 걱정이 앞선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는 생각이 막상 여행도중에는 단 한번도 들지 않았다.(오히려 날씨가 ㅡㅜ) 6월 달 주말여행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바다여행이 나오면 꼭 가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다음엔 비 안 오는 날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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